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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복기근(各復其根)
각각은 제 뿌리로 돌아간다
各 : 각기 각(口/3)
復 : 돌아갈 복(彳/9)
其 : 그 기(八/6)
根 : 뿌리 근(木/6)
출전 : 도덕경 16장
各復其根(각복기근)
모두는 그 근원으로 돌아간다
致虛, 恒也. 守中, 篤也.
허(虛)에 이르려면 꾸준함이 있어야 하고, 중(中)을 지키려면 독실해야 한다.
萬物方作, 居以須復也.
만물은 생멸을 시작하고, 그리고 모두 제자리로 돌아간다.
天道員員, 各復其根.
하늘의 도는 둥글고 둥글어서, 만물은 각기 제자리로 돌아간다.
천지지간의 이치의 특성은 허(虛)이다. 虛가 不屈(허이불굴) 하고 愈出(동이유출) 하는 체와 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운행변화는 영원히 지속된다. 즉 至虛하므로 永恒한 것이다.
그러므로 만물의 운행변화의 원칙은 순환의 궤도(中), 즉, 道를 철저히 지켜야만 한다. 천하 만물은 虛와 中에서 나와 역동적으로 균형을 이루며 각양각색의 활동을 벌이지만(만물방작)
결국 각자의 원위치인 근원으로 되돌아간다.(각복기근)
즉 천도원원(天道員員)이므로 하나의 예를 들면 만물은 오차 없이 生長化斂藏하는 것이다. 즉 봄에 싹이 돋아 자라고(生), 여름에 잎이 나며, 무성해지고(長), 다시 무성한 힘이 정지되어 마디인 전환점을 이루고(化),
가을의 찬바람 속에 열매를 맺고(斂), 겨울이 되어 씨앗은 땅속에 떨어져 잠이 들며 생명력을 내부로 모았다가(藏)
봄이 되어 다시 뛰쳐 나온다(生).
허(虛)에 이르고, 중(中)을 지키면 만물은 역동적으로 균형을 이루며 순환하는 도의 순환성을 말하고 있다.
相對性의 自然原理로 돌고 돌아가며 더불어서 相生하여 편안함과 즐거움을 누리는 삶으로, 단일방향 직선의 非原理가 원(員)으로 돌아가는 原理로(天道員員) 하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자. 우리는 늘 오늘 하루를 산다. 일상(日常)이라는 말 자체에 이미 그런 뜻이 담겨 있다.
하루가 가면 하루가 오고, 하루가 오면 또 하루가 간다. 그런 하루를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산다고 말은 하지만, 하루를 죽는 것 아닌가?
좋은 하루 보내세요! 라고 하는 말은 하루를 잘 살라는 말이면서 동시에 잘 죽으라는 말 아닌가? 하루가 아니라 순간순간마다 우리는 삶과 죽음을 겪고 있지 않는가?
1930년대 루돌프 쇤하이머(Rudolf Schoenheimer)는 당시에 새롭게 도입된 안정적인 질소 동위 원소 15N을 추적자로 하여 체내에 있는 대부분의 단백질 분자들이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에 걸쳐서 전환된다는, 즉 기존의 분자는 파괴되고 새로운 분자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로써 살아 있는 생물은 겉으로는 비교적 안정적이고 한결같은 물리적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지만, 실제로는 분자와 세포들이 끊임없이 분해되고 재생되는 과정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상처 입은 자리에 딱지가 생기고 그 딱지가 떨어진 뒤에 새살이 돋는 것을 떠올려 보라.
날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에, 계절이 바뀔 때마다 꽃이 피었다가 지고 마른 가지에 다시 새싹이 돋는 것에, 달이 찼다가 기울고 기울었다가 차는 것에, 우리가 밤마다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는 것에 돌고 도는 하늘의 길이 작동하고 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그 하늘의 길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국 각복기근(各復其根) 즉, 각각은 제 뿌리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 도덕경 16장
16장은 곽점본엔 25글자로 짧게 표현되어 있는데, 왕필본(우리가 흔히 도덕경이라 부르는 것)에는 다소 길게 표현이 되어 있고, 특히 왕과 하늘, 그리고 도를 일체화하는 표현이 나타난다.
이것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은, 곽점본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춘추전국시대 속에서 나타난 순수 철학, 즉 노자의 철학에 가깝고, 왕필본은 삼국시대가 끝나고 위계질서 확립과 왕권강화가 더욱 필요하던 위나라 때 만들어진, 유학이 덮어 씌워진 철학서이자 정치서로 보인다는 것이다.
