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 재경장흥군향우회(다음 카페)
장흥 슬로시티운동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
김 기 홍 (장흥문화원장,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1. 들어가는 말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문명을 급속도로 발전시켜 왔다. 그것을 추동(推動)하는 강력한 에너지는 자본주의라는 이념과 시스템이다.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시장경제의 원리로 가동되어 경쟁에 의해서만이 가능하다. 경쟁은 속도를 강요할 수밖에 없어 기술문명은 늘 속도의 경쟁에서 이긴 자만이 그 대가를 얻을 수 있다. 이렇듯 근대 인류 문명은 기술과 속도의 경쟁으로 인해 하루하루가 변화의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벽해상전(碧海桑田)’이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현기증이 나는 변화 속에서 인류는 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서구가 250여년에 걸쳐 이룩한 산업화와 민주주의를 불과 50여년 만에 이룩했으니 그 변화의 멀미에 어리둥절할만하다. 그 과정에서 이촌향도(離村向都)현상으로 도시는 급격히 팽창하고 농촌은 공동현상이 벌어지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농촌도 자본욕망의 마수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무분별하게 개발되기도 해 내려온 산자수려한 화려강산이 훼손되어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짧은 기간 동안에 산업화를 추진하느라고 우리 몸에 배인 ‘성급한 문화’는 인간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물질적 삶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적 성향의 사람으로 변해버렸다. 그러다보니 인품과 인간적 예의를 지닌 사람을 숭상하던 선조들의 정신을 상실하고 물질문명을 탐하는데 급급한 자본의 노예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다행히 21세기로 접어들면서, 그동안의 잘못된 삶에서 벗어나고자 인간다운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한 운동이 각처에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웰빙과 느리게 살기 운동’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근간에 정부의 사회적 후생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빨리빨리 문화(조급한 생활 fast life)로 대변되는 정신없고 각박한 삶과 대조되는 도시민들의 느린 삶(slow life)에 대한 욕망이 표출되고 있다.
그동안에 경제적 정치적으로 압축 성장된 조급한 문화를 청산하고, 친자연적인 삶과 전통의 보호라는 ‘느림의 가치’를 추구해 가는 사랑의 실천과 봉사, 마음의 여유, 영혼의 성숙, 행복한 삶을 누리자는 운동이 세계 각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즉 물질중심적인 삶보다는 정신적 가치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삶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발상에서 기인하는 현상인 것이다.
슬로시티운동은 1986년에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미국 맥도날드 햄버거의 이탈리아 상륙에 반대하여 일어난 슬로푸드운동에 이어 1999년부터 이탈리아 지방도시인 그레베 인 키안티를 비롯한 4개 도시에서 느림의 삶(slow life)을 표방한 칫타슬로(이태리어 cittaslow, 영어표기 slow city)운동이 효시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7. 12. 1에 장흥군(유치, 장평 일부)을 비롯한 담양, 완도, 신안 등 전남의 4개 군이 아시아에서 최초로 국제 슬로시티로 인증되어 2008. 1. 21 신안군 증도에서 국제 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슬로시티 인증서를 받음과 동시에 슬로시티 선포식을 갖게 되었다.
이에 따라 우리 장흥군도 슬로시티 운동에 참여하여 군민들의 삶을 보다 향상시키고자 그 동안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지역주민과 학계의 협조아래 슬로시티 운동에 대한 사업을 모색하여 추진해 나가고 있다.
지난 10월 19일에는 장흥학당(長興學堂)이 주관한 정례 연찬회에 (사)한국슬로시티본부 위원장 겸 국제슬로시티연맹 부회장인 손대현 교수가 초빙되어 ‘슬로시티 장흥 어떻게 할 것인가?’란 주제의 강의를 하기도 했다. 필자는 이 강의를 경청하면서 슬로시티 장흥에 대한 개요와 ‘아껴 놓은 땅 장흥’이 ‘생명을 위한 유기농장(organic farm) 슬로시티’로 명명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특히 2008년 1월 신안 증도에서 있었던 슬로시티 선포식에 참석했던 감회가 무척 깊어 장흥슬로시티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떠올라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후 필자는 국제슬로시티와 우리나라의 슬로시티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여 그 내용을 개략적으로 검토․분석 해 봤다. 그 결과, 우리 장흥의 슬로시티운동의 여건과 활동상황이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뒤처져 있을 뿐만 아니라 어려움에 처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국제슬로시티연맹은 지역 슬로시티에 대하여 인증 3년차에 평가를 하고, 5년차에는 슬로시티 존치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따라서 장흥 슬로시티는 인증을 받은 지 3년이 되어 추진내용에 대한 평가기간이 도래되었고, 이 후 슬로시티인증의 존치여부를 결정할 시기도 2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확인한 필자는 슬로시티로 지정된 유치․장평 주민은 물론, 문화원 회원과 장흥군민에게 슬로시티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제고하고, 앞으로 슬로시티 운동에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여, ‘참 살기 좋은 장흥’을 건설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열망하는 마음으로 슬로시티 현황을 살펴보고 활성화에 관한 몇 가지 소견을 제안하고자 한다.
