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며 음주 문화가 많이 변했다. 여럿이 시끌벅적하던 술자리 대신 '혼술'을 지향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 혼술이 인기를 끌면서 즐기는 주종도 다양해졌다. 소주나 맥주는 물론이고 전통주, 위스키, 하이볼(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술) 등 특히 젊은 층에서는 음주에도 개인 취향을 적극 반영한다.
한국인의 주간 적정 음주량은 남성의 경우 소주 2병, 여성은 1병 이하다(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 발표)|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변한 음주 문화…'간 건강'은 여전히 빨간불
강압적이기도 했던 음주 문화가 변해가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지만, 음주에 따른 건강 관리는 여전한 숙제다. 술 마시는 방법이 바뀐다고 몸에 해가 덜 되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취향에 꼭 맞는 술을 혼자 즐기다 보면 결국 과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루를 혼술로 마무리하는 습관도 문제다. 지속된 음주는 알코올성 간질환을 부르기도 한다. 과도한 음주로 생기는 알코올성 간질환은 무증상 지방간부터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 말기 간부전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술을 끊으면 회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간 이식을 해야만 하거나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성 간질환을 예방∙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금주다. 정 술을 끊기 힘들다면 되도록 건강하게 마시려고 노력해야 한다.
술, 건강하게 마시려 노력해야
세계보건기구(WHO)는 음주 폐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1회 알코올 섭취량으로 남성 40g 이내, 여성 20g 이내를 제안하고 있다. 알코올 40g은 △맥주 500cc 2잔 △와인 3.3잔 △소주 5잔에 해당한다. 20g은 △맥주 500cc 1잔 △와인 1.7잔 △소주 2.5잔에 해당하는 양이다.
- 공복은 금물
알코올의 30% 정도는 위벽을 통해 흡수되는데, 위가 비어 있으면 위벽에 알코올이 닿는 면적이 넓어져 흡수가 빨라진다. 따라서 술을 마시기 전에 든든히 먹거나 안주와 함께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
- 튀김보다는 수육
기름진 음식은 소화가 더뎌 소화기관에 부담을 주고, 술의 알코올 성분은 지방 분해를 억제해 지방을 축적시킬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튀김같이 기름진 음식보다는 단백질이 풍부한 담백한 수육, 두부 등이 안주로 더 좋다. 단백질은 간세포의 재생을 돕는 중요한 영양소다.
- 물은 충분히 마시기
술을 마시면 이뇨작용이 활발해져 몸속 수분이 부족해질 수 있다. 음주 중에 물을 충분히 마시면 체내 수분을 유지하면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높아지는 것도 막을 수 있다.
- 혼술을 끊을 수 없다면 건강 점검하기
혼술을 절제할 수 없다면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더 많이 술을 마시는 경우 △금단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심리적∙신체적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알코올 의존증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간 건강 회복하는 영양 성분은?
금주 노력과 함께 간에 좋은 식품을 챙겨 먹는 것도 방법이다. 생선, 기름기를 제거한 살코기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이 간에 좋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시금치, 깻잎, 부추 등의 녹황색 채소와 타우린이 풍부한 주꾸미, 새꼬막, 바지락 등은 간의 해독 작용을 돕는다.
피로가 지속되거나 간 건강이 우려되는 애주가라면 간 기능 개선을 돕는 영양제를 챙겨야 한다. 간에 유익한 성분으로는 'UDCA(우르소데옥시콜산)'를 꼽을 수 있다. UDCA는 우리 몸에 축적된 노폐물, 독성물질의 배출을 돕는다. 항산화 작용으로 간세포를 보호하고 간에 콜레스테롤이 과하게 축적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 역시 UDCA의 역할이다.
UDCA는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산의 단 3%만을 구성하고 있으며, 음식으로는 섭취할 수 없다. 따라서 영양제 형태로 복용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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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