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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소 쿠라론 감독의 영화 '로마' Photograph: Carlos Somonte/AP 평소에 영화를 자주 보지 못하다가 크리스마스 시즌과 새해 명절이 있는 2주간의 휴가 중에 온 가족이 오랜만에 모이면 함께 영화관을 찾아가곤 했다. 올해는 일부러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대신에, Netflix account가 있는 큰딸 덕분에 모두들 편하게 파자마를 입고, 푹시한 쿠션을 하나씩 옆에 차고, 팝콘과 포테이토 칩스 과일등 다양한 스낵을 옆에 두고, 소파에 각자 편한 자세로, 비싼 돈도 들이지 않고 커다란 티비 스크린 상으로 일곱편의 영화를 가족이 함께 보았다. 그 중에서 다양한 매체에서 많은 평론가로부터 호평을 받은 '로마'를 일순위로 보았다. 이 영화는 '로마'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어릴적 기억을 토대로 한 다분히 자서전인 요소가 있는 작품으로 기대 이상으로 인간의 감성을 때로는 고통을 수반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때로는 잔잔하게 묘사해 주어서 한순간 웃다가도 한순간 눈물짓게 하기도 하고, 미스테리적인 요소와 코믹한 요소까지 겸비해서 보는 내내 빠져드는 영화였다. 감독 알폰소 쿠아론 (Alfonso Cuarón) 이 영화는 쿠아론의 어린 시절을 토대로 해서 쿠아론이 씨나리오도 쓰고, 감독과 영상편집, 카메라 감독과 제작까지 해서 완전 쿠아론의 작품이기도 하지만 영화에서는 가정부 클레오의 눈을 통해서 스토리가 전개되어서, 클레오가 영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 쿠아론 감독은 클로즈업과 와이드 씬을 적절하게 접목해서 인간의 다양하고 섬세한 내면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묘사하는데 성공했으며, 마치 소설을 활자 대신에 영상으로 감상하는 것 착각을 일으켜 주었다. 1971년 '그리스도의 몸' 축제(the Corpus Christi)때에 멕시코 시티에서 학생들이 주도한 시위중에 군인들에 의해서 120명이 사망한 참혹한 사건과, 1970년에 멕시코에서 개최된 월드컵 축구대회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틱한 흑백으로 제작되었다. 주인공 클레오 역을 맡은 얄리짜 아파리시오(Yalitza Aparicio) 그녀는 자신이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을 했지만, 올해 오스카 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Photograph: David Levene 이 영화의 헤로인인 클레오 역을 맡은 얄리짜 아파리시오는 전문 배우가 아니라 초등학교 선생이다. 영화의 오디션이 어떤지 궁금했던 그녀의 언니가 원래 오디션을 보기로 했는데, 임신 말기라서 오디션을 볼 수 없게 되자, 대신 동생을 보내게 되었다. 오디션에 관심이 없던 그녀는 이렇게 떠밀려서 오디션에 간 그녀가 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세번째 오디션 후에, 주인공 클레오 역을 꿰차게 된 것이다. 영화 '로마' 세트장에서 쿠아론 감독과 클레오 역의 얄리짜 아파리시오(Yalitza Aparicio) Photograph: Carlos Somonte/AP/Netflix 영화 제목인 로마는 멕시코시티의 쿠아우세목 구 (Cuauhtémoc borough)의 동네 이름으로, '로마'는 궁극적으로 두 여인의 이야기이다. 