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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염한 음색으로 객석을 사로잡는 가수 웅산. |
얼마 전에는 왕년의 여가수 에비 링컨의 신보가 나왔다. 내용은 창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신선한 사운드로 가득 차 있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지난 시대를 대표하던 여성 보컬리스트가 만년에 이르러 새롭게 변신한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수준 높은 팝을 들려주던 조니 미첼의 재즈 앨범도 나왔다.
우리나라에도 젊은 여성보컬리스트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들은 나름대로의 음악성과 매력을 가지고 재즈의 향기를 뿜어낸다. 그러나 이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 아직 자신이 밴드를 거느릴 입장이 되지 않는 데다 재즈에는 아직도 기악 위주의 음악적 사고가 지배하고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재즈 아티스트들이 많지 않은 관계로 같이 무대에 오르는 연주자들이 한계에 있다는 것, A라는 가수와 무대에 오른 연주자가 다시 B와 C의 무대에도 등장하는 식이다.
웅산은 수려한 외모와 중저음의 농염한 허스키 보이스와 객석을 압도하는 무대 매너로 클럽가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사랑을 받는다. 잿빛이 묻어나는 우울한 발라드에서 힘있고 신나는 강한 비트의 노래까지 모든 장르를 섭렵하고 있다. 웅산은 곡 해석 능력이 뛰어나 다양한 노래를 자기 스타일로 소화시키고 있다. 자신의 감성을 잘 조절하고 혼이 담겨 있는 듯한 목소리로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홍콩 재즈클럽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정말로는 웅산과 함께 대중적으로 큰 지지를 받고 있는 지적인 아티스트. 경희대 물리학과를 나와 미국 버클리 음대에서 유학했다. 화려한 스캣 싱잉과 어떠한 곡이든 자신에게 맞게 소화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약간 허스키한 보이스에 표현하는 감정의 폭이 넓다. 저녁노을처럼 부드럽다가 성난 파도처럼 몰아치는 화려한 즉흥 솔로가 돋보인다.
장정미는 엘라 핏제럴드를 연상시키는 재즈적 감각으로 사랑을 받는다. 윤기있는 소리의 질, 타고난 스윙감각은 천부적인 재즈 싱어임을 알 수 있다. 타악기 연주자 김대환과 팀을 이루어 프리뮤직 분야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97년 홍대 미대 도예과를 졸업했다.
김현정은 풍부한 음성과 타고난 음악성으로 쉽고 편안한 노래를 들려주는 형. 재즈 스탠더드 작품 모두가 어울린다. 서울재즈 아카데미 보컬 강사로도 활동한다. 임경아는 호소력있는 가창으로 사랑을 받는다. 미국 노스텍사스 대학교와 버클리 음대에서 재즈 보컬을 공부했다. 정소임은 타고난 음악성과 탁월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 인천을 중심으로 활약한다. 차은주는 가녀린 몸매에 가녀린 음색으로 노래하지만 그 이면에는 폭발적인 파워를 지니고 있다.
(김진묵ㆍ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