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1. 11(토요특전미사)양성성당 이그레고리오신부님
†찬미예수님
우리성당에서 토요일 저녁미사 봉헌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월요일 새벽미사부터 교육관에서 미사를 봉헌하게 되어서 오늘 낮에 이렇게 성당에 들어와 있으면서 ‘내 손때가 안 묻은 데가 어디 있나!’ 하고 봤더니 있더라구요.
어디냐 하면 저 위 천장에~~
제가 지을 때 만져보지 못했지만 이것을 허문다! 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착잡하더라구요.
이 성당을 지으면서 우리들이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많은 기도도 하고, 봉헌도 했는데 오늘 복음 말씀이 바로 봉헌에 관한 말씀입니다.
봉헌할 때 보면 예수님께서 말씀해주시는 것 가운데 저와 관련된 것이 참 많아요~~
율법학자들을 조심하라고 하면서 긴옷을 입고 다니면서...우리 사제들이 입고 다니는 옷을 뭐라고 불러요?
수단이라고 부르잖아요~~
검정색 긴 옷~~아주 긴 옷~~
그래 긴 옷을 입고 다니는구나!
길거리에서 인사받기를 즐기고~~
내가 동항리 학교, 면사무소, 농협 앞을 왔다갔다~~
하면 그 사람들이 면장님, 농협장님...꾸벅꾸벅 인사를 하고 그러니까
“아, 네 안녕하시냐고~~~”
그래서 인사만 받기를 즐기는게 아닌가?
회당에서...성당에서는 저보다 높은 자리에 앉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다 내 밑에 앉아 계시잖아요?
잔치 때는 윗자리를 즐긴다....
오늘 총회장님 회갑날이었는데, 저를 식사만 하자고 부르셨는데
제가 앉은 자리가 가장 좋은 자리입니다.
그래서 오늘 성서 말씀처럼 내가 가장 좋은 자리에 앉고~~
그 다음에 과부들의 재산을 등쳐먹고~~
나는 등쳐먹은 건 없는데 곗돈은 제가 가져온 적이 있지요~~
성당 짓는데 봉헌 좀 하라고~~
우리 성당 짓는데 뭐 좀 하라고, 하라고...했더니
뭐 신부님이 여우같아 가지고 여자들 쫓아다니면서 돈 내라 그런다고~~
그런다고 내가 낼 줄 아냐~~나한테 잘 보여 봐라.....
별의별 얘기를 다 듣지요...이런 일을 하면서....이런 걸 보면서
‘내가 과부들 재산을 등쳐먹은 건 아닌가!’
등쳐먹은 건 아니지만 여인들과 만나서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돈도 요즘은 여인들 주머니에서 나오는 게 많아요.
요즘은 남자들이 관리를 안 하고 다 여인들이 하기 때문에... 여인들 주머니에서 돈이 나오니까 나쁜 표현으로 하면 등쳐먹는 게 아닌가!
그리고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길게 한다!
앞에서 길게 하잖아요~~우리 교우들 가만히 지켜 구경하시고~~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 보니까 <너는 엄한 단죄를 받을 것이다!>
아주 모골이 송연한 말씀입니다.
이런 말씀을 이렇게 들으면서 우리들이 해야 할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처지가 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신분이 있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신분이 엄마라는 신분이든, 아내의 신분이든. 남편의 신분이든, 반장이든, 회장이든...각자 나름대로의 신분이 있습니다.
이 신분을 통해서 우리들이 교만하게 생활하지 말고 겸손하게 생활해야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해 주십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신분 때문에 교만하게 될 때/ 내가 가지고 있는 신분을 자랑하게 될 때/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엄한 단죄를 내리겠다! 라고 분명히 말씀해 주시고 계시기 때문에 그 반대로 생활하면....
즉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분의 크기에 맞는 겸손함, 신분의 크기에 맞는 사랑을 실천하게 되면 예수님께서는 엄한 벌이 아니라 더 큰 상을 우리에게 분명히 주실 것입니다.
우리 교우분들, 각자 가지고 있는 신분들을 사랑하실 줄 알아야 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신분을 스스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누가 대신해서 그 신분을 사랑해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통해서 천국 가는 길이 열리지 못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내 신분, 내 처지. 내 상황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기고 사랑하셔야 합니다.
이게 첫 번째 예수님께 벌을 받는 것이 아니라 칭찬을, 상을 받을 수 있는 길입니다.
다 같이 저를 따라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내 처지를 사랑한다.>
이 두 가지를 잘 명심하시면서 생활하시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 헌금 내시는 모습을 이렇게 보십니다.
