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여행 감상문(1)
고대 72동기회가 23년 11월 4일 토요일 절묘한 날씨에 길을 떠나게 된 건 초장부터 행운이었다. 파주 여행 일주일 전 비예보가 있어 우려했는데 당일 아침 비 그치고 기온 푸근했다.
7시 반, 낙엽 수북하게 포도에 덮혔으나 아직 굳건하게 하늘 높이 노란 은행잎 달고 있는 나무를 보며 종합운동장역 1번 출구에 도착하니 탄성이 절로 나왔다.
오늘 가을 본연의 모습이 우리를 반겨주겠구나하는 설레이는 예감....그속에 푹 빠져보리라..
8시에 80가까운 인원이 정시 출발하고 저녁시간까지 적지 않은 일정표대로 오차없이 진행되는 것 보고 오래도록 함께 한 72동기들의 내공과 저력이 여행내내 품격으로 반짝였다.
지난 여름부터 미네시스 뮤지엄에서 드라마 촬영 스텝 안내했다는 버스 기사 조차 하루 종일 우리 일행에게 감탄했다.
파주를 이렇게 알뜰하게 일사불란하게 다니시네요..
이번 여행을 위해 여름부터 문예회 회장, 총무님과 운영진이 2차례의 답사를 했다.
파주는 편도 1시간의 근거리이기에 되도록 많은 곳을 다닐 수 있는 이점을 살리면서 주말 고려한 최적의 동선을 고려하여 코스를 잡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거늘 삼시세끼 맛없으면 꽝일 수 있는데 대규모 인원의 취향고려하여 아침 준비하고 식당섭외에 가장 신경을 썼다고 한다.
약간 고된 행군이었던가 살짝 피곤했으나 밤에 달게 잤다는 친구들 소식 들은 건 가을 풍경속에 묻혀 친구들과 다니는 일이 최고의 행복이구나 하며 공자님 인생 3락이 고전임을 알게 해주었다.
다산 정약용선생도 인생3락 중 하나를 다음과
같이 남겼다
-- 나 혼자 외롭게 찾던 곳을 마음 맞는 좋은 벗들과 어울려 오는 것--
추사 김정희 선생의 인생의 세가지 즐거움은 간략하다.
一, 讀(일독)
二, 好色(이호색)
三, 飮酒(삼음주)
1. 책 읽고 글쓰며 항상 배우는 선비정신
2. 사랑하는 이 와의 변함없는 애정
3. 벗과 함께 어울리는 풍류를 말한 것이리라.
8시에 출발하여 9시 정각에 마장호수에 도착하는 동안 버스에서 변부홍 동기회장과 조광복문예회장의 인사말이 있었고 동기회 여행에 처음 참여한 새내기 동기 소개가 있었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김밥과 음료수와 간식 그리고 커피, 이다빈 동기가 준비해준 떡까지 양손에 받아들고 70의 소풍을 즐기게 되었다.
1. 마장호수
고령산 물빛 아래 단풍 점점히 화려한 마장호수에 도착하니 가슴이 시원해지면서 아릿해진다.
낙엽 되기전 왜 나무들은 봄보다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가?
생각이 많아지는 우리 나이에 가을이 사색의 계절일 수 있는 이유이다.
고령산 물빛아래 호수입구에서 단체사진 찍고 출렁다리 지나 호반 둘레길 산책하는데 플래쉬가 계속 터진다.
오영욱 동기는 약 1천장의 사진을 찍었다는데 200여장 선별하여 편집해서 올리려고 새벽까지 애쓴 모습이 단톡방과 카페에 그대로 드러난다. 항상 아무리 감사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 영욱동기와 함께 김철영 동기의 작품도 우리 여행의 백미에 속한다. 두분 덕분에 인생 샷 건진 사람은 나뿐이 아니리라.
1시간 남짓의 둘레길 산책이 아쉽기도 했지만 파주 핫플 1순위 마당호수는 붐비는 주말이라
빨리 빠져 나와 보광사에 닿으니 일주문 지나 고즈넉한 산사의 가을 풍경이 잊지 못할 추억으로 심상에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