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은...
1편에 나왔던 치아렌이에요^^;
카이의 의뢰로 카류가 남긴 마법수식 상자를 찾아다 줬는데...
카이가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그 용병대를 몰살시켜버리려고 하는 거죠^^;
'반란군의 잔당들이 폐왕자 카류의 저주가 담긴 상자를 꺼내 왕가를 저주하려 했다'
라는 명분을 내걸고 자신을 죽자사자 따라다니던 기사에게-돼지새끼라고 불렸던 녀석 말예요^^;;- 가서 죽여버리라 한거죠.
아무것도 모르는 기사는 그래서 항복하면 살려줄 수 있다고 말을 한 거구요^^
자세한 이야기는 3편에~ㅎㅎㅎ
그럼...튀김가루30g님 좋은 밤 되시구요...
....다음주 목요일에 뵙겠습니다...[털퍽]
저 그날 시험 끝나거든요...[폐인모드]
감상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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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용병은 머에여??
왜 쫓기는지 이해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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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후에.. 2
허리높이까지 길게 자란 풀들이 시야를 방해했다. 아니, 시야만이 아니었다. 땀이 흐르는 육체를 붙들고 늘어지는 풀잎에 치아렌은 욕지거리가 튀어나오려는 입을 틀어막아야 했다.
'빌어먹을 왕자 새끼들! 그래, 동생도 쳐 죽이더니 이젠 눈에 뵈는 것도 없나보지? 제기랄!'
눈앞이 가물거렸다. 회색머리칼이 자꾸 얼굴에 달라붙어 눈앞에 커튼을 쳤다. 온몸이 땀으로 번들거리고 근육들은 더이상은 움직일 수 없다며 비명을 질러댔다.
"대장! 큭! 카르틴은 서쪽이요, 서쪽! 계집애마냥 깐깐하게 굴땐 언제고 이럴 때 방향치가 되는 건 또 뭐요?"
"그래, 미안하다, 새꺄!"
허허벌판. 이정표가 되어줄 나무 한그루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부대장은 재주도 좋았다. 그가 길을 잘못 들으려 하면 단번에 지적하는 그 솜씨라니. 그를 자신의 수하로 끌어들인 것이 새삼 미안해 지려고 했다.
"하, 하, 하! 어이, 키갈로! 싫다는데 괜히 데려와서 이 고생을 시키다니, 미안하구만."
"됐수다. 평소에 구박이란 구박은 다 하더니 이제는 죽을 인사 하는 거요? 그딴 말 주절거릴 힘 있으면 당장 뛰기부터 하쇼!"
퉁명스레 대답을 한 키갈로는 치아렌의 앞에서서 뛰기 시작했다. 치아렌 역시 젖먹던 힘까지 내는 듯한 기분으로 이를 악물고 뛰었다.
뒤에서 쫓아오는 카이세리온 왕자의 군에게 잡혀 죽을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었다. 물론, 제일 앞에서 쫓아오는 재수없는 기사 새끼에게 공을 세울 기회를 줄 마음역시.
"거기 서라아---! 항복하면 목숨은 살려 줄 수 있다아--!"
"개새끼 뼈다귀 먹다 목에 걸리는 소리 하고 있네! 지랄 말고 꺼져라, 새꺄!"
'아아, 키갈로. 넌 역시 멋진 놈이야.'
추격을 하는 주제에 온몸에 번쩍이는 갑옷을 챙겨입고-한낮에!-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가며 달려오는 기사라니. 그 영악하고 머리좋기로 유명한, 이번 내전에 국왕군의 참모로 일해 6왕자 군을 파멸로 몰아넣었던 카이세리온 왕자의 수하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우둔함이었다.
하지만 그 우둔한 놈의 손에 대부분의 부하들을 잃었으니 자신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잠시 자기비하에 빠지려던 치아렌은 발 밑을 챙겨보지 못했다.
"크악!"
그는 그대로 넘어졌다. 젠장! 바로 저기가 카르틴의 영토인데! 이대로 죽는 건가! 넘어져 땅에 닿은 육체는 일어나기를 거부했다. 이를 악물고 일어나려 해보지만 근육들은 그에게 반항을 하고 있었다.
'제기랄!'
시시각각 다가드는 육중한 땅의 울림을 들으며 치아렌은 눈을 꾹 감았다. 그래도 키갈로가 무사히 카르틴의 땅에 들어서는 것을 보았기에 그는 조금 안심했다.
'이룰 것도, 이루려는 것도 없는 인생……. 이대로 마감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큭!"
눈을 감고 웅크린 그의 몸 위로 뭔가 무거운 물체가 그를 딛고 일어섰다. 숨이 턱, 막혀왔다.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괴상한 상황에 치아렌은 그대로 눈을 떴다.
