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도 이겨낸 미국 산악인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네팔 히말라야 마칼루(해발 고도 8485m)에서 스러졌다고 미국 CBS 뉴스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그의 탐사를 조직한 회사에 따르면 올 봄 등반 시즌 들어 벌써 두 번째 희생자다.
비운의 주인공은 알렉산더 판코(39)다. 전날 저녁 캠프 2(6600-6800m)에서 눈을 감았는데 캠프 3(7300-7400m)까지 올랐다가 고소 적응을 위해 내려오던 길에 몸이 좋지 않다고 했다고 '히말라얀 가이즈'의 이스와리 파우델이 AFP 통신에 털어놓았다. 파우델은 캠프 2에서 휴식을 취하다 심정지로 목숨을 잃은 그의 시신을 산 아래로 옮기는 시도를 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판코는 노스웨스턴 대학을 졸업한 명망있는 등반가였다. 특히 더 젊었을 적에 뇌종양을 극복한 것으로 유명했다고 CBS 시카고는 전했다. 그는 이미 7대륙 최고봉들을 발 아래 두는 탐험가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으며 남극점과 북극점까지 모두 스키로 다녀왔다.
그는 2018년에도 목숨을 잃을 뻔한 추락을 경험했다. 돌조각들이 그의 손을 부러뜨렸고, 그는 날카로운 가장자리에 머리를 찧었다고 CBS 시카고가 전했다. 다리 부상도 심각했고 동상까지 겪었는데 휴대전화가 교신되는 곳까지 엉금엉금 기어나와 안전한 곳으로 후송됐다.
판코는 최근에도 만성골수백혈병과 싸웠으며 이번 마칼루 등정을 통해 시카고의 루리 아동병원의 혈액암 연구 프로그램 기금을 모으려 했다. 이 병원에서 함께 뇌종양을 이겨낸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10대 세레나 루이스에게 2019년 5월 23일 자신의 에베레스트 등정을 헌정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 '피크스 오브 마인드'(Peace of Mind)에 "내겐 엄청난 도전이 될 것이다. 그 고도까지 오르는 일은 만성 통증이 없더라도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난 도전에 과감히 나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적었다.
지난달 오스트리아 산악인이 아마 다블람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하다 목숨을 잃은 일이 있었는데 판코가 봄 등반 시즌 들어 두 번째 희생이다. 네팔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10좌가 자리한 나라다. 매년 봄과 가을 등반 시즌에 전 세계 산악인들을 맞아들인다. 이번 봄 시즌에도 에베레스트 214명을 비롯해 네팔 산에 오르겠다고 허가를 받은 이는 500명 가까이 된다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