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과 세계 평화를 위한 문제 해결에 무력함을 느끼던 젊은이들이 공동체주의에서 개인주의로 노선을 선회하던 1970년대 초반, 변화의 바람은 음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이키델릭과 블루스 록 등 반항적이고 강력한 장르 대신 포크 팝 성향의 잔잔한 음악이 팝계의 주류로 부상하면서 싱어 송 라이터들의 지적인 가사와 감성적인 노래가 인기를 얻었다.
닐 다이아몬드(Neil Diamond), 제임스 테일러(James Taylor), 캐롤 킹(Carole King), 돈 맥클린(Don McLean), 닐 영(Neil Young), 짐 크로치(Jim Croce) 등은 당대의 독보적인 싱어 송라이터들이었다.
인기를 누리던 싱어 송 라이터들의 뭉근한 사회비판적 음악도 1975년 베트남전의 종전(終戰)을 계기로 점차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미국의 패전에도 불구하고 종전이라는 해방감과 맞물려 유희(遊戱)의 꽃인 디스코가 태동을 시작한 것도 이때의 현상이다.
싱어 송 라이터의 노래들이 인기의 노른자위에서 밀려나고 디스코가 한창 왕좌를 수성 중이던 1979년에 랜디 밴워머(Randy VanWarmer)는 'Just when I needed you most'로 팝계에 데뷔했다.
랜달 밴워머(Randall VanWormer)라는 본명으로 1955년 미국 콜로라도 주 인디언 힐즈에서 태어난 랜디 밴워머는 지역 교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교회 합창단에 가입했고 찬송가를 통해 음악을 접했다. 12살 때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여읜 그는 1970년에 어머니를 따라 영국에 정착했다.
스스로 작곡한 곡으로 런던에 있던 저작권회사의 문을 두드린 랜디 밴워머는 음악평론가이자 저술가인 이언 키멧(Ian Kimmet)의 도움으로 1970년까지 밥 딜런(Bob Dylan)의 매니저로 활동하던 알버트 그로스만(Albert Grossman)을 만나면서 인생의 방향추를 틀었다.
그의 도움으로 음악 경험을 쌓은 랜디는 1978년 뉴욕으로 거처를 옮기는 동시에 라스트네임의 철자를 Wormer에서 Warmer로 바꿔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알버트 그로스만의 레이블 비어스빌 레코드(Bearsville Records)에서 발매된 그의 대표곡이자 유일한 히트곡인 'Just when I needed you most'는 그가 18살 때인 1973년에 만든 곡.
사랑의 열병을 앓던 시절, 가슴 시린 이별의 순간과 아픔을 가녀리게 표현해 낸 이 노래는 촉촉한 봄비처럼 대중들의 마음에 스며들었다.
감성적인 분위기와 입가를 맴도는 훅, 오토 하프로 표현한 구슬픈 멜로디는 그의 여린 외모와 어울리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고 후에 밥 딜런과 돌리 파튼(Dolly Parton), 록 그룹 스모키(Smokie)에 의해 다시금 불려졌다.
특히 국내 감성과 잘 맞아떨어진 이 곡은 라디오의 단골 신청곡으로 지금까지 한국인이 사랑하는 팝송 리스트에 등재되어 있다.
디스코의 차트 독점이 이어지던 1979년 3월 24일, 81위로 순위에 진입한 곡은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고 13주차인 6월 16일자 차트 4위를 기록했다. 2주 동안 4위에 머문 이 노래는 20주간 차트에서 활약하며 골드(당시 100만장) 레코드를 기록했다. 정상은 차지하지 못했으나 곡의 성공은 디스코의 집중포화를 뚫고 얻어낸 성과라 큰 의미가 있다.
그 뒤 'Whatever you decide'(1980년 77위)와 'Suzi'(1981년 55위)를 발표했지만 히트곡은 나오지 않았고 이후에는 컨트리 그룹 오크 릿지 보이즈(Oak Ridge Boys)의 'It never hurts to hurt sometimes'(1984년)와 알라바마(Alabama)가 부른 'I'm in a hurry (And don't know why)'(1992년) 등 컨트리 차트 1위곡을 써내며 작곡가로 명성을 이어갔다.
미국보다 국내에서 더 큰 사랑을 받은 'Just when I needed you most'의 주인공 랜디 밴워머는 지난 2004년 1월 12일, 백혈병으로 48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2010/03 성원호 (dereksungh@gmail.com)
https://youtu.be/yBOQgL731Ac
lyrics
https://youtu.be/kLUe-JlPfI4
Smokie
https://youtu.be/9cws5DRSFWo
Dolly Parton
https://youtu.be/fXuo7nk7tQ4
첫댓글 부드러운 음악 예전 많이도
애창햇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