🔘 왕필본
완전히 비우고, 착실하게 고요함을 지키니 만물이 다툼없이 어우러진다. 또한 다시금 깨닫게 되는 것은 만물이 생겨나도 각기 뿌리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뿌리로 돌아가는 것을 고요함이라 하고, 이를 일컬어 주어진 삶대로 돌아가는 것이라 하며, 주어진 삶대로 돌아가는 것을 한결같음이라 하고, 한결같아야 함을 아는 것을 현명함이라 한다.
한결같음을 모르고 함부로 한다면 흉하게 되지만, 한결같음을 알면 용서하게 되고, 용서하게 되면 공정하게 되며, 공정하다면 왕이 될 자격이 있고, 왕은 곧 하늘과 같다.
하늘은 즉 道이며, 그래서 도는 오래 지속될 것이고, (道를 아는 사람들은) 오래도록 삶이 위태로워지지 않게 된다.
致虛極, 守靜篤, 萬物竝作.
완전히 비우고, 착실하게 고요함을 지키니, 만물이 다툼없이 어우러진다.
지극한 비움에 도달하고, 독실한 고요함을 지킨다의 뜻이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무위의 시간, 즉 아무 것도 없는 때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마음 속에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고요함은 부차적으로 생겨나는 단계이며, 마음에 아무 것도 없다는 뜻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없는 무아(無我)의 이상적 세계를 의미한다. 그런 경지가 되면 갈등이나 전쟁이 생기지 않는다.
吾以觀復, 夫物芸芸, 各復歸其根.
또한 다시금 깨닫게 되는 것은 만물이 생겨나도 각기 뿌리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뿌리로 돌아간다는 것은 근원, 원시상태의 도(道)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歸根曰靜, 是謂復命.
뿌리로 돌아가는 것을 고요함이라 하고, 이를 일컬어 주어진 삶대로 돌아가는 것이라 한다.
復命曰常, 知常曰明.
주어진 삶대로 돌아가는 것을 한결같음이라 하고, 한결같아야 함을 아는 것을 현명함이라 한다.
不知常, 妄作凶.
한결같음을 모르고 함부로 한다면, 흉하게 된다.
한결같음을 모른다는 것은 주어진 삶대로 살지 않는 것이니 이렇게 살면 망한다는 의미이다.
知常容, 容乃公.
한결같음을 알면 용서하게 되고, 용서하게 되면 공정하게 된다.
公乃王, 王乃天.
공정하다면 왕이 될 자격이 있고, 왕은 곧 하늘이다.
天乃道, 道乃久, 沒身不殆.
하늘은 道이니 도는 오래 지속될 것이고, 오래도록 삶이 위태로워지지 않게 된다.
결국 한결 같음, 즉 주어진 삶대로 돌아가는 것이 道이며, 영원하다는 의미이다.
🔘 곽점본
비워야 한결 같아질 것이고, 또한 중간을 지켜야 단단해지는 것이다. 만물이 두루 생겨나지만, 머무르는 까닭이 돌아가기 위함이구나. 하늘의 도는 둥글둥글하여, 각기 그 뿌리로 돌아가는구나.
至虛, 恒也.
비워야 한결 같아질 것이다.
모든걸 내려 놓는 것이 예전과 같고, 앞으로도 같을 수 있다.
守中, 篤也.
또한 중간을 지켜야 단단하다.
치우침이 없어야 흔들리지 않고 두텁고 단단해진다.
萬物方作, 居以須復也.
만물이 두루 생겨나지만, 머무르는 까닭이 돌아가기 위함이니
天道員員, 各復其根.
하늘의 도는 둥글둥글하여, 각기 그 뿌리로 돌아간다.
