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장은 “지난 4년간 학사 제도와 대학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힘썼다”며 “안정된 조직을 바탕으로 대학의 브랜드 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총장은 대학발전기부금 100억원 재원 마련, 국책사업 800억원 유치, 대학브랜드 인지도 및 학과 경쟁력 강화 등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웠다.
-신라대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다른 대학에 비해 외국과의 교류가 활발하다. 30여국에서 700여명이 유학와 있다. 외국에 나가 공부하는 학생도 연간 500여명에 이른다. 타 대학 보다 교류 숫자가 많은 편이다. 지난 2년간 미국, 일본, 중국 등 외국 회사에 취직한 졸업생도 300명이 넘는다. 외국인 교수 비율도 타 대학에 비해 높다. 양방향 국제화가 잘 돼 있다.”
-성과를 낸 배경이 궁금하다.
“해외취업 시장의 수요를 조사하고, 여건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한 덕분이다. 중국의 세계 최대 공예품 집산지인 칭다오에 보석디자인 양성과정을 만들어 우수한 인력을 배출하니 취직이 잘됐다. 일본 오사카의 사회복지시설에 사회복지사도 10명 이상 취직했다. 맞춤식 취직 프로그램이 힘을 발휘한 셈이다.”
-학생들의 장점은 무엇인가.
“전국의 여타 대학 학생들보다 인성이 좋다고 본다. 인간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자기 통제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많다는 얘기다. 이러한 품성들이 변화의 시대 적응력이 높은 셀프리더로 거듭나는데 밑바탕이 되고 있다. 교육 중심, 취직 중심 대학에 맞는 자질을 가진 학생이 들어와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을 갖추는 셈이다.”
-한국어 교육을 수출하겠다는 공약도 보인다.
“한류붐을 타고 한글을 배우려는 중국인이 늘면서 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재를 만들었더니 지난해부터 중국의 50여 대학에서 사용하고 있다.중국인을 위한 한국어 강사 양성 프로그램도 인기가 좋다.한국어 교육센터를 외국에 설치해볼 작정이다.”
-수익사업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대학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학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투자를 많이 해야한다. 캠퍼스의 노는 공간을 활용해 골프장이나 대형할인점, 웰빙케어센터 등을 운영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사상공원과 캠퍼스를 연계한 한국문화체험센터도 추진할 생각이다.”
-지난 4년을 평가해 달라.
“간호학과와 물리치료학과를 신설해 의생명과학대학을 설립한 것이 큰 보람이었다. 외국인 유학생과 교수 유치에도 성과를 냈다. 교과와 강좌를 재정비하고 조직을 손질해 내부 역량을 키웠다고 본다. 조직이 안정된 만큼 앞으로 대외 활동을 강화하겠다.”
-교육전문가로서 부산의 교육 여건을 평가한다면.
“교육시설에 대한 투자가 미흡하다. 공장 용지 확충에 심혈을 기울이기 보다 교육·문화 인프라 구축이 우선돼야 더 큰 경쟁력을 가질수 있다고 본다. 교육·문화 소비도시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오늘날 대학의 문제점이 무엇인가.
“대학의 차별성이 부족하다. 연구중심이나, 교육중심 등 지향점이 확연히 달라야 한다. 인문학 등 기초 학문이 홀대받는 것이 아쉽다.”
정 총장은 스스로를 ‘일 중독자’로 평가했다. 일요일 집에 있으면 불안하고 뭔가 해야 편안한 성격이다. 그는 “그동안 줄곧 두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왔다. 낮엔 돈벌고 밤엔 공부하거나, 교사이면서 공부하고, 보직교수이면서 연구하거나 시민단체 일을 했다”며 “현실에 충실하다 보니 성과를 내면서 새로운 목표가 보였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경주중·대구상고,경북대 사범학과·부산대 대학원을 나와 부산내성중·부산전자공고 교사를 지냈다. 1985년 신라대 교육학과 교수가 된뒤 2000년 2월부터 2년 6개월간 부산시교육위원회 위원, 2006년 5월부터 대통령자문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 2007년 2월부터 1년간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장을 각각 역임했다.
강진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