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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028
하영의 손을 다시는 놓지 않으리라고 맹세한 현섭은 마냥 웃고 있는 하영을 안쓰럽게 바라본다.
얼마나 많이 아팠을까.
나란 남자의 사랑을 받을지 못 받을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사랑을 혼자서 견뎌왔던
이 아이는 얼마나 많이 아프고 괴로웠을까 싶어.
당장이라도 무릎을 꿇고 사죄를 빌고 싶은 현섭이였다.
그러더니 결국은 빙그레 웃고 있는 하영을 향해 웃어주었다.
사랑이라는 거 왜 이렇게 힘들게 생각했는지 지금의 자신의 낯설기도 하지만,
왠지 모르게 꽤나 좋은거라 생각되는 이유는 뭘까 싶어 웃어준다.
"그럼 집에 갈까?!"
하영과 현섭은 차에 올라탄다.
.
.
.
.
..
"왜 요즘 내 전화 피해?!"
"......."
"나 얼마나 많이 기다렸는 줄 알아? 집에서는 왜 한발자국도 안 나오는 건데?!"
"........."
"끝까지 말 안할래? 내 속 다 태우려고 작정을 했어?!"
"......."
"임서린!!!!"
"피곤하니까 가. 니 얼굴 보고싶지 않으니까."
"뭐?····"
"피곤하다고."
"몇 날 몇일을 기다리고 기다렸던 나한테 할 소리가 피곤하니까 가라? 내 얼굴 보기 싫다?"
"소룡아!"
"어쩜 이렇게 잔인해?어? 당신 나한테 왜 이렇게 잔인하냐고!"
"....뭐가."
"뭐가? 뭐가라고 나한테 묻고 있는거야?....임서린, 너 영화관에서 뛰쳐나가고
나 병신 만들었던 거 기억안나?"
"그날은··"
"변명하지마. 끝까지 나 버리고 혁이형한테 갔던 사람이야 누나."
오랜만에 햇살이 그리웠다고나 할까.
몇 일째 방안에 쳐 박혀 있는 것 조차도 지겹다고 생각한 서린은 오랜만에 집을 나섰다.
힘이 하나도 없이 수척해진 몰골을 가지고 한걸음 한걸음 걷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난 한 남자에 의해 말할 기운조차 없던 서린은 당황스러울 뿐이다.
"그런데도 어떻게 연락 한번 안해? 그래 안했다고 치자, 왜 내 전화는 안 받아?!"
"소룡아 미안한데··"
"아무 말도 하지마. 오늘은 나 하고 싶은대로 할꺼니까."
"제발.."
"아참, 한가지 묻자. 나 버리고 가던 날 혁이 형한테 고백했어?!"
"........."
"했군. 몰골을 보니 퇴짜 맞았지?!"
"소룡아!"
"그럼 됐어. 나 상처 받은 거 그 날로 족해. 오늘도 나두고 가면 혁이 형이고 뭐고 없어."
"......"
"너 납치 해버리는 수도 있어. 그러니까 조심해."
"...뭐? 납치? 장난이라도 그런 미친 소리 하지 말아줄래?!"
"장난아니야. 진심으로 말 하고 있는거라고! 임서린 넌 내 말을 장난으로 듣는 경향 있어.
그거 버려. 난 여태까지 너한테 장난 한번도 안했어."
"......"
"그리고 미친 소리라고 했지? 지금 심정. 딱 그래. 미쳤어. 미쳐서 돌아버리겠어."
".........."
"임서린이라는 여자한테 미쳐있어서 아무 것도 못하겠어."
화가 난 건지 어쩐 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 녀석 꽤나 성질이 난 모양이다.
집 안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동안 하루 왠종일 집 안은 핸드폰 벨소리로 진동을 했다.
이 녀석, 2분에 한번 꼴로 전화를 해댔으니 말이다.
게다가 문자도 몇 백통을 보냈는지 전화세도 아깝지 않은가보다.
휴.
한숨을 길게 내쉰 서린은 조심스레 소룡을 바라본다.
"너.."
그리고서는 당황스러운 눈으로 소룡을 이곳저것 바라본다.
왠지 모르게 눈물이 북받쳐 오를 것만 같은 생각에 고개를 반대 편으로 돌려버린다.
