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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시외식(名稱是外飾)
명칭이라는 것은 그저 겉치레일 뿐이라는 뜻으로, 실속과 달리 평가되는 일이 있다는 말이다.
名 : 이름 명(口/3)
稱 : 일컬을 칭(禾/9)
是 : 옳을 시(日/5)
外 : 박 외(夕/2)
飾 : 꾸밀 식(飠/5)
출전 : 이식(李植)의 시 환목어(還目魚)
이식(李植)의 택당집(澤堂集) 3권 환목어(還目魚)라는 시에 이 성어가 나온다.
도루묵’은 양도루묵과에 속한 바닷물고기이다. 눈이 비교적 크고 몸의 길이가 15~26cm 내외로 몸에 비늘이 없으며, 몸빛은 등쪽으로 황갈색에 불규칙한 흑갈색 흐름무늬流紋가 있고, 배쪽은 은갈색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우리나라 동해, 일본 동북, 캄차카, 알래스카 등에 분포해 있다.
이처럼 배쪽이 은백색이여서 은어銀魚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 밖에 이 도루묵은 목어(目魚), 목어(木魚), 환목어(還目魚), 환맥어(還麥魚) 등의 한자 명칭도 쓰이고 있다.
이처럼 이 물고기에 붙여진 이름이 다양한 것을 보면, 이 도루묵이라는 고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크게 받아 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물고기를 ‘도루묵’이라 부르게 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전한다.
선조대왕이 임진왜란을 맞아 고생을 하며 시골길을 따라 피난 가던 도중에 어느 마을에 이르자, 그곳 백성들이 올리는 처음 보는 생선을 먹었는데 그 맛이 참으로 별미였다.
그래서 그 이름을 물으니 “이 물고기 이름은 ‘묵’이라고 하옵니다.”라고 대답했다. 임금은 맛에 비하여 이름이 너무 보잘것없다 하여 그 자리에서 ‘은어(銀魚)’라고 고치도록 하였다.
얼마 뒤 난리가 끝나자 궁중으로 돌아온 임금은 ‘은어’ 생각이 나서 다시 그 ‘은어’를 청하여 먹었으나 예전 피난길에서 먹었던 그 맛이 아니었다. 그래서 임금은 “이 은어를 도로 ‘묵’이라고 해라.”하고 일렀다고 한다.
이런 유래로 하여 ‘도로 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가 그 뒤 발음이 변해 ‘도루묵’이 되었다.
이 이야기가 충청도 지방에서는 변형되어 선조대왕이 임진왜란 때 피난길에서 있었던 이야기가 아니라 인조대왕이 이괄李适의 난 때 피난길에서 있었던 것으로 전하고 있다.
조선 인조 때의 문신이자 학자였던 택당 이식의 환목어(還目魚)라는 시에는 이 도루묵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비교적 자세하고도 흥미롭게 읊어져 있다. 그 내용을 대략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환목어(還目魚) 이식(李植)
有魚名曰目
목어(目魚)라는 이름 가진 물고기가 있었나니
海族題品卑
바닷고기 중에서도 품질이 형편없어
膏腴不自潤
원래 번지르르하게 기름지지도 못하였고
形質本非奇
타고난 생김새도 볼 만한 게 없었으나
終然風味淡
그래도 씹어 보면 담박한 맛이 있어
亦足佐冬釃
겨울철 술안주로 즐길 만하였어라
國君昔播越
왕년에 임금님이 난리를 피해
艱荒此海陲
황량한 이곳 해변 고초를 겪을 적에
目也適登盤
마침 목어가 수라상에 올라와서
頓頓療晚飢
출출한 배 든든하게 채워 드리자
勅賜銀魚號
은어라는 명호를 특별히 하사 하시고
永充壤奠儀
영원히 양전토록 하명(下命)을 하셨더라
金輿旣旋反
그 뒤 대가(大駕)가 도성으로 귀환하여
玉饌競珍脂
수라상 각종 진미 서로들 뽐낼 적에
嗟汝廁其間
가엾게도 목어 역시 그 사이에 끼였는데
詎敢當一匙
한번이라도 맛보시는 은총을 어찌 받았으리
削號還爲目
금세 명호가 깎여 도로 목어로 떨어지며
斯須忽如遺
순식간에 버린 자식 취급받게 되었어라
賢愚不在己
잘나고 못난 것이 자기와 상관있으리요
貴賤各乘時
귀하고 천한 신분 때가 결정하나니
名稱是外飾
명칭이란 그저 겉치레에 불과한 것
委棄非汝疵
버림받았다 해도 그대 탓이 아니로세
洋洋碧海底
푸른 바다 깊숙이 가슴 펴고 헤엄치며
自適乃其宜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것이 그대의 본령(本領)일지로다
조선 중기 인조 임금 때의 문신으로 대제학, 예조판서 등을 역임했으며 월사(月沙) 이정구(李廷龜), 상촌(象村) 신흠(申欽), 계곡(谿谷) 장유(張維)와 함께 한문 4대가로 일컬어지는 택당(澤堂) 이식(李植) 선생이 지은 시이다.
