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미루던 해리포터를 드디어 읽기 시작했습니다.
소설 속 등장인물 들의 이름 익히기에 둔한 관계로 새로운 등장 인물이 나올 때 마다 수첩에 적어가며 읽었습니다.
등장 인물의 이름이 각자의 성격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름이 간직한 고유의 뜻은 모르지만 소리내어 그 이름을 불렀을 때 성격과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첫 장부터 군더더기 없는 설정과 스토리 전개가 지치지 않고, 읽는 즐거움을 안겨 주었습니다.
아동문학에서 소홀이 할 수 없는 권선징악의 교훈을 등장 인물들이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하고
자신이 판단한 것에 최선을 다하며 최악의 상황에 접했을 때 서로 신뢰하며 자신을 기꺼이 희생 하려는 결단의
장면도 전혀 억지 스럽지 않았습니다.
보잘것 없었던 작은 소년 해리가 마법의 능력을 갖었다는 것을 알고도 그 능력을 자신 만을 위해 헛투루 사용하지 않은 점과
그 어떤 마법의 힘 보다도 더 강한 힘은 사랑의 힘이라는 메세지가 정말 좋았습니다. ( 뻔하지만 전혀 뻔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난하고 외로운 무명의 한 여인이 만들어낸 이 작품의 이야기는 우리가 붉은 옷을 입고 시청앞 광장을 매우고 촛불을 들고 외치고 싶은 이 사회의 모순을 이야기 하는 듯 합니다.
아니. 이런 작품을 통해 좀더 강하게 이야기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소설은 정말 재미있는 판타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과 판타지를 엄연하게 분리 시킬 수 있는 도구가 '호그와트'라는 마법학교지요.
학교를 벗어나서는 절대로 마법을 써서는 안된다는 규칙을 걸어 놓고 방학때 마다 머글들이 사는 현실의 세계로 와야 하는
구도도 정말 재미있습니다. 만약 한번 들어간 마법학교는 절대로 나올 수 없다면 이 이야기는 더 이상 많은 스토리를 전개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주인공 해리가 머글들의 세계로 돌아와서 어떻게 행동할지가 '제2권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에서 전개 될거라는 기대감으로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첫댓글 책을 읽고 있는 중입니다만.. 문득 드는 생각이 있어 댓글을 달아봅니다. 하권으로 넘어가니 아이들이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이유가 확연해지는 것 같아서요. 또한 일부의 어른들이 해리포터를 문학성 운운하며 경계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말이지요.
해리포터는 계속하여 흥미진진한 사건의 연속으로 이루어집니다. 호그와트도 때로는 지루하고 때로는 고단할 터인데도 그러한 일상은 패스합니다. 이는 구성뿐만 아니라 문체에서도 드러나는데요,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묘사가 아니라 눈에 보이는 것을 담담하게 적어내려가는 문체는 아우라를 버림(?)으로서 적어도 독자를 불편하게 만들지는 않는 거지요.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묘사가 아니라 눈에 보이는 것을 담담하게 적어내려가는 문체는 아우라를 버림으로서 적어도 독자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다! 그렇군요. 저 요즘 문체 고민 정말 많이 하거든요. 해리포터 문체가 이 글에서는 장점이라는 거지요?
감정선을 따라가는 치밀한 내면 묘사의 묘미도 있고, 감정이 행동을 통해 밖으로 드러난 외면을 이야기로 풀어가는 이야기꾼의 서사도 나름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옛이야기 민담이나 신화와 같은 이야기들이 바로 이런데요. 이런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존재들이 얼핏보면 내면이 없는 것 같이 보이지만, 가만히 보면 내면의 성격이 그냥 겉으로 행동언어를 통해 드러나 있긴 하지요. 이야기꾼들은 내면묘사보다는 이런 치밀한 이야기 구성 방식에 능한것도 같습니다. 이런 방식의 작품은 물론 깊이 들어간다는 느낌은 덜 들 수가 있어요. 장 단점이 있겠지요. 대중들은 이런 이야기 서사 문체를 좋아하지요.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려면 이야기의 속도가 어느 정도로 달려가야 하는지, 인물의 내면묘사는 아무래도 머뭇거리는 통에 이야기 속도감은 줄어들지만, 그러나 깊이 들어간다는 생각은 들지요. 이 두 서술 방식의 적당한 조화가 참 힘든데요. 작품의 성격에 따라 다를 것도 같구요.
