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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후반 들어서 유럽축구를 지배 했던 두명의 공격형 미드필더가 있었다. 한명은 지네딘 지단, 그리고 또 한명은 마누엘 루이 코스타 이다.
두 선수는 잉글랜드에서 열렸던 유로 96을 통해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유럽 축구계에선 이미 잔뼈가 굵은 선수들 이었다.
90년대 중 후반에 들어서면서 세계축구의 흐름은 한명의 플레이메이커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빠른 공수 전환과 체력, 그리고 전방위 압박이 현대 축구의 주류로 들어서면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전형적인 '10번' 선수들은 그 영광의 자리에서 내려와야만 했다. 마라도나, 크루이프 등이 현대축구의 새로운 흐름에 대해 혹평을 퍼붓고 비난하였지만, 승리를 위한 새로운 흐름은 그것이었고, 거스르기 힘든 대세였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예외로 취급되었던 두명의 선수는 바로 지단과 루이 코스타였다.
지단 같은 경우는 스피드가 그렇게 빠르지는 않았지만, 좋은 체격조건과 완벽한 볼 컨트롤, 넓은 시야, 그리고 정확한 패싱과 함께 오른발, 왼발, 머리를 가리지 않는 득점 능력에 '경기의 속도와 흐름을 끊지 않는' 감독들이 너무나 좋아할만한 능력을 갖추었기에 그러한 시대적 흐름에도 영광을 누릴수 있었다.
한편 루이 코스타의 경우, 날카롭고 빠른 드리블, 정확한 중거리 슛과 처진 공격수가 가능할 정도의 공격능력, 거리와 위치에 따라 상관없이 완벽하고 정확하게 보낼수 있는 패스 능력, 그리고 수비형 미드필더도 가능할 정도의 수비력 등으로 역시 시대적 흐름에 관계없이 유럽을 지배할 수 있었다.
이런 능력등으로 지단은 프랑스 국가대표와 유벤투스의 에이스로 군림했었고, 루이 코스타 역시 포르투갈 국가대표와 전성기 피오렌티나의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고, 최근까지도 유럽 축구계에선 누가 더 뛰어난가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오고 갔던게 얼마전 일이다.
강인한 인상에 카리스마를 보이는 지단, 그리고 큰 눈망울에 다소 유약해 보이는 루이 코스타. 그리고 90년대 후반에 들어오면서 두 선수의 명암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96년 유로 대회에서 맹 활약을 했던-사실 루이 코스타의 활약이 더 컸다.- 두 선수는 98년 프랑스는 월드컵에서 우승을 하게 되고, 포르투갈은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운명이 엇갈리게 되었다. 그리고 유벤투스는 선전하였지만, 피오렌티나는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주요선수들을 팔기 시작했고 성적은 떨어지고 말았었다.
유로 2000에선 두 선수 모두 맹활약을 하였다. 프랑스는 거칠것 없는 모습이었고, 포르투갈 역시 그에 못지않은 위력을 보였고, 지단은 아름다울 정도의 볼 컨트롤과 완벽한 프리킥으로, 루이 코스타는 우아할 정도의 움직임과 보는 사람이 소름끼치게 할 정도의 장거리 스루패스를 선보이며 이름값을 하였다. 하지만 준결승에서 두 선수는 맞붙었고 맹 활약을 하였지만, 프랑스는 결승에 진출하여 유럽컵 우승을 이뤘고, 루이 코스타는 좌절하게 되었다.
이후 지단은 레알 마드리드, 루이 코스타는 AC 밀란으로 이적하였고 또다시 명암이 엇갈리게 되었다. 지단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이끌며 자신의 주가만큼의 활약을 하였고, 루이 코스타는 팔 골절 부상과 그에 이은 컨디션 난조로 이름값을 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두 선수는 2002 월드컵에서 좌절을 맛보게 된다.