2. 슬로시티의 개념과 배경
1) 슬로시티의 개념
슬로시티(slow city)란 ‘느리게 살기를 추구하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조급하게 사는 것보다 천천히 살며, 이웃과 더불어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지향하는 세계를 말한다.
이러한 생활을 지향하는 슬로시티(slow city)운동이 처음 시작된 것은 이탈리아였다. 우리나라에서는 city(도시)라는 단어보다는 town(마을) 또는village(마을)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고 하겠다.
슬로시티는 자본주의에 의하여 날로 획일화∙대중화되어 가는 조급한 삶으로부터 탈출하여 지역성과 전통성에 기반을 둔 여유로운 삶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과 주민의 삶의 질을 동시에 향상시키고자 하는 지역공동체(community)운동이며, 국제적 연대 운동이다.
자연인으로서의 인간의 참다운 삶의 기본은 자연의 순환주기에 맞춘 삶이다. 그러므로 빠름이 아니라 천천히(느리게) 꾸준히 하는 것이며, 환경, 자연, 시간, 계절과 인간에 대한 존중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운동으로써 모든 것들을 조화롭게 해서 살아가자는 인생의 지혜와 능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슬로시티는 현대 문명을 거부하고 과거로 회귀하자는 것이 아니라 보다 인간적인 삶을 추구하는 철학으로 빠름과 느림, 삶의 양과 질(행복), 전통과 현대, 농촌과 도시, 세계화와 지방화, 자연과 인문, 아날로그와 디지털, 행정과 주민간의 조화를 지향한다.
슬로시티의 목표는 자연과 문화 인간과 생물간의 조화를 존중하면서 각 지역의 다양성과 특색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며, 이를 통하여 주민들은 물론 방문객들에게 지역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2) 슬로시티의 배경과 발단
슬로시티운동은, 1986년에 이탈리아에서 촉발된 슬로푸드 운동이 전개됨에 따라 1999년에 작은 도시 그레베 인 키엔티를 비롯한 프시타노, 오르비에트, 브라 등 4개 도시의 시장들이 모여 슬로시티를 선언함으로써 발단이 되었으며, 2001년에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약 1시간 거리에 떨어진 인구 1만 4천명의 작은 도시(산골 마을) 그레베 인 키엔티 시의 파울로 사투르니니(Paolo saturnini)시장이 마을사람과 세계를 향해 “느리게 살자”고 호소한데서 공식선언이 되었다
원래 이 운동은, 현대문명의 폐해로 인한 자연과 인간, 그리고 그 지역의 고유성과 정체성 소멸을 우려하는 차원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시장 사투루니니는 속도(빨리 빨리)의 노예가 되어버려, 주위와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돌아보는 생각과 습관을 망가뜨리고, 가정과 사생활을 침해하고 패스트푸드(past food)를 먹도록 하는 바쁜 생활이 우리 모두를 굴복시키고 있다고 전제하였다. 이러한 바탕에서 지역 음식의 맛과 향기를 다시 발견함과 동시에 먹거리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패스트푸드를 추방해야 한다고 역설한데서 시작된 운동이다.
사투루니니 시장은 생산성 향상이란 미명으로 인간의 존재방식을 변화시키고 환경과 경관을 위협하는 바쁜 생활 태도를 몰아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는 생산성지상주의와 환경을 위협하는 바쁜 생활태도를 몰아내고 ‘인간답게 사는 마을’인 슬로시티 운동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 후 그의 신념에 동조한 인근의 도시를 비롯하여 유럽과 세계 전역의 여러 도시가 동참하였고, 현재 25개국 147개 도시가 국제슬로시티로 인증되어 국제슬로시티연맹이 정한 7개의 실천조항을 수용하면서 나름대로의 지역 풍토와 여건에 맞는 슬로시티운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3. 우리나라 슬로시티의 현황
우리나라의 슬로시티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활동은 2006년에 한국슬로시티 추진위원회(위원장 손대현, 한양대 교수)가 결성된 이후, 전라남도의 슬로시티 대상지역을 조사하여 국제 칫타슬로(citta slow)연맹에 접목시키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그 결과 2007. 6. 28 한국슬로시티 추진위원회에서 장흥군 유치․장평과 담양군 창평, 완도군 청산, 신안군 증도를 국내 슬로시티 후보지로 선정하였다.
