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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연구소 대구사과연구소 백봉렬 연구사 Ⅰ. 서 언 우리 나라 과수 산업은 재배면적이나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들어 포도, 단감, 배의 생산량 증가는 과거 어느때 보다 많으며 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사과의 재배면적은 '92년에 5만3천ha 이후 계속 감소하여 2000년 현재 2만9천ha 정도로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생산량도 '95년을 정점으로 현재는 50만톤 이하로 감소하였다. 이는 사과의 가격하락에 따른 상대적인 생산비 증가, 노동력 감소 등으로 사과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면적 감소에 따른 일부 품종의 가격 상승과 저수고 밀식재배의 도입으로 신규 과원 조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추석을 중심으로 한 높은 가격대의 형성은 중생종 사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많은 신규품종의 도입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신품종은 종종 육성지에서의 특성이 재배지에서는 전혀 다른 특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므로 현지에서 지역 적응시험등을 거쳐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규 과원 개원시 올바른 품종의 선택은 이후 재배가 진행되는 동안 안정적인 경영에 많은 도움을 준다. 따라서 품종의 선택은 신중해야하며 즉흥적이거나 주변의 여론에 따른 맹목적인 선택은 자칫 실패의 원인이 될수도 있다. 이에 최근 거론되고 있는 신품종에 대한 특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Ⅱ. 신규 도입된 품종의 과실특성 최근 추석용 사과로 보급되고 있는 몇가지 품종에 대하여 육성지에서 소개하고 있는 특성과 농가에서 수집한 과실을 분석한 결과를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수확은 9월 19~21일에 했으며, 조사 지역은 임의로 선정했다. 9월 20일 전후로 수확한 이유는 올해 추석의 영향으로 농가에서 대부분 이 시기에 수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후에 정확한 수확기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1. 시나노스위트
시나노스위트 품종는 일본 나가노현 과수시험장에서 '후지×쓰가루'를 교배하여 1996년도에 선발한 품종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완전히 붉은 색의 줄무늬 과실이지만 우리 나라 각 재배지에서는 바탕색이 녹색에 가까워 완전히 붉은색 과실로는 인식되기 어려웠다. 이것은 아마도 질소비료의 과다한 시용과 수확기를 추석에 맞추다 보니 나온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과형은 현지에서는 원형에 가깝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원추형에 가까웠다. 이후 과대지에 결실시킨 과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 당도는 14도 전후였으며 육질이 부드러워 식미가 좋다. 줄무늬 정도는 4.9로 중간 정도였다. 수체 특성으로 수세는 중정도이며 단과지 형성이 잘되고 결실년령이 빨라 재식 2년차에는 대부분 결실이 되었다. 수확기는 일본 현지에서는 9월하∼10월 상순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빨리 수확하는 경향이 있다.
○ 지역별 시나노스위트의 품종의 과실 특성(2001년)
* 헌터a값 : 적색도를 나타내는 기기의 수치임(수치가 높을수록 붉은 강도가 높음) 2. 료카(凉香)
료카 품종은 일본 야마가타현의 농가에서 후지와 스타킹의 혼식원에서 발견된 우연실생으로 1999년도에 선발된 최신품종이다. 우리나라에도 이 시기에 도입되어 일부 농가에서 재배되고 있다. 과중은 지역에 따라 평균 과중이 350g 이상인 곳도 있어 중대과종이다. 과피색은 선홍색으로 전면 착색되며 9월 20일 현재 착색이 양호하였다. 과형은 일본 현지에서는 장원형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원형에 가까웠다. 밀 발생은 많지 않았으나 이는 수확기의 영향으로 생각된다. 당도는 조사지역 평균이 13.2도로 다소 낮은 감이 있으나 산미와의 조하를 이루었다. 지역에 따라 '홍장군'과의 구별이 힘들었지만 재배자들은 대체로 홍장군에 비해 색깔이 밝다고 하였다. 수체 특성은 '후지'와 차이가 없었으나 결실년령이 다소 빠른 느낌이었다. 수확기는 9월중하순으로 판단된다.
○ 지역별 료카 품종의 과실 특성(2001년)
3. 히로사키후지
히로사키후지 사과는 아오모리현에서 후지의 조숙계 돌연변이로 선발된 계통으로 아직 품종화 되지는 않았다. 평균 과중은 300g 내외로 후지와 비슷하다. 착색은 9월 상순부터 시작되어 9월 20일에는 짙은 붉은 색으로 양호했으며, 줄무늬는 선명하지는 않지만 다소 느껴지는 정도였다. 봉지 재배를 할 경우에는 줄무늬가 선명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형은 원형에 가까웠으며, 당도는 14.3도로 높았고 산미가 다소 느껴지나 식미는 우수하였다. 수체 특성은 재배 농민들에 의하면 신초의 자람세가 후지와 완전히 달라 구별이 된다고 하나 필자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고정문제는 어느 정도 안정이 된듯하나 한 두해 정도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숙기는 9월 하순경으로 예상된다.
