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하다 보면 다양한 직업과 다양한 환경을 가진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어떤 분을 만나든지 같은 상황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죠. 또한 아무리 비슷한 상황이라도 사람마다 투자성향이나 주관적인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컨설팅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비슷한 질문이 반복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그 이유를 찾아보았습니다. 같은 질문이 반복되는 이유는 바로 “저금리”였습니다.
이제는 자산증식이라는 것은 열심히 저축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많이 알고 계시고, 더하여 생활비 한푼 두푼 열심히 아껴 자산증식을 위해 목돈을 마련해 놓아도 막상 목돈을 운용할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가장 효자노릇을 한 정기예금 금리가 바닥에 붙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잘 알지도 못하는 주식형 상품에 가입하기에는 겁부터 생기는 것이 실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도 주식형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어떠냐고 문의를 많이 하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금리형 상품만으로는 답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죠.제가 오늘 말씀드리려고 하는 것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나는 잘 알지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하는 상품이면 괜찮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문제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밴드웨건 효과” 라고 표현하려 합니다.
밴드웨건은 악단을 의미하는 밴드와 마차를 의미하는 웨건이 합쳐진 단어로, 사람들이 관심을 끌기 위해 서커스나 퍼레이드 행렬의 맨 앞에 선 악단이 탄 마차를 말합니다. 옛 미국의 선거운동에 활용되었던 방법인데 선거운동 행렬 앞에 악단마차를 앞세워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이를 본 사름들은 하나 둘 몰려들면서 점점 규모가 커지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유없이 몰려든 사람들의 규모를 보고 몰려드는 심리로 ‘남이 사니까 나도 산다’ 라는 심리로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밴드웨건 효과는 어떤 상품의 수요가 많아지고 그 상품이 유행이 되면서 분위기에 다른 사람들도 그 상품을 구매하게 되는 현상의 용어로 사용 되었습니다.
요즘 새로운 등골 브랜드 “캐,몽”이란 것을 아시나요? 캐나다 구스와 몽클레어란 브랜드를 줄인 말인데 모든 수입의류판매 사이트마다 없어서 못 판다는 소리가 돌고 있습니다. 가격이 100만원이 훌쩍 넘어버리더군요. 정말 그 상품의 품질이 그만한 값어치를 해서 인기가 있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또한 밴드웨건 효과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예가 홈쇼핑 판매입니다. “이제 수량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많은 주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라고 멘트를 날리면 더더욱 밴드웨건 효과는 커지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상당히 위험한 생각일 수 있습니다. 처음 여행을 간 낯선 지역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음식점은 사람이 바글바글 거리는곳에 가야한다는 정설?이 있는데 이 방법은 저도 잘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밴드웨건 효과의 좋은 예이지요.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차곡차곡 아껴 모아둔 목돈은 맛있는 저녁식사 비용이라는 일회성 소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어떤 무리에 속에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데 금융상품이라는 것은 단지 비슷한 상품을 가지고 있으며 안정감을 갖기 위한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몰려든 사람을 보고 따라가기에는 너무 큰 리스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맞다.” 라고 얘기하는 것은 반대로 “모두가 틀렸다” 도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것을 보고 뒤 늦게 막차라도 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수량이 한정되어 있는 그 상품의 희소성이 점점 커지며 기존가격보다 가격이 올라가게 됩니다. 이러한 거품이 점점커진 상태에서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지만 반대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을 때는 작게는 개인이, 크게는 한 지역, 또는 나라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를 생각해 볼 수 있죠. 월가의 은행들이 대출상환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마구잡이로 대출을 해준 것도 잘못이지만 먼저 너도 나도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생각이 아직까지도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에 많은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안전하지만 수익은 없는 정기예금이나, 위험한만큼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형상품이나 모두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찾는가로 인해 평가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하고, 그것이 바로 맛집을 선택할 때와는 전혀 다른 눈으로 보아야 하는 금융상품입니다.
오로지 내가 선택해야 할 금융상품은 “나(재정상황, 투자성향)”를 기준으로만 삼아야 할 것입니다.
세계의 최고의 부자이며 투자의 귀재라 하는 사람 중 한명인 “워렌버핏”은 월 스트릿에 살지 않습니다. 또한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이자 채권 왕 “빌 그로스” 도 월 스트릿에 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많은 인재들과 정보가 넘쳐나는 월 스트릿을 거부한 이유는 외부의 환경에 자신의 투자 철학과 상황이 영향 받지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
잘 모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는 것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냉철함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선택을 대신 해주는 전문가보다는 정확한 판단을 하는 데 있어 기준을 세워줄 수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오늘부터는 좋은 종목만을 찾는 데 혈안이 되어있던 시선을 ‘나’ 에게로 돌려 건강한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만드시는 것이 어떨까요? 약점을 인정하는 겸손한 마음, 휘둘리지 않는 굳건한 의지로 성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