-차아악!
뭔가 날카로운 것이 풀숲의 머리를 자르며 수평으로 날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날카로운 바람이 거대한 검이 되어 수평으로 휘둘러지는 듯한 소리랄까.
"크악-!"
"배덕자!"
"제기라-알! 큭!"
곧이어 들려오는 비명소리들에 치아렌의 몸이 떨려왔다. 보지 못했어도 알 수 있었다. 방금의 학살이 지금 자신의 등을 밟고 서 있는 존재의 소행이라는 것 쯤은.
그의 몸이 사시나무 떨듯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도 삶에 집착을 가진 한사람의 인간이었다.
-퉁!
무거우 물체가 땅에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나며 그의 등에서 무게감이 사라졌다. 등을 누르고 있던 것이 사라졌음에도 그는 몸을 펼 수가 없었다.
미칠듯이 두려웠다.
***
미르는 드레스 자락을 움켜쥐고 궁의 복도를 내달렸다. 복도를 오가던 시종과 시녀들이 기겁을 하며 비키고 벌써 다섯번이나 드레스 자락을 밟아 넘어질 뻔했다. 이러면 안된다는 것을 번연히 알면서도 그녀는 멈출 수가 없었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묘한 기대감에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져 갔다.
"카이!"
"오셨어요? 미르누님, 좀 늦었네요. 첫번째로 오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늦으셨어요."
새파란 눈동자에 웃음을 머금고 둥그렇게 휘는 카이에 모습에 미르는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참 오랜만에 보는 동생의 웃음이라, 그녀는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웃음을 잃은 카이의 모습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 내가 좀 늦긴 늦었나보네. 세라 언니와 루브 오빠, 키옌 오빠까지 있는 걸 보니까 말야. 처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거 실망이야."
어깨를 으쓱이는 제스처를 취해보이며 미르는 되도록 발랄하게 말했다. 하지만 격한 달리기에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과 진정되지 못한 숨소리는 감출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미르누님? 어디 아파요? 얼굴이 빨갛네요."
"아… 아냐. 일등으로 오려고 뛰어왔더니 그런가봐."
"에이……. 미르누님은 그 말괄량이 같은 성격을 언제 고칠까나 몰라. 누님, 그러다 시집도 못 가요!"
"시끄럿!"
"하하하하……."
키옌과의 말장난에 형제들에게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요즘들어 수척해진 얼굴을 하고 있는 루브에게서 웃음이 흘러나오자 형제들의 얼굴이 다들 밝아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은근히 걱정하고 있었나 보다.
미르도 까르륵 웃으며 의자에 앉았다. 카류가 쓰던 것이라는 긴의자였다. 태워버리라는 주위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카이는 부득불 우겨가며 그것을 자신의 서재에 비치했었다. 그리고…….
그녀의 이가 입술을 강하게 깨물었다. 손바닥을 파고드는 손톱에 따끔한 통증이 팔을 타고 올라와 눈물이 나려는 눈을 자극했다. 뿌옇던 머리가 깨끗해지고 있었다.
"음, 이제 열어도 되겠죠, 루브형님? 형제들끼리만 찾으러 오라고 했을때 우리가 가지 않아 불필요한 희생이 생겼으니…… 이번엔 저희끼리만 열어보죠."
"하지만, 함정이라도 있으면 어떻게 할거지?"
그녀의 물음에 카이는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천진한 얼굴을 보며 미르는 손을 더욱 꽉 쥐었다. 저 천진한 얼굴로 6왕자군을 궁지로 몰아넣었었다. 그들을 죽이라 명령했었다.
"글쎄요? 어쨌거나 한번 해보기나 하죠."
-달칵!
카이는 말릴 사이도 없이 상자를 열었다. 가죽끈을 당겨서 고리를 풀면 열리는 간단한 구조였기에 말릴 시간따위는 없었다. 카이는 단번에 상자를 열고 책을 꺼내들었지만 독이나 함정 같은 것은 없는 듯 했다.
십년감수했다는 형제들의 표정을 보고 카이는 작게 쿡쿡 웃으며 책을 펴들었다. <1서클> 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책은 말 그대로 1서클에 해당되는 마법들의 수식을 정리해 둔 것이었다.
깨끗하게 정리되어 알아보기 쉽게 적혀있는 마법수식들에는 그것들을 응용하는 방법까지 깔끔하게 쓰여져 있었다. 책을 후르륵 넘겨본 카이는 다른 책들을 하나하나 꺼내기 시작했다.
한권, 또 한권, 그리고 또 한권.
모두 합해 9권이었다. 책을 들어 일일이 확인한 카이는 입가에 싱긋 미소를 걸었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 있는 형제들에게 꿀같은 말을 던졌다.
