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난생 처음 결혼식에서 축사를 했습니다.
써 온 원고를 가지고 읽은 것이지만 무려 이틀간 작지 않은 부담을 가지고 연습했습니다.
왜냐하면...
결혼식에 참석하는 사람은 저와 동생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인, 게다가 한족들이고 원고는 완전한 중국어로 되어있었기 때문.
작은 글씨로 A4용지의 반을 채운 내용도 부담을 가중.. (크게 쓰니 한 페이지, 게다가 모르는 글자가 태반이었음. -.-)
교과서를 읽을 때와는 전혀 다르기에(강약을 강조해야하고 끊어읽기를 잘 해야하고...) 결혼식 전날 갑자기 매우 중요하고 급한 일이 결혼식 직전에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이 마구 들기도.. ㅡ.ㅡ
암튼, 신랑인 우리 회사 직원에게 핑잉(병음)을 모두 적어오라고 하고(성조 틀린 것은 내가 잡아내고.. 중국어 공부 대략 2개월 반 -.-v) 다른 직원에게 끊어읽기를 알려달라고 하고, 여러번 읽었습니다.
내용은 대략 '오늘 우리 회사 직원 누구와 누구의 결혼식이 있는 기쁜 날이고 회사의 영도로서 전체 직원을 대표하여.... (중략)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살고, 서로 단점만 보지 말고 장점을 보고, 부모는 잘 모시고, 서로 협조해서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라.' 등등의 내용이었죠.
회사의 영도로서 회사 대표로 축사를 하는 것이라 걱정을 하고 있는데 처음 예상과는 다르게 무대 위에 올라가서 마이크 잡고 하랍니다.
미리 이야기 하지.. 처음부터 극구 사양하게.. ㅜ.ㅜ
(음.. 무대 공포증에 대인 기피증이 있는 나에게 말이지..)
하객들도 제가 외국인임을 감안하여 들어주었고,
연습할 때보다는 조금 빠르게, 다행히 거의 틀린 부분 없이 잘 읽고 내려왔습니다.
시험 끝나고 난 기분! ^^
신랑 신부가 워낙 잘 해서 잘 살것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결혼식 중에 앞으로 누가 집안일을 담당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데 청소, 빨래, 음식 장만은 다 남자가 하고, 아기는 여자가 낳는답니다. 아.. 바람직해... ^^)
첫댓글 다른분들에게는 좀처럼 찾아오기 힘든 경험을 하셨네요... 소중하게 가직하시고 시간이 지난뒤 다시금 꺼내 보세요,분명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겁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호오님~ ㅋ ㅋ ㅋ
호오~ 무척 떨리셨겠는데요. 그래도 잘 하셨다니 대단하시네요^^
대단한 실력이시고 부럽네요~ 중국어로 축사를 할 정도이시면.....수고 하셨습니다.
실력이 아니라 청중들이 너그럽게 양해해 준 것이죠. ^^;
님의 수고로 몇명의 친한파가 늘어난 것 같습니다. 덕분에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 몇개 더 팔릴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