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008 연중 27주간 화 – 갯막과 사들
“나의 행실이 어떠하였는지 여러분은 이미 들었습니다.”(갈라1,13).
삽교천 갯고랑에
물 들어온다.
젊은것들아,
서둘러 석질 넘는 갯고랑엔 갯막(囊長網) [1] 치고,
갯물이 무릎 차는 갯벌엘랑 사들(𦊁杠) [2] 드려라.
갯물 타고 철없이 들어오는
깊은 물괴기 갯막으로 잡고
얕은 물괴기 사들로 잡아들여라.
주린 배를 채워보자.
시커먼 목구녕 속 꼬륵대는 식구 뱃속 채워보자.
[1] 갯막 : 강개사투리. 갯막을 갯고랑에 치는 ‘주목망(柱木網)’.
· 긴 주머니그물인 정치망(定置網)의 일종으로 긴 말뚝으로 고정하는 주목망(柱木網)과 닻으로 그물을 고정하는 낭장망(囊長網)이 있다.
낭장망(囊長網)이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기 어렵다. 다만 낭장망의 전체적인 구조는 서해안 일대에서 오래전부터 전승되어 오던 주목망(柱木網)과 매우 유사하다.
· 주목망은 주로 물이 드러나는 갯벌에 설치하는 것에 비해, 낭장망은 갯벌이 아닌 먼바다에 설치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갯벌에 설치하는 주목망은 그물의 양쪽을 고정하는 것이 주목이라는 나무인 데 비해, 낭장망은 나무가 아닌 닻을 이용하는 것도 다르다.
· 낭장망에서 나무 대신 닻을 사용하는 이유는 먼바다에서 조업해야 하므로 주목망처럼 나무로 고정할 수 없어 닻을 이용한다. 그런 점에서 낭장망은 주목망보다 조금 더 발전된 어업 방식이다. 실제로 어선 어업이 발달하면서 낭장망이 본격적으로 등장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낭장망은 여러 가지 면에서 주목망의 구조를 전적으로 본받은 어업 방식으로 더욱 먼 바다에서 조업할 수 있도록 발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 조수의 간만의 차가 크고 물고기 활동이 빠른 큰 갯고랑에서는 주목망이 얕고 가까운 바다에서는 낭장망은 어획에 유리하다. 그래서 주목망과 낭장망은 사리 때 적합하다. 조류의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은 조금 때는 주목망과 낭장망으로 들어가는 바닷물고기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주목망과 낭장망의 단점은 갖은 잡어들이 얕은 바닷물과 함께 움직이는 해초나 쓰레기까지 걸려든다는 것이다.
· 낭장망을 이용한 대표적인 어업은 바로 멸치어업이다. 특히 서해안 지역에서는 낭장망을 이용하여 멸치를 비롯해 멸치와 유사한 까나리와 실치, 실뱀장어, 전어, 밴댕이 등을 잡는다. 그렇다고 해서 낭장망에 이들 대상물만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멸치를 따라다니는 여러 바다 생물도 낭장망을 통해 잡는다. 비교적 수월하게 그물을 올릴 수 있어서 적은 인원으로 조업 활동을 할 수 있다.
[2] 사들(𦊁杠) : 강개사투리. ‘새우밀대’라고도 한다. 하지만 새우만 잡히는 것이 아니라 주목망처럼 조수 따라 밀려들어 오는 여러 가지가 걸려든다. 주목망은 썰물 후에 그물을 거두지만, 사들은 물고기가 들 때마다 밀물 중에 여러 차례 잡아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