그 후 2007년 7월에 칫타 슬로국제연맹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하여 2007년9월 6일부터 9월8일까지 국제연맹 대표가 전남에 파견되어 4개 군에 대한 실사를 하고 2007. 12. 1에 이탈리아 그레베 인 키엔티에서 개최된 칫타슬로 국제연맹 총회에서 전남의 4개군이 아시아의 최초 슬로시티로 결정되어 인증을 받았다. 이를 시발점으로 하여 2009년에는 경남 하동군과 충남 예산군이 추가로 인증을 받았고,2010년에는 경기도 남양주시와 전북 전주시의 한옥마을이 인증을 받았으며, 향후 전국적으로 다양한 색깔의 스로시티가 탄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의 여러 고을이 슬로시티로 지정된 것은 아직까지 다양한 전통음식이 온전히 전승되어 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음식의 풍미를 좌우하는 특성(담양;바이오, 신안; 생명식품 천일염, 완도;전복, 장흥;표고)들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국제슬로시티로 인증되어 그 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슬로시티 현황은 다음과 같다.
1) 담양군 창평면
창평면은 전통문화, 전통가옥, 전통음식, 전통산업 등 전통자원이 잘 보존되어 있는 지역이다. 특히 삼지천 마을은 16세기 초에 형성된 전통마을로 담양 고재선 가옥(전남도 민속자료 제5호)을 중심으로 여러 채의 전통한옥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이 마을에는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돌담길과 전통산업인 죽공예품 및 발효식품인 죽염된장, 고추장, 한과, 쌀엿 등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또한 창평면이 속해있는 담양군은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 죽록원, 소쇄원, 가사문학관, 식영정, 금성산성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보유한 지역으로 전통 먹거리인 창평국밥, 국수, 떡갈비, 한과 등의 먹거리 상권이 활발하다.
한편, 창평 슬로시티 추진위원회 주관인 ‘대보름 동제민속놀이 한마당’은 슬로시티 마을 대동제, 대나무 연 만들기, 불깡통 만들어 돌리기, 달집태우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통해 선조들의 삶의 방식과 정서를 향유하게 한다.
창평 슬로시티는 생태보존과 전통산업, 지역주민에 의한 다양한 지역 커뮤티니(공동체)운동전개가 중요한 요건이다.
2) 신안군 증도
증도는 섬과 섬으로 연결된 아름다운 섬이며, 신이 내린 축복의 땅이라 할 수 있는 염전(소금 밭)이 있으며, 소금동굴과 소금 레스토랑, 소금 박물관 등 주로 천혜의 깨끗한 해양자원이 풍부하다. 소금박물관은 소금 창고를 개조한 건물로 소유자의 노력 덕분에 근대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특히 신안 증도는 갯벌 염전에 대한 세계적인 그 희소가치가 인정되어 세계슬로시티로 지정받게 되었다.
증도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현대인에게 안심과 안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일 뿐 아니라 순박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곳으로, 주민들은 ‘증도다움’ 즉 느림과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금년부터 차 없는 섬으로 도전하고 있다. 이 도전은 민․관이 함께 뜻을 모은 결과이며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3) 완도군 청산도
청산면은 매우 완벽한 슬로시티의 조건을 갖고 있다. 자연과 사람, 모든 것이 아름다운 섬으로 전통문화와 전통산업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계단식 다랑논과 돌을 깔고 흙을 깔아 다져, 논으로 활용하는 구들장 논, 돌담, 해녀 등이 있는가 하면, 소를 이용한 경작과 장례문화인 풍장(風葬, 草墳)등의 전통문화가 보존되어 있다. 나지막한 지붕들, 밭과 집 사이의 대충 얹어 놓은 듯한 돌멩이를 쌓아 올린 돌담 길, 그리고 푸른 바다, 섬 전체가 전래 동화책 분위기를 연상하게 하는 마을이다.
전복과 돌김, 해초 등으로 만든 대표적인 해산물 슬로푸드가 특색이고, 또한 매년 ‘세계 슬로 걷기 축제’를 개최(신지면)하고 있으며 자연훼손을 최소화 하면서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이 완도군은 생태적이고 해양적인 성격을 띤 다양한 관광자원을 지니고 있는 곳이기도 한다.
