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체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천년 고도 경주. 경주야말로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는 교과서 여행지다. 이곳이 수학여행지로 사랑받은 이유 역시 발길 닿는 곳마다 조상의 숨결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리라. 수학여행으로 채우지 못한 경주 여행의 백미를 교과서 여행으로 다시 만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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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문대 첨성대 |
농산물 생산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별자리는 늘 우리 조상의 관심사였다. 선덕여왕 역시 하늘 의 별자리를 읽기 위한 첨성대를 건축하고 여왕의 권위를 세우고자 했다는데. 직접 본 첨성대의 실제 모습은 사진이나 화면보다 훨씬 운치 있고 기품이 넘친다. 이때를 놓칠세라 아이들과 함께 플래시를 터뜨렸다. 첨성대의 역사적 의의에 대해선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 관측기구라는 것 외에 다른 주장도있다. 즉위 후 나라 안팎으로 고초를 많이 겪은 선덕여왕이 여왕의 권위를 세우고 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첨성대를 세웠다는 학설이 그것. 어찌 됐든 오래전 신라 시대에 이토록 과학적인 천문 관측기구가 있었다고 생각하니 어깨가 들썩거릴 만큼 자랑스럽다.밤이 더 깊어지기 전에 야경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동궁과 월지에 도착했다. 연못 위에 비친 달 그림자가 유명하다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조명을 한껏 받은 건물의 그림자가 연못 위에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낸다. 알려진 것처럼 이곳은 사신들을 접견하고 연회를 베풀던 곳. 경순왕이 고려의 왕건을 초대해 연회를 베풀었다는 기록도 있다. 실생활에 쓰인 유물들이 많이 출토됐는데, 벌칙이 새겨진 주사위 모양의 '주령구' 와 지붕의 기와를 꾸밀 때 사용한 '치미'가 대표적이다."1천 년 전에도 벌주라는 게 있었어요. 이곳에서 연회를 베풀 때 술을 마실 차례인 사람이 주령구를 던져서 적힌 문구대로 벌칙을 받는 놀이를 했죠."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에 웃음이 새어나온다. '단번에 술 마시기' 벌칙은 지금으로 말하면 '원샷'. '팔꿈치를 구부리지 않고 술 마시기' 벌칙도 재미있다. |
Before the Travel |
'경주' 하면 떠오르는 문화유산이 있습니다. 첨성대와 불국사, 다보탑, 석가탑, 석굴암, 동궁과 월지(안압지) 등인데요. 25년 전 수학여행 때의 기억이야 어차피 가물가물하니, 아이들과 함께 처음 가보는 곳이라는 생각으로 일정을 짰어요. 경주 지도를 펼치고 다시 보니 이 많은 문화유산을 둘러보려면 1박 2일은커녕 2박 3일로도 부족하겠더라고요. 경주까지 갔다면 꼭 들러봐야 할 기초 코스를 중심으로 아쉽지만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교과서 속 사진으로 보던 신라 불교문화의 현장에서 가슴 벅찬 감동과 자긍심을 느끼고 돌아왔어요. ■ 5-1 사회 1단원 '하나 된 겨레 - 삼국 통일과 발해 사람들' |
첨성대 천문을 관측하는 기구로 국보31호다. 상단부 우물 정(井) 모양의 네모난 틀은 첨성대가 우물 모양에서 본 떠 만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 첨성대의 내부 구조는 신라역사과학관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
동궁과 월지 동궁(東宮)과 달이 비치는 연못(月池)이라는 뜻의 '동궁과 월지'다. 2010년 G20 재무장관 회의연찬 이후 야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각광받으면서 야간 관람이가능해졌다.관람 시간 오전 8시~오후 10시. | | |
More Info |