부자들은 헌금을 많이 내고, 당연히 많이 내지요·~
가진 것이 많으니까~~
어떤 경우에 헌금을 더 안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언젠가 미사 때도 말씀드렸지만 차도 외제승용차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자기 자랑하기 위해서 십만원짜리 내지~~
진심에서 내는 모습들을 몇 번 본 적이 없어요.
오히려 가난하게 사시는 분들은 우리가 10만원이 생겼다고 크게 잘 되는게 아니니까 하느님께 먼저 봉헌하자!
하느님께 봉헌하고...개인적으로 신부님, 차비하라고 받은 돈이 200만원이 있었어요~~
지난번 발안성당 갔을 때 보이차 팔다가 맨 마지막 저녁미사때쯤 다섯 살쯤 된 아기가 와서 “신부님, 안녕하세요? 어쩌고~~ 저쩌고..”
하다가 “신부님, 뭐 하시는 거예요?”
“우리 성당 짓는데 헌금 받고 하는 거다!”
그랬더니 “저도 성당 짓는데 뭐 할께요.”
하더니 자기 주머니에서 100원짜리를 딱 꺼내면서
“신부님, 성당 짓는데 보태 쓰세요!”
그순간 저는 눈물이 핑~~돌았어요.
지금까지 그렇게 정성껏 봉헌금을 받아본 게 처음이었어요.
그 애기가 가지고 있는 전 재산이 그거예요.
우리 애기들은 100원이 되었던, 500원이 되었던...그 돈의 크기를 모르잖아요.
그런데 가지고 있는 게 그것밖에 없는데
“신부님 이것 성당 짓는데 써 주세요”
제가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예수님께서도 오늘 가난한 과부의 헌금을 받으면서 그런 마음일거라고 저는 믿어집니다.
가난한 과부가 오늘 냈다고 하는 렙톤 2개는 500원 밖에 안 되요.
동전 두 개로 해서 헌금을 냈을 때 짤랑~ 소리 난다고 생각해 보세요.
교우분들 헌금 낼 때 짤랑짤랑 소리 나면 창피하잖아요.
적어도 천원짜리는 내는데 이 과부는 가지고 있는 전재산 렙톤 2개를 창피하던 말든 이렇게~~내는 겁니다.
바로 그 마음, 그 정성이 하느님의 마음을 기쁘게 만들어 드린 겁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살찐 수천마리의 양이나 소를 바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을 하느님아버지께서는 간절히 바라고 원하십니다.
우리 교우분들께서도 발안성당에서 100원을 봉헌했던 그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내가 봉헌할 수 있는 정성을 봉헌해야 합니다.
내가 하느님께 드릴 게 없으면 시간을 봉헌하면 됩니다.
하느님, 1시간이 있습니다.
이 한 시간 동안 제가 우리 본당을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기도를 봉헌하시고~~
하느님, 제가 오늘 체력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이 체력으로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그 도와주는 그것을 하느님께 봉헌하겠습니다. 체력을 봉헌하시고~~
이 과정, 이 마음을 모아서 하는 이 봉헌이 바로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럴 때 하느님께서는 이 땅에서 우리에게 무엇을 주시는 것뿐만 아니라 하느님나라에서도 당신께서 선물을 모두 받으셨으니까 그 사랑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주실 것입니다.
반대로 내가 하느님께 봉헌했을 때 내 마음이 담겨 있지 않고 내 정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부족한 상태로 바치게 되면 하느님께서도 그것을 받으신 다음에 마음에 없는 대로 ‘에이, 너 이만큼만 가져라!’
그 마음에 담아서 그대로 돌려주실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은 똑같은 봉헌하는데도 액수와 상관없이 하느님의 전부를 선물로 받고, 어떤 이들은 똑같이 봉헌해도 아주 조금밖에 받지 못한다면 그 얼마나 불행한 일이 되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하느님께, 또는 우리 이웃들에게 또는 우리들이 뭔가 좋은 일을 할 때 습관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이 가난한 과부처럼, 발안 성당의 그 아기처럼 정성을 모아서 정성껏 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그 정성이 하느님께 올라갈 것이고 주님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릴 겁니다.
그리고 그 정성이 우리들의 성당을 아름답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그 정성어린 마음들로 인해서 부부간에, 부자지간에, 일터에서 내가 만나는 사람들 또한 정성껏 소중하게 만나면서 더 행복해질 수 있게 됩니다.
우리들이 하느님께 바치는 것부터 정성을 다해서 바치고
내 가족들을 대할 때도 정성을 다해서 대하고
내가 하는 일도 정성을 다해서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이 정성이 우리를 구원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