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있어서 조직폭력이란 말은 그리 낯선 용어가 아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조직폭력단원들을 도로건설현장에 투입하였고, 이어서 삼청교육대에도 수많은 조직폭력단원들이 수용되었으며, 범죄와의 전쟁까지 선포하면서 조직폭력에 대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폭력은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으며, 오히려 더욱 기승을 부리고 그 활동범위와 규모는 증대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공포심을 느끼며, 국민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조직폭력과 유사한 문제로서 미국에서도 최근 특히 마약 밀거래를 통한 이득과 영역에 대한 통제로 인한 조직간의 전쟁을 벌이는 갱 집단의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경우 갱 문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갱과 관련된 살인사건이 1979년과 1990년 사이에만 무려 250%나 증가하였으나 같은 기간 갱과 관련이 없는 살인사건은 상당 수준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갱 폭력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실제로, 1992년에 조사된 자료에 의하면 미국 전역에 무려 4,881개의 갱 조직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조사되지 못한 조직까지 고려한다면 그 숫자는 이를 훨씬 능가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더불어, 조직원의 수도 전국에 25만 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조직폭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보다 상위의 또는 광의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조직범죄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대사회의 여러 가지 특징 중의 하나는 조직성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조직성은 범죄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어서 범죄의 집단화를 현대범죄의 특징의 하나로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조직의 공동의 목적과 위계질서 등과 같은 조직성의 특징을 지닌 범죄집단에 의한 범죄를 우리는 일반적으로 조직범죄라고 할 수 있다.
더 구체적으로는 2인 이상이 장기간 또는 불확정한 기간 동안 분업적으로 영업적 또는 사업적 구조하에서, 폭력을 행사하거나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이용하여, 정치, 언론, 관계나 경제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개별적 또는 집단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범죄행위를 이윤이나 권력의 추구를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해건Hagan은 불법적 활동을 통한 지속적 사업으로서, 이득을 추구하며, 위협이나 무력을 사용하며, 면책을 위하여 뇌물과 부패를 이용하는 것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이러한 조직범죄에는 범죄유형을 중심으로 보아 조직폭력, 무기밀거래, 불법약물거래, 불법장기밀매, 인신매매 등 다양한 유형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알비니Albini 같은 사람은 조직범죄를 게릴라, 테러리스트, 과격사회운동단체 등의 정치 사회적 목적의 조직범죄, 갱 절도나 강도 등 금전추구를 위한 약탈적 조직범죄, 폭주족과 같은 조직내부 지향적 조직범죄, 그리고 무력 등을 사용하여 불법활동을 하는 신디케이트 조직범죄로 유형화하기도 하며, 알바니스Albanese는 고리대금업, 매춘, 불법복권 등 불법서비스의 제공, 마약밀매, 장물매매와 같은 불법적 재화의 공급, 폐기물처리 등 합법적 사업에의 침투 등으로 조직범죄를 나누고 있다.
이러한 조직범죄는 나름대로의 특성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혹자는 위계질서가 철저한 조직상의 특성, 경제적 이익추구와 이를 위한 불법활동 등 활동상의 특성, 폭력행사 등 수단상의 특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치밀한 사전계획에 따라 범행하며, 비호세력의 보호를 이용하고, 이익보호를 위해 다른 조직과도 연계하는 등과 같은 활동상의 특징을 가지며, 계급을 기반으로 한 지위체계가 확립되어 있고, 조직의 상층부와 하층부가 차단되어 있으며, 엄격한 내부규율로 조직원을 통제하는 조직상의 특징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조직폭력은 조직범죄의 하위개념으로서 조직범죄의 다양한 범죄행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조직범죄와 조직폭력이 적어도 유사한 개념 또는 동일한 용어로 혼용되고 있다. 조직범죄는 음모적 성격을 가진 모든 집단범죄가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폭력을 주요 수단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범죄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조직폭력보다는 훨씬 광의의 개념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학술적 용어라기보다는 실무界나 언론계에서 주로 사용되어 보편적으로 쓰여지고 있는 조직폭력이라는 용어는 학술적으로 명쾌하게 정의된 개념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폭력을 주요 수단으로 하여 경제적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다수인으로 구성되고 내부통솔체제를 갖춘 지속적 결합체인 폭력조직의 구성원에 의하여 집단적 또는 상습적으로 행해지는 폭력적 불법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적 조직폭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직폭력과 관련된 몇 가지 유사한 용어와 그 어원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유명한 '정치깡패'로 알려진 유지광의 "깡패론 小考"에 따르면, 놀고먹는 사나이란 뜻의 '건달', 화투판에서의 '망통'처럼 쓸모 없는 사람이란 뜻의 일본말인 '야쿠사', 조직적으로 뭉치기 전의 폭력배라는 뜻의 일본말인 '가다', 무위도식하며 공갈과 행패를 부리는 자들을 뜻하는 '파락호', 그리고 '한량'이나 '협객' 등을 '깡패'와 유사하게 사용되는 용어들을 어원적으로 추적하여 '깡패'의 정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유지광에 따르면, '깡패'라는 말은 한국전쟁 직후 미군부대 주변의 구두닦이 소년들이 강도 같은 사람들을 '깽패'라고 하던 것이 '깡패'로 변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런데 '깽패'의 '깽'은 조폭과 유사한 의미의 영어인 '갱Gang'이 된소리로 발음된 것이며, 불량한 무리를 뜻하는 '패'가 합쳐진 것으로서 '역전 앞'과 마찬가지로 동어 반복된 용어라고 한다. 1957년 5월 야당인 민주당의 장충단공원에서의 시국강연회를 유지광 등의 동대문파 행동대원들이 방해한 사건을 신문에서 '정치깡패'로 보도하면서 '깡패'라는 용어가 일반적인 통용어가 되었다고 한다.
