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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난 지리산 태극종주
일자: 2007. 08. 03 ~ 08. 05(1무1박3일)
인월에서~ 중산리
산행…….
언제부터인가 산행을 하고 싶었는지는 모르나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마도 달리기를 위해 임도(林道)를 걷고, 뛰는 것에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닌지…….
산행 며칠 전부터 준비는 해야 하는데 시간이 별로 없다.
산악회에서 숙박은 비박이라 하나 아직은 산행의 초보이기에 비박장비가 없어 벽소령대피소를 출발 전 2주전의 인터넷 예약이 될 때만이 산행이 가능하기에 노심초사 어렵게 예약이 되어 산행을 정식적으로 신청.
(지리산의 대피소 예약은 무척 어렵다. 정말인지 아닌지 항상 의문이 감)
목요일 산행준비물을 구입하려 퇴근하면서 금정역의 근처의 등산기구판매점을 향해 가고 있는 도중에 삐리리~~~ 주차장에 주차해 놓은 차량의 접촉사고가 있다고 연락을 받고는 물품구입을 뒤로 하고 주차장에 가보니 운전석 뒤쪽의 주유입구,범퍼,리얼등이 완전 박살~ 기분이 찜찜…….
금요일은 기아공장에 차 입고……. 산행 준비할 시간이 없어 집에 있던 햇반 2개 (나중에 유효기간이 훨씬 지난 것 알았음. 먹고 현재까지 이상 없음)오이 4개, 동결비빕밥 2개, 바나나 4개, 영양갱 4개, 알사탕 1봉지로 주식 및 간식은 해결하기로 하고 이것저것 챙기니 작은 배낭이 남산만하다.
첫날 40km 이상을 걸어야 하는 산행이기에 너무 무거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어쩌랴 ~
8월 3일 22:05분 일행을 태운 버스는 금정역을 출발하여 신갈 톨게이트를 빠져나가고 산행 참석자는 운전기사를 포함하여 21명으로 가족적 분위기로 출발.
내게는 처음 이용하는 산악회라 모든 분들의 얼굴이 낮 설지만 어제 봤던 것처럼 인사를 건네 본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산악회는 남들이 잘 찾지 않는 10시간이상의 산만을 산행하는 산악회였음을 겁 없이 들이대었구나! 했다.
인월에서 성삼재로 첫발을........
08월 04일 03:00 산행 출발
선두의 걸음이 제법 빠르고 다들 힘겹게 따라 오른다. 너무 빠르다. 이러다 처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보슬비 내리는 적막한 한 밤을 가로지르며 간다.
새벽의 날씨도 높고 습도도 무척 높다.
혹시나 길을 잃을까. 뒤로 처질까. 걱정에 헐떡거리면서 한 발짝, 두 발짝을 내 딛는다.
30여분 지났는데 보슬비와 땀이 우두둑 떨어진다. 발걸음이 무거운지 가벼운지 가늠할 정신도 없다.
한 시간 지났을까 벌써부터 여성 한분이 지쳐 성삼재까지 갈 수 없는 상황이라서 일행이랑 두 분이 출발지로 되돌아 갈 것이라 한다. 약간을 쫄린다.나도 저렇게 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벌써 선두에서 오르던 한분도 출발지로 되돌아서 내려갔다고 한다.
새벽부터 다들 지쳐가고 있었다.
이제 태극종주 인원은 20명에서 3명 포기하고 17명이다.
이쯤에서 나도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바래봉까지만 산행을 하고 나도 오늘 산행을 포기하려고 맘을 먹기도 하였다.
단비 같은 소낙비…….
보슬비 내리더니 갑자기 붉은 빛이 슬쩍 스친다.
그리고 한참을 지나고서야 천둥이 친다. 몇 번을 그러더니 소나기가 퍼붓는다.
20분간 쏟아 내린 소낙비에 온몸을 흠뻑 젖어 버리니 꼭~ 비에 젖은 쌩쥐가 따로 없음이다.
그렇지만 시원함이 전해오면서 걸음이 가벼워진다.
아~~ 살맛난다.
무척 고마운 단비 같은 소낙비였다.
산행 출발 한 시간이 지난 후 시점이었다.
덕두산을 지나 바래봉으로…….
뒤에 처질까 염려하며 가니 선두는 아니지만 중간그룹에서 산행을 하는 나를 보며 속으로
웃음 지어본다.
얼마나 올랐을까 드디어 덕두산 정상이라 한다. 나야 처음 와 보는 산행인지라 어디가 어딘지 모르니 그저 주변에서 하는 얘기로 아~ 여기가 덕두산이구나 하지만 주변은 질흙 같은 어둠이라 알수가 없다.
쉬는 것도 잠시 또 오른다.
한참을 걷고나니 나무 숲 속을 벗어나면서 바위가 보인다. 바래봉이 코 밑이란다.