"카류가 약속을 지켰군요. 9서클 까지의 모든 마법수식들이 정리되어 있어요."
형제들의 얼굴이 밝아졌다. 환한미소를 지으며 떠나간 마법사들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형제들. 그 속에서 오직 블라디미르 그녀만이 억지 웃음을 짓고 있었을 뿐이었다.
***
치아렌은 얼굴을 구겼다. 이 허허벌판에서 땔감을 구해오라니, 말이나 될 법한 소리인지. 하지만 그의 무언의 반항은 핑크빛의 아름다운 머리색을 지닌 마법사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왜, 불만이냐? 그 돼지새끼-멍청한 기사를 일컫는 듯 했다- 한테 밟혀 죽을 것 같은 놈을 구해줬는데, 땔감하나 못 구해 오겠다는 거냐? 앙? 너 나한테 불덩이 맞고 죽어볼래?"
"아닙니다!"
"그럼 빨랑 안 가고 뭐해?!"
치아렌은 궁시렁 거리며 풀숲을 헤치기 시작했다. 풀숲 어딘가에는 분명히 조금은 쓸만한 땔감이 있을거라 자위하면서 말이다.
그는 한참을 풀숲을 헤치며 찾아다닌 덕에 작은 나무토막들-사실 땔감으로 쓰기에는 좋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을 가득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물론 그것들을 가져간 다음 핑크빛 머리칼의 마법사에게 된통 혼이 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누가 이런 쓸데가리 없는 것들을 구해오래? 좀 쓸만한 것들을 가져와야지, 이놈아! 좀 좋은 걸로 구해올 것이지 말이야, 명색이 용병대장이었다는 놈이……."
'젠장, 그렇게 마음에 안 들어 하면서 쓰기는 왜 써? 마음에 안 들면 쓰지를 말던가!'
끝도 없이 중얼대는 마법사를 보며 치아렌은 속으로 투덜댈 수밖에 없었다. 밖으로 내뱉었다가는 단번에 혼쭐이 날 것은 너무나 뻔한 일이었기에 그저 속으로만 투덜대며 애꿎은 나뭇가지들을 구박할 밖에.
나뭇가지들을 딱 좋은 크기로 부러뜨리고 있던 그에게 마법사는 불쑥 무언가를 내밀었다. 육포였다.
"이건……?"
"보고도 모르냐? 육포다. 짐되기 싫으면 처먹어라."
말이라도 못 하면. 어쨌거나 음식에는 죄가 없는 법이다. 치아렌은 육포를 맛있게 뜯기 시작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배가 고프니 맛대가리 없는 육포조차 그렇게 달고 맛있을 수가 없었다.
"너, 왜 쫓기고 있었지? 너 따라오던 병사들 카이세리온 왕자 직속부하들 맞지?"
"컥!"
육포가 목에 걸렸다. 목구멍을 긁어내리는 육포 조각의 느낌에 컥컥대고 있는 그를 무시하며 마법사는 집요하게 물어왔다. 그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커다란 육포 하나가 모조리 사라질 때까지 물어오던 마법사가 지겨워졌는지 그의 뒷통수를 갈기며 벌떡 일어섰다.
"됐다! 어쨌거나 너 따라오던 놈들이 카이세리온 왕자의 직속부하라는 건 나도 알고 있고, 그 왕자한테 걸린 놈이면 아르윈에 발 붙일 곳은 없겠지. 너 나 따라와라."
"예?"
"아, 따라오라니까 그러네! 살길을 열어 준대도 싫다고 그러는 거냐?"
"그건 아닙니다만……."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법사는 휘적휘적 걸어가기 시작했다. 치아렌은 잠시 망설였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자신은 쫓기고 있고, 부하도 없으며, 몸이 정상도 아니다. 비빌 언덕은 저기 저 성질 더러운 마법사 하나.
용병질도 눈치가 빨라야 하는 법이다. 눈치 없이 패자의 편에 붙었다가는 죽기에 딱 좋은 게다.
"마법사님! 같이 가요!"
허허벌판 풀숲에서 치아렌은 비빌언덕 하나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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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컴은 힘듭니다. 네. 그런게죠.
지금 저 쪽 안방에 아빠가 계십니다.. 얼른 쓰고 튀어야 겠습니다...-_-;;
감상주신 여명님, 류시온*아더*카미엘님, 싼타마녀샤드님 감사합니다. 일일이 무언가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지만...
잘못하면 이 글 올리기도 전에 컴에서 쫓겨날 것 같아서;ㅁ;
죄송해요;ㅁ;
이번에는 분량 좀 늘었으니 용서해 주시어요...-_ㅠ[아빠 목욕탕 간 사이에 써둔 것;]
다들 좋은 하루 되세요^^[후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