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기내에서 한 교황 수행 기자와 주케토를 맞교환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CNS 자료사진】 |
프란치스코 교황이 착용했던 둥그렇고 납작한 흰색 모자 '주케토'가 최근 카타위키라는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 1만 8190유로(한화 약 2350만원)에 낙찰됐다.
주케토를 경매에 내놓은 이는 종교 관련 물품 수집가인 프레데릭 제미스라는 사람으로, 그는 낙찰금 일부를 가난한 나라의 심장병 어린이들을 돕는 이스라엘의 한 심장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케토는 교황 즉위 이듬해인 2014년 이베이(eBay)에서 우리 돈으로 1억 1600만 원에 낙찰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낙찰가가 2년 만에 뚝 떨어진 이유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썼던 것'이라고 하는 주케토가 생각보다 많이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황의 주케토가 어떻게 경매시장에 나오는 것일까.
교황은 누군가가 알현 등의 기회를 이용해 새 주케토를 선물하면 답례 표시로 쓰고 있던 것을 벗어준다. 일종의 맞교환인데, 이는 1900년대 초반 비오 10세 교황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전통이다. 그것을 받은 사람은 대부분 가보(家寶)처럼 소중히 간직한다. 하지만 자선기금으로 쓰기 위해, 혹은 다른 꿍꿍이속(?)이 있어 팔려고 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외빈이나 타 종교 지도자 등 특정인이 주케토를 선물하면 그 자리에서 쓰고 있던 것을 잘 벗어준다. 하지만 성 베드로 광장의 일반 알현 때는 여기저기서 주케토를 내미는 터라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요즘은 답례 표시로 자신의 머리에 살짝 대보고 돌려주는 게 대부분이다.
김원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