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신화(1) |
|
|
|
제주도는 마치 전설의 집합촌 같다. 제주도 전설을 전하는 한 싸이트에 올라와 있는 것만도 30여개의 전설이 소개되고 있다.
제주도의 삼성혈(三姓穴) 신화는 내륙에서도 널리 알려진 신화다. 땅 속으로부터 세 신인이 올라와 高, 良, 夫씨의 조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한 제주도 신화에 대해서 호기심을 느꼈지만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었는데 정보화 시대의 덕분에 제주도 신화의 자세한 내용을 알게 되었다.
상성혈 신화는 제주도의 첫 번째 신화가 아니라 그보다 앞선 태초에 관한 신화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태초에는 어두움 뿐이었고 마치 시루떡처럼 하늘과 땅이 켜켜이 붙어 있었으나 천지왕(天地王)에 의해 그 시루떡이 분리되며 하늘과 땅이 생겼다 한다. 이는 마치 창세기의 태초설과 똑 같다. 태초의 지구는 흑암의 혼돈 뿐이었고 하느님이 궁창 위의 물과 아래의 물로 갈라놓자 비로소 빛이 생겼고 하늘과 땅이 나뉘었던 것이다.
그렇게 하늘과 땅을 갈라놓은 천지왕(天地王)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는데 형은 선하고 너그러운 존재였고 아우는 욕심이 많고 교활해서 형을 속이고 땅을 차지했다 한다. 형은 하늘로 가면서 이 세상이 너의 차지가 되었지만 이 세상은 서로 다툼과 불신과 죄악이 넘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해 주었다 한다.
그런데 이러한 태초에 관한 신화는 해마다 영등제(靈登祭)를 지내는 무당의 굿머리에 등장하는 내용이라 한다. 해마다 음력 2월 1일에 시작해서 2월 보름까지 계속되는 이 굿거리는 '칠머리 당굿'이라 불린다 한다. 일곱 신을 모시는 굿이기 때문이다.
칠머리 당굿은 주로 어업의 번창과 해녀들의 무사함을 위해 비는 굿으로 행해지고 있지만 그 굿머리판에 태초에 관한 신화가 전해진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닌 것 같다. 제주도의 신화가 내륙의 단군신화와도 무관하지 않음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칠머리 당굿'의 당(堂)굿은 제주도 마을마다 모시고 있는 당신(堂神)과 같은 뜻인데, 내륙의 마을마다에도 당나무라는 오래된 나무를 중심으로 마을의 안녕을 빌며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현재까지도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마을의 큰 나무를 당나무라 하며 그 아래서 제사를 지내는 것은 단군시대 그 이전부터 있었던 웅상(雄常)의 나무, 즉 환웅을 기념하며 거기에 제사지내던 신단수(神檀樹)에 그 기원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지금도 당신(堂神)을 모시는 마을이 350여개나 있다는 제주도의 민간신앙은 어떻게 그렇게 뚜렷한 명맥을 유지해 왔을까? 섬이라는 고립성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제주도에 유난히 많은 전설들이 만들어졌었다는 것은 그것이 고대인들의 문학작품이 아니라면, 그곳에서의 신들의 활동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그리고 신화가 고대인들의 상상물이 아니라 고대인들의 삶과 역사에 개입했던 신들의 연출이었다는 점을 믿는다면 신들이 제주도에서 그렇게 많은 전설들을 제작한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제주도의 신화에 태초에 관한 신화가 있고 한반도에 유난히 많은 고인돌들이 있다는 점을 들어 한반도를 중심으로 태초의 인류문명이 시작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태초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칠머리 당굿'의 일곱신은 '강남 천자국'에서 바람을 타고 오는 바람신들이다. 제주도 토신이 아니라 바다건너에서 바람을 타고 오는 신이며 칠머리 당굿이란 바람을 타고 온 일곱 신께 비는 굿이다. 7은 7엘로힘과 같은 숫자다.
그리고 '설문대 할망'이라는 거인 할머니는 앞치마에 흙을 담아다 한라산을 쌓을 때 치마 구멍으로 흙이 새나와 여기저기의 오름(분화구)들이 생겼다 한다. 이 '설문당 할망'은 키와 몸집이 무척이나 커서 한라산에 엉덩이를 걸치고 다리를 뻗어 제주도 앞바다의 관탈섬에 한 발을, 그리고 다른 한발은 서귀포 앞바다의 지귀도에 놓고 소섬(牛島)을 빨래판 삼아 빨래를 했다 한다. 설문대 할망이 說文大 할망이라면 증산의 수부(首婦)를 연상시키는 캐릭터다. 증산교에서는 수부를 태모(太母)라 하고 그녀는 천자(天子=마지막 책)를 탄생시키는 존재다.
제주도는 말의 섬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설에는 소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많다.
우선 첫 번째 이야기는 서울 개경에 살던 금백주라는 여자가 제주도의 소천국이라는 남자와 만나 살았다는 예기다. 서울 송악리에 살던 금백주가 15세가 되던 해에 제주도에 가면 좋은 배필을 만날 것이라는 천기(天氣)를 읽고 제주도에 가 영주산(예로부터 전해진 삼신산의 하나=한라산) 중턱의 다리(橋)마을에서 소천국이라는 제주도의 사나이를 만나 백년가약을 맺었다 한다. 그후 남편 소천국은 서울에 가서 벼슬을 하여 살면서 열여덟 자식을 낳았는데 그 살림살이가 빈한하다는 말을 듣고 제주도에 홀로 살던 금백주 여인은 배신하여 다른 여자에게서 낳은 열여덟 아이들과 남편을 데려와 제주도에 살게 했다 한다.