Course_ 2박 3일 코스라면 첫째 날에는 경주에 도착해 점심 - 신라역사과학관 - 석굴암 - 감포에서 저녁 - 숙소에서 1박, 둘째 날에는 남산 트레킹 - 점심 - 포석정 - 대릉원 첨성대 계릉 - 동궁과 월지에서 일몰과 야경 감상 - 숙소에서 1박, 마지막 날은 국립경주박물관과 국립경주어린이박물관 탐방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추천한다. 사진은 왕과 귀족들의 무덤군인 대릉원의 야간 풍경. 황남대총과 천마총을 만날 수 있다. |
신라 건축예술의 백미, 불국사와 석굴암 |
불국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을 짓겠다' 는 김대성의 다짐처럼 사계절 내내 아름답기로 소문난 사찰. 안으로 들어서니 자연에 파묻혀 하나가 된 불국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화강암이라는 까다로운 돌을 떡 주무르듯 끼우고 맞춰 완성한 다보탑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할 건축미학. 공교롭게도 다보탑과 마주한 석가탑이 보수공사 중이라 아이들에게 석가탑에 얽힌 전설을들려주며 아쉬움을 달랬다. "석가탑은 무영탑이라고도 부르는데, '그림자가 비치지 않는 탑'이라는 뜻이야. 석가탑을 지은 백제의 석공 아사달을 찾아 신라의 수도 서라벌에 온 아사녀가 남편을 만나보지도 못한 채 연못에 몸을 던진 슬픈 전설 때문에 붙은 이름이지." 석가탑에서 발견된 국보 126호 '무구정광대라나니경'은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다. 불국사를 뒤로하고 찾은 곳은 차로 5분 거리에 있는석굴암. 경주에서 가장 먼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석굴암에는 치밀하고 완벽한 수학적 건축 원리가 숨어 있다고. |
More Info |
맛집_ 경주의 별채반은 향토 음식 육부촌육개장과 곤달비빔밥을 일컫는 이름이다. 곤달비빔밥(9천 원)은 고추장 대신 된장과 멸치 가루등으로 만든 독특한 양념장을 비벼 먹는 것이 특징. 별채반 교동 쌈밥정식(054-779-8694)도 인기. 천년한우불고기(1만5천 원), 돼지불고기(1만1천 원), 오리불고기(1만1천 원) 중 하나를 시키면 밥, 국과 함께각종 푸짐한 한정식 상차림이 나온다. |
불국사 신라 경덕왕 10년(751)에 재상김대성이 발원해 혜공왕 10년(774)에 완성한 사찰. 상상력과 예술적인 기량이 어우러진 신라 불교미술의 정수다. 1995년에 석굴암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 관람 시간 오전 7시~오후 5시. | | |
신라의 번영과 종말을 상징하는 포석정과 성덕대왕신종 |
경주에 가기 전에는 포석정 하면 신라 55대 왕 경애왕이 떠올랐다. 그가 왕비와 신하, 궁녀들을모아놓고 성대한 연회를 즐기다가 후백제의 견훤에게 습격을 당한 능욕의 장소로 알려진 곳이포석정이기 때문.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한 놀이터가 아니라 왕과 귀족들의 중대한 회의 장소나 제사 장소로 쓰였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맞는 얘기인 것 같아요. 경애왕이 죽음을 당한 때는 물이 꽁꽁 얼어붙는 12월인데, 그 추운 날 포석정에 나와 술잔을 띄워가며 연회를 즐겼다는 게 말이 안 되니까요."아마 경애왕은 바람 앞에 흔들리는 신라의 운명을 안타까워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제를 올리 지않았을까 짐작해본다. 포석정에 얽힌 아픈 역사를 뒤로하고 경주국립박물관으로 향했다. 선사시대부터 통일신라에 이르기까지 경주 일대의 문화와 생활, 예술을 총망라한 곳. 야외전시장에 있는 에밀레종을 보는 것으로 박물관 구경은 마무리. 시간이 부족해 박물관 구석구석을 다 둘러보지 못한 게 아쉽다. |
More Info |
경주 황남빵_ 경주의 황남동에서 만들기 시작해 황남빵(054-749-7000)이라고 부르는 70년 전통의 경주 명물. 조상 대대로 팥으로 떡과 밥을 빚어 먹던 것을 독창적으로 개발해 상품화한 경주의 향토 먹거리다. 달거나 느끼하지 않은 팥소의 맛과 풍미가 일품. 20개 1만6천 원. |
포석정 927년 신라 경애왕이 이곳에서 잔치를 베풀며 즐기다가 후백 제 견훤의 습격을 받아 붙잡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해지는 치욕의 장소. 최근엔 왕과 귀족들의 중대한 회의나 제사를 올리는 장소였다는 학설이 제기되고 있다. |
성덕대왕신종 에밀레종이라 불리는 성덕대왕신종은 742년 신라 경덕왕이 부왕인 성덕대왕을 기리기 위해 만들기 시작해 771년 혜공왕 때완성했다. 주조 과정에서 아이를 바쳐, 종이 울릴 때 아이가 어머니를 찾는 울음소리를 낸다 는 전설이 있다. 국보 29호.
미즈내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