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US TUF Gaming 지포스 RTX 3080 Ti O12G OC 12GB
어김없이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커뮤니티를 보면 같은 등급의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는데 방이 더워진다며 온도가 낮은 제품을 찾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여름에 쓰기 좋네요", "방이 시원해지겠네요"라는 말과 함께 말이죠.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A와 B라는 그래픽카드가 있습니다. 두 그래픽카드는 같은 전력을 소모하는 RTX 3060 칩세트를 사용하고, 쿨링설루션만 다르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변인 통제가 완벽하게 된 벤치마크 자료에서 A의 GPU 코어, 전원부 온도는 60도, B는 70도라고 합시다. 과연 A가 들어간 방 안의 온도가 더 낮을까요?
정답은 둘 다 같습니다. 에너지 보존 법칙에 의해 전기에서 변환된 열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어딘가로 전달될 뿐이죠. 보편적인 공랭 쿨링 방식을 사용하는 그래픽카드의 열은 공기 중으로, 수랭 쿨러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라디에이터로 열이 전달되었을 뿐입니다. A와 B 모두 결국 방 온도를 똑같이 상승시킵니다. 따라서 실제 방 온도를 낮추고 싶다면 그래픽카드가 소모하는 전력량 자체를 줄여야 합니다. A의 온도가 더 낮은 것은 A의 쿨링 성능이 B보다 우수함을 시사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래픽카드의 쿨링설루션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쿨링 성능이 좋을수록 온도가 낮아지고, 부품 내구도에 손상을 덜 미치게 되어 제품 수명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자, 이제는 그래픽카드의 수명을 위해 쿨링 성능이 좋은 제품을 알아볼 차례입니다. ASUS의 TUF 브랜드 그래픽카드는 쿨링 성능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오늘 알아볼 제품도 ASUS TUF 모델인데요, 바로 ASUS TUF Gaming 지포스 RTX 3080 Ti O12G OC 12GB입니다. RTX 3080 Ti에서도 그 명성을 유지할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전면 슈라우드는 모두 알루미늄 재질이며 일부 헤어라인 처리가 되어있습니다. 쿨링팬 위아래로 TUF 로고 패턴을 넣거나 에어홀을 뚫었습니다. 측면의 TUF 로고에서는 RGB LED가 점등됩니다. 금속 백플레이트는 빛을 비추면 고동색을 띠는데요.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TUF 로고 패턴을 사선으로 배치했습니다.
브래킷을 제외한 실측 길이는 298 mm, 너비는 139 mm, 제품 두께는 2.5 슬롯입니다. 출력 포트는 DisplayPort 1.4a 3개, HDMI 2.1을 2개 지원합니다. 보통 HDMI 포트가 1개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제품은 2개네요. 보조전원은 8+8핀이 필요합니다.
NVIDIA에서 가장 최근 `등장한 지포스 RTX 30 시리즈는 튜링(Turing) 아키텍처를 사용하던 이전 세대에서 암페어(Ampere) 아키텍처로 전환하면서 많은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그래픽카드 핵심 요소인 연산 유닛에 FP32 유닛이 1:1로 추가되어 CUDA 코어가 이전 세대 대비 2배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게다가 레이트레이싱이나 AI 연산과 같이 전문적인 계산을 위한 ASIC 코어 역시 이전 세대보다 한층 더 발전했죠. 상위 모델에 한해서는 이전보다 빨라진 GDDR6X 메모리가 탑재되는 등 처리 속도를 올리기 위한 여러 시도가 들어갔습니다. NVIDIA 주장대로 거대한 도약을 성공적으로 해낸 셈인데, 특히 조금 더 현실적인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게이머에게는 향상된 RTX 처리 성능이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까 합니다.
현세대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제품은 지포스 RTX 3090으로, 10,496 CUDA 코어와 GDDR6X 24GB라는 거대한 VRAM을 지닌 최강 게이밍 카드입니다. 이 밖에도 RTX 3080이나 RTX 3070, RTX 3060 Ti가 공개된 상태이며, 추후 라인업 간극을 채울 제품이나 하위 라인업 제품도 공개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아키텍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이어지는 지포스 30 시리즈 테크 데이 칼럼에서 확인 가능하니 참고 바랍니다.
ASUS TUF Gaming 지포스 RTX 3080 Ti O12G OC 12GB의 GPU-Z 정보입니다. 이 제품은 듀얼 바이오스를 지원합니다. Performance Mode와 Quiet Mode로 나뉘는데, 쿨링팬 설정을 제외하고 부스트 클록 등 스펙이 같습니다. 표기상 부스트 클록이 1,755 MHz로 이는 RTX 3080 Ti 기본 부스트 클록(1,665 MHz)보다 90 MHz 높습니다.
