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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스카이웨이와 숙정문 연결한 원점회귀형 코스
서울은 산에 둘러 쌓여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용마산, 아차산, 남한산, 청계산, 관악산 등 수많은 크고 작은 산들이 서울을 둘러싸고 있다. 그리고 서울 도심에도 훌륭한 산이 솟아 있는데 바로 남산과 북악산이다. 남산은 예전부터 자전거 마니아들에게 좋은 장소를 제공해오고 있다. 순환도로와 남산타워 올라가는 길, 산책로 등이 아무런 제재 없이 통행이 가능했다.
하지만 도심에 솟은 또 하나의 산, 우리나라 심장부에 솟아있는 북악산은 여러 가지 이유로 자전거나 보행이 자유롭지 못했다. 북악스카이웨이를 차를 이용하여 지날 때마다 이곳에서 자전거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왔다. 그런데 획기적인 일이 발생했다. 북악스카이웨이를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이다.
연유인즉, 통행이 자유로워졌다는 것이다. 작년 서울랠리라는 자전거대회를 서울 도심에서 개최하면서 북악스카이웨이도 랠리코스에 들어갔다. 그리고 대회가 끝난 후 북악스카이웨이 자전거 통행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그 후로 성북구와 종로구에서는 구역 내 스카이웨이를 따라서 등산로 겸 산책로를 내놓았다. 이 산책로는 서로 연결되어 북악산 팔각정까지 도보로도 아무런 지장 없이 왔다 갔다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북악산의 스카이웨이가 자전거에 개방되어 통행이 자유롭게 되자 퇴근 후 밤 시간을 이용한 스카이웨이 야간라이딩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아리랑고개의 스카이웨이 주유소 앞에서 시작해 30~40분 업힐하면 스카이웨이 팔각정에 닿는다. 간간이 다니는 차들만 주의한다면 야간라이딩으로 이보다 좋은 순 없는 코스다. 서울 한복판에서 이렇게 여유로운 라이딩을 즐긴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아리랑고개나 청운동에서 출발해 스카이웨이를 달려 팔각정에 오르면 다시 올라온 길을 되짚어 내려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아니면 반대편으로 내려가 도심을 통과하여 다시 원위치해야 했다. 그런데 다시 한 번 획기적인 일이 발생했다. 그동안 통행이 금지되었던 숙정문 통행이 제한적으로 가능하게 된 것이다.
서울의 사대문 중 하나인 북문 숙정문의 통행이 가능해지자 이곳에도 생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감사원에서 성균관대학교 후문을 지나 군부대가 있던 곳에 숙정문으로 이어지는 성곽 밑으로 자그마한 터널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이 성북동 쌍다리로 내려갈 수 있도록 이어졌다. 북악산 자전거길이 완성된 것이다.
차량통행 한적한 야간에 안성맞춤
머리 속으로 그려 본 길은 이렇다. 아리랑고개의 스카이웨이 입구를 출발하여 긴 업힐 후 팔각정에 닿는다. 팔각정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청운동쪽으로 혹은 인왕스카이웨이쪽으로 내려간다. 다시 방향을 틀어 광화문 앞을 지나서 경복궁을 끼고 좌회전하여 청와대쪽으로 올라간다. 중간에 감사원 방향으로 가다 정독도서관 앞을 지나 다시 좌회전한다.
감사원에 이르면 감사원의 오른쪽 길을 따라서 올라간다. 이윽고 성균관대학교 후문에 이른다. 퇴근시간이 지난 저녁시간이므로 차량 통행은 드물다. 또 아직 알려지지 않은 길이므로 역시 그렇다. 그전에 이 길이 성북동으로 개통되지 않았을 때는 성대 후문을 이용하여 정문으로 내려가 혜화동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금은 직진하여 서울 성곽길에 이른다. 작은 터널을 지나면 성북동이고, 길은 급한 내리막으로 바뀌어 쌍다리의 서울명수학교에 이른다. 이후 다시 여러 갈래의 길을 이용하여 스카이웨이에 붙으면 라이딩이 끝난다.
생각만 한 길을 실행에 옮기기로 하고 동료들과 아리랑고개 스카이웨이 입구에서 저녁 8시경에 만나기로 했다. 날은 풀려서 저녁에도 봄기운이 넘쳐난다. 아직 황사도 없는 철이라 업힐이 길어도 걱정 없다.
아리랑고개 출발점에서 팔각정까지는 7~8km 거리다. 급경사가 없으나 초반부의 동네를 벗어나 스카이웨이 골프장까지는 차들의 통행이 잦다. 또 도로폭이 좁고 갓길이 없으니 주의를 요한다. 이러한 도로에서는 차를 피하여 길옆으로 빠져 주는 것보다는 적당히 한 차선을 물고 가는 것이 낫다. 도로 우측 1/3 정도를 차지하고 가면 차량 통행이 한가해지면 뒤에 오는 차는 자전거를 알아서 피해간다. 그런데 일부러 길옆으로 바싹 붙으면 노면이 좋지 않고 마음이 불안하므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스카이웨이 골프장을 지나면 길은 조금 보다 한가해진다. 골프장을 통과하면 군인들이 근무를 서는 초소를 지나 길이 이어진다. 자전거는 포장된 스카이웨이 아스팔트길을 이용하지만 도로 우측으로는 등산로 겸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야간이지만 달리기나 산보하는 분들이 많다. 좋은 세상이 됐다. 청와대 뒷길을 야간에 산보하고 자전거도 탈 수 있으니 말이다.