5시00분. 드디어 바래봉 정상에 도착
비 내리는 속에서도 어둠이 가시고 밝음이 찾아오니 운무에 쌓인 푸르른 바래봉녀석 괜찮은 녀석인 것 같다.
무릎 아래로 자란 풀잎으로 덮인 널따란 바래봉 등산로를 걷는 기분은 괜찮다.
정령치를 향하여...........
선두그룹에 합류하여 일행은 넷이다.
바래봉에서부터 시야가 확트인 산행 길은 발걸음도 가볍고 눈도 시원스럽다.
철쭉으로 유명한 팔랑치를 지나 한 시간 정도 걷고나니 바래봉 전경이 훤히 보이는 부운치 정상에 도착한다.
팔랑치는 호기를 부리던 시절에 와 본 곳이라 정겹기는 하지만 아무 기억이 없다.
눈앞에 멋있는 지리산의 전경과 산을 오르는 산행자들의 모습에 카메라를 꺼내 촬영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왔음을 지금에서는 많이 아쉬움 갖지만 그때는 오직 혹시 탈락자가 될까 염려함 때문에 그런 모습을 떠 올려본다.
오르고 내려가고 몇 번을 반복하니 세걸산에 도착했고, 한참을 지나니 고리봉 정상에 도착한다.
이제 고리봉에서 정령치까지는 내리막길이니 구름타고 내려가 볼까 하는 생각을 갖는다.
정령치에서 식사 준비를 해 오지 않아 여러 집안의 밥맛을 맛 볼 수 있었다. 맛있더만~ ^^
제대로 된 식사가 기다리는 성삼재로.......
가볍게 간식 같은 식사를 마치고 성삼재로 출발한다.
간식을 비웠다고 배낭도 가벼워지고 뱃속도 꽉 차고 나니 걸음은 한결 가벼웁게~
그러고 보면 사람은 간사하기 이를 데 없는 것 같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죽을 것 같더니만~
쉬지 않고 만복대까지 올라서니 40분이 걸린다.
정령치에서 만복대로 가는 비경들이 참으로 멋찌다. 또 오고 싶은 느낌을 받는다.
만복대에서 정경을 눈에 넣어본다.
만복대에서 성삼재가는 구간의 비경이 너무 멋있다.
땅만 보고 걷기엔 너무 아까워서 앞뒤 좌우를 둘러보며 천천히 걸어간다.
고리봉에 도착을 하니 성삼재 전경이 눈앞에 보인다.
만복대에서 대략 한 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부지런히 걸어서 성삼재에 도착을 하니 버스가 보이면서 밥을 가장 먼저 찾는다.
그런데 이게 웬일.........식사를 할 수 없단다. 관리공원측에서 식사를 못하게 한다나.
휴게소에서 우동으로 때운다. 밥이 눈에 그려진다.
대강 우동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휴게소 뒤편의 수돗가에서 등목, 발 씻으니 기분이 좀 괜찮아 진다.
성삼재에서 연하천 대피소를 향해.........
준비해간 배낭의 준비물을 다시 정리하여 어떻게 하든 무게를 줄여 본다.
그러나 가져온 것이 없기에 줄일 물건이 없다. ^^
04일 12시 30분 출발
비박을 하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비박장비를 챙기느라 짐이 엄청나다.
괜히 부끄러워진다. 작은 배낭이 무겁다고 궁리한 내가 죄송스러워진다.
노고단과 돼지령
한참을 걸은 것 같은데 겨우 30분이고 벌써부터 지치기 시작이다.
이마에서 소낙비보다 더 많은 땀이 주르륵 흘러 내리는 게 땀을 훔치기에 바쁘다.
한 시간을 걷고나니 일단 노고단 정상에 올랐고, 깡다구로 가다보니 돼지령을 지나친다.
어느 시간부터 산행을 오기로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해 본다.
임걸령 샘터
우리나라 3대 약수중의 하나인 임걸령 물맛을 한 바가지 마시고 물병에 채운다.
떨어지는 비가 시원하게 느껴진다.
다음에 또 만나기로 하고 임걸령을 뒤로 하고 계속 고다.
이때부터 선두그룹과는 구별이 져서 혼자 산행을 시작
반야봉 과 삼도봉
노루목에 도착했는데 반야봉은 나중에 가기로 했다. 남들은 비박장비로 연하천에서 숙박하기로 했지만 비박장비가 없는 나는 벽소령까지 가야하니 반야봉까지 갔다간 벽소령까지 가기가 넘 힘들 것 같은 생각을 하고 삼도봉으로 향한다.
이 무거운 배낭으로는 반야봉으로 갔다 온다는 게 불가능한 시간이란다.
반야봉은 지리산에서 천왕봉과 중봉, 제석봉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산. 지리산 와서 달랑 한번 올랐으니 미안하기 그지없다.
500 계단
500 계단에 다다르자 무척 힘듦이 더 엄습해 온다.
이참에 계단수를 헤아려 보려 세었으나 한 발짝이 힘들어 헷갈리기 시작해서 포기한다.
