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문인 선교의 형태와 전망
양치호 목사
인천성광교회 담임목사
대신선교훈련원장
한국전문인선교협의회 회장
성광전문인선교훈련원 원장
들어가는 말
태평양시대를 맞이하면서 세계선교의 양상이 서구 단일 중심 구조에서 탈피 2/3세계라는 또 하나의 거대한 축을 형성하면서 이중의 중심구조로 이동해 가던 것이 21세기를 맞이하면서 2/3 세계권의 선교역할이 더욱 팽창되면서 오히려 역할비중이 역전되어 가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전문인 선교의 형태와 전망을 살펴보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 첫째는 2/3 세계권에서 한국 교회는 여러 면에 선교적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이며, 둘째로는 21세기를 향하면서 가장 시급하고 가장 효과적인 선교전략은 '전문인선교' 라는 것이 이미 '95, '98 세계 선교 대회의 전략회의에서 거듭 천명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현하 한국 전문인 선교 사역의 형태를 사역의 종류, 파송 및 후원의 형태, 교회 및 교단의 지원 등 몇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1. 사역의 종류
우리나라의 전문인 선교 사역의 종류는 몇 가지로 제한되어 있고 다양하지 못하다. 사역종류를 분류해 보면 대략 20개 안 밖으로, 매우 제한적이다. 서구의 경우 사역의 종류가 100여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한국 전문인 선교사들이 활동하는 직업으로 보면 예로, 의사, 간호사, 교수 및 교사, 사업가, 회사원 등 20~30개 직종에 편중되어 있다.(도표 1참조)
도표 1 〈'99년 5월말 몇몇 교단 및 선교단체를 대상으로 한 KAT 조사자료〉
수천 가지되는 모든 종류의 직업 및 기술은 그 모두가 전문인 선교의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직업이나 기술의 전문성을 가지고 선교에 헌신하여 사역 훈련 및 파송을 받고 그 직업이나 기술이 필요한 선교지에 나아가서 사역에 임한다면, 훌륭한 전문인 선교사역에 이바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왜 이 같은 직종의 편중 및 제한 현상이 나타나 보이고 있는가?
첫째로, 그것은 '전문인 선교'라는 용어에 대한 이해의 부족 일수도 있다고 본다. 한국에서의 '전문인'이라는 말에 대한 보편적 이해는 의사, 변호사, 검사, 교수, 경영자, 엔지니어 등 제한적인 특정분야에 정통한 자로서, 엘리트적 신분의 직업인이라고 생각을 갖는다. 때문에 서민층의 보통사람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직업이나 기술들도 선교에 동원될 수 있으며, 그렇게 될 때에 그것을 '전문인 선교'라고 이해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본다.
따라서 '전문인 선교'라는 용어보다는 '직업인 선교'라는 용어가 사역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훨씬 쉽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미 '전문인 선교'라는 용어가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제 와서 바꾸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고 본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서 이 분야의 사역자나 지도자들이 하루속히 용어의 선택 및 사용을 과감하게 바꿈으로써,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어떤 종류의 자기 직업이나 기술을 통하여서도 쉽게 선교에 이바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은 직업 편중 현상이 없어질 것이며 전문인 사역 종류의 다양화가 이루어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둘째로, 다양한 직업 및 기술들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선교에 동력화 할 수 있는지를 상담도 해주고 이끌어 주는 전문 상담가 및 전문 연구기관이 거의 없으며, 또한 다양한 사역 종류의 개발, 교육, 훈련을 위한 전문기관이 교계나 선교계에 거의 없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그러한 문제에 관해 쉽게 정보를 접하기도 하고 안내도 받을 수 있다면 보다 많은 종류의 직업인들이 전문인 선교에 동원될 수 있을 것이며, 아울러 직업의 편중화가 감소되고 다양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본다. 각 직업을 분야별로 세분하여, 각각 그 직업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활용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나아가 시행 할 수 있도록 관련된 정보 제공, 컨설팅 그리고 코디네이팅 하는 것은 사역종류의 다양화를 이루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전문인 선교는 선교지에서 단지 거점 확보와 관련 침투 및 정착을 위한 위장 수단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되며, 선교지역의 다양한 필요를 공급해주고, 그들의 고통이나 약함을 치유하고 세워주며 나아가 마음을 열도록하여 복음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효과적인 전문인 선교를 위해서는 직업 및 기술의 다양화 및 전문화를 위한 연구 및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2. 파송 및 후원의 형태
오늘날 한국에 있어서 전문인 선교사는 대부분 교회나 교단에서 정식 선교사로 파송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교회나 교단의 파송기관이 아닌 해외 선교단체나 학생선교단체에 의해 파송되고 있다. 그 이유는 한마디로 '전문인 선교'라는 것이 교계에서 아직도 온전하게 이해 및 수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파송과 관련해서 볼 때, 일반적으로 교계에서 '전문인 선교사'라 하면 '평신도 선교사'로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것은 올바르지 못한 생각이라고 본다.