4) 장흥군 유치․장평면
(다음 4항에 상술함)
5) 하동군 악양면
하동은 차가 있어 즐겁고 행복한 茶幸村樂이다. 수 천년을 두고 흐르는 섬진강은 마을을 더욱 풍요롭고 여유롭게 해주고 있으며, 차와 문학은 도시매커니즘에 함몰된 도시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세가지의 향기(茶香, 文香, 느림의 漫香)를 제공하고 있다. 산기슭에서 푸른 기운을 내뿜는 야생차밭과 박경리의 소설 『토지』속의 최참판댁이 고풍스럽게 재현되어 있고, 그리고 ‘악양사람들이 푸른학을 타고 다닌다’는 이상향의 청학동이 있다.
국립공원 지리산 자락에 있는 하동의 특산품으로는 천년녹차와 대봉감, 밤, 매실, 하동송림의 솔잎, 한우와 참게 등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먹거리가 있다.
하동은 슬로푸드인 차지정 세계 최초의 슬로시티이다.
6) 예산군 대흥∙응봉(大興∙鷹峰)
이 곳은 한국에서 6번째로 인증 받은 국제슬로시티이다.
예산과 당진을 수계(水界)로 한 청정 예당저수지와 저수지 주변에 조성된 생태공원이 자연 생태적으로 친환경적인 매력이 있다. 저수지는 국내 최대 규모로 농업용수와 식수 및 홍수조절용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그 곳에 38종의 물고기가 서식하는 천혜의 낚시터가 있다.
특산물로는 붕어찜과 붕어어죽 등의 슬로푸드와 껍질째 먹는 예산 황토밭 사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곳에는 애국지사인 윤봉길의사 생가와 추사 김정희선생 고택, 그리고 최익현선생 묘소가 있다. 또한 국보인 수덕사 대웅전, 1405년에 창건된 대흥향교의 제례의례, 천년수령의 느티나무와 마을주민이 함께하는 목신제(木神祭)가 전승되고 있어 우리의 전통의식을 엿볼 수 있는데, 문화유산과 어우러진 슬로시티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잇점이 있다.
※ 2010년에 추가로 인증받은 경기도 남양주시와 전부구전주시의 한옥마을에 대한 현황은 생략함.
4. 장흥 슬로시티의 현황
1) 슬로시티의 환경
“우리나라에서 진정한 유기농업의 마을은 장흥이다. 향후 한국의 건강한 식자재가 되는 슬로푸드의 거점지역이 되기에 충분한 마을이므로 진정한 슬로시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장흥군이 슬로시티로 지정될 때 심사위원이 평가한 소감이다.
이와 같이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장흥은, 예로부터 산과 강과 바다가 어우러져 경관이 수려한 곳으로, 우리나라에서 고인돌이 가장 많이 있는 곳에서 알 수 있듯이 선사시대 이래 사람들이 오랜 전통을 이어가며 살아온 고을이다.
슬로시티로 지정된 유치․장평면은 장흥군의 북부 산간지대에 위치하며 유치면의 중심부에 깊은 산골에서 발원한 탐진강이 흐르고 있으며, 농토가 극소한 면으로 산골의 곳곳에 크고 작은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 사람들은 오랫동안 평화롭게 특유의 전통문화를 누리며 살아 왔으나 1950년 한국전쟁(6.25)으로 전 지역의 가옥이 소실되고, 문화유적 또한 많은 손실을 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그 후 50여년에 걸쳐 마을이 복구되었으나 2007년 12월 31일에 준공된 장흥댐 건설로 인해 유치면의 절반정도가 수몰되고, 인구마저 극소하게 줄어들었다. 반면에 9개 시․군의 수자원인 탐진호(耽津湖)가 들어서 새로운 경관과 물문화가 조성되어가고 있다.
생태환경이 잘 보존된 슬로시티의 상당부분이 상수원 보호구역 및 수변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유치면은 자연스럽게 친환경적인 여건이 구축되었으므로 영농과 축산업은 당연히 친환경적이다.
이와 같이 유치면 일원은 심산유곡과 아름다운 호수의 경관을 지닌 특색을 갖고 있으며, 유치면과 인접한 우산 ․ 병동마을 역시 장평면의 북부에 위치해 일찍이 친환경적인 유기농업을 하고 있어 슬로월드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2) 슬로시티의 가구 및 인구수와 공공시설
장흥슬로시티는 한국전쟁과 장흥댐 건설로 가구 및 인구가 감소되어 현재 슬로시티 유치․장평면은 21개의 행정마을에 39개 자연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유치면은 18개리에 33개 자연마을이 있고, 장평면의 일부이며 슬로월드 지역인 우산․병동․장항리 등 3개마을에는 6곳의 자연마을이 있다.
이 지역의 가구 및 인구수는 787가구 1518 명인데, 유치면은 646가구 1247명, 장평면은 00가구 271명, 이 중 유치면 덕산리 등 4개 마을은 1~3가구 뿐이다.