▶️ 各(각각 각)은 회의문자로 앞에 온 사람과 뒤에 오는 뒤져올 치(夂; 머뭇거림, 뒤져 옴)部와 사람의 말이(口) 서로 다르다는 뜻이 합(合)하여 '각각'을 뜻한다. 뒤져올 치(夂)部는 발의 모양으로 위를 향한 止(지)가 '가다'의 뜻인데 대(對)하여 밑을 향한 뒤져올 치(夂)部는 '내리다, 이르다'의 뜻이다. 口(구)는 어귀, 各(각)은 '어귀까지 가다, 바로 가서 닿다', 箇(개)와 個(개)는 음(音)이 비슷하기 때문에 각각의 뜻으로도 쓰인다. 그래서 各(각)은 (1)각각(各各)의. 낱낱의, 따로따로의 (2)여러 (3)윷놀이에서 말을 나타내는 말 앞에 쓰이어 서로 마찬가지의 뜻을 나타냄, 등의 뜻으로 ①각각(各各), 각자(各自), 제각기 ②따로따로 ③여러 ④서로, 마찬가지로 ⑤모두, 다, 전부(全部) ⑥다르다, 각각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여러 가지의 종류 각가지를 각종(各種), 제각기나 따로따로를 각각(各各), 유다름이나 특별함을 각별(各別), 제각각이나 각각의 자기를 각자(各自), 각 나라를 각국(各國), 각 세목에 대한 논설을 각론(各論), 사회의 각 방면을 각계(各界), 각각이나 저마다 또는 저마다의 사람이나 사물을 각기(各其), 여러 등급을 각급(各級), 각각의 사람을 각인(各人), 여러 가지를 각반(各般), 여러 군데를 각소(各所), 따로따로 된 하나하나를 각개(各個), 서로 갈라짐을 각립(各立), 여러 곳이나 모든 곳을 각처(各處), 각각 따로 거처함을 각거(各居), 각 사람의 마음 또는 각기 마음을 달리함을 각심(各心), 여러 가지 종류를 각류(各類), 각각 나오는 것 또는 각각 내놓는 것을 각출(各出), 여러 가지 모양을 각양(各樣), 모양이나 성질 따위가 서로 다른 여러 가지를 이르는 말을 각양각색(各樣各色), 사람마다 한 가지 재주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각유일능(各有一能), 사람마다 장점이나 장기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각유소장(各有所長), 사람은 제각기 살아갈 방법을 도모함을 이르는 말을 각자도생(各自圖生), 저마다 스스로 정치를 한다는 뜻으로 각각의 사람들이 자기 마음대로 한다면 전체와의 조화나 타인과의 협력을 생각하기 어렵게 된다는 말을 각자위정(各自爲政), 모든 것이 그 있어야 할 곳에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각득기소(各得其所), 제각각 마음을 다르게 먹음을 이르는 말을 각자위심(各自爲心), 각자가 깨닫고 마음에 새기어 변함이 없는 일을 이르는 말을 각지불이(各知不移), 같은 침상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 속으로는 각기 딴 생각을 함을 이르는 말을 동상각몽(同床各夢), 무엇이나 제각기 그 주인이 있다는 뜻으로 무슨 물건이나 그것을 가질 사람은 따로 있음을 이르는 말을 물각유주(物各有主) 등에 쓰인다.
▶️ 復(돌아올 복, 다시 부)은 ❶형성문자로 复(복, 부)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复(복)이 합(合)하여 '돌아오다', '다시'를 뜻한다. 复(복)은 아래 위가 같은 모양이고 중배가 부른 그릇과 발의 모양과를 합(合)한 글자이며 본디 온 길을 다시 돌아 가는 일을,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는 가는 일을, 그래서 復(부)는 '오가는 일', '나중에 돌아가다', '돌려보내다', '거듭하다', '다시', '또' 따위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復자는 '돌아오다'나 '회복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復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复(갈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复자는 성(城)을 되돌아가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돌아가다'나 '돌아오다'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 复자 이미 '돌아오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 彳자를 더한 復자는 '(길을)되돌아오다'라는 뜻을 좀 더 명확히 표현하고 있다. 復자는 후에 '회복하다'라는 뜻이 파생되었는데, 몸이 아팠다가 낫는 것도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復(복, 부)은 (1)초혼(招魂)할 때에 부르는 소리 (2)복괘(復卦) 등의 뜻으로 ①회복(回復)하다 ②돌아가다, 돌아오다 ③돌려 보내다, 되돌리다 ④고(告)하다, 초혼(招魂)하다 ⑤은혜나 원한을 갚다 ⑥겹치다, 중복(重複)되다 ⑦되풀이하다 ⑧채우다, 보충(補充)하다 ⑨머무르다 ⑩가라앉다, 여유(餘裕)를 가지게 되다 ⑪뒤집다 ⑫대답(對答)하다 ⑬실천하다, 이행하다 ⑭덜다, 제거(除去)하다 ⑮면제(免除)하다 ⑯성(盛)하다(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⑰사뢰다(웃어른에게 말씀을 올리다), 말씀드리다 ⑱복(復), 복괘(復卦: 육십사괘(六十四卦)의 하나) ⑲복명(復命), 주청(奏請) ⑳흙을 쌓아 지은 집, 그리고 ⓐ다시(부) ⓑ거듭, 거듭하여(부) ⓒ거듭하다, 다시 또 하다(부)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떨어질 추(墜), 떨어질 타(墮), 떨어질 운(隕), 떨어질 락(落), 떨어질 령(零), 떨어질 운(霣)이다. 