본래 전문인 선교란 말은 넓은 의미로 볼 때 '세속 직업을 가지고 선교지에서 사역하는 선교형태'로서 이것은 어디까지나 선교전략적 필요에 의해서 수행되는 사역 형태를 지칭하는 선교전략 용어인 것이다. 그러므로 목사 선교사인 경우도 전문인 선교사로서 사역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예로, 모 국가의 모 지역에서는 선박 선장, 항해사, 기관사 등 해양산업관련 직업 출신의 교역자 선교사들이 모여서 선원학교를 건립 운영하면서 그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훌륭하게 자립 선교를 하고 있다. 이런 경우 이들 선교사는 물론 정규 교역자 선교사이지만 분명히 전문인 선교사역을 하고 있는 전문인 선교사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들 중에는 과거 그와 똑같은 전문직에 종사하던 평신도가 전적으로 선교에 헌신하여 선교사 훈련을 받고 선교지에서 교역자인 전문인 선교사를 도와서 신실하게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그가 목사가 아니라고 해서 선교사로 인정하지 않거나 파송 및 후원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로 하여금 실족케 하는 것이며 나아가 세계 선교에 막대한 장애를 주는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전문인 선교 사역을 하는 경우 전략적 측면을 고려하여 사역에 관한 한 평신도와 교역자를 동일선상에서 이해하고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마땅히 교회나 교단은 평신도가 선교에 온전히 헌신하고, 교단이 인정할만한 일정한 선교 교육 및 훈련 과정을 거친다면, 동일하게 선교사로 인정하여 파송, 후원 및 관리를 해야 할 것이며, 나아가 그러한 것을 뒷받침할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예로, 선교사의 정의에 있어서 몇몇 교단의 경우 헌법에서 선교사란 '다른 민족을 위하여 외지에 파송을 받은 '목사'이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평신도는 엄밀히 말해 정식 선교사가 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평신도가 선교사로서 신분이나 위상이 보장되지 못하므로 말미암아 사역의 효율성 및 능동성을 제한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문구의 수정이나 보완을 통하여 헌법개정을 함으로서라도 이 같은 문제를 시정해야 할 것이다.
후원 형태의 경우 대부분 자비량이거나 개인적 후원의 형태를 띠고 있다. 교회나 교단에서 정규 목사 선교사 같은 제도적이고 지속적인 후원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원인 및 해결점은 위에서 언급한 파송과 관련된 사항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3. 교회 및 교단과의 연관 및 협력 형태
한국 전문인 선교는 미흡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꾸준히 성장해 왔다. 수년 전만 해도 생소하게 들려지던 '전문인 선교'라는 용어가 이제는 교회에서나 교단에서도 많이 익숙해져가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와 더불어 '사역'에 있어서 익숙해 져야 할 때가 왔다. 그것은 온통 세상의 모든 변화가 급변화, 다양화 되어가고 있으며, 더욱 심화되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교회안과 선교계에서도 같으리라고 본다. 따라서 이럴 때일수록 더욱 필요한 것은 그러한 상황에 따른 전문화요, 다양화요, 협력화일 것이다.
이제 교회는 21세기를 맞이하면서 더 이상 전문인 선교에 대하여 외면하거나 미온적일 수가 없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대응하게 될 전망이다.
그것은 첫째로, 대부분의 선교지역이 전문인 선교가 아니면 사역을 시도할 수 없는 선교 제한지역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며, 둘째로는, 교회 내에 평신도들이 이에 대한 관심 및 참여도가 점점 고조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인 선교는 근래와 같이 교회 밖의 선교단체 주도형에서 탈피하여 그 모판이 되는 교회에서 주도적으로 사역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전문인 선교 관련 사역자나 사역단체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교회 친화적이고, 교회 중심적이며, 교회 협력적인 자세를 취하도록 인내와 끈기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편 교회는 전문인 선교를 가장 효과적인 21세기 선교전략의 하나로 인정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기존 전문인 선교 사역자의 신분 및 위상을 보장하고 나아가 적극적으로 후원 및 협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회 안에 모든 인력과 재정을 선교 동력화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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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KW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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