왜 이렇게 말랐어?
니가 뭐가 힘들다고 이렇게 말라있어?
니가 이렇게 말라 있으면 널 버리고 그날 혁이 녀석 따라간게 너무 미안해 지잖아.
이소룡. 니가 뭐가 못나서 이렇게 나이 많은 나한테 이래?!
니가 뭐가 못나서..이렇게 힘들어 하는 거냐고.
너무나 많이 힘들었던 서린의 얼굴과 못지 않게 많이 수척해진 소룡의 얼굴에
결국은 눈물이 난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소룡의 얼굴을 보면서 떠 올린 건 정작 혁이였다.
혹시 나를 그렇게 내친 그 녀석도 이렇게 아파하고 있을까?
이렇게 힘들어서 얼굴이 반쪽이 되도록 나 걱정하고 있을까?
이런 몹쓸 생각을 하며 눈물이 나다니..
"왜 울어?"
"........"
"씨발. 끝까지 나 힘들게 할래? 왜 울고 난린데!"
"흡.."
"도대체 너 힘들게 하는 게 뭔데? 도대체 뭐냐고!! 혁이 형이야? 그 새끼 때문이야?!"
"......."
"임서린. 너 힘들어 미치겠어? 힘들어 돌아가시겠냐고!"
"....흑흑..흑흑"
"씨발 그래서 나한테 오라고 했잖아!!내가 잘해주겠다고. 내가 미치게 너 하나 사랑하겠다고
그렇게 잘해도 오지 않은 이유가 이렇게 울려고 그런 거였어 어?!!!!!!!!!"
"......"
"그만 울어-"
"...........흡"
"그만 울으란 말이야!!!!!!!!"
골목 가득 쩌렁쩌렁 울릴 만큼 큰 소리로 서린을 다그치는 소룡이
더 욱더 서럽게 우는 서린을 어쩔 수 없이 자신의 품 안으로 가져온다.
이 망할놈의 여자가 내 심장을 얼마나 더 작아지게 하려고 이래?
너 울면 나 미치는 거 몰라서 이래?
정말 너 때문에 내가 미쳐서 돌아버리겠다!!
"흑흑...흑흑...소룡...아아.."
"울지마 임서린. 나 니 눈물 닦아주고 싶어진다고."
"..........흑흑"
"씨발. 그만 울어. 그만 울으라고 했어. 마지막이야."
".............흡"
"마지막이랬지. 나 니 눈물 닦아주면, 그 날부터 너 내 여자로 생각해 버릴꺼니까. 알아서해"
소룡의 말에도, 끄떡 없는 눈물때문에 서린은 더욱더 마음이 아프다.
제기랄, 내 상처만으로도 복잡한데 소룡이한테까지 상처내고 싶지 않은 서린이였다.
결국은 소룡의 품에서 벗어나 돌아서서 걸어가려 하는데
뒤에서 자신을 쫓아오던 소룡이 서린을 뒤에서 안아버린다.
"!!!!!!!"
"사랑해 달라고 안할게. 나 좋아해 달라는 말 안할게. 그러니까...씨발..나 돌아버리게 울지마.응?"
"......."
"그런 말 안하고 그냥 곁에만 있어줘. 아무 것도 안 바랄테니까 곁에만 있어줘 응? 서린아 제발···"
"....소룡아.."
"너 힘든 거 못보겠어서 그래. 내가 더 돌아버릴 것 같아서 그래. 그러니까 나 좀 살려줘 응?!"
"......"
"제발......누나..제발.."
".........!"
"무릎이라도 꿇면 나한테 와줄래? 어떻게 해야 와줄래? 어떻게 해야 너....내꺼 될 수 있어?
하라는 대로 다 할게. 그러니까 제발......어?!"
울먹임이 석인 소룡의 말에 어느 새 눈물이 쏙 들어가 버린 서린이였다.
조심스레 몸을 돌려 소룡을 바라보았다.
자신보다 훨씬 키가 큰 소룡이 녀석이 아픈 듯한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었고
제발 좀 바라봐달라고 아우성 치는 것 같았다.
너무 아파보여, 금방이라도 무너져 버릴 것 같은 얼굴로 내게 말한다.
제발..제발..
너도 나처럼 많이 아프구나.
".....소룡아."
