#신발을 벗어라
맨발걷기에서 가장 어려운 건, 처음 신발을 벗는 바로 그 순간이다. 사람들 대부분은 맨발로 걷는 걸 상상조차 하지 않고 산다. 신발을 벗고 걸으면 금세 발이 다칠 것이라고 짐작한다. 신발을 신기 시작한 게 2만년 전부터라니 그럴 법도 하다.
그러나 현생 인류가 탄생한 건 20만년 전이다. 박 회장은 “사람은 원래 땅을 맨발로 걸어 다니는 존재였다. 발은 그렇게 쉽게 다치지 않는다. 지난 5년간 맨발걷기 스쿨을 하면서 걷다가 발이 다쳐서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인터뷰하기 전 미리 집 근처 야산과 경기도 고양시 서오릉에서 세 번에 걸쳐 맨발걷기를 했다. 발바닥이 따끔거리긴 하지만 다치지는 않았다. 걱정과 달리 유리처럼 위험한 물건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또 맨발이 되면 평소보다 조심스럽게 앞을 내다보며 걷게 된다.
맨발로 모래나 자갈이나 바위가 깔린 개울물을 건널 수 있다면, 숲길도 걸을 수 있다.
#발 마사지 효과
맨발걷기는 스스로 하는 발 마사지다. 발이나 손의 어떤 지점들은 신체 부위와 연결돼 있어 손과 발을 자극하면 신체 불균형 해소와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런 요법은 고대 중국과 이집트에서도 사용된 적이 있다.
박 회장은 “맨발로 걸으면 땅 위의 돌멩이, 나무뿌리, 나뭇가지 등이 맨발바닥의 지압점을 자극한다. 자연스럽게 우리 몸의 각종 장기에 혈액이 왕성하게 공급되며 면역력이 좋아진다. 각종 감염병에 잘 걸리지 않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발가락과 발 앞부분은 머리 쪽, 발의 중간은 내장 기관과 대응한다. 까치발을 들고 걸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잠이 잘 온다. 맨발걷기를 한 뒤 불면증에서 벗어났다는 회원이 많다”고 말했다. 발의 가운데 부분은 내장 기관과 관련 있고, 발뒤꿈치는 좌골신경, 방광, 항문 등 신체의 아래쪽과 연결된다.
걷기에도 다양한 방식이 있다. 박 회장은 맨발로 걷는 9가지 방법을 알려줬다. ‘두꺼비 걷기’는 아주 천천히 땅과 하나가 되는 마음으로 한 발 한 발 내디딘다. ‘황새 걷기’는 뒤꿈치부터 발가락까지 모두 충분히 활용해 리드미컬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그 밖에 ‘까치발 걷기’, ‘발가락 들고 걷기’, ‘오므리고 걷기’ 등이 있다. 걷는 방식에 따라 각각 다른 지압 효과를 볼 수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걷다 보면 그동안 얼마나 발을 신발 속에 꽁꽁 가두고 살았는지 알게 된다. 부드러운 흙길을 걸을 땐 발바닥과 발가락이 좋아서 환호성을 지르는 듯하다. 돌멩이를 밟아 아플 때도 있지만, 은근하면서도 기분 좋은 통증을 느끼기 위해 일부러 적당히 울퉁불퉁한 곳을 골라 밟기도 한다. 발가락과 발바닥으로 걸을 때마다 느껴지는 촉각이 새롭고 신선하다.
박 회장은 “발 마사지는 남의 손을 빌려 야하지만, 맨발 걷기는 자기가 주도할 수 있다. 건강도 좋아지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기분까지 느낄 수 있다.
#접지… 지구와 교감해야 건강해진다
지구는 커다란 자석이다. 번개가 떨어지고, 땅은 그것을 흡수한다. 지구의 핵에서는 열에너지가 나오고, 태양 광선으로 끊임없이 날씨가 바뀌며 에너지가 순환한다.
박 회장은 “지구에 있는 모든 생명체가 지구가 방출하는 자연적 전기 에너지를 받아야 조화롭고 균형 있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하물며 TV나 세탁기, 냉장고도 접지한다. 전자 제품은 땅과 연결해야 오작동을 피하고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TV나 세탁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신비한 인체에도 전기가 흐른다.
박 회장은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 전압을 재면 통상 200~600밀리볼트 정도의 전압이 측정된다. 그러나 맨발로 땅을 밟으면 전압이 0볼트로 바뀐다”고 했다. 땅은 거대한 음전하 상태이며, 땅을 밟을 때 우리 몸속의 양전하를 띤 활성산소가 중화된다는 게 박 회장의 주장이다.
접지이론은 박 회장의 생각이 아니다. 2010년 전기 기술자 클린트 오버와 심장전문의 스티븐 시나트라 박사는 실증적 연구 결과를 '어싱, 땅과의 접촉이 치유한다'는 책으로 발표했다.
저자인 시내트라 박사가 2013년 미국 '대체 및 보완의학 학회지'에 발표한 논문 '접지는 혈액의 점성을 묽게 한다'에 따르면 끈적끈적한 혈액의 점성이 맨발걷기 40분 뒤 개선된다. 또 혈액표면의 세포 사이의 밀어내는 힘을 높여줘 혈류의 속도를 높여준다.
세 사람의 혈액이다. 왼쪽은 접지하기 전이다. 오른쪽은 접지 40분 후 모습이다.
세 사람의 혈액이다. 왼쪽은 접지하기 전이다. 오른쪽은 접지 40분 후 모습이다.
박 회장은 “현대 질병의 90%가 활성 산소와 관련이 있다. 암, 동맥경화, 당뇨, 뇌졸중, 심근경색, 간염, 신장염, 아토피 등이 모두 활성 산소와 연관된 질환”이라며 “사람 몸에도 전기가 흐른다. 숲길을 맨발로 걸으면 우리 몸의 전기적 불균형이 해소된다. 양전하를 띤 활성산소도 중화된다. 맨발로 접지하면 적혈구의 표면 전하를 올려 혈액의 점성을 낮추고 혈류의 속도를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고무 밑창이 깔린 신발을 신으면 땅과 연결이 끊어진다. 고무신을 신고 걸으면 지치고 피곤해지지만, 맨발로 숲길을 걷다 보면 도리어 활력이 생긴다”고 했다.
#발은 제2의 심장
박 회장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인간의 발은 공학 기술의 최대 걸작품이요 예술품’이라고 했다”며 “인간이 인공적으로 만든 신발 속 아치형 깔창이 도리어 발의 기능을 저하한다”고 했다. 그는 “맨발로 걸으면 발이 제자리를 찾고 제 기능을 하면서 허리, 목도 똑바로 펴진다”고 했다. 푹신한 밑창에 의지하지 않기 때문에 발바닥을 온전히 사용하게 되고 이를 통해 온몸의 자세가 교정되고 근육도 제대로 사용하게 돼 각종 질환을 예방한다는 거다.
맨발로 맨땅을 걷는 건 혈액을 펌프질하는 기능도 있다. 박 회장은 “발에는 대동맥이 지나간다. 작은 심장만으로 온몸 구석구석에 피를 힘차게 보낼 수는 없다. 걸어가면 발바닥이 펌프질 작용을 하면서 심장을 도와 혈류를 힘차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그동안 맨발걷기를 통해 불면증, 고혈압, 당뇨병, 족저근막염 등 다양한 질환에서 치유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다.
첫댓글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맨발 걷기 운동의 선구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