지단은 월드컵 직전 우리나라와의 평가전에서 다리 근육 부상을 당하고 결국 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 출장하였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닌채 고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루이 코스타의 경우 우리나라와의 마지막 경기에선 뛰지도 못한채 고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당시 선발 출장이 예상되었으나, 올리베이라 감독의 의도는 전반 후안 핀투가 우리나라의 수비진을 흔들고 후반 루이 코스타를 투입하여 골을 노리는 전략을 택했으나 후안 핀투의 퇴장으로 인해 포르투갈은 그를 투입할 선택의 여지가 없이 임시 방편으로 팀을 운영할 수 밖에 없었고, 루이 코스타의 첫번째 월드컵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렇게 유럽축구 최고의 두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는 쓸쓸히 사라졌었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갈라티코' 정책으로 인해 수비가 부실해지면서, 지단은 영광을 지키기가 힘들어졌다. 그리고 루이 코스타는 소속팀 AC 밀란의 2002-2003 챔피언스 리그 우승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하였지만, 다음해 카카의 영입으로 인해 소속팀의 리그 우승을 거의 벤치에서만 바라보게 되는 처지가 되었다. 더구나 카카는 AC 밀란 측에서 루이 코스타의 백업과 몇년 뒤를 생각하고 영입한 것 이었다.
그리고 유로 2004에서도 두 선수는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지단은 예선 경기에서 전반적으로 부진하였다. 그리고 루이 코스타는 첫경기 이후 데코에게 주전 자리를 빼앗기며 대회 내내 교체멤버로 투입되었다. 두 팀 모두 우승에는 실패하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져갔다.
지단은 그래도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행복하게 보낸 것 같다.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팀 전술상 미드필드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었다. 그리고 소속팀도 그를 대체할 만한 자원을 영입할 계획도 없어 보였다. 또한 대표팀에서도 항상 그를 원했고, 결국 그는 대표팀으로 돌아갔다.
루이 코스타는 밀란의 전술 자체가 그에게 맞지 않았다.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하던 2002-2003 시즌에는 그를 중심으로 팀이 운영되었지만, 카카의 영입 이후 팀은 카카를 중심으로 운영이 되었다. 루이 코스타 없이도 세도로프, 피를로 등이 완벽한 패스를 공격진에 넣어줄 수 있었고, 카카는 루이 코스타가 할 수 없는 공격에서의 강력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안첼로띠 감독의 말대로 카카의 패싱 능력과 경기 운영 능력은 루이 코스타 보다는 떨어지지만, 그 이상의 공격적인 능력이 있었기에 팀 공격은 카카를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2006년 4월 지단은 은퇴를 선언하였다. 그리고 아직 루이 코스타는 공식적인 표현을 하지는 않았지만 은퇴를 선언할 것 같고, 간접적으로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AC 밀란의 안첼로띠 감독은 지단의 은퇴에 관련하여 "우리팀에는 37살의 말디니, 그리고 40세의 코스타쿠르타가 잘 뛰고 있다. 지단은 은퇴하기에는 아까운 경기력을 지니고 있다." 라고 아쉬움을 밝혔다. 한편 은퇴할 가능성이 큰 소속팀 루이 코스타에 대해선 "루이 코스타는 아직 최고의 선수다. 비록 팀 운영때문에 경기에 많이 나서지는 못하고 있지만, 훌륭한 기량을 가지고 있다. 그가 생각을 바꾸도록 설득하겠다." 라고 역시 아쉬움을 밝혔다.
지단의 경우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의 남은 경기와 2006 독일 월드컵이 그의 마지막 경기가 될 듯 싶다. 레알 마드리드와 프랑스 국가대표로 주전으로 경기장을 누비면서 위대한 선수 경력의 마침표를 찍게 될 것이다.
루이 코스타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 진출 실패 후 인터뷰에서 "우리팀에는 말디니, 코스타쿠르타 같은 나이 많은 선수들이 훌륭하게 뛰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는걸 안다. 남은 리그 3경기 후 내 거취를 결정짓겠다." 라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은퇴의 가능성이 높고, 또한 남은 3경기에서 그는 항상 벤치에서 대기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2006년 월드컵도 집에서 볼 것이다. 올해 초 루이 코스타의 대표 합류 요구가 높아졌을때, 스콜라리 대표팀 감독은 그 문제에 대해 "능력이 있다면, 대표팀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한다. 능력과 열정이 있다면 가능하다." 라고 밝혀 루이 코스타에게 방향을 돌렸다. 하지만 독일에 루이 코스타는 가지 않을것 이다.
이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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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두 큰별이 떨어지면..,허허
왜 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