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남자는 괴로워’ 감상
(일본어를 한국어로 번역: 조정래)
후덴노 도라상은 일본 전국 오마쯔리(전통축제) 현장에서 이런 저런 아이들 장난감을 파는 난전 장사꾼입니다. 그는 국졸에 직장생활도 못하고 일본사회 밑바닥 생활을 하는 서민입니다.
그가 홋카이도 장삿길에서 우연히 자기 여동생의 시아버지를 버스 안에서 만납니다. 여동생 시아버지는 전직 대학교수... 부인은 이미 저세상 가고 홀로 시골에서 외롭게 사는 노인입니다.
그날도 에도시대 유명한 절 탐방을 하고 집으로 쓸쓸히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며느리 오래비를 만났는데, 아오끼 교수는 가난한 떠돌이 사돈 중년을 자기 집으로 초대하여 생애 처음으로 기생들을 불러서 하이도까쇼!! 손뼉 치며 모리아게 크게 대접을 합니다.
아오끼 교수는 아들이 총 4명인데 3명은 일류대학 나와서 저마다 출세하여 잘 사는데... 막내만 고교중퇴로 도쿄 작은 인쇄소 직장인으로 아주 어렵게 삽니다. 노교수에겐 넷째 아들이 아픈 손가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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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도 해안 길을 달리는 보통열차 연기는 길게도 퍼지고, 터널을 지난 기차 울음은 이나까 외딴집으로 흐르고. 차창에 기댄 노교수는 40년 전에 공부 못하여 대학도 못 들어간 막내아들이 애비와 언쟁 후 집을 뛰쳐나간 일을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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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죽고, 도쿄서 나름 잘 사는 아들들에게서 아버지 살았을 때 아버지의 땅을 정리하자는 연락들이 오지만, 못 배우고 직장도 안 좋아 달랑 방 두 칸에 사는 막내는 가장 가난하지만 돈 달라는 소리도 없고 연락도 없습니다.
아내가 죽고 장례식장에서 다들 아버지 유산 언급을 거론했지만... 막내만 일평생 답답한 교수 남편 뒷바라지 하다가 죽은 어머니 앞에서... 어머니를 도쿄생활 한번 못해드린 이 아들을 용서하라면서 꺼이꺼이 눈물만 흘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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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많이 노쇠해진 아오끼 교수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도쿄 시다마찌 막내아들 집을 방문합니다. 착한 며느리는 시아버지 방문을 반기며 차를 끓입니다. 비싼 우나기 요리를 주문 한다며 서두르지만 노교수는 손자를 한번 안아보고는 돌아가는 기차시간이 없다며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아들은 인쇄소서 연락받고 부랴부랴 집으로 달려오는데... 아버지는 벌써 기차역으로 떠나고, 기차역까지 배웅 나온 며느리에게 시아버지 노교수는 고개 숙여, "우리 아들과 손자를 잘 부탁한다."고 말한 뒤에 흰 봉투 하나를 며느리 앞치마 주머니에 찔러 넣습니다. 한사코 거절하는 며느리에게 거듭 중절모를 벗어들고 며느리에게 고개 숙여 몇 번이고 인사합니다.
기적이 울립니다. 며느리가 노교수를 보고 몇 번이고 건강하시라고 절을 하고 눈물을 훔칩니다. 기적이 다시 울리고 기차는 홋카이도로 출발합니다.
그때 아픈 손가락 넷째 아들이 기차역 안으로 눈물을 훔치면서 달려옵니다. 기차는 이미 출발했습니다.
노교수가 막내아들을 보고 고개를 돌려 눈물을 훔칩니다. 그리고 두 달 후... 아들은 아버지의 쓸쓸한 부고 전보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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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쓸쓸한 가을에 본 일본영화 일부를 조정래가 옮겨봅니다.
인생은 언젠가는 홀로되고 홀로 눈물 훔치다가 저세상으로 가는가봅니다.
경안고 10년 선배님들을 생각하면서 이 글을 옮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