걷기도 힘든데 무슨 쓸데없이……. ㅋㅋㅋㅋㅋ
토끼봉
500 계단을 다 지나치고 이제부터 토끼봉을 오르기까지 빡센 오르막이 두 군데~
겨울 산행때 가볍게 올랐다는 생각에 편안하게 접근해 본다.
한참을 올라가는데 숨이 넘어갈 듯 하다. 아무래도 첫 번째 깔딱 고개라 그런가 보다.
두 번째 깔딱 고개도 그렇게 올라가는데 조금 쉽게 오른 듯 하다.
두 번째 고개를 넘어서니 어느덧 토끼봉을 지나쳐 간다.
연하천대피소로…….
도착시간 17:45분, 성삼재까지 5시간 15분소요
배낭의 무게, 무거운 발걸음 잊은 지 오래 된 것 같다
먼저 도착한 두 분은 벌써 비박장소를 물색하지만 나는 물한모금 마시자마자
대구에서 왔다는 용기와 기상이 넘쳐나는 학생 두 명과 같이 출발
아무 대책 없이 산행을 온 학생들은 성삼재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두 시간이면 될 것 같아서 왔다는 그들....... 한참을 웃었지만
속으로는 무엇이든 접하면서 배워가는 그들이 부러웠고, 조심스럽게 살아가는 지금의 내 모습을 견주어 보며 고쳐야 할 많은 것을 배웠다.
준비 없이 온 그들이기에 간식은 금세 바닥나고 한 학생은 일반운동화를 신고 왔기에 산행속도는 더욱 더디고……. 그렇다고 그들을 내버려두고 혼자 내 뺄 수도 없고.
그래 나도 그들을 벗 삼아 벽소령까지 천천히 가보기로 한다.
벽소령에서의 단잠
라면 천 냥. 햇반 삼천 냥 뭐가 이렇게 비싸 >_<
학생들과 식사를 나누었기에 대피소에서 구입 그런데 너무 비싸다…….
새벽에 출발해야 하기에 라면에 햇반 넣어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다.
아무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맛이다. ㅋㅋㅋㅋ
학생들에게는 그 상황으로 내일 정상까지 오르는 것은 무리이고, 기상으로 출입통제니
아침에 음정으로 가서 함양행 차편을 이용하여 대구로 가라고 형이된 입장에서 권하고 대피소
널찍한 마루에서 정신없이 수면……. 12시쯤 지붕에서 돌이 떨어지는 것 같아 눈을 떠보니 비, 바람에 세차게 분다. 설마 구멍이 나겠어.그냥 눈을 붙인다.
새벽 4시 30분 기상하여 동결 비빔밥, 참치 캔 하나로 아침을 하고 출입 통제된 천왕봉을 향해 빗줄기를 맞으며 가는 기분.......무쟈게 좋았지. ㅠㅠㅠㅠㅠ
벽소령 출발 05시 30분
세석대피소에서 중산리까지…….
빗속을 뚫고 세석을 오르는 길은 왜 그리 힘든지.
새벽 소낙비, 운무 무서운 생각에 잠겨도 보았다.
무서운 생각에 세석에 어떻게 도착했는지 알 수 없었다.
세석에서는 확실히 산행 통제를 한다.
뭐야. 이러면 안 되는데.
공익요원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다른 일행 한명과 장터목을 향한다.
장터목대피소에 오니 공원지킴이들이 잠깐 보자고 한다.
아래 대피소에서 통제 시키지 않았더냐고…….
모른다고 무조건 가로 지른다……. 범칙금이 50만원이란다.
기가 팍~ 꺾인다.
지리산이 어디가고 없는 것이 아니기에 다음에 오기로 하고…….
또한 기상이 좋지 않다는 위안을 삼으며 천왕봉은 뒤에 보기로 하기 중산리로 하차...............
하산을 하면서 알탕할만한 곳을 찾아보지만 불어난 계곡물산을 보니 겁이 덜컥 알탕할 생각은 저리고 버린다.
중산리 도착 14:40분.........
1무 1박 3일간의 산행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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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는 언제 한번 갈수있나... 쩝~~ 고생 하셨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비오는 지리산이라...작년여름에 지리산 장터목에서 비로 인해 발이 묶였던 기억이 납니다. 지리산을 수없이 다니는 산꾼들도 그러더군요,,, 으례 여름 지리산은 비와 함께 산행을 한다고... 함께 하지 못해 정말 미안합니다. 가고 싶다.... 지리산,,,,
아스라하게 스쳐가는 구름 사이로 산의 풍광들이 살짝 살짝 보일때마다 세상은 정말 멋지다는걸 느낍니다, 빗속의 산행의 참멋입니다. 활짝갠 날보다 구름과 실비속의 산행이 더욱 멋집니다. 그립다. 근데 왜 혼자 갔나? 함께 가자고 공지좀 올리지???
고생하셨습니다 ....태극종주 90km 짜리 한번 가봐야 할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