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의 늦은 감상평입니다.
혹시 스포일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주의요망!
<가오갤 1>은 슈퍼히어로 영화의 수작으로 손꼽히는
<캡틴아메리카: 윈터솔져>의 바통을 이어받아 개봉했습니다.
<윈터솔져>의 호평으로 가득한 때에 뒤이어 개봉한 <가오갤 1>마저 성공하자
영화 팬들은 ‘마블 천하’가 도래했음을 인정해야만 했습니다.
<가오갤 1>은 <어벤져스> 시리즈의 연장선이 아니라는 점에서,
마블의 세계관을 우주로까지 무사히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공이었습니다.
<가오갤 1>에 대한 반응은 관객과 평단 모두 뜨거웠습니다.
저는 그런 반응이 조금 당혹스러웠습니다.
저도 무척 재미있게 즐겼지만, 그 정도로 뜨거울 영화였나 싶었습니다.
세간의 호평과 저의 체감 사이에는 별 1개 정도의 괴리가 있더군요.
저는 무난하게 잘 만들었다는 정도였는데, 다른 분들은 정말 'AWESOME' 했나 봅니다.
저는 캐릭터가 조금 아쉬웠습니다.
여전히 기대에 못미치는 빌런의 나약함은 마블의 고질병이고
무법자, 살인병기, 파괴자 등의 악명이 자자한 가디언즈 멤버들은 철부지, 악동 정도로만 보였습니다.
특히 가모라는 그간의 악명이 과장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캐릭터가 약했습니다.
좀 더 과감한 안티 히어로이길 기대했는데 그에 미치지 못했던 거죠.
하지만 이런 아쉬움은 순전히 저만의 빗나간 기대 탓인 거고,
저는 이 ‘가디언즈’들을 좋아합니다. 특히 우리 귀여운 똥강아지 ‘로켓’을요.
꼬꼬마 그루트의 파상공세는 예상된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귀여움을 폭발할 줄은 몰랐습니다.
시작부터 너무하다싶을 정도로 퍼붓는데, 시간이 지나도 그칠 줄을 모릅니다.
그런데도 그 치명적인 매력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더군요.
(그래도 저는 우리 똥강아지 로켓이 젤 좋아요~^^)
설마 이 치명적인 무기를 계속 써먹을까 싶었는데, 마블은 역시 영리합니다.
속편에서 질풍노도의 시기에 들어선 그루트 때문에
속 꽤나 썩을 로켓의 표정이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그나저나 이번에 빈 디젤은 거의 날로 먹은 듯.
장난기를 주체할 수 없는 우리 귀염둥이 로켓은 여전한 활약을 보여주었고,
1편에서 아쉬웠던 가모라는 네뷸라와 피터의 관계 속에서 좀 더 분명한 캐릭터를 보여주었습니다.
피터는 부자 상봉에 몰두해서인지 개성이 맘껏 발휘되지 못한 것 같고,
아내와 딸을 잃은 슬픈 사연을 간직한 드랙스가
찌찌 타령이나 하는 개그캐릭터로 전락한 것은 특히 아쉬웠습니다.
원작 코믹스의 에고는 행성에다가 분자를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존재라는
캐릭터 소개 글을 보고는 우려가 컸었습니다.
너무 만화적인 캐릭터여서 이게 영화적으로 설득력 있게 구현될 수 있을까 싶었죠.
다행히 에고는 영화에 누가 되지 않도록 무난히 구현되었더군요. 역시 마블의 솜씨란...
대표적인 마초 배우인 커트 러셀의 캐스팅도 좋았습니다.
1편을 다시 보니 피터의 엄마가 죽으면서 어린 피터에게
“아빠는 천사였어.” 라고 하더군요.
에고에 대한 피터의 분노가 더욱 이해되었습니다.
행성을 옮겨다니며 씨를 뿌리고 다닌 에고를 보며 코피노 같은 사회 문제가 떠오르더군요.
황금락카 아이샤의 도도함과 차가움은 고타율의 코미디를 만들어냈고,
(게임방 같은 그들의 일터가 참 부럽더군요.)
얼굴과 이름으로 열일한 테이저 페이스의 활약도 쏠쏠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최고는 욘두찡일 것입니다.