용례로는 본디 상태나 자리로 다시 돌아감을 복귀(復歸), 부서지거나 없어진 사물을 원래의 모습이나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을 복원(復元), 그전 모양으로 되게 함을 복구(復舊), 원수를 갚음을 복수(復讐), 잃거나 정지되었던 권리나 자격을 다시 찾음을 복권(復權), 한 번 배운 것을 다시 익히러 공부함을 복습(復習), 그만두었던 것을 다시 간행함 또는 그 간행을 복간(復刊), 명령이나 지시하는 말을 그 자리에서 그대로 되풀이 함을 복창(復唱), 어떤 까닭으로, 그만두었던 직을 다시 회복함을 복직(復職), 정학이나 휴학하고 있던 학생이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됨을 복학(復學), 한 번 행하여지지 않게 된 것을 다시 한 번 행하여 지도록 하는 것을 부활(復活), 한 번 쇠퇴한 것이 다시 성하여 일어남 또는 일어나게 함을 부흥(復興), 사라져 없어졌던 것이 다시 생기어 남을 부생(復生), 다시 회복함을 부회(復回), 한 가지 일을 되풀이 함을 반복(反復), 옛일을 되찾음 또는 잃었던 나라를 되찾음을 광복(光復), 갔다가 돌아옴 또는 가는 일과 돌아오는 일을 왕복(往復), 원수를 갚음을 보복(報復), 일이나 건강 등을 나빠진 상태에서 다시 좋은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회복(恢復), 원래의 태도로 되돌아 감을 극복(克復), 옛날 그대로도 돌아가고자 하는 생각을 이르는 말을 복고사상(復古思想), 욕망이나 사詐된 마음 등을 자기자신의 의지력으로 억제하고 예의에 어그러지지 않도록 함을 이르는 말을 극기복례(克己復禮), 동지를 고비로 음기가 사라지고 양기가 다시 온다는 뜻으로 나쁜 일이나 괴로운 일이 계속되다가 간신히 행운이 옴을 이르는 말을 일양내복(一陽來復), 상관으로부터 명령과 임무를 받으면서 그 내용을 되풀이 말하며 틀림없이 그 일을 해내겠다는 뜻을 나타내는 일을 일컫는 말을 복명복창(復命復唱), 어떤 일을 한번 끝내어 마쳤다가 다시 시작함을 일컫는 말을 종이부시(終而復始), 다 탄 재가 다시 불이 붙었다는 뜻으로 세력을 잃었던 사람이 다시 세력을 잡음 혹은 곤경에 처해 있던 사람이 훌륭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을 사회부연(死灰復燃) 등에 쓰인다.
▶️ 其(그 기)는 ❶상형문자로 벼를 까부르는 키의 모양과 그것을 놓는 臺(대)의 모양을 합(合)한 자형(字形)이다. 나중에 其(기)는 가리켜 보이는 말의 '그'의 뜻으로 쓰여지고 음(音) 빌어 어조사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其자는 ‘그것’이나 ‘만약’, ‘아마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其자는 대나무를 엮어 만든 ‘키’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其자를 보면 얼기설기 대나무를 엮어 만든 바구니가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받침대를 그려 넣으면서 지금의 其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其자는 본래 ‘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나 ‘만약’과 같은 여러 의미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그래서 후에 竹(대나무 죽)자를 더한 箕(키 기)자가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其(기)는 ①그, 그것 ②만약(萬若), 만일(萬一) ③아마도, 혹은(그렇지 아니하면) ④어찌, 어째서 ⑤장차(將次), 바야흐로 ⑥이미 ⑦마땅히 ⑧이에, 그래서 ⑨기약하다 ⑩어조사(語助辭)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정해진 시기에서 다른 정해진 시기에 이르는 동안을 기간(其間), 그 나머지나 그 이외를 기여(其餘), 그것 외에 또 다른 것을 기타(其他), 그 역시를 기역(其亦), 그 세력이나 형세를 기세(其勢), 그 밖에를 기외(其外), 그 벼슬아치가 그 벼슬을 살고 있는 동안을 기등(其等), 그때를 기시(其時), 실제의 사정이나 실제에 있어서를 기실(其實), 그 전이나 그러기 전을 기전(其前), 그 가운데나 그 속을 기중(其中), 그 다음을 기차(其次), 그 곳을 기처(其處), 그 뒤를 기후(其後), 각각으로 저마다 또는 저마다의 사람이나 사물을 각기(各其), 마침내나 기어이나 드디어를 급기(及其), 어린 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말을 아기(阿其), 한 달의 마지막이라는 뜻으로 그믐을 이르는 말을 마기(麻其), 마침내나 마지막에는 급기야(及其也), 그때에 다다라를 급기시(及其時),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아니하고 중간쯤 되어 있음을 거기중(居其中), 알맞은 자리를 얻음을 득기소(得其所), 일을 일대로 정당하게 행함을 사기사(事其事), 그 가운데에 다 있음을 재기중(在其中), 마침 그때를 적기시(適其時), 그 근본을 잃음을 실기본(失其本), 절친한 친구 사이를 기이단금(其利斷金), 또는 기취여란(其臭如蘭), 모든 것이 그 있어야 할 곳에 있게 됨을 각득기소(各得其所), 가지와 잎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사물의 원인이 되는 것을 없앤다는 거기지엽(去其枝葉),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매우 많음을 부지기수(不知其數), 어떠한 것의 근본을 잊지 아니함을 불망기본(不忘其本),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말만 꺼내 놓고 실행이 부족함을 언과기실(言過其實) 등에 쓰인다.
