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간대를 꺾어 버리고 오라
(迦葉刹竿)
부처님 당대에 다문제일 아란 존자가 있었습니다.
아란 존자는 부처님을 가까이서 모시고 가장 많은 법문을 받들었기 때문에
현재 “여시아문(如是我聞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으로 시작하는 법문의 대부분은 아란존자가 받들었던 법문입니다.
그러나 아란존자는 견성을 못하였기 때문에 부처님 법문 결집 시에 참여 할 수 없는 서러움을 당해야 했습니다.
부처님께서 살아 계셨을 때에 금난가사를 입고 계시다가 가섭존자에게 법통과 함께 그 금난가사를 전하였는데, 가사는 보이는 물건이기 때문에 전수한 것을 알 수 있으나 법통을 전수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아서 아란은 가섭존자에게 질문을 하였습니다.
“부처님으로부터 금난가사 외에 또 무엇을 전해 받았습니까?”
가섭존자는 한참 후 “아란” 하고 불렀습니다.
가섭존자가 “아란”하고 불렀을 때 이미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마음자리를 가르쳐 주었으나 견성을 못한 아란존자는 알아듣지 못하고 “예” 하고 평범한 대답했습니다.
가섭존자는 다시 “아란”하고 그 마음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아란존자는 거듭 알아듣지 못하고 역시 “예”하고 평범한 대답만 하였습니다.
가섭존자는 다시 “문 앞에 있는 찰간대를 꺾어 버리고 오라”하고 가르쳐 주었으나 아란은 역시 깨닫지 못하고, 그 후 일주일 동안 이 화두를 가지고 궁구하다가 드디어 깨달았다고 합니다.
우리 공부인들은 삼세의 불조(佛祖)들이 주고받는 마음이 어떤 마음인가를 알고 있습니다. 그 마음은 본래 누구나 갖추고 있기 때문에 주고받는 마음이 아닙니다. 본래 갖추고 있는 그 마음을 알았다면 “아란”하고 불렀을 때 이미 알았을 것이고 그러면 찰간대를 꺾어 버리고 오라는 호령을 듣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찰간대를 꺾어버리고 오라는 뜻은 무슨 뜻입니까? 알겠지요? 알아야 합니다!
- 원기93년 4월4일 제 3차 전무출신 훈련중에 내려주신 법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