테스트에서는 추가적인 오버클록을 적용한 결과도 첨부했습니다. Performance Mode 설정 후 코어 클록은 120 MHz, 메모리 클록은 800 MHz(유효 클록 1,600 MHz)를 추가로 인가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오버클록을 적용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파워 타깃(파워 리밋)은 7%만큼 높일 수 있어 최대로 올렸습니다. 퀘이사존에 입고된 한 개 제품의 오버클록 결과이므로 모든 제품이 이 정도로 오버클록 된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날 TV나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각종 영상물(영화, 드라마, 광고 등)에는 다양한 컴퓨터 그래픽, 우리에게 익숙한 용어로 CG가 첨가됩니다. CG를 사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현실적인 여건(촬영 조건, 환경, 기후, 가상 생명체나 물체 등)이나 배우에게 들어가는 비용, 위험성(폭발과 같은 고난도 스턴트 등)과 같은 복합적인 문제를 해소할 목적이 큽니다.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품질로 CG를 삽입한다면 몰입감을 해치고 조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최대한 현실과 비슷하게 만드는 게 중요한데, 현실성을 더해주는 CG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레이트레이싱(Ray Tracing, 광선 추적)입니다.
레이트레이싱은 표현 그대로 광선, 즉 빛을 발하는 물체로부터 발산하는 빛이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빛을 추적하는 게 어떻게 현실감을 주는지 궁금하실 수 있는데, 레이트레이싱이 접목됨으로 인해 가장 두드러지게 보이는 표현 차이 중 하나는 바로 사물 반사입니다. 그간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유리나 금속 재질과 같은 사물에 반사되는 물체를 미리 렌더된 화상으로 대체하거나 여러 기법을 이용해 눈속임해 왔습니다. 레이트레이싱은 매우 높은 시스템 성능을 요구해왔고, 비교적 최근까지도 실시간 렌더링에는 상당한 제약이 뒤따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NVIDIA에서 RT 코어를 탑재하면서부터는 얘기가 달라졌습니다. 레이트레이싱 처리를 위한 전용 RT 코어가 탑재되면서 레이트레이싱 성능을 비약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었고, 후발주자로 따라온 AMD 역시 레이트레이싱을 앞으로 게임 산업을 이끌어갈 중요 기술로 받아들이고 RA(Ray Accelerator) 코어를 탑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더 현실에 가까운 그래픽을 표현하고자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게이머 입장에서는 사양을 깎아 먹는 주원인으로 여겨 이를 잘 활용하지 않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레이트레이싱 처리를 위한 성능은 더욱더 가속화될 테고, 머지않은 시점에서는 진정한 의미로 누구나 레이트레이싱 옵션을 활성화해서 조금 더 현실적인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레이트레이싱 테스트 분야에서는 3DMark Port Royal 테스트와 레이트레이싱 지원 게임 성능을 함께 측정해보았습니다.
NVIDIA Founders Edition(파운더스 에디션)에 대해
NVIDIA 파운더스 에디션의 평가를 다시 내려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운더스 에디션=레퍼런스로 여기고 있었는데요. 20 시리즈에서 이례적으로 파운더스 에디션에 플라워 타입 쿨링 설루션, 팩토리 오버클록을 적용하고 출시가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하면서 이런 고정관념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최신인 30 시리즈에 이르러서는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독특한 쿨링 설루션과 미려한 디자인을 적용했습니다. 전원부는 이전 세대부터 레퍼런스라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강화됐고요. NVIDIA 지포스 RTX 30 시리즈 파운더스 에디션은 웬만한 서브 밴더 그래픽카드보다 높은 게임, 쿨링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파운더스 에디션을 NVIDIA 자체 비레퍼 모델로 보아도 손색없는 수준이 되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닙니다.
올블랙!은 아닌가?
주로 어두운 색을 사용해서인지 묵직한 느낌이 드는 그래픽카드입니다. 얼핏 보면 그저 검은색으로 보이지만, 전면 슈라우드는 어두운 회색으로, 무광 검은색 쿨링팬과 대비되어 다소 밝은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고동색을 띠는 백플레이트가 의외였는데요. 차라리 전면 슈라우드와 색을 같게 해서 통일감을 주었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측면에서 빛나는 RGB LED는 과하지 않고 포인트만 주는 정도라서 마음에 듭니다.
Be Quiet!!
요즘은 팩토리 오버클록이 적용되어 있는 OC 모델이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오버클록이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게는 자체적으로 오버클록이 적용된 제품이 매력적일 수 있죠. 이번 제품은 레퍼런스 클록(1,665 MHz)을 사용하는 RTX 3080 Ti 파운더스 에디션과 비교하면 파워 리밋이 같고, 부스트 클록이 90 MHz 만큼 높습니다. 그러나 성능에서 괄목할만한 차이를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취향에 맞게 듀얼 바이오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두 모드의 차이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Quiet Mode와 Performance Mode는 쿨링팬 설정에서 차이가 있는데요. 측정 결과, Quiet Mode에서는 GPU 코어 온도와 소음 수치가 각각 71.3℃, 38.2 dBA로 측정되었고, Performance Mode는 64.7℃, 45.1 dBA로 측정되었습니다. Quiet Mode는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와 정숙함을, Performance Mode는 그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었네요. Quiet Mode의 온도가 더 높긴 하지만 평범한 수치입니다. 그러나 소음 수치 차이가 약 7 dBA인데, 체감될 정도여서 저라면 Quiet Mode를 사용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