장흥댐 공사로 인해 유치면 소재지였던 송정리가 수몰됨에 따라 조양리로 이전되어 그 마을을 분리하여 원등리로 명명 되었으며, 그 곳에는 유치면사무소를 비롯한 우체국과 농협지소 보건지소가 신축되고 유치원과 초등학교․중학교 학생이 함께 수학하는 종합학교가 신설되었다. 또한 산골벽지중심부인 대천리 암천마을에도 또 하나의 보건지소가 있다.
3) 지역 내 중요 문화유적과 관광․자연자원
슬로시티 지역에 산재하는 문화유적과 관광자원은 다음과 같다.
천년고찰 보림사, 댐 수몰지역에서 발굴 이전된 고인돌 선사유적공원과 강성서원, 수인산성, 장흥댐과 물 문화관, 수석전시관 및 분재원, 보림사 비자림 산림욕장, 유치자연휴양림 등이 있다. 그 외 자연자원으로 탐진호와 탐진강 상류 유치천, 수인산, 가지산, 국사봉이 있으며, 표고․쇠고기․키조개․매생이 낙지. 등의 슬로식품이 있다.
4) 장흥군의 슬로시티 목표
장흥군에서 계획한 장흥슬로시티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 슬로시티에 대한 지역민의 인식을 함께 참여하여 슬로시티를 만든다.
◦ 전통과 문화가 살아있는 지역으로 한다.
- 지역문화 전통에 대한 관심제고와 문화활동을 장려한다.
◦ 머무르고 살고 싶은 지역으로 가꾸며, 쾌적한 환경유지 및 보호를 한다.
◦ 활력 있는 지역사회가 되도록 한다.
- 방문객 증대와 관광소 등으로 주민 소득을 향상한다.
◦ 품격있는 관광지가 되도록 한다.
- 지역주민+자연환경+방문객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 되도록 한다.
5) 슬로시티 추진현황
심산(深山)과 호수 등의 슬로시티의 잠재력을 갖춘 장흥 슬로시티 지역 주민은, 자연친화적인 환경에 걸맞는 슬로시티민의 삶을 누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 공급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국내 최대의 표고(버섯) 생산지로, 버섯은 천혜의 나무숲에서 노지 재배되고 있다.
반월마을에서는 참나무 진액을 먹는 장수풍뎅이(곤충) 사육으로 주변 도시지역민들의 자연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그 부산물로 땅 살리기 운동을 펴고 있다.
또한 고지대인 운월리 신덕마을은, 제주도에서 입촌한 사람(91가구 180여명)들로 구성된 ‘한농복구회’가 새마을을 조성하여 공동체 생활로 무농약 농법을 시행한 지 16년째가 되는데, 무공해 식품을 생산․공급하는 슬로푸드 생산지이다.
보림사가 소재하는 봉덕마을에서는 웰빙 발효식품인 청국장과 메주를 생산 판매함으로써 주민의 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있고, 비지터센터(관광방문자안내소)가 있다.
특히 이 마을에 자리 잡은 보림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비자림산책과 선다(禪茶)탬플스테이는 또 하나의 매력을 갖고 있다.
신월마을엔 유치 휴양림이 있다. 친환경 농업 유기농 전문단지(어성초 등) 남도식품공장, 토종닭 사육 등의 친환경적인 시설과 식품 생산으로 슬로시티 다운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장평면의 우산마을 ‘슬로월드’는 일찍이 유기농업을 하고 있는 마을로 폐교(초등학교)를 활용해 만든 지렁이 생태학습장에서 생태체험을 하면서 지렁이분변을 이용한 친환경 농법을 시행하여 유기농 슬로푸드를 생산하고 있어 슬로푸드 거점 지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유치․장평면의 4개 마을이 정부로부터 행복마을로 지정되어 친환경적인 웰빙형 한옥마을로 조성되고 있다.
이 행복마을은 낙후된 농촌마을을 사람이 살기 좋은 마을로 조성하여 현지 주민들과 그 후손들이 정착하고, 도시민들이 돌아오게 하기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사업이다.
현재 한옥 건축현황은 유치면 신덕마을에 32동이 완공되었고, 봉덕마을은 7동이 건축 중에 있으며, 장평면 우산마을은 19동이 완공되고 3동이 시공 중에 있으며, 병동마을은 9동이 완공되고 1동이 시공 중에 있다.