▶️ 根(뿌리 근)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艮(간, 근)이 합(合)하여 '뿌리'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根자는 '뿌리'나 '근본', '밑동'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根자는 木(나무 목)자와 艮(어긋날 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艮자는 사람의 시선이 땅을 향해있는 글자이다. 여기에 木자가 더해진 根자는 시선이 나무뿌리를 향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뿌리'를 뜻하게 되었다. 뿌리는 나무를 지탱하는 가장 든든한 근본이다. 그래서 根자는 나무를 지탱하는 것이 뿌리인 것처럼 사물의 가장 원초적인 근본과 본바탕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根(근)은 (1)오래 된 종기(腫氣)나 부스럼 속에서 곪아 단단하게 엉긴 망울 (2)기(基) (3)방정식을 실제로 성립시키기 위하여 미지수가 차지하는 수치 (4)승근(乘根) (5)어떤 작용을 일으키는 센 힘. 육근(六根)의 원기(元氣) 등의 뜻으로 ①뿌리 ②근본(根本) ③밑동(나무줄기에서 뿌리에 가까운 부분) ④능력(能力), 마음 ⑤생식기(生殖器) ⑥근(부스럼 속에서 곪아 단단하여진 망울) ⑦뿌리 박다, 뿌리를 내리다 ⑧근거하다, 기인하다 ⑨뿌리째 뽑아 없애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근본 본(本)이다. 용례로는 근본 되는 토대를 근거(根據), 사물의 생겨나는 근원을 근본(根本), 다시 생환할 수 없게 아주 뿌리째 끊어 없애 버림을 근절(根絶), 뿌리와 줄기로 어떤 사물의 바탕이나 가장 중심되는 부분을 근간(根幹), 사물이 생겨나는 본바탕을 근원(根源), 사물의 기초를 근저(根底), 근본 되는 힘을 근기(根氣), 근본이 되는 원인을 근인(根因), 뿌리가 깊게 박힌 성질을 근성(根性), 심줄과 핏줄을 근맥(根脈), 해묵은 곡식을 근곡(根穀), 뿌리를 잡은 터전을 근기(根基), 뿌리의 끝에 실같이 가늘고 부드럽게 나온 털을 근모(根毛), 병을 근본적으로 고침을 근치(根治), 근본이 동일함을 동근(同根), 칡의 뿌리를 갈근(葛根), 재앙을 가져올 근원을 화근(禍根), 남자의 성기를 남근(男根), 연의 땅속 줄기를 연근(蓮根), 한 낱말의 중심이 되는 요소로서 더는 가를 수 없는 부분을 어근(語根), 둘 이상의 근의 값이 같음을 등근(等根), 옮겨 심은 식물이 뿌리를 내림을 착근(着根), 식물의 뿌리를 캠을 채근(採根),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가 무성하다는 말을 근고지영(根固枝榮), 줄기를 자르고 뿌리를 파낸다는 뜻으로 미리 화근을 뽑아 버린다는 말을 삭주굴근(削株堀根), 풀을 베고 뿌리를 캐내다는 뜻으로 미리 폐단의 근본을 없애 버림을 일컫는 말을 전초제근(剪草除根), 사실에 근거가 없다는 뜻으로 근거가 없거나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말을 사실무근(事實無根), 잎이 떨어져 뿌리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모든 일은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낙엽귀근(落葉歸根)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