"YES 라고 먼저 말해. 내 옆에 있어주겠다고 먼저 말해. 아니면 나 정말 너 데리고 도망갈꺼야."
"..소룡아.."
"빨리이. 알았다고 말해주라고..제발..응?"
".......휴"
".........."
"........"
"............."
"......."
"..........."
"알았어."
"!!!!!!!!!!!!!"
"알았다고. 그러니까 그렇게 아픈 표정 짓지마."
"너...."
"니가 말했어. 사랑해 달라고 안한다고, 좋아해 달라고 안한다고. 그거 지킬 수 있어!?"
"!!!!!"
"..왜 못 지키겠어?!"
"씨발..할 수 있어. 할 수 있다고!"
"..응. 곁에 있어줄게. 니 곁에 있어줄게. 그럼 됐.........읍!!!!!!!!!!!!!!!!!!"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룡은 서린의 입술을 강하게 덥친다.
조심스레 서린을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가며 벽쪽으로 몸을 옮겨간다.
서린은 그런 소룡의 리드에 조용히 눈을 감는다.
그러자 소룡은 왠지 모를 행복함에 젖어 서린의 입술을 더욱더 파고 들었다.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듯한 그런 반가움으로,
죽음의 끝에 마지막의 생명줄을 잡은 것처럼 그렇게 서린에게 파고든다.
그런 소룡의 모습에 서린은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된다.
"하아..하아. 너!"
"내가 정말 잘할게. 정말이야!! 임서린 내가 정말 잘한다고!"
"......휴."
"강요 안해. 사랑해 달라고 좋아해 달라고 강요 안해 대신."
"......?"
"니가 스스로 날 사랑할 때까지 잘할꺼야."
"너."
"미치겠다 정말. 너무 좋아서 미치겠어."
".....피식."
"왜 웃어!"
"그냥, 어린애 다워서"
"뭐? 나 어린애 아니다?!"
"또 아니라고 억지 쓴다? 어린애 맞잖아! 이소룡어린이"
"아 너무 행복해서 니 입에서 나오는 말이면 다 좋다. 욕도 칭찬으로 들릴 것 같아."
"미친놈."
"알았어 알았어~ 사랑해. 자기"
"돌았어?"
"응 너한테 돌아버렸다. 정말 사랑해. 쪽쪽이다!"
서린은 소룡과 대화하는 내내 자신은 나쁜 여자라고
죽으면 분명 지옥으로 떨어질 그런 몹쓸 여자라고 생각했다.
혁이를 사랑한다고 마음 먹었던 자신의 심장이 갑자기 두근거리는 건 뭘까.
소룡이 녀석의 엄청난 애정행각에 미친듯이 두근거리는 이유는 뭘까.
여자의 마음은 여자인 자신도 이해할 수 없을 미로 같은 거라고 단정지어 버렸다.
잠시만 잊고 있어도 될까 혁아?
나 너란 사람 잠시만 있고 이 녀석 곁에 있어도 되겠어?!
혁아....
...................
.....
※_029
집에 도착한 하영과 현섭은 집에 들어오자 마자 사온 오렌지 상자를 대충 던져 놓고,
옷을 갈아입더니만 나란히 쇼파에 앉아 TV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면 싱글벙글 같이 웃고
슬픈 장면이 나오면 글썽거리는 하영의 눈을 닦아주곤 했던 현섭이였다.
"뭐 저런 만들어진 내용의 드라마를 보면서 우냐?!"
"막 슬프잖아요. 안 슬퍼? 막 슬픈데"
"나참. 딴 프로 틀어! 나 재미없어."
"이것만 보구 응? 삼식이가 너무 멋있단 말이야. 으엉으엉"
"...당장 돌려라?"
"잠깐만.오오오오!! 헨리도 너무 멋있는 것 같아 훌쩍."
"던져 버린다 티비? 3초..2초.."
파팟.
갑자기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 현섭의 말에 위기를 느낀 하영은 얼른 프로를 돌려버린다.
한참 삼순이와 삼식이의 슬픈 러브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장면에서 채널을 돌리다니 마음이 아프구나.
현섭씨 출근하면 재방송을 봐야겠어!라는 얼굴로 싱글거리던 하영은
잔뜩 뿔어 있는 현섭을 바라본다.
