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호아는 많이들 아시죠? 세계 최대의 베트남 쌀국수 체인점이라고 하던데.. 저두 몇년 전.. 미국에서 처음으로 포호아를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베트남 쌀국수를 첨 먹어보고 감격스러워했던.. 홍홍~ 요즘은.. 한국에도 포호아와 같은 베트남 쌀국수집이 많이 생겼더라고요.. 포호아, 포킴, 포타이, 리틀사이공, 아오자이, 시클로.. 기타 등등.. 머 이런 것들 말고도 몇 가지 더 있는 거 같긴 한데.. 이름은 다 기억 못하겠고요.. 어쨌든..... 대충 아시다시피 제가 동남아권 음식을 좀 좋아하자나요~ 그래서 한 번씩 일부러 찾아서 먹으로 다니곤 하고 있었는데.. 어제는.. 맨날 지나다니면서 보기만 했지.. 한 번도 들어가본 적은 없는.. CYCLO에 드디어 가게 됐답니다.
거그가 어디냐믄요.. 2호선 이대전철역에서 내리시면 되구요.. 신촌기차역 있는 쪽인데.. 미라보 호텔에서 이대쪽으로 길 건너편에 있는 건물의 2층에 자리하고 있답니다.. 간판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던데.. 제가 볼 땐.. 하얀 간판에 까만 명조체로 한글로 씨클로, 그리고 영어로도 cyclo라고.. 잘 보이는 것 같애요.
밖에서 볼 땐 참 깔끔한 인테리어로 보였는데.. (하얀 배경에 까만 테이블과 의자들, 베트남에서 찍어온 흑백 사진들, 삿갓처럼 생긴 베트남 전통 모자 모양의 갓을 씌운 전등..) 창가 테이블이 거의 언제나 비어 있어서 내심 의아해하고 있었거덩요.. 근데 그날도.. 넓은 홀에 우리까지 해서 한.. 두세 테이블 정도? 밖엔 안 차 있더군요.. (평일 저녁시간이긴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손님이 별로 없는 음식점은.. 맛과 위생상태 또한 기대하기가 어려운 법인데..
여하간.. 약간의 불안한 맘을 안고 주문을 했습니다. 스프링롤, 해산물 쌀국수, 브리스켓(양지?안심?등심?한글이었는데기억이 안 나요..--;;) 쌀국수, 에그롤 덮밥... 등등을 시켰어요. 다른 쌀국수집처럼 자스민차도 나오는데.. 찻주전자가 made in vietnam.. 좀 조잡스러워 보이긴 했지만.. 어쩐지 정이 가기도 하더군요~ ^^*
스프링롤.. 다른 곳들보다 좀 더 똘똘 말아진 듯한 느낌이었는데.. 똑같은 재료로 만든 스프링롤이 어쩜 이렇게 차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맛있었어요~ 찍어먹는 소스두.. 고거, 땅콩 들어간 갈색 소스랑 투명하고 새콤한 소스 두 가지가 나왔는데.. 스프링롤에는 투명한 소스가 더 어울렸던 것 같고요..
쌀국수.. 말이 필요 없죠~!! 이곳에서 정말 감격스러웠던 점.. ==> 숙주나물, 양파 등과 함께.. '고수나물'이 나오더군요!!!! 동남아 음식엔 빠지지 않고 꼭 들어가는 고수나물이라지만..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동남아 식당에선.. 그것의 향이 너무 강하고 비릿해서 한국사람의 입맛에 잘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곁들여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거덩요~
참고로.. 한국에서는.. 고수나물이.. 사찰음식에 많이 사용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추측컨데.. 불교가 유입되면서.. 그들의 식문화 또한 함께 유입된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만고의 제 생각. 아무런 근거는 없슴다. ^^ 아, 글고.. 저희 집안이 옛날부터.. 불교랑 좀 관련이 있는 편인데요.. 우리집 식구들은 대대로(!) 고수나물로 쌈을 싸 먹는 전통을 가지고 있답니다. 홍홍~ 그래서.. 집에서만 먹을 수 있었던 고수나물을 집 밖에서 보니.. 전 더 반가웠던 게죠.. ^^*
각설하고.. 요리에 대한 얘길 계속 하죠. 쌀국수에 곁들여 나왔던 숙주나물도.. 몹시 정성들여 다듬은 게 보이더군요.. 손이 많이 갔겠더라구요.. 굵기가 좀 두꺼워서.. 혹시 콩나물 대가리랑 꼬리만 떼어내 숙주 나물로 둔갑시킨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잠깐 했습니다만.. 사람이 사람을.. 믿고 살아야죠.. 안 그래요? ^^;
국수 면발도.. 마치 맞게 딱 잘 익힌 정도였구요.. 입 안에 기분 좋게 딱 달라붙는 국수 면발~ :)
에그롤 덮밥.. 정확한 이름이 그것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아무튼 무슨 덮밥이었고 에그롤이 같이 나오긴 했습니다. 새끼손가락만한 크기의 에그롤을 반으로 잘라서 밥접시 위에 같이 나왔구요.. 작은 싸이즈여서 먹기에 편했어요. 밥위엔 바알갛게 양념해 채썰은 고기 볶음 같은 게 얹혀 있었는데.. 양배추 샐러드, 레몬, 방울토마토, 단무지 등과 함께 나옵니다. 고추장고기볶음 비스무리한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다지 외국 음식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한국적인(?) 맛이었어요... 고 위에다가 레몬즙을 살짝 끼얹어 먹으니까.. 상큼하니 의외로 꽤나 잘 어울리는 맛이더군요~
밥 다 먹구나서.. 입가심으로 스프링롤을 하나 더 시켜서 먹고 싶었지만.. 너무 배가 불러서 그러진 못했죠.. ^^; (양이 꽤 많은 편이에요)
그닥 장사 수완은 없어 보이지만 베트남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이는 주인 아저씨와.. 서빙 경험도 숫기도 별로 없어보이는.. 착하게만 생긴 서빙하는 여자애.. 가게엔 이렇게 두 사람이 있었는데.. 별로 특별하게 잘 해준 건 없지만.. 웃는 낯이 참 기분이 좋았어요. ^^*
플라스틱이 아닌 도자기 식기를 사용하는 점도 참 맘에 들었어요.
이렇게나 맛있는데.. 왜 맨날 손님이 없는 걸까.. 참 안스럽더군요..
담에 다시 가보고싶은 곳이었습니다.
점수를 매기자면.. 별 네 개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