유지광은 '깡패'를 다음과 같은 기본요소를 들어 개념적으로 정의한다. 그에 따르면, '깡패'의 첫째 요소는 '갱'이 말해 주는 것처럼 경제적인 이익을 노려야 하고, 둘째 요소는 경제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폭력을 수단으로 사용해야 하며, 셋째 요소는 패거리나 패거리의 일원이어야 하고, 마지막 요소는 경제적 목적을 가지고 있으나 이 단체의 조직이 불법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개념정의는 현대적 의미의 조직범죄집단의 개념과 거의 일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경제성, 폭력성, 조직성, 불법성이라는 현대 조직범죄의 중요한 속성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직범죄란 무엇인가? 조직범죄를 연구함에 있어서 겪게 되는 문제의 하나는 조직범죄에 대한 일관된 또는 합의된 정의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경찰이나 검찰 등 법을 집행하는 기관에서 보는 조직범죄는 미국의 '법 집행 및 사법행정에 관한 대통령위원회'가 정의한 것처럼 조직범죄는 수만 명의 범죄자들의 조직으로서 대단히 복잡한 조직구조 속에서 활동하며 합법적인 조직보다 엄격하게 집행되는 규율을 가지고 있으며, 돈과 권력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미국의 '형사사법 기준 및 목표에 관한 국가자문위원회'에서는 불법적 이익과 권력을 추구하기 위하여 형법을 위반하는 활동을 주로 하는 개인들의 모든 집단을 포함하고 있으며, 특히 음모적 성격을 지닌 모든 집단범죄를 포함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 집행 기관에서의 개념정의가 실무계나 학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기는 하였으나 부족한 점도 없지 않아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적 정의도 학계를 중심으로 시도되고 있다.
實務界와는 달리 학계에서는 조직범죄의 사회적, 경제적 기능을 중심으로 정의하려는 경향이 있다. 일부에서는 재화와 용역을 제공하여 얻어진 불법적 수익이 또다른 불법적 활동에 사용되는 일종의 경제활동으로 인식하는 데서부터 더 구체적으로는 조직구성원의 지위 및 관계, 구성원의 영속성, 사업분야와 지역 독점성, 폭력과 뇌물의 활용 등의 특징을 들어 조직범죄의 개념에 접근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시도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지적되고 상당수준 합의되고 있는 특징은 조직범죄는 첫째 불법적 활동을 통한 지속적 사업으로서, 둘째 이득을 추구하며, 셋째 위협이나 무력을 사용하고, 넷째 면책을 위하여 뇌물 등을 활용하며, 다섯째 상당한 대중적 수요가 있는 재화와 용역분야에 집중된다는 것이다.