이 시를 보면 제1연은 도루묵의 품질, 외양, 맛 등을 소개하고, 제2연과 제3연에서 도루묵이라는 말이 생긴 연유를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목어가 도루묵으로 이름이 바뀌게 된 연유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앞서 소개한 이야기와 비슷하다. 다만 막연히 임금님이라고 했는데, 그 임금이 선조인지, 인조인지,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지 않음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설화가 생긴 뒤부터 우리 일상생활에서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을 때 흔히 “이제 그것은 말짱 도루묵이야!” 라고 한다. 이처럼 기대했던 일이 크게 실망스러울 때 ‘도루묵’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註]
🔘 환목어(還目魚) : 동해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이른바 도루묵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지금도 한문으로는 목어(木魚) 혹은 환맥어(還麥魚)라고 하는데, 택당이 여기에서 목어(目魚)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과 함께 도루묵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 양전(壤奠) : 토산물을 공물(貢物)로 바치게 하는 것을 말한다.
(택당집澤堂集 택당선생집 제5권)
🔘 허균은 “은어(銀魚)는 동해에서 난다. 처음 이름은 목어(木魚)였는데 고려 때 좋아하는 임금이 있어 은어라고 고쳤다가 많이 먹어 싫증이 나자 다시 목어라고 고쳤다 하여 환목어(還木魚; 도로목)라 한다.”(성서부부고 제26권 도문대작屠門大嚼)
도루묵
도루묵은 농어목의 도루묵과에 속하는 물고기로서 학명이 Arctoscopus japonicus(Stein dachner, 1881)이다. 도루묵의 이름은 목어(木魚), 목어(目魚; 선조 때의 이식의 시에 目魚라 언급), 은어(銀魚), 환맥어(還麥魚), 환목어(還目魚)로 불린다.
몸은 회색이며, 옆으로 납작하고 체고가 가장 높은 지점은 제1등지느러미 앞쪽이다. 아래턱이 앞으로 튀어 나오고 입이 위쪽을 향하며, 입에는 작은 치아가 나있다. 비늘이 없으며, 몸길이는 20cm 정도이다.
도루묵은 문어 같은 천적을 피해 낮에는 140~400m의 깊이의 바다 속 진흙모래 속에 숨어 있다가 밤에 활동하고 밤에 수온이 섭씨 6~10도이고 깊이가 2m인 곳에 있는 모자반과 청각 같은 해조류에 1500여 개의 알을 낳는다.
산란기는 11월부터 12월까지이다. 도루묵 알은 낳은 지 60여 일 만에 치어로 변한다. 도루묵은 작은 물고기와 새우를 먹는다.
도루묵의 어원은 조선 영조·정조 때의 문신 이의봉(李義鳳 )이 여러 나라의 어휘를 모아 편찬한 사전인 고금석림(古今釋林)에 나온다.