"현섭씨 근데. 왜 요즘은 회사 안 나가?!"
"안 나가는 게 아니라 못 나가는 거지"
"..왜?"
"너 때문에."
"왜!!"
"니가 하도 말썽 피우니까-"
"내가 언제 말썽 피웠다고!?"
"그런게 있어."
회사를 가면 서류를 보다가도 피식 거리며 웃고 있을 니 생각에 제어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걸
보고싶어서 몇 십번씩 달려오고 싶은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는 걸.
사랑이라는 게 웃기지
금새 이렇게 나를 바꿔버리잖아.
"사장이라고 너무 게으름 피우는 거 아니야? 이러다가 아버님한테 혼나지~~~메롱~혼나라"
"까분다?"
"뭐뭐!!나한테 뭐라고 하면 아버님한테 다 일러버릴꺼지롱~"
"근데 너 아까부터 계속 거슬렸는데."
"뭐!"
"말깐다?"
"......어?!"
"아까까지만 해도 현섭씨 그러면서 그랬어요? 이랬어요? 존댓말 하더니 이젠 맞먹지?"
"아..아니....................요ㅠ_ㅠ"
"까불지마. 까불면 맞는다"
"쳇!너무해!"
"뭐가 너무해?!"
까불면 맞는다는 소리에 움찔한 하영은
몸을 횡하니 현섭의 반대편으로 틀더니 팔짱을 끼고 잔뜩 뿔어있다.
방금 전엔 현섭이 뿔어있더니 결국 하영이 그 마무리를 짓는다.
"현섭씨는 나한테 반말하고 난 왜 존댓말 해......요?!"
"여태까지 그렇게 살아왔으면서 왜 이래?!"
"몰라! 나도 반말할꺼야!"
"맞을려고?!"
"그건 아니지만.......에이씨!알았네요!뿡!쪼잔탱이"
그리고서는 벌떡 일어나서 방으로 쪼르르 도망가 버리는 하영의 모습에
현섭은 크게 웃어버린다.
푸하하하..푸하하하..
그러다 당황한 하영은 방문을 빼꼼히 열고 얼굴만 내밀고서는 저사람이 왜 저러나?
싶은 얼굴로 바라보자 크게 웃던 현섭이 하영과 눈이 마주친다.
그러더니 두 번째 손가락을 쫙 피더니 까딱까딱.
이리오시지? 라는 얼굴로 하영을 부르자 기겁한 하영은 방으로 들어가려다가
현섭에게서 풍기는 묘한 오로라에 숨을 죽이고 그의 옆으로 간다.
"거기서 뭐하냐? 이리 안 와?!"
쇼파 끝자락에서 현섭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웅크리고 있는 하영.
설마 자기 부인을 때리겠어? 설마.....설마..
옛말 그른 거 없다고.
설마가 사람잡는다 하지 않았는가.
왠지 두려운 하영이였지만 조금만 더 늦게 가면 2배로 맞을 것 같아 쪼르르 달려간다.
"잘못했어요!때리면 아파요.진짜루 때리면 안돼 현섭씨이!"
"이리와."
"으응..나 가고 있어요. 힝.."
"여기 앉아."
"응?"
"내 무릎에 앉으라고."
"으응.."
왠지 깨름직 스럽지만 어쩌겠는가
강자 앞에서 약해지는 약자 신세인걸
하영은 어쩔 수 없이 현섭의 무릎에 앉았고 현섭은 웃으며 하영의 윗옷 단추를
하나씩 풀어간다.
"혀..현섭씨!"
"맞자."
"엥~?"
"맨살로 맞아야 아프지 않겠어?!"
"설마....현섭씨이!!!!!"
거의 단추가 다 풀어지고 하영의 속옷이 적나라게 비춰지자 현섭은 얼굴이 붉어지며
왠지 모르게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이 앙증맞은 여자야. 왜 이렇게 귀엽게 굴어!
"진짜 잘못했다니까요! 이제 진짜 반말 안할게 그러니까 때리지 마요 응?!"
"됐어. 난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
"으아!!!!!!!!!!!현섭씨 뽀뽀 열번!"
"..뭐?"
"안 때리면 뽀뽀 열번이요!"
"됐어. 때릴꺼야."
