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최근 모친상을 치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를 재차 확인차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 평소 사람 가리지 않고 전화 잘 받기로 유명한 그 이지만 언론의 확인 요청에는 묵묵부답이었다.
그래서 핵심 측근인 장성철 보좌관에게 물었다. "김 의원이 모친상을 당한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심복으로 통하는 그도 "정말 몰랐다"고 했다.
측근·수행 기사에도 비밀
'세 과시' 오해 우려한 듯
그러면서 "요즘 계속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를 매고 다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22일 부산 정치권과 신제윤 금융위원장 간 간담회에도 검은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그렇게 김 의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친 채 지난 17일 모친상을 치렀다. 원불교 신자인 모친(92)을 전북 익산의 한 묘원에 모셨다. 그는 모친상이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장례식장 게시판의 상주이름 명단에도 자신의 이름을 뺐다. 심지어 수행 기사가 알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까 봐 장례식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내려 혼자서 걸어가 빈소를 지켰다.
장 보좌관은 "김 의원은 장례식장에서 술 마시고 떠드는게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가족끼리 조용히 보내 드리고 싶었을 것"이라고 했다.
허례의식을 싫어하는 김 의원의 스타일은 평소에도 자주 감지된다. 그는 재산가이지만 사무실에선 이면지를 사용한다. 쓸데없이 돈을 낭비하는 것을 무척 싫어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에 자금이 부족하면 수천만원을 기꺼이 내놓기도 한다. 지난해 대선 때 박근혜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있으면서 사비로 사무처 당직자들의 활동비용을 지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 첫째딸 결혼식을 치르면서도 아무에게 알리지 않았다. 보좌진들이 사실을 알고 누설할까봐 청첩장을 본인이 직접 복사한 사실은 유명한 일화다.
이같은 김 의원은 행보는 자신의 정치적 위상과 무관치 않다. 그는 '무대(김무성 대장)'라고 불릴 정도로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 게다가 요즘은 무기력한 지도부 때문에 당의 중심이 사실상 사라졌다. 그래서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그가 움직이는 곳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모친상이 알려지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 가능성이 높다. 자칫 세과시로 비쳐질 수 있다.
김 의원의 한 지인은 "김 의원은 박근혜정부를 탄생시킨 주역으로서 현 정권에 부담주는 것을 싫어한다"며 "당분간 '조용한 행보'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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