그 내용 중에 조선시대 선조 임금이 피난을 가는 길에 목어(木魚)라는 물고기를 먹어본 후 맛이 매우 좋아 왕이 물고기의 이름을 목어라 하지 말고 은어(銀魚)라 바꾸어 부르게 했다고 한다.
그 후 임금이 환궁하여 피난 시절 먹었던 그 물고기를 찾아 다시 먹게 됐는데, 그 맛은 옛날 맛이 아니었다. 기름진 음식에 길들여진 입맛이 과거 배고픈 피란 시절의 그 맛과 같을 수는 없었으리라.
그리하여 왕은 물고기 원래의 이름인 목어로 다시 부르도록 명하게 되었고, 그래서 도루묵이 되었다 한다. 이후로 애써 한 일이 헛일이 되거나, 음식, 또는 어떤 일의 내용 따위가 기대와 전혀 다르거나 변변치 못했을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뜻하게 되어 널리 쓰이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면 도루묵을 섬진강에서 많이 잡히는 민물고기 은어(銀魚)와 혼동할 수 있으나 도루묵에서 유래된 은어와 섬진강의 은어는 분명히 틀린 종이다.
선조가 먹었던 은어(도루묵)는 농어목의 바닷물고기이며 옛 문헌에는 지금의 은어를 ‘은구어(銀口魚)’라 하여 분명히 구분하고 있다.
도루묵은 맛이 꽤나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맛이다. 비린 맛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향이 진한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거부감을 보일 수 있고, 보통 산란철에 잡히다보니 살은 기름기가 별로 없어 퍼석하고 맛이 별로 없다.
도루묵을 영어로 Sandfish라고 하는데 이 단어가 의미하는 맛을 상상해 볼 수 있으리라.
도루묵의 진짜 맛은 살이 아니라 알에 있다. 한 알 한 알의 굵기가 보통의 생선 알보다 훨씬 크고 알 껍질이 매우 쫄깃쫄깃해서 씹히는 맛이 좋다.
생선 몸통에 비해 알집도 커서 살보다는 알을 먹는데 묘미가 있어 알집만 떼어 찌개를 끓여 먹어도 맛이 있다.
칼칼하게 끓여내는 알 밴 도루묵 탕이나 지글거리면서 연탄불 석쇠 위에서 구어지는 알밴 도루묵 구이를 안주 삼아 마시는 소주 한 잔은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의 애환을 달래기에 손색이 없는 음식이다.
사실 도루묵의 알이 워낙 굵어서인지 알에 점액질이 상당히 많고, 굽거나 끓여도 잘 없어지지 않으며 점액질의 미끌미끌한 느낌과 비릿한 냄새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으나 반대로 씹을 적마다 톡톡 터지는 그 식감 때문에 도루묵의 알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도루묵은 딱히 임금님의 피난 시절의 고난이 서린 음식이 아니더라도 가난한 서민의 한겨울 추위를 달래줄 추억의 음식의 재료가 되기에 충분하다.