이 외에도 슬로시티에는 각 마을대표로 구성된 ‘사단법인 장흥슬로시티 협의회’를 중심으로 슬로시티운동이 전개되고 있으며, 전 지역에서 토속 산나물과 유기농 축산물을 생산하여 메주와 된장, 매실장아찌 만들기 김치 담그기 등을 생활화 하면서 즐겁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슬로시티 내의 대부분 지역은 임야 및 수변지역에서 생산되는 표고버섯과 산나물이 많고, 청국장과 매실액 및 장아찌와 유기농 채소 및 일반 농작물이 생산되고 있다.
6) 슬로시티 추진상의 애로점
장흥슬로시티는 산간지대에 위치할 뿐 아니라 전쟁의 피해와 댐 건설로 인한 수몰로, 전통가옥과 민속유물이 사라지고 현대인에게 매력을 끌 수 있는 관광자원 부족하다. 또한 지형적인 환경 때문에 타 지역에 비해 관광객이 적은 편이다.
더불어 농경지와 인구가 감소되어 비교적 식량 자급을 할 수 없고, 영농 및 슬로시티 사업 추진을 위한 인적자원이 부족한 편이다.
이상과 같은 이유 때문에 슬로시티 추진주체가 비교적 약한 편이며, 주민들의 슬로시티에 대한 이해도 및 호응도가 미약하여 슬로시티 활성화는 아직 약하게 보인다.
5. 슬로시티 발전을 위한 제안
장흥군은 한반도의 최남단 정남진에 위치하고 있다. 1960년대 이후 산업사회와 정보화 사회를 거치면서 1990년대 지방 자치제가 시행 되는 기간에 전국적으로 시행했던 개발 위주의 경제 발전이 이루어 질 때, 정부의 지원이 비교적 소외된 지역이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그동안 장흥군을 이른 바 ‘버려진 땅’처럼 여겨 왔으나, 근래에 들어 물질위주의 발전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정신문화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정부시책이 바뀌어감에 따라, ‘개발이 덜 된 땅’이 결과적으로 ‘아껴놓은 땅’으로 전환되어 살기 좋은 고장으로 이루고자 희망찬 미래를 향해 활기차게 나가고 있다.
따라서 우리 장흥의 슬로시티를 슬로시티 이념에 맞는 살기 좋은 곳으로 발전시켜 많은 사람들이 장흥을 찾아오고, 다시 찾고 싶고, 머무르고 싶고, 살고 싶은 곳이 되도록 하고자 슬로시티 운동에 참고가 될 몇 가지 소견을 제시한다.
첫째, 슬로시티 지역의 경관을 보다 아름답게 가꾸어 가자.
장흥군은 창평과 청산도 및 증도, 슬로시티와는 제반 여건이 다르다.
담양군 창평은 광주 근교에 위치할 뿐 아니라 식영정과 소쇄원·환벽당·명옥헌 등 많은 문화유적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창평국밥, 한과 등 다양한 슬로식품이 있는가 하면, 담양군 전 지역에 무수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어 평소에 관광객이 많다. 완도군 청산도와 신안군 증도는 확 트인 넓은 바다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어, 관광객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슬로시티의 관광자원이 많다. 또한 각기 슬로시티 추진위원회가 사단법인으로 조직되어 있어 사업이 보다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장흥군의 슬로시티 지역인 유치∙장평은 시야가 한정된 산간의 마을로 이루어져 있어, 쉽게 관광객의 눈길을 끌지 못하는 환경이다.
그러므로 장흥은 향후 20년 내지 100년 이상을 내다보고, 슬로시티의 큰 자원이라 할 수 있는 장흥댐과 탐진호 경관을 지금부터라도 잘 가꾸었으면 한다.
탐진호 수변 및 그 주변의 낮은 산자락에 우리나라 남부의 전통수종인 수양버들과 포푸라 그리고 백일홍, 동백, 단풍나무, 이팝나무 등의 적정한 나무를 심어 호수를 찾는 이가 호수가의 아름다운 경관을 바라보고, 호수 위에 비치는 나무 물그림자를 바라보면서 시를 쓰고 읊을 수 있는 정취를 느끼게 했으면 한다.
이 곳이 전원적 풍경이 담겨진 파노라마가 될 수 있고, 그 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낭만적 정서의 매력을 끌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마을이 철거된 덕산마을과 그 언저리에는 포푸라와 이팝나무를 심어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장흥의 입구인 학송, 장수, 관동, 반월마을 주위와 보림사 방향의 송정, 늑룡, 용문리의 호수변 등 슬로시티 지역에 아름다운 전통 조경수목을 심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특히 이팝나무와 아카시아는 꽃이 아름답고 향기로울 뿐 아니라 벌꿀의 밀원이 되기도 한다.
둘째, 유치∙장평에서 맛과 질이 좋은 슬로푸드를 생산․판매 하자.
