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일이 순화」 「중국과 어깨너머 거래 우려」 도쿄대·사하시 교수가 보는 트럼프 정권 1개월 / 2/19(수) / 산케이 신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20일로 1개월이 되는 것을 앞두고, 미·중 관계나 동아시아 정세를 잘 아는 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의 사하시 료 교수에게, 보여진 제2차 트럼프 정권의 대외 정책에 대해 물었다. 사하시 씨는 「미국 제일」의 사상이 제1차 정권보다 순화된 것이 명확해졌다고 지적. 미국이 중국과도 다른 나라의 어깨 너머로 딜(거래)을 맺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일문일답은 다음과 같다.
―― 지난 한 달간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을 어떻게 볼 것인가
제1차 트럼프 정권과 달리, 정책을 수행하는 진용도 정돈된 제2차 정권은 1개월만에 러시아와의 협의나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의 처치 등 차례차례로 정책을 내놓아 스타트 대시가 빠르다. 바이든 전 행정부와도 달리 기존 미국의 정책에 노(No)를 들이댔다.
미국 제일의 사상도, 국제질서나 인권 등에 관심이 적은 초현실주의자로서의 측면도 순화됐음이 분명해졌다.
국제질서 유지에 따른 장기적 이익보다 딜(거래)을 해서 지금 무엇을 취할 수 있느냐는 단기적 이익, 협의의 국익을 중시하고 있다. 다자회담보다 양자회담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그래서다.
■ 미국 기분과도 매치
트럼프 씨에게는 외교로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다는 의욕은 있다. 미국의 국익을 가능한 한 싼값에 달성하기 위해 힘을 바탕으로 외교로 해결하려 하지만 보편적 가치관이나 지정학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
높은 명예를 쟁취함으로써 형사소추를 피하려는 의도도 있겠지만 자기 나라의 번영과 안전을 가능한 한 싸게 추구하는 자세는 미국의 지금 기분과도 맞닿아 있다.
트럼프 Tl에게는 금기시하는 정책 옵션이 없다. 유일하게 신경 쓰는 것은 미국에서의 지지기반과 시장, 언론의 평가다. 그런 반응을 보면서 뛰면서 움직이는 것이 현 정부다.
고립주의와도 다르다. 미국의 이익이 세계와 결부돼 있다는 인식은 있지만 자신들의 안전과 이익을 우선시한다. 그래서 관심을 갖는 분야는 좁아질 것이다.
■ 동맹국도 공헌도로 관계 재구축
―― 관심이 없는 분야는
이민 문제가 있는 남미나 덴마크령 그린란드 등에는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한 달간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국가에는 관심이 거의 없어 보인다.
―― 동맹국에는 어떤 영향이 있는가
국제개발국(USAID) 해체를 내세우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앞으로는 인도적 원조와 국제질서 유지 등의 부담을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이 짊어지게 된다. 그 한계도 보이는 4년이 된다.
동맹국에 대해서는 미국이 동맹국에 일방적으로 이용돼선 안 되고 함부로 말려들어선 안 된다는 의식이 있다. 무역 적자나 방위비의 국내총생산(GDP)비를 음미해, 미국의 경제·안전 보장에의 공헌을 척도로 관계 재구축을 재촉할 것 같다.
■ 유럽은 중국에 끌려간다
―― 유럽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국제질서에서 미국이 거리를 두는 가운데 유럽은 중국에 끌려가게 될 것이다.
유럽은 중국의 문제성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러시아만큼의 안보 위협은 느끼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관계도 있어, 미국이 겹쳐서 중국에 대한 자세가 보다 신중해지고 있었지만, 그 겹침으로써 대중 정책에 흔들림이 생긴다. 유럽 각국에서 제각각으로 중국에 대응해 나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영국 재무상은 1월에 방중해 경제·금융 대화를 실시해, 금융이나 무역, 투자의 확대에 합의하고 있다. 이 때의 공동 성명에서는, 중국을 국제 질서를 만드는 대등한 파트너로 간주하는 언급을 하고 있다.
■ 중국과 어깨너머 딜도
―― 대중 정책은 어떻게 되나
중국과의 관세전쟁도 시작되었지만, 아직 잽으 부딪치는 정도. 중국에 대한 엄격한 요구는 앞으로 본격화될 것이다.
중국이 장차 민주화될 것이라고 지금의 미국에서 믿는 사람은 없다.
다만 일견 모순된 행동으로 보이지만 일본 등의 어깨 너머로 여러 가지 우려를 끊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중국과 딜할 가능성도 있다.
■ 일본외교 큰 구상 필요
―― 일본은 어떻게 해야할까
일본은 대중정책에서 특별한 입장이지만 일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양자관계 조정뿐 아니라 미국 없이 환태평양전략적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추진한 것처럼 큰 구상을 갖고 외교에 임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관심이 당분간 희미해지더라도 국제질서를 지키고 글로벌 사우스(남반구를 중심으로 하는 신흥·개도국)를 도입해 나가기 위해서는 룰 형성과 더불어 규범이나 가치관에서도 앞서 나갈 수 있도록 발벗고 나설 필요가 있다.
자유롭고 열린 질서라고 일본은 말해왔지만 이 말의 무게는 더해지고 있다.
■ 딜 파탄 후 미지수
―― 최근 1개월동안 아직 보이지 않는 점은
러시아나 중국 등과 타국의 어깨 너머로 딜(거래)을 결정할 우려도 있지만, 딜이 파탄나면, 어떻게 행동할지는 미지수. 과감한 경제제재나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버릴 수 없다.
임기는 아직 47개월이다. 여러가지 전개를 생각할 수 있다. 미-중-러가 결탁하는 대국 게임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일본은 결탁을 어떻게 멈출지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질의자 아라후네 세이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