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 “10년후에도 우린 록무대에 설것” | ||
입력: 2007년 06월 14일 21:01:23 | ||
참 괜찮은 밴드다. 누가 뭐래도 음악과 삶과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진솔하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 해서 그것이 흠이 될 수는 없다. YB(구 윤도현밴드)가 데뷔 10년차를 맞았다. ‘윤도현밴드’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낸 것이 1997년 3월이니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그들의 실질적인 데뷔는 공식데뷔 2년 전인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윤도현의 솔로 음반이 이 밴드의 출발점이었다. 1997년 6인조로 시작된 팀은 어느새 강호정(키보드)·유병렬(기타)·엄태환(기타)이 빠지고 새로운 기타리스트 허준이 영입됐다. 윤도현(보컬), 박태희(베이스), 김진원(드럼)과 허준이 현재의 라인업이다. 지난해부터 팀명을 ‘YB’로 바꾼 것도 큰 변화다. 1인 밴드라는 느낌에서 벗어나 진정한 밴드로서 거듭나고자 ‘윤도현’이라는 단어를 빼버렸다. “만감이 교차하네요. 사실 데뷔 10년이 된 팀은 많아요. 노브레인도, 크라잉넛도 그렇고요. 멀리는 40여년 동안 밴드생활을 하는 ‘사랑과 평화’가 있고,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팀도 10년 이상 음악을 하기도 하죠. 아무튼 10년 동안 누구 하나 다리가 부러지거나 다치지 않고 무탈하게 지낸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해요. (윤)도현이 집이 수해를 겪은 일만 빼고요. 하하.”(박태희) 팀을 꾸려오는데 위기의 순간은 없었는지 물었더니 대뜸 뜻밖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휴, 사실은 2000년에 해체됐었지요. 기사가 안 나서 그랬지 모든 것이 끝났었죠.”(윤도현) 서로 보기만 해도 지긋지긋했던 시기였다고 했다.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싸움을 겪었다. 음악적인 부분이 이유가 되기도 했고, 그냥 소소한 일들이 엮였다. 이때 일부 멤버가 탈퇴를 했다. “4개월여간 팀을 해체시켰다가 다시 ‘놀아보자’라는 마음으로 재정비했죠. 이후부터는 둔치에서 함께 자전거도 타고 수영도 하고, 소극장 공연도 하면서 위기를 넘길 수가 있었지요. 각각의 악기를 맡는 멤버들에게 유대감은 중요한 일이라고 봐요.”(김진원) 가장 기뻤을 때는 2002년 10월에 있었던 평양 공연, 그리고 유럽을 떠돌며 초심으로 돌아가 음악을 했던 2005년 유럽투어였다고 회상한다. YB는 2002년 한·일 월드컵도 잊지 못하는 시기로 보고 있다. 스스로 ‘독이 든 성배’였다는 표현을 들긴 했지만 “당시 시청을 뒤덮은 붉은색 물결을 어찌 잊을 수가 있겠냐”며 반문했다. 윤도현은 그후의 변화에 대해 “유명해지니 우리 보고 록밴드가 아니라고 말하는 이들이 생겼다”면서 “록밴드가 CF를 한다고 비난을 했고 이후 우리 음악을 흠집내는 분도 있었다”며 아픈 속내를 스스로 끄집어냈다. 옆에 있던 김진원도 답답했던지 “록이 그냥 록이지 뭐”라고 거들었다. “우리 록마니아들이 록을 좀 넓게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덧붙였다. 10년을 맞아 YB는 자신의 1집에서부터 최근 신작 중 주요곡을 담은 라이브3 ‘애프터 10 YEARS’를 내놓았다. ‘담배가게 아가씨’ ‘잊을게’ ‘큰별은 없어’ ‘사랑2’ ‘나는 나비’ 등 내로라하는 노래가 대거 담겼다. 남진의 ‘님과 함께’,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김현식의 ‘사랑했어요’를 록버전으로 불러 따로 수록하기도 했다. “10월부터 전국에서 40회 공연을 펼치려해요. 해외에 우리 음악을 알리는 작업도 계속할 것이고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소규모 클럽 공연도 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10년을 그려나가보려고요.” 〈글 강수진 사진 김기남기자〉 |
YB “한국에서 록밴드는 월드컵 없으면 굶어죽어?” | |
‘10년 활동 중간점검 음반’ 라이브3집 선보인 와이비 | |
김미영 기자 | |
“록밴드 답지 않게 상업성 좇는다는 비판, 자존심 상하고 속상하지만…”
