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에는 한국식당이 없다. 그만큼 오만은 상대적으로 한국업체에게 낯선 곳이었으나, 2002년도부터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 오만은 1980년에 현대건설이 미나 알 파할 (Mina Al Fahal) 정유공장의 시공에 참여한 적이 있었으나, 그 이후 정부의 재정 부족과 시장 규모가 작은 관계로 약20년간 한국업체들은 석유관련 플랜트건설시장에 진출하지 못하였다.
2002년 6월에 SK건설이 3천만불 규모의 디젤 탈황설비 공사를 EPC로 수주하면서 한국건설업체의 진출이 활발해지기 시작하였다. 2003년 9월에는 LG칼텍스정유 (지금의 GS칼텍스)가 소하르 정유공장의 O&M (Operation & Maintenance) 프로젝트를 5천만불에 수주하였으며, LG상사와 GS건설 컨소시엄은 2004년5월에 1억8천만불 규모의 폴리프로필렌 프로젝트를 수주하였다.
2004년 오만에서는 석유관련 총 6개의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가 계약되었으며, 규모로는 13억불 정도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2004년 5월 오만의 3번째 LNG 프로젝트를 일본의 치요다 (Chiyoda)와 미국의 포스터 휠러 (Foster Wheeler) 컨소시엄이 6억불에 수주하였으며, 2004년 9월 비료공장 프로젝트를 미쯔비시 중공업이 5.5억불에 계약하였다. 또한 오만정유회사 (ORC) 발주의 아이소머라이제이션 (Isomerization) 프로젝트에는 그리스의 CCC와 인도의 L&T 컨소시엄이 연고권을 갖고 있는 SK건설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2004년 9월에 수주에 성공하였다. 2005년에는 단 1개의 살라라 메탄올 프로젝트만이 독일의 루르기 (Lurgi)와 계약되었다.
위와 같이 주변 산유국과 비교하여 오만의 석유관련 플랜트건설시장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규모다. 그러나, 2005년에 접어들면서 오만은 산업의 다각화를 위하여 대형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에서 가장 중요하며 기초적인 올레핀 공장 건설에 오만석유회사 (OOC)와 미국의 다우가 23억불을 투자하여 합작하기로 결정하였다. 올레핀 공장에는 연산 백만톤 규모의 에틸렌공장 외에 3개의 폴리에틸렌 공장과 2개의 폴리프로필렌 공장이 동시에 들어설 계획이다. 현재 컨설턴트와 기본설계를 수행할 회사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이 진행 중이다.
그 동안 오만은 인구는 증가하고 원유 생산량은 줄어들고 있어 산업의 다변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바깥에 있는 오만은 석유화학제품을 아시아 주요국가에 빠르고 안정적으로 판매하기 위한 좋은 지정학적 위치에 놓여있다. 다른 GCC국가보다 이틀은 더 빨리 아시아 국가에 공급이 가능하다. 가스가 풍부한 오만이 갈 수 있는 길은 단 한가지 석유화학산업뿐이다.
그러나,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오만의 프로젝트 발주방식은 부유한 타 중동 국가와는 다르다. 오만은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필요로 하며, 공장 운영을 맡을 외국회사의 지분 참여 및 제품의 판매까지를 요구한다. 또한 오만은 한국이 LNG 장기구매계약을 체결한 이유로 한국업체의 입김이 작용하는 곳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2005년도에 들어오면서 LG상사가 프로젝트 파이낸싱, 지분 참여 및 제품 마케팅 기능을 동원하며 GS건설이 EPC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오만의 석유화학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2004년 10월에 지분참여 및 투자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는 3억불 규모의 EDC (Ethylene Dichloride)프로젝트는 LG상사에서 자금을 제공하며, GS건설에서는 EPC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또한 10억불 규모의 아로마틱 (Aromatics) 공장 프로젝트에 LG상사와 GS건설이 자금조달 및 지분을 참여하는 조건으로 EPC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아로마틱 프로세스에 대한 기술은 프랑스의 악센스 (Axens)에서 도입하며, 기본설계는 미국의 제이콥스 (Jacobs)가 진행 중이다.
신드바드의 나라인 오만은 드디어 2008년이 되면 연간 약 6백만 톤에 달하는 석유화학제품을 수출하면서 중동의 석유화학 메이저 리그에 합류하게 된다. LG와 GS가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만에는 이제 한국식당이 들어설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