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인 '일본 패망 하루전'
제목과 달리 일본 패망직전인 45년 4월부터 영화는 시작됩니다.
전쟁 영화를 좋아하고 단순한 전투가 아닌 전쟁사에 몰랐던 정치적 뒷 이야기나 상황을 알게 해주는
영화들이 나이 먹어서는 더 흥미가 생기는터라 기대하고 봤습니다.
2차대전 관련 수작이라고 생각하는 독일 영화인 '몰락'을 생각하면 봤는데
역시나 느낀건 일본은 그냥 2차대전 관련 영화 만들지 말라는걸로 결론이 나네요.
히틀러의 마지막 비서가 쓴 '히틀러 최후의 14일'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 '몰락'이
그 패망 직전의 국가의 혼란함과 망상 패배주의적 분노와 절망으로 뒤섞인 독일 수뇌부의 최후의 모습을
숨이 막히게 그려내고 여기에 양념으로 고증된 독일군 모습등으로 보는 재미까지 준 수작이라면
'일본 패망 하루전'은 약간의 국뽕이 가미된 일본 특유의 자위와 우리도 나쁜것 없다는 주장을 그래도 이번에는
티안나게 해볼려고 포장해서 보여준 정도에 불과하더군요.
깔끔한 모습의 천황(영화 캐릭터니 그대로 쓰겠습니다)은 차분하고 다정하며 국왕의 위엄을 지키면서
한편으로는 국민과 일본의 안위를 생각하는 합리적인 인물로 그려 냅니다.
천황이 임명한 스즈키 총리와 군부의 핵심인 이나미는 앉으나 서나 일본과 천황의 안위를 걱정하는
청렴한 충신들로 표현합니다.
초반 일본도 국제적 명성 때문에 도저히 쉴드를 칠수 없는 도조 히데키가 잠깐씩 나와 전쟁을 계속할려는
꼴통 군부를 상징적으로 아주 미약하게 보여줄뿐 광기에 쌓여 패배에 직면한 일본의 몸부림은 어디에도
나오질 않습니다.
여기에 전쟁욕에 불타는 하급장교들의 입을 통해 "2천만 국민을 가미카제 하면 이길수 있다"는 대사 한 줄 날려서
"어때, 우리도 독일처럼 스스로를 디스하는 이런 격조 높은 전쟁 영화를 만들었다고~" 할려는게 눈에 보이는데
너무 유치하고 전체 영화 분위기에 맞지도 않아서 실소가 나오더군요.
게다가 그 전쟁욕구 조차도 광기가 아닌 연합군의 공세를 막아내고 국제법상 합당한 평화협정을 맺기 위한
방편으로 생각할 정도로 틀린 결정이 아닌 다른 결정으로 교묘하게 포장해 버리죠.
아마 지들 딴에는 이 대사가 '몰락'에서 나온 괴벨스의 "나는 독일 국민들이 불쌍하지 않다, 그들이 우리에게 권력을
줬고 그 대가를 치루는거다...."정도의 임팩트 있는 모습으로 나오길 기대했었을것 같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보고 나면 그딴 대사 기억도 안납니다.
전쟁 막판인데 혼란도 없습니다.
일본 경제 최전성기를 달리는지 모두 깨끗하고 고풍스러운 환경에서 평화로운 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모여
침착하게 나라 걱정들만 하고 있죠.
군인들도 흐트러짐 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질서정연하게 임무에 최선을 다합니다.
이 평화롭고 풍요로운 일본의 유일한 걱정거리는 폭격을 하면서 본통 침공을 준비하는 한번도 모습이 나오지 않는 미군과
도대체 누군지 조차 그 존재가 불분명한 일본 군부내의 전쟁 지속파입니다.
영화만 보면 일본은 모두 평화를 원하는데 도조 히데키와 극소구의 청년 장교들만 전쟁을 원하여 항복이 늦게 된것처럼
표현합니다.
평화롭고 쾌적한 환경의 모습으로 조용하게 진행되던 영화는(중간에 폭격으로 불타는 도쿄모습을 붉은불빛으로만 한번 보여줌)
막판 육군대신 이나미와 전쟁 지속을 요구하던 젊은 장교들이 자결하는 모습을 비장미 넘치게 보여주며
마무리 하는 장면에선 아주 어이가 없어서 드디어 폭소가 터집니다.
전쟁 계속하자고 쿠데타 까지 일으킨 젊은 장교들의 꼴통 스러운 권총 자살보다 전쟁에 큰 책임이 있을
육군대신이 소박하게 아들 이야기 하다가 부하들의 눈물의 배웅을 받으며 일본도로 지 배를 갈라 자결하는 모습을
마치 어떤일에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안좋아 책임지는 일본인 지도부의 모습처럼 포장하는게 더 역겹더군요.
저는 우리나라가 역사물 정말 못만든다고 (감정 과잉이 심하다고 생각) 생각했는데 일본의 2차대전 전쟁 관련 영화들 보면
한국 역사물들은 걸작이란 생각이 듭니다.
독일에서 이딴식으로 만들었으면 세계의 지탄을 받았겠죠.
아무튼 유명 배우들도 많이 나온것 같은데 간만에 똥같은 영화를 봤네요.
일본은 그 자기 포장을 내려놓지 않는 이상 그냥 2차대전 배경 영화를 만들지 말라고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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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 때 이런 류를 찾아 보다가 놀란게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도 말년에 무려 리처드 기어를 출연 시키고 8월의 광시곡이라는 말도 안 될 정도의 역겨운 똥을 싸지른 적이 있더군요.
그런 똥도 있나요? 리처드 기어 나온다는거 보니 시대 전쟁물은 아닐거 같고 원폭 이야기인가 보죠?
@D@UaNvCiAdN 네. 원폭에 대한 이야기인데 역겨운 피해자 코스프레의 끝을 보여줍니다. 시간버리고 영화를 보는 건 그렇고 대충 검색해 보시면 어떤 수준인지 알 수 있으실 거에요.
역사똥은 옛부터 일제가 짱이죠
똥을 명품 된장인냥 포장하니 더 짜증나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관련 없더라도 바보가 아닌 이상 성인들이 보면 "전쟁 막판 폭격으로 도심은 다 불타고 있고 절멸 직전인데 저렇게 평화로운가?"하는 의구심이 들수밖에 없는 영화이긴 합니다, 사기를 칠려고 하면 적당히 했어야 하는데 포장의 극을 달리느라 거의 판타지 영화가 나와버리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