하나는 멕시코 시티에 거주하는 한 중상층 가정에 거주하는 가정부(live-in maid)겸 4명의 아이들을 돌보는 보모로 일을 하는 클레오(Cleo)와 그 가정의 엄마이자 아내인 소피아가 (Sofía: 배우 Marina De Tavira 분 ) 두 여 주인공으로, 비록 탄생과 성장 배경이 아주 다르지만, 그녀들은 그들과 제일 가까운 남자들에게 당한 배신으로 역경에 처했지만, 꿋꿋하게 견디어 내는 강인한 여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클레오역의 아파리시오와 페페 역을 맡은 마르코 그라프(Marco Graf) Photograph: Carlos Somonte/PR 쿠아론 감독은 겉으로는 행복하고 평온하지만 위기와 불안에 처한 가정을 그리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한 예로, 영화가 시작과 함께 집에 딸린 타일로 덮힌 드라이브웨이는 물과 비누로 말끔하게 치워졌지만, 집에서 기르는 애완견이 싼 오물이 늘 널려 있다. 이 집의 가장인 안토니오(Fernando Grediaga 분)는 이 좁은 통로에 커다란 grand black Ford Galaxie 차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주차를 하는 모습에서 그 역시 내면의 불행을 안고 살고 있음을 암시해 준다. 그의 아내 소피아는 원래 생화학자로 일을 하다가 4명의 한창 크는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 전업주부가 되었는데 자주 출장을 핑계로 집을 비우는 남편때문에 늘 불안해 한다. 4명의 어린 자녀들을 정작 돌보고, 청소, 빨래, 조리등 끝도 없이 넘치는 집안일을 책임지는 사람은 클레오와 또 다른 가정부인 아델라이다. 잔잔한 감동과 멜랑콜리를 불러 일으키는 '로마' 의 한 씬... Photograph: Carlos Somonte/Netflix 사회의 밑바닥을 차지하는 중미의 원주민 혈통인 가정부들은 계급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다른 세상을 살지만, 주인들은 이들을 따듯하게 대해 주어서, 소소한 인간미를 보여준다. 클레오는 휴일에 남자친구인 페르민과 공원도 가고 영화도 보면서 사랑을 나누지만, 페르민 역시 무책임한 집주인 안토니오가 바람을 피우다가 급기야 가족을 버린 것처럼 클레오가 임신한 사실을 알자마자 비정하게 그녀를 버렸다. Image by Alfonso Cuarón/AP “No matter what they tell you – women, we are always alone.” (누가 당신에게 무슨 말을 해도 - 우리네 여인네들은 늘 혼자이다.") 영화 전반에 걸쳐서 내포하는 이 메시지와 위의 여인들의 모습이 무관하지 않다. 혹시라도 앞으로 영화를 감상하실 분이 계실것을 감안해서 자세한 영화 줄거리는 더 이상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로마 공식 트레일러... 우리 모두는 천진난만하고 동화속같은 아련한 어린시절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는 특히 내가 어릴 적 캐나다로 이민 오기 전인 1960년대에 한국에서 살 때의 모습과 많이 흡사해서 마치 나의 어린시절을 되돌려서 보는것 같아서 더 공감이 가고 애착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대단한 재능을 맘껏 발휘해 준 쿠아론 감독과 평범하고 조용하지만 큰 저력과 강인함의 소유자인 클레오 덕분에 희미해져 가는 나의 유년시절을 떠 올려 보기도 하고, 두 딸과 함께 예전에 찍은 동영상을 오랜만에 돌려 보면서 동영상의 등장한 딸들의 애띠고 때묻지 않은 모습에 다들 행복한 추억에 젖어 볼 수 있었다. |
첫댓글 좋은 영화를 소개해 주셔서
어제 당장에 찾아 봤습니다
재미 있었어요
주인집 여자도
가정부도
두 여인 다
마음이 고운 사람들 이네요
감격스럽기도 하고
손빨래 하는 모습이랑
옛날 1960/1970년대 한국에서 살던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때는 대부분 집을에
식모아줌마 들이 있었지요
그렇지 않아도 오바마 전대통령이 추천을 했고,
또 골든글로버에서 감독상과 외국인 영화 작품상을 수상해
시간나면 볼려고 했는데, 소개 잘 해 주셨네요.
골든글로브 수상식때 보니 감독님이 배우보다 더 멋있더군요.
그런데다 온갖 재능까지 갖추셨네요.
그런데다 얼떨결에 오디션에 통과해 주연배우로 발탁된 배우가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니 대박이네요.
멋쟁이 감독님, 계속 좋은 영화 만들어 주셨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