▶️ 名(이름 명)은 ❶회의문자로 夕(석; 초승달, 어두움)과 口(구; 입, 소리를 내다)의 합자(合字)이다. 저녁이 되어 어두우면 자기 이름을 말해서 알려야 했다. ❷회의문자로 名자는 ‘이름’이나 ‘평판’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名자는 夕(저녁 석)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夕자는 초승달을 그린 것으로 ‘저녁’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요즘이야 한밤중에도 사물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밝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어두운 저녁 저 멀리 오는 누군가를 식별하기 위해 이름을 불러본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名자이다. 재미있는 발상이다. 그래서 名(명)은 (1)이름 (2)숫자 다음에 쓰이어 사람의 수효를 나타내는 말 (3)사람을 이르는 명사의 앞에 붙어서 뛰어난, 이름난, 훌륭한, 우수한 또는 무엇을 썩 잘 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이름 ②평판(評判), 소문(所聞) ③외관(外觀), 외형(外形) ④명분(名分) ⑤공적(功績) ⑥글자, 문자(文字) ⑦이름나다, 훌륭하다 ⑦이름하다, 지칭(指稱)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일컬을 칭(稱), 이름 호(號)이다. 용례로는 세상에서 인정 받는 좋은 이름이나 자랑을 명예(名譽), 명목이 구별된 대로 그 사이에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나 분수를 명분(名分), 사물이나 현상을 서로 다른 것 끼리 구별하여 부르는 이름을 명칭(名稱), 세상에 떨친 이름을 명성(名聲), 이름이나 주소나 직업 따위를 죽 적어 놓은 장부를 명부(名簿), 형식 상 표면에 내세우는 이름이나 구실을 명목(名目), 성명과 해당 사항을 간단히 적은 문건을 명단(名單), 훌륭하고 이름난 경치를 명승(名勝), 명분과 의리 또는 문서 상의 이름을 명의(名義), 이름난 의원이나 의사를 명의(名醫), 일년 동안의 명절날과 국경일의 통칭을 명일(名日), 뛰어나거나 이름이 난 물건 또는 작품을 명품(名品), 이름이나 직위 등을 적어 책상 따위의 위에 올려놓는 길고 세모진 나무의 패나 문패 또는 명찰을 명패(名牌), 잘 다스려서 이름이 난 관리를 명관(名官), 훌륭하고 이름난 경치를 명소(名所), 이름과 실상이 서로 들어맞음을 명실상부(名實相符), 이름난 큰 산과 큰 내로 경개 좋고 이름난 산천을 명산대천(名山大川), 남의 명예를 더럽히거나 깎는 일을 명예훼손(名譽毁損),이름은 헛되이 전해지는 법이 아니라는 뜻으로 명성이나 명예가 널리 알려진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명불허전(名不虛傳), 명성이나 명예란 헛되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명불허득(名不虛得) 등에 쓰인다.
▶️ 稱(일컬을 칭/저울 칭)은 ❶형성문자로 称(칭), 穪(칭)은 속자(俗字), 秤(칭)은 통자(通字), 偁(칭)은 본자(本字), 称(칭)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벼 화(禾; 곡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일컫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爯(칭)으로 이루어졌다. 禾(화; 벼)의 수효를 소리내어 세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稱자는 '일컫다'나 '저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稱자는 禾(벼 화)자와 爯(들 칭)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爯자는 한 손에 물고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무게를 달다'나 '저울질하다'는 뜻이 있다. 그래서 갑골문에서는 禾자가 없는 爯자가 이미지 '저울질하다'는 뜻으로 쓰였었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禾자가 더해지면서 곡식의 무게를 잰다는 뜻의 稱자가 만들어졌다. 稱자는 후에 무게를 달아 가격을 제시한다는 뜻이 파생되면서 '부르다'나 '일컫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稱(칭)은 ①일컫다 ②부르다 ③칭찬하다 ④저울질하다 ⑤무게를 달다 ⑥드러내다 ⑦들다, 거행하다 ⑧걸맞다, 부합하다(들어맞듯 사물이나 현상이 서로 꼭 들어맞다) ⑨알맞다 ⑩헤아리다 ⑪좋다, 훌륭하다 ⑫저울(=秤) ⑬명칭(名稱), 칭호(稱號) ⑭명성(名聲) ⑮무게의 단위(單位) ⑯벌(의복을 세는 단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름 명(名), 고함지를 포(咆), 권세 권(權), 이름 호(號), 기릴 포(褒), 기릴 찬(讚), 기릴 송(頌)이다. 