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능력이 탁월한 학생이라면 자기 스스로 모든 것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질문할 것이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완전한 지식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자신을 과신해 질문을 안 하거나, 아는 것이 없어 질문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구의중 정혜영 교사는 “사실 십중팔구는 알면서 한두 개를 몰라야 질문이 성립하는데, 대체로 모르니까 중·하위권 학생들은 질문을 못 한다. 예를 들어 문장 해석이 안 되는데다 모르는 단어도 여러 개 있으면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막막하다”면서 “평소에 공부를 해야 질문거리도 생기는데, 아무것도 안 하거나 수동적으로 수업만 듣는다면 정말 질문할 거리가 없다. 그러다가 시험 날이 다가오고 절실해지면 질문이 나오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라고 전한다. 질문한다는 것은 적어도 예습과 복습, 자기 주도 학습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공부를 해야 질문도 생기고, 교사에게 적극적으로 질문 공세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영락고 김재호 교사는 “자신의 지식을 완성하려는 의지가 강한 학생들은 자습 과정에서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거나 분석할 수 없는 내용을 꼼꼼히 표시했다가 질문을 통해 해결한다”며 “질문하는 학생 중 상당수는 수업 때 사용하지 않는 문제집이나 학습 자료를 들고 교무실로 찾아온다. 학교 수업 외에 자기 스스로 학습 교재를 준비하고 일정한 계획을 세워 학습하는 학생만이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설서나 자습서를 읽으면서 스스로 학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꼭 필요한 사항은 질문과 선생님의 설명을 통해 직접 익히는 것이 정확성이나 효율성 면에서 훨씬 유익할 때가 많다. 여기에 질문의 중요성이 있다는 게 김 교사의 설명. 예컨대 새로운 전자 기기를 샀을 때 매뉴얼을 읽으면서사용법을 익히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들 뿐 아니라, 정확하게 이해하기도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직접 설명을 들으면서 기기를 조작하면 짧은 시간에 쉽게 익힐 수 있는 이치와 같다는 의미다.
특히 국어는 기본적으로 이해·분석적 사고, 비판적 사고추론적 사고, 종합적 사고 등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항이 많이 출제된다. 김 교사는 “사고력을 기르려면 학생 스스로 많은 문제 상황에 직면해서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사고력은 한 번 막히면 뚫고 나가기가 상당히 힘들다. 이때 교사에게 질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사고력의 한계는 멘토의 도움을 통해 한 단계 상승할 수 있기 때문. 교사를 멘토로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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