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평 평균 분양가 8억6850만원… 34평은 11억8116만원
지난해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가 1년 만에 24% 오르며 3500만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5평 아파트가 8억원 후반, 34평은 12억원 가까운 가격까지 올랐다는 얘기다.
14일 부동산R114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3474만원으로 2021년 2798만원에서 한꺼번에 24.2% 올랐다. 이 금액이 3000만원을 넘기기는 사상 처음이다.
전년 대비 지난해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 상승폭(676만원)은 사상 최대 수준이다. 종전에는 2017년 2160만원에서 2018년 2804만원으로 644만원 오른 게 가장 컸다.
상승률은 2018년 29.8%, 2012년 25.4%에 이어 3번째로 높다. 이어 2003년 21.4%, 2008년 19.6%, 2014년 15.5% 등으로 많이 올랐다.
2018년 크게 오른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2019년 2613만원으로 6.8%(191만원) 내리며 2013년(-15.6%) 이후 6년 만에 조정을 보였다. 이 가격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1.3%(33만원), 5.7%(152만원) 올라 종전 수준을 거의 획복한 뒤 지난해 다시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 상승에는 공시지가 상승이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서울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인 11.21%를 오르며 13년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분양가는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책정하는 택지비와 기본형 건축비에 가산비를 더해 산출한다.
3.3㎡당 평균 3000만원을 훌쩍 넘어선 서울 분양가가 다시 2000만원대로 떨어지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 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대부분 지역이 분양가상한제 대상에서 풀려난 데다 금리와 원자재가격이 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맞물려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건자재 공급업체가 각자 사정에 따라 가격 인상을 요구해도 협상해볼 여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자재비 자체가 너무 올라 인상폭을 받아주지 않으면 아예 납품을 안 할 정도”라고 전했다.
원자재값 인상은 분양가 산정에 쓰이는 기본형 건축비에 반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년에 2차례 산정하던 기본형 건축비를 지난해 이례적으로 3차례 올렸다. 지난달에도 지난해 9월 대비 2.05% 더 올렸다.
부동산 수요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고분양가 논란과 함께 더욱 싸늘해졌던 분양시장은 최근 서울 부산 등을 중심으로 온기를 회복하는 모습이다. 지난 7일 1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디그니티’는 일반공급 98가구 모집에 1만9478명이 몰려 19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은 3.3㎡당 평균 가격이 3411만원으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세 자릿수 경쟁률로 완판 가능성을 높이며 시장 눈높이를 바꿨다.
3.3㎡당 3829만원에 나온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도 흥행 실패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결과는 ‘선방’이었다. 소형 평수(전용면적 29~49㎡)만 남은 899가구 무순위 청약에도 4만1540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46.2대 1을 기록했다.
분양 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 김선아 팀장은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눈치를 보던 대기 수요층이 시장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으로 청약에 떨어진 사람이 다른 단지에 재도전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이후 분양시장에서 청약통장 사용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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