용례로는 좋은 일을 한다거나 했다고 또는 어떤 일을 잘 한다거나 했다고 말하거나 높이 평가하는 것을 칭찬(稱讚), 공덕을 칭찬하여 기림을 칭송(稱頌), 어떠한 뜻으로 일컫는 이름을 칭호(稱號), 칭찬하여 감탄함을 칭탄(稱歎), 무엇 때문이라고 핑계함을 칭탈(稱頉), 칭찬하여 천거함을 칭거(稱擧), 칭찬하여 높임을 칭상(稱尙), 맡은 직무에 맞게 책임을 다함을 칭색(稱塞),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꼭 들어 맞음을 칭시(稱是), 옷이 몸에 꼭 맞음을 칭신(稱身), 병이나 탈이 있다고 핑계함을 칭양(稱恙), 칭찬하고 부러워함을 칭염(稱艷), 원통함을 들어서 말함을 칭원(稱冤), 칭송하고 축하함을 칭하(稱賀), 전부를 총괄하여 일컬음 또는 그 명칭을 총칭(總稱), 사물이나 현상을 서로 다른 것 끼리 구별하여 부르는 이름을 명칭(名稱), 임시로 거짓으로 일컬음 또는 그 이름을 가칭(假稱), 불러 일컬음 또는 이름을 지어 부름을 호칭(呼稱), 어떤 대상을 가리켜 부르는 것 또는 그 이름을 지칭(指稱), 존경하여 높여 부르는 명칭을 존칭(尊稱), 존경하여 일컬음을 경칭(敬稱), 세속에서 보통 일컫는 칭호를 속칭(俗稱), 이름이나 호를 고침 또는 그 이름이나 호를 개칭(改稱), 공통으로 쓰이는 이름 두루 일컬음을 통칭(通稱), 간략히 줄인 이름을 약칭(略稱), 다르게 부르는 칭호를 이칭(異稱), 본이름이 아닌 귀엽게 불리는 이름을 애칭(愛稱), 몸에 맞추어 옷을 마른다는 뜻으로 일의 처한 형편에 따라 적합하게 일을 처리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칭체재의(稱體裁衣), 왼쪽과 오른쪽이 서로 같지 않고 차이가 나는 형상을 일컫는 말을 불상칭형(不相稱形), 여러 사람이 모두 한결같이 칭송함을 일컫는 말을 만구칭송(萬口稱頌), 무릎을 손으로 치면서 매우 칭찬함을 일컫는 말을 격절칭찬(擊節稱讚) 등에 쓰인다.
▶️ 是(이 시/옳을 시)는 ❶회의문자로 昰(시)는 동자(同字)이다. 해(日)처럼 정확하고 바르다(正)는 뜻이 합(合)하여 옳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是자는 ‘옳다’,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是자는 日(해 일)자와 正(바를 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正자는 성(城)을 향해 진격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바르다’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正자와 日자가 결합한 是자는 ‘태양(日)은 올바른 주기로 움직인다(正)’는 뜻이다. 즉 是자는 태양은 일정한 주기로 뜨고 진다는 의미에서 ‘올바르다’와 ‘옳다’라는 뜻을 가지게 된 것으로 해석한다. 是자는 때로는 ‘이것’이나 ‘무릇’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是(시)는 (1)옳음. 옳은 것 (2)도리(道理)에 합당함 (3)이. 이것. 여기. 이곳 등의 뜻으로 ①이, 이것 ②여기 ③무릇 ④이에(접속사) ⑤옳다, 바르다 ⑥바르게 하다 ⑦옳다고 인정하다 ⑧바로잡다 ⑨다스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의(義),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불(不),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다. 용례로는 옳으니 그르니 하는 말다툼을 시비(是非), 옳다고 인정함을 시인(是認), 그릇된 것을 바로잡음을 시정(是正), 바로 앞에서 이야기한 날을 시일(是日), 마찬가지로나 또한을 역시(亦是), 만일에 또는 가다가 더러를 혹시(或是), 도무지나 전혀를 도시(都是), 변하여 온 사물의 처음 바탕을 본시(本是), 나라의 근본이 되는 주의와 방침을 국시(國是), 옳다고 여기에 확정되어 있는 그 정당의 방침을 당시(黨是), 회사나 결사의 경영 상의 방침 또는 주장을 사시(社是), 학교의 기본 교육 방침을 교시(校是), 민족 정신에 비추어 옳다고 여기는 주의와 방침을 민시(民是), 다른 것이 없이 곧을 변시(便是), 자기 의견만 옳게 여김을 자시(自是),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꼭 들어 맞음을 칭시(稱是), 시비를 가릴 줄 아는 마음을 시비지심(是非之心),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한다는 시시비비(是是非非), 옳고 그르고 굽고 곧음 또는 도리에 맞는 것과 어긋나는 것을 시비곡직(是非曲直), 옳으니 그르니 하고 시비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일을 시야비야(是也非也), 어저께는 나쁘다고 생각한 것이 오늘은 좋다고 생각됨을 작비금시(昨非今是),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름을 사시이비(似是而非) 등에 쓰인다.