1편에서 그루트가 보여준 우정에 이어, 2편의 욘두찡이 보여준 가슴 찡한 부성애는
<가오갤> 시리즈에 화룡점정이 되어주었습니다.
욘두찡을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정말 아쉽네요.
욘두의 화살은 이제껏 영화에서 본 무기들 중에서도 유독 인상적인 무기 중 하나인데,
다음 편에서 크래글린의 휘파람을 기대해봐야겠습니다.
과연 그때까지 터득할 수 있을까...?
쓸데없이 조금 진지한 얘기를 해보면...
1편에서 피터는 은하계가 해준 게 뭐있다고 지키겠다는거냐는 로켓의 말에
“내가 사는 곳이니까!” 라며 받아칩니다.
2편에서 날 죽이면 넌 그냥 평범해질 거라는 에고의 말에는
“그게 뭐 어때서요!” 라고 답하죠.
은하계를 구하는데 ‘내가 사는 곳’ 이상의 무슨 이유가 더 필요하며,
친구들과 어울려 사는 평범한 삶만큼 소중한 게 뭐있냐는 겁니다.
(지금 세대들은 이 평범한 삶이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지 실감하고 있죠.)
<가오갤> 시리즈는 사소함, 평범함의 가치를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은하계의 수호자이면서 사소함과 평범함의 수호자이기도 합니다.
헐리우드 영화, 특히 디즈니의 영화들은 가족주의에 대한 언급이 빠지지 않는데요.
이번 <가오갤 2>에 대해서도 가족주의에 대한 얘기들이 있었습니다.
디즈니의 가족주의는 그 보수성이 지적받곤 했는데,
<가오갤 2>에서 가디언즈 멤버들 간의 가족애와 욘두가 보이는 부성애는
유사 가족의 형태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새로운 세대의 가족주의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있었습니다.
영화에서 부자(녀) 간의 대립이 큰 축을 이루고 있는데,
적자생존을 주입하는 아버지들, 타노스와 에고에 대해 자녀들인
가모라-네뷸라 자매와 피터는 오히려 유대로써 저항합니다.
특출난 한 명이 되어라는 부모들에게 그냥 함께 살아가고 싶다며 자식들이 반항하는거죠.
이 세대 간 가치관 충돌에서 함께 하는 삶에 대한 지향 같은 것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쓰잘데기 없는 의미부여는 접어두더라도
간만에 영화관에서 시원하게 웃었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는 기분 좋은 영화였습니다.
어서 빨리 다운받아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자식들의 의미있는 반항, 그리고 욘두찡ㅠㅠ ★★★★
첫댓글 그냥 재미있음 XX 재미있음..
XX 재미있습니다 ㅎㅎ
@풀코트프레스 사실 요즘 나온 대부분의 마블 영화가 지루해서 못 봐주겠는데.. 가오갤은 최고임.. 마블 영화가 재미있었던 적이 언제였는지...
@무명씨 일단은!! 가오갤은 거침없이 재미를 추구하죠ㅎㅎ
저도 유쾌해서 좋더라구요. 다른 마블 영화들은 장엄하고 진지한데 가오갤은 소박한 재미와 유머가 넘쳐나서 더 돋보이는 것 같아요.
가오갤의 매력이죠^^
3편이 아직 멀었다는게 슬플뿐이고.. 인피니티워에 어떻게 등장할까? 궁금해지고 토르 라그나로크에 뭔가 이름이라도 언급될지 기대되네요 ㅎ 나는 메리포핀스다!
어벤져스와의 만남은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네요^^;
@풀코트프레스 만화에선 로켓 라쿤이 어벤져스 최고의 공돌이 토니 스타크를 야만인 취급한다고 본것 같아요(기술 수준이 낮아서)
@드디어국대4번이승현 두 까칠이들이 만나서 입을 털면 볼만하겠네요ㅎㅎ
드랙스가 개그담당이었지만 후에 타노스와 대적할땐 슬픔과 분노가 전부인 캐릭터가 될 것이라고 보기에 지금 모습과 그 슬픈 과거가 대조되면서 이야기를 더욱 극대화시키기 좋지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가디언즈와 스파디이는 참 궁합이 좋은데 언제 그 만담콤비를 볼지 싶네요
인피니티워에서라도 그 만담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루트 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