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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산순교성지 순례
방문 일 : 2010. 6. 30(수) 소재지 : 경기도 안성시 죽림리 703-6 (Tel 031- 676-6701) 죽산순교성지 소개 :
-----순교자의 영성은 나 중심적 작은 나를 버리고, 그리스도 중심의 큰 나를 세우는 것이다ㅡㅡㅡ
1866년 병인박해 당시 수많은 교우들이 살륙됐던 처형지와 교우들을 끌어다 심문과 고문을 하던 곳이다. 충청·전라·경상도로 갈라지는 주요 길목인 죽산은 지리적 조건 때문에 조선 시대에 도호부가 설치되었던 곳이다. 현재 죽산면사무소 자리에서 천주교인들이 참담한 고문 끝에 처형되었다. 여기에서 치명한 순교자들은 「치명일기」와 「증언록」에 그 이름이 밝혀진 이만해도 25명에 이른다. 하지만 척화비를 세우고 오가작통(五家作統)으로 사학 죄인을 색출, 무차별하게 천주교인들을 끌어다가 처형하던 당시 상황으로 보아 순교자들이 더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곳의 원래 이름은 이진(夷陳)터다. 고려 때 몽고군이 쳐들어와 죽주산성(竹州山城)을 공략하기 위해 진을 쳤던 자리이다. 그래서 오랑캐가 진을 친 곳이라 하여 이런 이름으로 불려왔던 것이다. 하지만 병인박해를 지나면서 이진터는 "거기로 끌려가면 죽은 사람이니 잊으라." 하여 [잊은 터]로 불리게 됐다는 것이다. 죽산에는 또 두들기라는 곳이 있다. 죽산 읍내에서 15리쯤 지금은 삼죽면 소재지로 80여호가 사는 큰 마을이지만 옛날에는 인가가 드문 작은 주막거리였다고 한다. 이 주막거리는 용인, 안성, 원삼 등지에 사는 교우들이 포졸에게 잡혀 가는 호송길에 잠시 쉬어 가는 곳이 되곤 했다. 포졸들은 줄줄이 묶어둔 교우들을 툭하면 갖은 트집을 잡아 두들겨 패곤했는데 그 연유로 두들기는 두들겨 맞는 곳으로 전해지는 것이다.
순례를 하면서....... :
사전 계획에 의거 아침 8시에 Fiat 모임 4명이 한 차로 출발하여 09시 40분 경 성지에 도착하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안개구름 자욱한 먼 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주변 평야 지대는 이국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성지 출입문이 한국적인 친밀감을 준다. 안 쪽으로 멀리 무명 순교자 묘가 보인다.
묘역과 잘 가꾸어진 주변의 모습들.
주변 관람을 하고 십자가의 길을 함께 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하나하나 생각하면서 아무도 없는 적막함 속에 단촐한 일행이 십자가의 길을 함께한다는 것이 참 감명깊게 여겨졌습니다.
이어서 소강당에 11시 미사 참례를 위해 갔더니 아무도 없고 댕그렁 우리 4명밖에 없었습니다. 미사를 도와 주시는 분도, 수녀님도 안계셔서 이용남골롬바노신부님을 모시고 미사를 드렸습니다. 매일미사책를 보면서 저희들이 독서 등을 하였지요. 골롬바노신부님은 이곳에서 20여년 간 계셨다고합니다. 그 긴 세월을 오로지 묵상과 공부만 하셨는지 강론 말씀이 독특하셨고, 나 창조와 너 창조로 믿음이 비로소 완성 될 수 있음을 긴 시간 동안 열심으로 말씀해 주셨습니다. 예를 들면 식사 전 기도는 나 창조, 식사 후 기도는 너 창조로 모든 것이 나 창조와 너 창조로 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성경도 구약은 나 창조이고 신약은 너 창조에 해당하며,......... 나 창조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너 창조만 이루려드는 잘못된 세태를 지적해주셨습니다. 스스로 나 창조가 미숙한 처지에 있음이 부끄럽게 생각 되었습니다. 물질적 창조의 개념을 넘어서 하느님께서 각각의 창조물에 어떤 기능을 부여하시고, 창조계를 어떻게 질서 있고 준비되도록 만드셨는지, 기능적 창조라는 개념을 염두에 두고 곰곰 생각해 보면, 신부님의 그 말씀을 조금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긴 세월 장고와 은둔의 시간을 뒤로 하시고, 가까운 시일에 대학 강단에 서시기로 하셨다니....신부님의 깊으신 영성으로 세상이 더욱 구원의 길로 가까워지고, 밝아지게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미사를 마치고 나오니 날씨가 개이고, 그렇게 깨끗할 수가 없었습니다. 먼 끝으로 묵주석이 보이는 성역 내 장미터널이 이색적이었습니다. 넝쿨장미 만발한 5월 경에는 참으로 아름다웠을 것 같았습니다.
기념으로...............
넓은 평야에 푸르게 우거진 옥수수 밭이 있는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근처 '서일 농원 솔리 '에서 우리 콩 전통 된장찌게 정식으로 식사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참으로 유익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저희들을 인도해 주시고 보살펴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2010. 7. 14(수) / 형제님들! 은총이 충만하신 날 되시길 빌면서.........최멜라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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