▶️ 外(바깥 외)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저녁 석(夕; 저녁)部와 卜(복)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점(卜)을 아침이 아닌 저녁(夕)에 보는 것은 관례에 어긋난다는 뜻이 합(合)한 글자로 밖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外자는 '바깥'이나 '겉', '표면'을 뜻하는 글자이다. 外자는 夕(저녁 석)자와 卜(점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卜자는 거북의 배딱지(復甲)에 나타난 점괘를 그린 것으로 '점'이나 '점괘'라는 뜻이 있다. 고대 중국에서는 아침에 점을 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아침에는 하늘의 기운이 좋아 점괘가 잘 맞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간혹 외부에서 적이 쳐 들어왔을 때는 부득이하게 저녁(夕)에 점(卜)을 쳐야 했는데, 이때는 비록 관례에서 벗어났을지라도 제를 지내 전쟁의 승패를 알아봤다. 그래서 外자는 저녁에 점을 치는 예외적인 경우라는 의미에서 '벗어나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外(외)는 (1)명사(名詞) 어근(語根)에 붙어서 외가(外家)에 간한 뜻을 나타내는 말 (2)일부 명사(名詞)의 어근(語根)에 붙어 밖, 바깥의 뜻을 나타내는 말 (3)밖 이외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바깥, 밖 ②겉, 표면(表面) ③남, 타인(他人) ④외국(外國) ⑤외가(外家), 어머니나 아내의 친척 ⑥사랑, 바깥채 ⑦타향(他鄕), 남의 집 ⑧언행(言行), 용모(容貌) ⑨앞, 이전(以前) ⑩민간(民間), 조정(朝廷)에 대한 재야(在野) ⑪안일에 대한 바깥일, 사사(私事)에 대한 공사(公事) ⑫멀리하다 ⑬벗어나다, 빗나가다, 떠나다 ⑭잊다, 망각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운데 중(中), 안 내(內)이다. 용례로는 일을 하기 위하여 밖의 사람과 교제함을 외교(外交), 자기 나라 밖의 딴 나라 외국(外國), 밖으로 나타난 모양을 외면(外面), 바깥 쪽을 외부(外部), 겉으로의 모습을 외모(外貌), 성밖으로 다시 둘러 쌓은 성을 외곽(外廓), 성질이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러움을 외유(外乳), 밖으로 나가다를 외출(外出), 외부로 부터의 도움을 외조(外助), 외적인 원인을 외인(外因), 어떤 일을 하도록 외부로부터 받는 강제적인 압력을 외압(外壓), 외부로부터 압박이나 공격을 받는 근심을 외환(外患), 겉으로 보이는 모양새를 외관(外觀), 범위 밖에 두어 빼어 놓음을 제외(除外), 바다 밖의 다른 나라라는 뜻으로 외국을 일컫는 해외(海外), 사귄 사이가 점점 멀어짐을 소외(疏外), 일반적인 규정이나 정례에서 특수하게 벗어 나는 일 예외(例外), 정해진 과정 이외에 하는 공부를 과외(課外),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러우나 속은 꿋꿋하고 강함을 일컫는 말을 외유내강(外柔內剛), 속은 부드럽고 겉으로는 굳셈을 일컫는 말을 내유외강(內柔外剛), 겉치레는 화려하나 실속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외화내빈(外華內貧), 겉으로 보기에는 유순하지만 속마음은 단단하고 굳셈을 일컫는 말을 내강외유(內剛外柔), 겉으로는 굳게 보이나 속은 부드러움을 일컫는 말을 외강내유(外剛內柔), 내부에서 일어나는 근심과 외부로부터 받는 근심을 일컫는 말을 내우외환(內憂外患), 겉으로 보기에는 가난한 듯하나 속은 부유함을 이르는 말을 내부외빈(內富外貧) 등에 쓰인다.