책읽기는 독자에 의해 완성이 됩니다. 고전이 회자되는 것은 독자의 경험치에 의해 책읽기가 완성되기 때문일 터인데요, 경험치가 필요치 않은 해리포터는 그리하여 그 수많은 독자들을 포섭^^;; 할 수 있었던 것이로군요. 일상이 지루한 그리하여 짜릿한 모험을 필요한 수많은 남녀노소들을 말이에요.
네. 작가가 독자를 너무 의식하지 않고 써내려 간 듯한 문체들이 더욱 좋은 점이라 생각이 들어요. 저도 읽기 전에는 문학성이 떨어진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어요. 하지만 재미있게 읽고 감동을 받을 수 있다면 기본적인 문학적 가치는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권 읽기에 돌입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요.
경험치가 필요치 않은 해리포터이기 때문에 수많은 독자를 포섭할 수 있다! 말되네요.
정말 한번 들어간 마법학교에서 더 이상 나올 수 없다면 더이상 스토리 전개가 어렵겠네요. 여러모로 치밀하게 구성한 작품인 것만은 분명한 거 같아요. 그리구요. 이 사회의 어떤 모순을이야기하는 것 같은지 궁금해요.
해리포터는 선과 악의 구분이 뚜렷한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는 말이지요.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는 선의 편에 서 있는데요, 출신성분^^을 보자면 해리는 부모님이 마법사이나 아가였을 때 고아가 되고 이후 머글들의 손에서 구박을 받으며 자랍니다. 론도 마법사 집안이나 가정형편이 매우 어렵지요. 헤르미온느는 특수하게 부모가 머글입니다. 악의 편에 서 있는 말포이는 마법사집안에 부유한 것으로 보여지는 데요, 그는 부모가 머글인 아이는 호그와트에 입학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곧잘 하지요. 또한 형편이 어려운 론도 천대시합니다.
이것으로, 마법사와 머글간의 차별과 빈부의 격차에 의한 차별을 생각할 수 있겠는데요.
마법사는 지배계급으로 머글은 노동계급으로, 부유한자는 부르주아지 가난한 자는 프롤레타리아 정도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호그와트가 이들을 차별하지 않고 받아들인다는 거지요. 또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가 용기가 있는자, 즉 그리핀도르라는 것입니다. 용기를 잃지 않으면 선이 이기는 건가요? 호그와트의 교장인 덤블도어가 해리의 편인 게 지금 이 MB정권의 현실과 다른 점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판타지인가요..
음.. 마법사와 머글을 계급으로 볼 것이 아니라(지배계급이면 당연히 부유할 테니 말이지요..) 사회적인 신분으로 보는 것이 더 낫겠네요..
그렇군요. ㅎㅎ 그렇게 해서 판타지가 된다면 그보다 더 재밌는 판타지는 없을듯... 무슨 요술항아리같은 기분입니다. 물으면 뚝딱 뚝딱 답해주시고... ㅎ 저야 좋고 감사하지요. 다른 사람들도 한번 물어봐주셔요. 저도 생각해 보고 답할 수 있는 꺼리가 있는지 마구 궁금해집니다.
제 몸이 요즘 항아리같아지기는 합니다만... -_-;;
요술항아리같으면 좋지요. ㅎ
크게 말하자면 '정의사회구현'이라는 것이 되겠지요. 요즘 진정한 정의를 보기 힘들어서...
정의사회구현 ㅎㅎ 참 오랫만에 들어보는 말인 것 같아요^^ 아이들이 열광한 것도 부모님들이 지갑을 연 것도 권선징악적 요소가 큰 작용을 했으리라 봅니다.
해리포터엔 상당히 기발한 장치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산만할 여지가 있는 이야기는 해리의 배경하나로 일축되는 면이 있어요. 적어도 해리의 집안 내력이나 감정선은 단순하게 가는 거죠.
처음엔 해리의 불우한(?) 환경이 너무 진부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떤 내적인 고민과 결핍보다 눈에 보이는 (강력한) 불우한 환경을 던져줘야 했던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그리고 좀더 생각해보면 해리포터의 이모네 가족, 즉 더즐리 가족이 해리를 더 구박한 것도 마법사라는 능력을 두려워 한다거나, 부러웠기 때문에 해리포터를 처음부터 구박했을 거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사람들 중에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해 무조건 거부감을 갖는 그런 것 일수도 있다고요. 그런 인간 심리를 이용해 해리를 더 불행한 어린이로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렇군요. 참 여러모로 생각해 볼 점이 많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