강산이 변하는 지난 10년, 와이비(YB)는 한국록을 대표해왔다. 2002년 시엠송으로 삽입됐던 <오 필승 코리아>로 뜬 뒤에는 ‘국민 밴드’ 호칭도 얻었다. 이들이 최근 지난해 크리스마스 공연 실황을 담은 라이브 음반 <와이비 라이브 Ⅲ>을 냈다. 타이틀곡인 고 김현식의 ‘사랑했어요’를 비롯 2집 수록곡 ‘큰 별은 없어’, ‘사랑 투’ ‘너를 보내고’ ‘잊을게’ ‘동백아가씨’ ‘아리랑’ 등 기존 대표곡과 콘서트에서 즐겨부르는 22곡을 담았다. “인기를 얻고 싶어서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은 곡들을 골랐어요. <사랑했어요>는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자신있게 부를 수 있어 밤무대 뛸 때 진짜 많이 불렀던 노래예요. 들국화, 시나위, 시인과촌장, 김현식 등의 노래가 우리한테 큰 영향을 미쳤는데, 즐겨듣던 그 시절 추억 때문인지 음반에 꼭 넣고 싶었어요.”(윤도현·보컬) 지난 11일 만난 와이비는 ‘10년 활동을 중간점검하는 음반’이라고 했지만, 상업적 성공을 염두한 흔적이 엿보인다. 지난해 밴드 이름까지 바꿔가며 의욕적으로 낸 7집 <와이 비>가 참패하면서 상당한 충격을 받은 탓이다. “대중에게 외면받는 팀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록밴드에 걸맞지 않게 상업성을 좇고, 다른 작곡가의 발라드곡을 부른다는 비판이 있는 것 알아요. 자존심 상하고 속상하지만, 우리가 만든 곡이 시원치 않아서인지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운 7집은 실패했어요. 반성하면서, 열심히 곡을 만들고 있어요.”(윤도현)
라이브3집 낸 YB “국민밴드 될거야”
와이비의 존재를 알린 <오 필승 코리아>는 이번에 빠졌다. “공연장보다는 경기장에서 불러야 어울리는 곡이잖아요.”(허준·기타) 대신 금지곡이었다가 풀린 <이 땅에 살기 위하여>를 넣었다. 90년대 윤도현씨가 고향인 문산·파주 지역 수해 경험을 박노해의 시에 녹인 노래다. 윤씨는 “당시 둑이 무너진게 인재라고 데모도 했는데, 모조리 잡아가두기만 해 그때의 분노를 담은 곡”이라며 “연인의 사랑 얘기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사회적인 메시지를 다양하게 표현하겠다는 의미에서 수록했다”고 말했다.
“해체 겪고나니 싸움도 성숙…이젠 싸우기 보다 서로의 다른점 인정”
한 밴드가 10년간 장수하는 일이 한국에서는 극히 드문 일이다. 이들 역시 지난 10년간 서로 다른 음악적 색깔과 취향으로 자주 다퉜다. 2000년 해체했다가 기타리스트 허준씨를 영입하면서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해체 경험을 겪고 나니까 싸우는 방법이 성숙해졌어요. 이전에는 대놓고 끝날 것처럼 싸웠다면, 지금은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다른 점을 인정하면서부터 싸움이 줄었어요.”(김진원·드럼) “서로 부딪치고 싸워 곪은 것을 도려내니까 꼭 나쁜 것이 아닌 것 같아요.”(박태희·베이스)
“한국 록밴드는 월드컵 없으면 굶어죽어?”
와이비는 2005년 윤도현이 솔로 음반 <디퍼런스>를 내고, ‘사랑했나봐’로 인기를 끌 때 해체설에 휩싸였다. 윤도현도 “뜨니까 밴드를 버렸다”는 오해를 받았다. 물론 와이비의 인기는 윤도현에 기댄 측면이 크다.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는 다른 멤버들의 시샘이 있을 법도 한데, 박태희씨는 “도현이는 얼굴도 잘 생겼고, 노래도 잘한다”고 당연하다는 듯 평한다. “록가수로서 음악에 대한 열정도 많은데, 외모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는 것이다. 김진원씨도 “보컬리스트가 얼굴이 되니까 오히려 강점”이라며 “그 사이 우리는 연습실에서 노래를 만들고 연주를 가다듬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요즘 와이비는 록그룹 노브레인, 크라잉넛, 피아, 트랜스픽션, 내귀에도청장치와 함께 ‘록스타’란 공동의 이름을 만들어 한달에 한번씩 홍대 앞 클럽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대학에서도 록밴드를 안불러요. 밴드의 활동폭이 너무 좁아져 우리끼리 친목 도모하고, 공연도 하면서 록음악을 널리 알려볼 참으로 만들었어요. 7월6일 롤링홀에서 함께 공연합니다.”(김진원) 10월에는 강호정, 엄태환, 유병렬 등 원년 멤버들과 함께 꾸미는 콘서트를 연 뒤 내년 2월까지 전국 40개 도시 순회공연에 나선다. 정규음반도 빨리 낼 작정이다. “음반시장이 불황이라지만, 7집이 망했으니까 빨리 내야죠. 이번 음반요? 우리끼리 소장할 생각으로 낸건데… 많이 나가면 좋죠.(웃음)”(윤도현)
“20년 넘는 밴드라야 제맛이 난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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