○ 지역별 히로사키후지의 과실 특성(2001년)
4. 나리따
나리따 사과는 일본 아오모현에 있는 한 농가에서 후지 조숙계통으로 선발한 사과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고정 문제로 아직 검토중에 있는 것을 우리 나라에서 도입 후 '나리따'로 명명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몇몇 선도농가 및 J기술센터에서 시범재배 및 본재배를 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나리따'는 황록색 바탕에 갈홍색으로 착색되며 줄무늬가 어느정도 선명하다. 착색은 히로사키후지에 비해 다소 늦게 시작되나 9월 중순이후에는 빠르게 진행되었으며, 같은 시기 야다까에 비해서는 붉은 빛이 다소 진한 느낌이다. 과중은 300g 내외이며 9월 20일 수확시 당도는 13도였으며 산미가 다소 느껴진다. 과형지수가 0.84로 원형이며 숙기는 9월하∼10월 상순경으로 예상된다. 수체 특성은 후지와 비슷하여 구별이 쉽지 않다. 수확 1년차로 계속적인 검토가 요망된다.
○ 지역별 나리따 사과의 과실 특성(2001년)
5. 고 을
고을 사과는 전남 장성에 있는 한 농가에서 후지 과원내 숙기가 빠른 몇주를 선발하여 묘목을 만들어 과원조성을 한 것으로 현재 품종보호 출원중에 있다. 과실 크기는 300∼350g 정도이며, 과피색은 황록색 바탕에 홍갈색 줄무늬로 착색되어 착색이 양호하다. 당도는 14.5도 전후이며 감산비가 적당하여 식미가 좋다. 줄무늬 정도는 7로 줄무늬가 선명하며 과형지수도 0.81로 원형에 가깝다. 수확기는 장성지역에서 9월 중하순이나 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수체 특성은 후지와 유사하다. 고정 정도는 좀더 검토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야다까와 구별성이 크지 않아 혼재시 자칫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남아 있다. 현재 전남 장성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농가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묘목의 일부가 다른 지역으로 공급되기도 하였다.
○ 지역별 고을사과 과실 특성(2001년)
이상의 결과들은 품종에 따라 첫 결실 또는 2년차 결실 과실로 원래의 특성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한 것도 있을 것이다. 또한 숙기가 대부분 9월 하순 또는 10월 상순으로 올해처럼 추석이 늦은 해는 추석용 사과로 재배가 가능하겠으나 추석이 빠른 해에는 맞추기가 힘들 것으로 생각되어 미숙과 출하나 봉지재배에 의한 색깔만 난 과실출하도 우려된다. 따라서 이후에 계속적인 검토가 따라야 할 것이다.
Ⅲ. 맺 음 말 사과원을 개원하면서 가장 먼저 부디 치는 것이 어떤 품종을 심을까 하는 것이다. 현재의 가격은 물론 성과기에 도달했을 때의 판매 가격도 예상해야 하며 재배적인 기술문제, 병해충 문제, 지역적응성, 품질 및 저장성 등 고려해야할 사항은 너무도 많다. 묘목의 가격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제한 요인이다. 이것은 한번 선택을 하고 난 후에는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새로운 품종을 선택할 때는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침이 없다. 국내 육성 품종은 육성 과정에서 지역 적응시험을 거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심하고 선택해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국내 육성품종도 농가 보급 후 재배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들어나기도 한다. '홍로'의 경우를 뒤돌아 보자. 육성기관에서 나름대로 검정을 거친 후 1988년에 발표되었지만 최근에 와서야 그 진가를 발휘함과 동시에 많은 문제점도 발견되고 있다. 재배기술도 보급된지 10년이 지나고 나서야 이제 겨우 확립이 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다. 또한 지역별 표고별 과실 품질의 차이가 나기도 한다. '감홍' 역시 과실 품질에 대해서 충분히 인정을 받고 있지만 실재 재배면적은 그다지 많지 않다. 즉 재배자의 재배취향에만 맞다면 지금 선택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하물며 외국에서 육성되거나 선발되어 도입된 품종은 어떻겠는가? 최근에 육성되어 도입된 품종에 대해서는 그들의 육성기관에서 재시하는 자료 외에는 어떤 특성도 갖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기후와 토양이 다르고 재배기술이 다른 우리 나라에서는 도입 후 전혀 다른 특성을 보일지도 모른다. '후지' 이후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 도입된 품종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실제 대면적 재배로 늘어난 품종은 거의 없다. 이것은 그 많은 품종 중 구매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사과는 많지 않으며 섣부른 품종 선택은 이후 폐원이라는 더 큰 후회를 가져올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품종을 선택할 때에는 자신의 과원에 몇주라도 심어서(혹은 고접이라도 해서) 그 특성을 알고 난 후에 구매하던지 아니면 적어도 같은 지역내 다른 과원에서 재배되는 것을 보고서라도 선택해야 한다. 추석용 사과의 가격 상승은 곧바로 중생종 사과에 대한 묘목구입 희망으로 이어져 일부 품종은 묘목 품귀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 거론되고 있는 몇몇 품종의 묘목 가격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가격에 판매되기도 했다. 우리도 이제 새로운 형태의 과원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하루 빨리 저수고 밀식재배에 대한 재배 기술을 습득해야 할 것이다. 이때 품종 선택에 있어서는 '쓰가루'와 같이 육성지에서는 붉은색 줄무늬의 아름다운 사과를 '아오리'란 이름의 파란 사과로 수확해야 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출처 / 원예연구소 사과시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