"그..그럼 스무번!!응?! 현섭씨이"
"피식. 하는 거 보고."
하영은 이때가 기회다 싶어서 현섭의 입술에 도장을 찍기 시작한다.
쪽쪽쪽쪽쪽 대략 스무번쯤 찍었을까 현섭은 계속 피식 거리며 웃어댄다.
이 귀여운 여자가 정말로 맞기 싫어서 뽀뽀를 스무번이나 했드랬다.
아이고....이럴 수가.
"됐죠? 우아 힘들었다! 현섭씨 이제 안 때릴꺼죠?!"
".....아니"
"아 뭐예요!!나..뽀뽀 했는데 으엉..억울해"
"니가 뽀뽀해서 나 흥분시켜 놨으니까 책임져."
"..엥?"
"침대로 가실까나~?"
"현섭씨!!!!!!!!"
"피식. 귀여워 미치겠군"
"으엉 나 놀리니까 재밌어요?!"
"응 행복해 죽겄어. 너 놀리는 게 최고로 재밌어."
"미워!"
입이 삐죽 하고 튀어나온 하영의 입술을 달래주려 자신의 입술을 내미는데
갑자기 울리는 벨소리에 현섭은 인상을 쓴다.
"전화다 전화!"
현섭의 무릎에서 내려가려는데 현섭이 놔주질 않고, 한손을 뻗어 전화를 잡아
자신의 귀에 가져간다.
"누구야."
내려달라고 난리를 피우는 하영의 허리를 꽉 잡은채 전화를 받는 현섭
첫 마디가 누구냐란다. 방해가 되긴 심하게 방해가 된 모양.
[이 녀석 전화 받는 꼬라지 하곤!]
"누구? 아버지?"
[그래 이녀석아!!!! 뭐하느니라고 집에 있는게냐?]
"왜요."
[왜요? 요즘 왜 회사 안 나오는게냐!!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 줄 알긴 하느냐!]
"제가 알아서 해요."
[알아서 한다는 녀석이 무단으로 회사를 빠져?!]
"왜 이래요 갑자기?"
[갑자기라니! 내일부터 당장 출근하도록 해!]
".."
[왜 대답이 없어?!]
"알았어요."
뚝 성의 없게 전화를 끊은 현섭이 반대 편 손을 이용해 하영의 허리를 더욱더 자신쪽으로
잡아당기더니 밀착시킨다.
"아버님이예요? 으아 떨어져요 좀!"
"뭐? 떨어지라고?"
"아니 그게 아니라 으어.~"
"피식."
"그건 그렇고 아버님이 뭐래요?"
"회사."
"역시 이럴 줄 알았어. 맨날 놀기만 하더니만 쌤통이다 낄낄"
"유하영."
"..네?"
"왜 이렇게 살쪘어?"
"응?"
"돼지가 따로 없네 뱃살 겹치는 것 좀 봐라."
"뭐요!!!!!!!!!!!"
"살좀 빼."
"어.....억!"
"내려와 무겁다."
그리고서는 쇼파 밑으로 하영을 팽개치던 현섭은 고소하네~라는 얼굴을 하더니만
욕실로 들어가 버리고
당황스럽게 남겨진 하영은 멍........하니 넋을 놓고 있다.
"으앙!!!!!!!!!!!!!!!!!!!"
그리고 순간 느껴지는 엉덩이의 얄쌰한 고통.
"현섭씨 뭐야!!왜 내던져!!아프잖아!!에이씨!!!!책임져!!우엉우엉!!!!"
하영의 중얼거림을 욕실에서 듣던 현섭은 자꾸만 웃음이 난다.
행복하다.
정말 말뿐만 아닌 가슴까지 느껴지는 행복에 마냥 살맛난다.
현섭은 그리고 아직도 밖에서 궁시렁 거리는 하영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인다.
참 좋다.
니 목소리를 이렇게 가까이서 듣는거.
참 좋다.
니 목소리가 날 행복하게 해주는 것 같아서.
참 좋다.
너랑 함께 인 것이.
첫댓글 우아~~~재밌어요~>_ <♥
천사앙마™님 감사합니다+_+..꼬릿말한자락이무척힘이되요ㅠㅠ감사합니다!
우왕 멋있어용 ㅋㅋㅋ
지켜보겠어님 감사합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