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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

갑오 동학 농민혁명과 우리고장의 역할-③

3. 동학농민군의 최후 격전지 원평 구미란 전투

디지털 김제시대 기자 gimje@gjtimes.co.kr

탐관오리(貪官汚吏)들의 가렴주구(苛斂誅求)로 농민의 원성이 하늘에 사무쳐 있던 차 고부(古阜)군수 조병갑(趙秉甲)의 만석보(萬石洑) 수탈사건이 계기가 되어 전라도 동학농민혁명군의 사나운 불길은 백산기포(白山起布)-1894. 3. 21)에서 전국으로 번지게 되었다.


가. 원평장터와 전봉준의 결연한 혁명의지

동학농민혁명군은 백산기포이후 승승장구하여 무장, 영광을 거쳐 장성 황룡천에서 관군을 크게 무찔러 그 사기가 충천하였다.

혁명군은 정읍 태인을 점령하고 4월 26일 원평장터에 도착하니 전봉준과 김덕명의 금의환향(錦衣還鄕)을 원평 주민들은 열광적으로 환영하였다.

홍계훈의 경군(京軍)을 위로하기 위하여 고종이 하사한 내탕금(內帑金) 일만냥을 가지고 온 이주호(李周鎬)선전관(宣傳官)외 2명은 원평장터에서 홍계훈의 경군을 기다리던 중 동학군에게 체포되어 장성 황룡천에서 생포한 고종의 특사 이효응(李效應) 배은환(裵垠煥)등 5명과 함께 원평장터에서 혁명군에 의하여 참수되었다.

전라감영인 전주 입성을 눈앞에 두고 고종(高宗)의 특사를 단호히 참수하였다는 것은 전봉준의 결연한 혁명의지를 자기의 성장지 원평장터에 와서 만천하에 선포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 후 다음날 4월 27일 전라감영인 전주(全州)를 무혈점령 하였다.

나. 공주(公州) 우금치(牛昑峙) 싸움의 참패와 원평구미란(院坪龜尾卵)의 최후 전투

전봉준의 동학농민혁명군이 전주를 무혈점령한 후 전라감사 김학진(金學鎭)과 5월 전주화약(全州和約)을 맺고 집강소(執綱所) 정치에 참여하다가 외세(外勢)를 불러들이는 왕조(王朝)의 정책에 불만을 품고 혁명군은 다시 9월 봉기로 삼례에 집결하여 충청도의 감영인 공주(公州)를 향해 진격하였다.

공주 우금치 전투에서 일본군의 신무기 화력 앞에 처참한 패배를 맛본 전봉준의 동학농민군은 전라감영 전주를 내준 채 원평에서의 설욕전을 다지며 원평 구미산으로 재집결하여 최후결전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었다.

원평과 구미란 사이에 위치한 구미산(龜尾山)에 진을 친 1만여 동학농민군은 패잔병으로 비록 무기는 보잘 것이 없었으나 결사항쟁으로 최후까지 싸우겠다는 결의는 충천하였다고 한다.

드디어 금구에서 하룻밤을 자고 새벽에 출동한 관군(官軍)이 1894. 11. 25. 아침 일찍 원평천에 배수진을 치고 구미란 마을을 사이에 두고 일진일퇴 하루 종일 싸웠으나, 일본군의 고성능 야포는 동학 농민군의 진지(陣地)를 여지없이 강타하여 구미산을 피로 물들인 체 수백명의 시체가 황혼의 어둠과 함께 사라져 갔었다.

당시 구미마을은 일본군에 의해 초토화되었고 관군과 일본군은 다음날 원평을 점령하고서 태인으로 향했다.

지금도 구미란 구미산에는 당시 처참하게 죽어간 동학농민군의 무덤이 여기저기 수없이 묻혀 있어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당시의 원평 구미란 전투가 얼마나 치열하였는가를 국사 편찬 위원회에서 발간한 '동학난 기록(상)(東學亂記錄 (上)) 553쪽' 교도중대장 위 첩보사가 한자로 된 원문의 일부를 의역(意譯)하면

···14시경 파송대관 최영학 솔교도병 1대 일본병 1대 금구에서 하룻밤을 자고 1894년 11월 25일 새벽 5시경 행군하여 원평에 도착하니 적도(동학군) 수만명이 나팔소리 하나로 삼면으로 품(品)자형 진을 치더라. 적과의 거리는 천보(千步)이고 서로가 포를 쏘는데 오전8시부터 오후5시까지 싸웠다. 포성은 번개치는 소리 같았고 탄환은 비 오듯 하였으며 적은 산위에 있고 아병은 들에 있었다. 사방에서 울리는 함성은 천지가 진동하고 불꽃의 연기는 안개와 같이 자욱하여 원근을 구별할 수가 없었다···

4. 맺는 글

우리고장 금산면은 동으로는 모악산 금산사가 있고 남으로는 상두산 상두산성이 있다. 모악산에서는 모악천이 흐르고 상두산과 국사봉에서는 수류천이 흐르고 있다.

소재지 원평에는 우리나라 재래식 5일장이 서는 원평장터가 있다. 현대적인 교통수단이 없었던 조선 왕조시대에는 원평장터가 보행(步行)교통의 중심지로써 갑오동학농민혁명의 씨앗을 뿌리는 진원지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전라도 각 고을의 동학접주들이 원평장터에서 모임을 가졌었고 원평장터에는 동학의 전라도 대도회소(大都會所)가 있어서 1893년 3월의 금구원평취회의 장소가 바로 원평장터였으며 갑오동학혁명군이 전주입성(全州入城) 하루 전에 원평장터에서 선전관 이주호 외 4인을 참수하여 혁명의 결연한 의지(意志)를 다진 곳이며 공주의 우금치 전투에서 참패한 전봉준 장군이 그의 마지막 설욕전을 원평 구미산으로 정했던 것도 모두가 같은 맥락의 뜻이 있었다고 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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