초소를 지나면 본격적인 업힐이 시작된다. 팔각정까지는 곳곳에 거리 표시도 되어 있다. 굽이굽이 돌아가면 눈에 익은 길들이 팔각정까지 얼마 남았나를 알려준다. 능숙한 라이더라면 앞기어를 2단에 고정시키고 뒷기어를 4~6단 사이에서 조절하며 오를 수 있을 것이다.
한참을 오르면 길은 경사가 없어지고 성북구와 종로구 경계에 이른다. 이곳에서 팔각정까지는 불과 5분 거리. 페달에 힘을 더해 팔각정에 오른 뒤 한 숨을 쉰다. 서울 야경을 보면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연하게 한 잔 마신다.
성대 후문에서 서울성곽 통과하는 터널 뚫려
촬영이 가능한 평창동쪽으로 사진을 찍고 청운동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간다. 한참을 다운힐하여 부암동의 또아리길을 지나면 인왕스카이웨이와 만나는 삼거리에 이른다. 인왕산이나 청운동 어디로 내려가도 상관없다. 우리는 청운동으로 내려간다. 청와대 앞에서 우측으로 빠져서 효자동쪽으로 향했다.
효자동에 이르면 천천히 페달을 굴려 광화문으로 꺾어 나간다. 공사 중인 광화문을 지나서 경복궁 담을 따라 좌회전하여 다시 청와대쪽으로 올라간다. 삼청동으로 올라가든가, 정독도서관 앞을 지나 재동초등학교에서 좌회전해 감사원으로 간다.
우리는 약간 더 한적한 재동초등학교쪽 길로 북촌 마을 지나 감사원에 이른다. 북촌 마을은 예전의 한옥들이 많이 없어지고 좁고 구불구불했던 길도 넓어졌다. 북촌 마을을 지나 중앙고등학교 후문에 이른다. 약간의 업힐이지만 쉽게 올라갈 수 있을 정도다.
감사원 앞이다. 이곳에서 감사원 우측으로 난 길을 이용하여 한적한 길로 접어든다. 통일원 남북회담 사무국을 지나면 길은 더욱 한적해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길은 성대 후문 부근에서 끊어졌다. 하지만 이제 성대 후문을 지나 길은 계속된다. 업힐이 계속되고 한 굽이 더 돌면 서울의 북쪽 성곽이 나타난다.
숙정문으로 이어지는 성곽 쉼터 밑에서 한숨 돌리고 다시 출발해 성북동 쌍다리쪽으로 내려간다. 성북동으로 내려가면 음식점 천국이다. 곳곳에 맛있는 음식점들이 산재해 있다. 쌍다리 돼지불백집, 돈까스집들, 후배가 경영하는 구보다스시라는 일식집도 있다. 산길을 헤쳐 왔으니 불빛이 환한 대학로로 자전거를 끌고나가도 좋다. 이남장에서 먹는 설렁탕도 좋다.
저녁을 해결하면 다시 성북동으로 들어와야 한다. 성북동에서 스카이웨이로 복귀하는 가장 좋은 길은 성락원 길이다. 성북동에서 쌍다리를 거쳐 내려오면 성북동 삼거리에 이르는데 이곳이 서울성곽 탐방로의 출발지점이기도 하다. 그 너머로는 이제 과학고로 바뀐 예전의 보성고등학교가 있다.
삼거리에서 삼선교쪽으로 약 500m 내려가면 성북동으로 들어가는 좌회전 신호가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좌회전하여 작은 고개를 넘으면 길은 다시 두 갈래로 나뉜다. 이곳에서 보통 차들은 좌회전을 많이 한다. 우리는 직진하여 조용한 성락원 길을 따라서 지속적이며 힘든 업힐을 한다. 10여 분만에 성가정입양원에 이른다.
성가정입양원 옆으로 난 길을 이용하여 스카이웨이로 접어든다. 스카이웨이로 복귀하면 곰에집을 지나 다시 출발지인 아리랑고개에 이른다. 개방된 스카이웨이와 숙정문 길 덕분에 서울 도심에서 야간라이딩이 가능했다. 무더운 여름의 도심 속 야간라이딩이 기다려진다.
/ 글·사진 김종수 www.alpongso.co.kr
첫댓글 산잔차를 타는 저로서는 대환영입니다... 맨 윗사진 여성분은 잔차를 바꾸셔야 할듯..저걸로 엎힐하다가는 금방 지쳐버릴것 같은데요.. 얼마전에는 죽전에서 반포까지 탄천변과 한강변 길로 간적 있는데 이제 도심을 지나 북악산까지 갈수 있는것은 가슴 설레는 일입니다...
- _- 야간에...... ㄷㄷㄷㄷ
자전거 많이 온다면 와인딩 장소 바꾸죠 ㅎㅎㅎ
자전차????대전에서는 자전차 매니아들이 떼빙 역주행도 한다는,-_-
야간에 도로에서 자전차를 탄다는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습니다. 가끔 야간에 운전중에 갑자기 나타나는 자전거를 보고 깜짝 놀랄때가 많은데 심장 떨어질것 같습니다.
야간에 라이딩 해보면 정말 죽입니다.. 다만 단체로 야광램프꼭준비하고 인솔자가 앞뒤로 있다면... 드뎌 라이딩의 계절이왔군요,.,.
새벽에 자전거타고 북악산가면 큰일납니다, 와인딩타는 친구들한테 잡아먹히기 딱 좋아서 ㅡ,.ㅡ;
미친거죠
끼아아아아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