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승부 필요한가 아니한가.
지난 3일 오후 18시31분 잠실구장에서 시작된 두산-한화전은 무려 18회까지 진행된 끝에 다음날 4일 오전 0시22분에 경기가 끝났다. 무제한 연장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무박2일 경기가 연출된 것이다. 연장 18회말 2사 만루에서 김현수가 끝내기 볼넷을 얻으며 마침표를 찍었다. 5시간51분의 긴 승부. 지난 2001년 5월6일 잠실 두산-LG전의 5시간45분을 넘긴 최장시간 신기록이었다.
프로야구 무박2일 경기는 지난 6월12일 목동 히어로즈-KIA전 이후 두 번째였다. 하지만 15회를 넘어 16회 이상 경기가 진행되는 것은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이었다. 18회말 타석에 들어선 이종욱, 고영민, 김현수 등은 무려 9번이나 타석에 들어섰다. 한 경기에서 개인 최다타석 기록으로 남아있다. 사실상 두 번의 경기를 치른 셈이었다. 휴식도 없이 18이닝을 계속 소화했다.
한화는 7명, 두산은 4명 등 총 12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야수도 한화가 13명, 두산이 14명으로 총 27명. 모두 38명이 경기에 뛰었다. 양팀 선수들은 18회까지 이어지는 경기에 지친 나머지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초 무승부 폐지안이 거론됐을 때 우려했던 빈약한 선수층에 따른 경기력의 저하와 관중들의 귀가 문제가 나타나고 만 것이다.
하지만 끝장승부가 꼭 경기의 질 저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튿날인 4일 경기에서도 두산과 한화는 10회 연장 승부를 펼쳤지만 11점과 안타 25개를 주고받을 정도로 나름대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야구에서의 무승부를 달가워하지 않는 팬들은 어떻게든 승부를 가리는 끝장승부에 찬성하고 있다. 승부를 가리는 야구의 본질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선수들의 체력안배와 투수조절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차라리 무승부가 낫다는 판단이다. 끝장승부를 펼치는 메이저리그는 선수층이 대단히 두껍다. 우리나라보다 선수층이 두터운 일본프로야구도 12회 승부로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 우리나라 사정에서는 아직 무제한 연장이 시기상조라는 평이다.
하지만 무승부를 보는 팬들의 허탈감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올해 프로야구 431경기를 치르는 동안 밤 12시 이후에는 단 2경기뿐이다. 생각보다 끝장승부는 흔치 않은 것. 가끔은 이런 ‘이벤트 아닌 이벤트’도 화제를 모을 수 있기 때문에 무제한 연장제도를 존속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첫댓글 무슨소리야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