남편이 밭에서 일을 하는 동안 남편과 아이들의 점심으로 밥 아홉동이와 국 아홉동이를 장만해 주었는데 지나가던 중이 모두 빼앗아 먹어 점심을 굶게 되자 배가 몹시 고픈 소천국은 부리던 소를 잡아먹었을 뿐 아니라 이웃 밭임자의 소도 잡아먹었다 한다.
아내 금백주는 남편이 소도둑질을 했으니 함께 살 수 없다 하여 헤어지고 열여덟의 자녀들도 뿔뿔이 흐터지게 되었다 한다. 그중의 한 아들 백주도령이 영주산(한라산)에서 선도(仙道)를 배우는 중에 한 신선 할아버지가 중매를 서서 일곱아들을 홀로 키우는 과부를 만나 혼인하였다 한다. 그 둘 사이에서 태어난 후손들이 번성하여 두 조상을 신으로 모시게 되었다 한다.
고대의 유물들이 많이 발견되는 하원동이라는 마을에는 '날개돋은 아기장수'라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한다. 한 부부가 쌍둥이를 낳았는데, 부부는 아기들을 아기 구덕(바구니)에 나란히 눕힌 후 밭에 나가 일을 하곤 했다 한다. 그런데 들어와 보면 아기들이 서로 위치가 바뀌어 있음을 엄마는 알 수 있었다 한다. 쌍둥이지만 엄마는 각기의 특색을 알아보는 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 일어나 앉지도 못하는 아기들이 어떻게 위치가 바뀌는지를 알아보려고 몰래 숨어서 살피니 이 아기들이 날개가 돋아나며 공중을 날아 천장에도 가 붙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한다. 그리고 이런 아기들이 자라면 나라에 역적이 될 징조라며 남편이 아기들을 죽이려 하자 엄마는 어찌 우리 자식을 우리가 죽일 수 있냐며 극구 말리고, 남편은 생각 끝에 자기 부친의 묘자리가 대장군혈, 즉 장수들이 태어날 묘자리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묘자리를 옮겨야겠다고 한다.
이장을 하기 위해 묘를 파는데 관 속에서 갑자기 한 마리의 황새가 나타나고, 그 새는 날아갈 준비가 다 되어 있었지만 날개를 펴다가 푹 고꾸라져 죽었다 한다. 그 순간 아기들도 그 자리서 죽었다 한다. 그래서 동리 사람들은 그 아기들이 큰 장수가 되었을터인데 묘를 이장하는 바람에 쌍둥이 아기들이 장수가 되지 못하고 죽었다고 애석히 여겼다 한다.
두 이야기 모두 부정적인 결말의 이야기들이다. 신들은 그 부정성을 통해 무슨 말을 하고싶은 것일까?
증산이 한국에 태어난 것은 소천국, 즉 한반도라는 작은 나라가 금백주라는 서울의 규수를 만나 출세한 것과 마찬가지다. 금백주가 金白主라면 서쪽(金)의 백보좌, 즉 기독교의 신을 뜻하고, 증산은 요한계시록 10장에서 말하는 '힘센 천사'다. 금백주를 만나 혼인하고 서울에 올라가 벼슬까지 하는 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즉 한국이 마지막 시대의 제사장 국가가 되도록 복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증산의 수부(首婦)를 통해 주어진 충언들을 무시한 채 다른 여자를 만나 많은 자식을 낳는다는 말이다.
그래도 금백주는 배신한 남편과 아이들을 데려다가 함께 살았는데, 남편과 아이들이 먹을 음식을 지나가던 중들이 모두 빼앗아 먹었다고 했다. 이는 증산을 통해 한반도에 내려진 축복이 외국의 뉴에이져들에게 돌아간다는 말이다. 한국에서는 증산이 탄생시키는 天子를 박대해서 제주도에 감금시키지만 증산의 평천하 치천하 우주일가의 소식을 전해 들은 외국의 뉴에이져들은 증산의 메시지에서 많은 도움을 얻는다는 뜻이다. 어리석은 남편이 자기 소뿐 아니라 이웃집의 소도 잡아먹었다는 것은 증산 사상을 거부하고 말살시키려 한다는 뜻인 것이다. 그 결과 소천국이란 남자는 머리는 소머리가 둘이요 발은 여덟 개인 이상한 동물로 변해서 스스로 힘겹게 밭을 가는 처지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쌍둥이 아기장수 이야기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증산 사상을 잘못 해석하여 동양철학에서 그 뿌리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자칫하면 천자가 둘이 되어 태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엘리야 계시록'에서도 마지막 시대에 활약할 '평화의 왕'이 두 아들을 두는데 하나는 아버지가 내려준 복을 다 까먹을 뿐 아니라 아버지를 죽이는 패륜아가 될 것이라 했다. 평화의 왕이란 '상생주의'를 주창하는 증산을 상징하고 그가 두 아들을 둔다는 것은 제주도 신화의 쌍둥이 아기장수들과 같은 이야기인 것이다. 쌍둥이가 아니라 하나의 천자로 태어났어야 장수로 자랄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아기들이 서로 자리를 바꾸었다는 것은 증산 사상을 달리 해석하는 두 집단이 서로 다투면서 자리싸움을 할 것을 뜻하는 것이다.
제주도의 설화들은 한반도에서 태어날 천자와 정도령이 기를 펴지 못하고 남해도로 쫓겨갈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알리기 위한 안내문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첫댓글 자수정님! 좋은 자료들을 올려주시니 참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