탐진호는 장흥슬로시티의 보고이다. 그 곳에 서식하는 민물고기는 슬로시티의 매력적인 자원이 될 수 있다. 이 지역이 상수원의 환경보존을 위해 많은 제약을 받고 있지만,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고유한 슬로시티자원이다.
이 자원을 최대한 활용케 하여 주민과 관광객에게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역 내의 특정인에게 낚시와 어로(漁撈)를 허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아무런 잡념 없이 물고기를 낚는 모습을 보는 재미와 붕어찜과 어죽 매운탕을 먹는 즐거움은 참으로 환상적이고 이상적인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형적으로 적지선택이 용이하지 않겠지만, 적정한 목장을 조성하여 소나 돼지, 닭 등의 가축을 방목 방사하여 목초를 먹여 길렀으면 한다. 굳이 방목 적지를 제시한다면, 슬로월드 지역인 장평면의 우산∙병동이나 유치면의 운월리 신덕의 산간 전답이나 야산 또는 산등성이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우리 장흥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한우 생산지이다. 그러나 우사(牛舍)에서 기르는 기업형 축산업은 비위생적이고 비윤리적인 사육법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슬로시티 지역에서의 목장사육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산록의 목장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이 연출하는 목가적이고 전원적인 모습을 바라보는 마음은, 한가롭고 편안해질 것인가 과히 짐작해 볼 일이다. 목초를 먹인 쇠고기는 맛과 영양가가 가두어 기르는 쇠고기 보다 훨씬 좋고, 소를 기르는 재미와 쇠고기를 먹는 재미, 그리고 판매하는 재미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농부 ‘조웰’이 경영하는 ‘폴리페이스 목장’에서는 초원에서 소, 돼지와 닭을 목초로 길러 상품을 생산 판매하고, 축산 교육장으로도 유명하며, 상품은 150㎞이내에 직거래 하고 있다.
목장에서 소와 돼지와 닭을 함께 사육하는 것은 상호 이롭고 또한 풀을 먹인 돼지와 닭고기 및 계란의 질은 매우 좋다고 한다.
셋째, 장흥군의 전 지역을 준 슬로시티로 가꾸자.
장흥군의 인구가 슬로시티의 인구기준(15,000명 내외)을 초과하였지만, 대부분의 지역이 인증된 슬로시티와 인접해 있고, 전 지역이 슬로시티 요건이 갖추어져 있으므로, 이를 연계하여 장차 장흥의 전 지역을 슬로시티로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흥군은 지금도 아껴놓은 땅의 특성을 살려 슬로시티다운 고을로 조성되고 있다고 본다.
슬로시티와 연관이 있는 문화자원으로는 향교 및 서원 사당 등의 유교문화와 관산 방촌의 전통문화마을과 전통 가옥 그리고 장천재, 천관산과 정남진의 산수, 탐진강가의 수많은 정자문화, 유명해진 편백숲 우드랜드와 천연자원연구원 및 한방산업연구원, 통합의학박람회, ‘신의(神醫)’ 드라마 촬영장과 회진 낚시터, 부산면 호계리 별신제 및 보림문화제의 고싸움과 벅꾸놀이, 그리고 다양한 슬로푸드 등 헤아릴 수 없는 자원이 있다.
특히 슬로시티와 인접한 부산면은 슬로시티 형태로 가꾸기가 용이하다.
장흥댐 생태공원과 연결되어 있는 탐진강 가의 용호정·동백정·경호정·부춘정, 장흥읍의 창랑정은 문림고을의 선비정신이 깃든 문화유적이다.
용호정으로부터 창랑정까지의 동선(動線)에 관광․산책로(둘레길)를 정비․개설하고, 겸하여 정자문화를 테마로 한 선비문화체험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마련하여 주민과 외래객에게 제공한다면 장흥의 매력이 더한층 높아 질 것이다.
그리고 장흥읍과 인접된 부산면 내안리는 산수경관이 수려하고, 선사시대의 문화유적인 고인돌군(群)과 백제시대의 석실고분 및 선돌, 조선시대의 서당과 재실, 노거수 등이 보존되고 있으므로 이 마을을 역사․문화 마을로 가꾸어 역사교육 및 관광자원으로 보존․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넷째, 활기찬 슬로시티 추진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자.
슬로시티운동을 보다 폭 넓고 활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장흥슬로시티 협의회’를 보강하거나 별도의 추진협의기구를 구성해야 한다.
추진협의체는 지역주민은 물론 지자체의 당연직 그리고 사계의 전문가(역사,문화,환경,법조 등)와 출향인사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로 구성하고, 사업추진을 위한 아이디어 창출과 지자체와 주민과의 유기적인 소통 및 슬로시티운동의 추진 내용을 분석․평가하고 대외 기업체, 교육계 등과의 협력을 도모 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도록 한다.