▶️ 飾(꾸밀 식, 경계할 칙)은 ❶형성문자로 饰(식, 칙)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밥식변(飠=食; 먹다, 음식)部와 사람인(人=亻; 사람)部와巾(건; 헝겊)으로 이루어졌다. 사람이 헝겊으로 닦아서 깨끗이 하다의 뜻이, 전(轉)하여 꾸미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飾자는 '꾸미다'나 '단장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飾자는 食(밥 식)자와 人(사람 인)자, 巾(수건 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巾자는 '수건'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러니 飾자는 사람(人)이 행주(巾)로 식기(食)를 닦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갑골문에 나온 飾자를 보면 큰 식기 앞에 빗자루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제사를 지내기 전에 식기 주변을 깨끗이 정돈한다는 뜻이다. 이후 소전에서는 사람이 더해지게 되면서 지금의 飾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飾자는 제사 전에 정돈한다는 뜻이 확대되어 지금은 '꾸미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飾(식, 칙)은 ①꾸미다 ②단장(丹粧)하다 ③위장(僞裝)하다, 거짓으로 꾸미다 ④씻다 ⑤꾸밈 ⑥장식(粧飾) ⑦보물(寶物) ⑧가선(의복의 가장자리를 딴 헝겊으로 가늘게 싸서 돌린 선) 그리고 경계할 칙의 경우는 ⓐ경계하다(칙) ⓑ신칙하다(단단히 타일러서 경계하다)(칙) ⓒ다스리다, 정돈하다(칙)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꾸밀 분(扮), 꾸밀 날(捏), 단장할 장(粧), 꾸밀 장(裝)이다. 용례로는 교묘하게 꾸며 속임을 식교(飾巧), 거짓을 꾸밈을 식위(飾僞), 품성을 고상하게 가꿈을 식성(飾性), 의리를 들어 그럴싸하게 꾸밈을 식의(飾義), 교묘한 말과 수단으로 잘못을 얼버무리는 일을 식비(飾非), 보석보다 품질이 낮으나 장식에 쓰이는 돌을 식석(飾石), 겉을 번드르르하게 꾸민 설을 식설(飾說), 말을 꾸밈 또는 거짓으로 꾸며서 하는 말을 식언(飾言), 죽은 사람의 최후를 장식함을 식종(飾終), 부모의 경사에 잔치를 베풂을 식희(飾喜), 이익을 늘림을 식리(飾履), 변설을 잘 꾸밈을 식변(飾辯), 남을 속이기 위하여 거짓을 꾸밈을 식사(飾詐), 듣기 좋게 꾸며서 하는 말을 식사(飾辭), 속마음과 달리 언행을 거짓으로 꾸밈을 가식(假飾), 겉모양을 아름답게 꾸밈 또는 그 꾸밈새나 장식물을 장식(裝飾), 옷과 몸차림의 꾸밈새를 복식(服飾), 겉모양을 꾸밈을 수식(修飾), 지나치게 꾸밈을 과식(過飾), 글을 아름답게 꾸밈을 문식(文飾), 겉으로만 보기 좋게 꾸미는 일을 허식(虛飾), 어떤 것을 꾸밈을 가식(加飾), 아름답게 꾸밈을 미식(美飾), 속은 비고 겉치레만 함을 이르는 말을 내허외식(內虛外飾), 허물도 꾸미고 잘못도 꾸민다는 말을 문과식비(文過飾非), 간악한 꾀가 많아 선을 악이라 하고 악을 선이라 꾸며 대어 상대방을 곧이 듣게 함을 이르는 말을 지족식비(知足飾非), 얼굴과 옷을 아름답게 단장하고 치장함을 이르는 말을 응장성식(凝粧盛飾)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