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노조법 2.3조 개정에 대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의 협박을 두고보지 않겠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가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노조법 2.3조 개정이 "산업활동을 저해하는 단체행동이 촉진되는 등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투자를 감소시켜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할 위험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에 있는 미국기업을 대표하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한국 헌법에 보장된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입법을 두고, '투자감소'로 겁박을 한 것이다.
미국연방노동관계위원회(National Labor Relations Board)는 '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의 고용관계상 핵심적 사항 및 조건 중 어느 하나에 대해서라도 통제권을 보유하거나 통제력을 행사한 경우 공동 사용자로 인정'한다. 공동 사용자는 해당 근로자를 대표하는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해야 할 의무 등 연방노동관계법상 사용자로서 책임을 부담한다. 바로 노조법 2조 개정안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사용자 책임을 폭넓게 인정하고 노동권을 보장하는 세계적인 흐름에서, 기업을 위해 한국만은 역행하라고 요구하는 것인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의 의장 겸 대표이사인 제임스 김은 한국GM의 사장이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노란봉투법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그 날은 한국GM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9년간의 불법파견 소송 끝에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을 인정받은 날이다. 제임스 김 회장이 한국GM의 사장으로 있던 시절에도 불법파견으로 노동자들은 고통받았고, 원청과의 교섭 요구는 거절되었다. 9년이 지나서야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진짜 사장은 한국GM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불법파견에 책임이 있는 제임스김이 회장으로 있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진짜 사장이 책임지게 하자'는 입법을 반대하는 것은 무슨 뻔뻔함인가.
'한국에서는 이래도 된다'는 외국기업들의 노동권 훼손 역사는 참으로 유구하지만, 지금도 미국 기업에서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에 가입해있는 미국기업 쿠팡에서는 '개처럼 뛰고 있긴 합니다'라고 문자를 남긴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했다. 쿠팡은 산재를 은폐하려고 시도했다. 폭우 배달을 나갔다가 사망한 쿠팡 카플렉스 노동자도 있다. 쿠팡의 자회사인 쿠팡CLS는 대리점을 통해 노동자들이 가짜 3.3 계약을 하도록 만들어서 고용관계를 은폐하고 노동자들을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로 내몰았다. 폭염에 4만3천보를 걸으며 카트를 밀던 젊은 노동자가 사망한 곳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이사를 낸 코스트코였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소속 기업들의 이런 행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라.
외국기업들은 한국에서 많은 조세혜택을 받는다. 그런데도 그동안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정부에 세제부담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하고, 노동유연성을 강화해서 비정규직을 자유롭게 활용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CEO의 사법리스크를 해소해달라고 하면서 기업의 잘못조차도 면책을 받으려고 시도해왔다. 이제는 노동자들의 기본권인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입법에마저 개입하려고 한다. 노조법 2.3조 운동본부는 이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의 이런 오만함을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2024년 7월 28일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