다섯째, 전통생활문화 및 전쟁유물을 보관․전시․재현하는 시설을 갖추자.
예부터 장흥에 전래되어 온 역사 및 생활 문화의 모습을 상기할 수 있게 생활도구와 민속자료를 수집 전시하는 민속박물관과 한국전쟁 당시의 참상(慘狀)을 그림, 사진, 모형으로 전시하는 역사교육장을 조성하여 주민과 관광객에게 제공한다. 그리고 대천리 암벽에 잔존한 농업용 관개수로와 같은 유적을 발굴하여 보존 활용한다. 유치에는 전쟁의 재화를 입어 문화유산이 드물어 너무 아쉽다. 그러므로 미래와 관광객을 위해 볼거리를 마련해 줘야 한다.
아울러 적지(適地)에 조성되고 있는 행복마을의 한옥을 관광객에게 슬로시티체험 및 숙박시설로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7. 맺는 말
이 논술(論述)은 슬로시티의 본 고장인 이탈리아와 아시아 최초로 인증된 우리나라의 슬로시티에 대한 개념과 배경 및 추진현황을 살펴보고, 그 요지를 문화원 회원 및 슬로시티 주민에게 알리어 슬로시티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증진시킴과 동시에 장흥군의 성공적인 슬로시티운동에 조그마한 촉진제가 될 있도록 활성화 방안을 제시한 글이다.
이 논술을 작성하기 위하여 관련문헌과 슬로시티의 현지를 두루 돌아보고
또 외국과 한국의 슬로시티지역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각 슬로시티에서는 공통적으로 자연 친화에 바탕을 둔 식품의 생산 및 활용과 지역의 전통문화가 접목된 토속생산품의 보호, 공동체의 강화 및 대외 네트워크(관광 연락망)를 통한 관광교류 등, 제반 슬로시티의 기본 시책을 실천하고자 하는 노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국내외 사례 지역들의 공통된 특성은 전통산업의 보존과 육성, 친환경 농수산물 생산, 주민화합을 통한 지역공동체 의식강화, 슬로시티 인증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느린 삶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실시와 행사 등으로 요약된다.
특히 외국의 사례에서는 “기계대신 손으로 농사를 짓고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단언한 마을이 있었고, 새벽에 수탉이 홰치는 소리1)를 듣고 기상하는 마을도 있었으며, 3대째 소시지(서양순대)를 전통방식으로 만들어 팔아 소득을 창출함으로써 작고 느린 것이 오히려 경쟁력이 되어 명소(名所)가 된 도시도 있었다.
한국의 특이한 사례로서는 담양 창평에서 대보름민속놀이한마당의 일환으로 마을 대동제가 개최되고, 달집태우기, 불깡통 만들기, 연 만들어 날리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하고, 신안 증도에서는 슬로시티 ‘증도다움’의 느림과 자연환경을 보존하고자 2010년부터 불편을 무릅쓰고 ‘차 없는 섬’으로 도전하고 있다.
슬로시티는 말 그대로 속도지향과 경쟁의 속성을 지닌 자본문명적 삶을 지양하고, 자연과 더불어 느리게 살고, 고장의 먹거리와 고유문화를 느끼며 사는 아나로그적 삶의 방식과 더불어, 인간적이고 쾌적한 삶을 향유하는 운동이다.
이와 같이 슬로시티운동은 기계적인 삶에서 벗어나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나아가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데 그 핵심이 있다.
따라서 슬로시티로 인증된 장흥은 미래의 장흥을 위해 명실공히 슬로시티 다운 고을로 조성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스스로가 행복한 삶과 지역의 번영 및 발전을 위해 슬로시티 이념을 제대로 인식하여 일체감을 조성, 슬로시티 운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장흥군의 슬로시티가 잘 되고 안 되는 것은 장흥사람들의 손에 달려 있다. 따라서 지역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으로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스타(주인)가 되고 전통문화와 슬로푸드 및 관광명소의 매력을 창출․향유하면서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게 되면 방문객이 증가되고 생산품이 판매되어 지역이 더 한층 발전될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격언(格言)이 있다. 이 격언은 슬로시티로서의 특색이 갖추어져 있는 ‘有治․長平’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보다 살기 좋은 슬로시티’로 발전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결코, 지역주민과 행정 간의 소통 및 협조체제구축에 의한 활발한 활동에 달려있으며, 지자체장의 철학과 의지가 성공의 관건(關鍵)이라 하겠다.
1) 장닭이 날개를 벌려 탁탁치며 우렁차게 우는 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