결국, 폭력이라는 것이 조직범죄의 개념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조직폭력이 조직범죄의 한 수단임과 동시에 그 자체가 범죄행위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조직폭력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인 개념을 정의할 필요가 있다. 조직폭력도 조직범죄만큼이나 그 정의나 개념이 다양하나, 일반적으로 단순히 다수인에 의한 폭력이라고만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고, 상당히 장기간에 걸쳐 존재하는 조직단체의 활동으로서 행해지는 것으로서 폭력의 행사나 폭력에 의한 위협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형법은 조직폭력의 개념을 특정, 다수인의 의사연락에 의해서 집합체를 형성하는 것이며, 이 집합체는 일정한 형식을 요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범죄를 한다는 공동의 목적 하에 이루어진 계속적인 결합체로서 그 단체를 주도하는 최소한의 통솔체제를 갖출 것을 요하고 있다. 우리의 조직폭력과 유사한 개념으로 이웃 일본에서도 경찰청 조직령은 '집단적으로 또는 상습적으로 폭력적 불법행위를 행할 우려가 있는 조직'으로 폭력단을 규정하고 있으며, 더 구체적으로는 '시민의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집단으로서 단체의 위력을 배경으로 그 활동을 생활자금획득의 수단으로 하는 집단'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조직범죄나 조직폭력이 일부 실무나 언론에서 거의 같은 용어로 혼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에 비해 뚜렷한 조직범죄유형이 없으며 그나마 폭력조직이 다른 범죄에 비해 비교적 조직화된 성격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엄격하게 말한다면 조직폭력은 조직범죄의 여러 가지 유형 중 하나이고 또 조직범죄가 폭력의 사용이나 폭력사용의 위협을 수단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한다는 점에서는 조직폭력이 조직범죄의 한 수단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우리나라의 조직폭력은 그 자체가 폭력을 수단으로 이득을 취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 집단이라고 할 수 있고, 따라서 우리 나라의 조직폭력은 일반적인 조직범죄와는 아직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폭력조직의 생성원인
갱이나 조직범죄 또는 폭력조직의 구성원이 될 소지가 많은 요소로서 일부에서는 개인적 위험요소를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지적하는 개인적 위험요소는 대부분 지위나 신분 또는 정체성의 필요, 빈곤, 실업, 가정의 역기능, 인종차별, 그리고 교육기회의 불평등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이러한 요소를 가지거나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갱 조직의 가입이나 갱이 이들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바를 제공하거나 또는 적어도 소속감이나 자아존중심 등을 채워주거나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우리의 조직폭력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는 미국의 갱도 조직원들이 자신들의 성취되지 못한 필요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갱에 가담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들의 기본적 욕구는 양육, 가족이나 사회구조, 경제적 기회 또는 소속감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적 욕구만으로는 갱 조직에의 가담을 다 설명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부 갱 중에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고 비교적 사회적응도 잘하는 청소년들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청소년들이 갱이 되는 것은 단지 생존을 위한 기본적 욕구의 충족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청소년들에게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 기인하는 것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학교에서의 실패와 소외감 등이 조직폭력에 가담하게 되는 한 이유로 지적될 수 있는 것이다.
만화에서부터 비디오나 컴퓨터 게임, 그리고 영화나 음악 및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이들의 아무런 도구적 목적도 없이 단지 죽이기 위하여 죽이는 것과 같은 표출적 잔인성expressive brutality이라고 할 수 있는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폭력영화가 흥행에 성공하고, 얼마 전 조직폭력이 등장한 텔레비전 드라마가 폭발적인 시청률을 자랑했으며, 그 결과 청소년들의 장래 꿈이 깡패가 되는 것이라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서, 대중매체의 폭력성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경고하고 있다.
가정이나 학교문제로 인하여 좌절에 빠지고, 무력감에 젖은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별다른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폭력은 매력적인 기회요, 대안이요,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갈등을 해결하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으로 폭력을 조장하는 언론의 이미지가 어쩌면 청소년과 조직폭력의 고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언론의 폭력성이 곧 청소년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가정의 문제 등 개인적 요인과 결합될 때 폭력조직원을 끌어들이는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갱은 학교에서 퇴학당하거나 학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주로 새로운 조직원으로 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은 갱 활동과 생활이 자신들에게 매력적이고 흥미 있는 것으로 느끼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류학자들은 집단의 형성이 자연발생적이라는 주장을 한다. 인간이 집단을 이룰 때 생산과 보호 및 식량의 획득이 더 쉽고 덕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런 이유에서 폭력조직의 형성을 설명하기도 한다. 즉, 폭력조직에 가담함으로써 보호받고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만으로 폭력조직의 형성과 가담을 충분하게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즉, 폭력조직의 형성과 가담이 순전히 자연발생적, 사회 생리적인 이유에서라면 모든 사람이 폭력조직에 가담해야 옳을 것이나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집단의 형성을 일부에서는 사회적 비교라는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다. 즉, 사람들은 사회적 비교를 통해서 자신의 신념을 검토하고 수정하며 살아가는데 특히 자신이 세상에서 소외되고 박탈되고 있으며, 그래서 위협받고 있다고 느낄 때 집단에 가담하는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 쉬운 예로, 혹자는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등을 들기도 한다. 조직폭력의 경우도 그 조직원들이 상당수가 사회의 소외계층이거나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조직폭력에 대한 이러한 사회적 비교는 더욱 설득력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에서는 폭력조직의 발생을 多衆限界人口multiple marginal population라는 측면에서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편견과 차별을 받게 되면 자신들의 신념과 태도 또는 입장 등을 서로 비교하면서 상호 심리적 위안을 받게 되는데, 갱도 바로 이런 점에서 유사한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모여서 폭력집단을 만들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다중한계인구는 신체적으로 일할 능력이 아예 없는 절대적 한계인구와 신체적으로 일할 능력은 있으나 일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일을 하지 못하는 상대적 한계인구가 있는데, 폭력조직은 신체적 능력은 있으나 기회를 갖지 못하거나 기회를 잡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해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폭력조직에 가담함으로써 일자리와 일할 기회를 갖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3. 조직폭력의 생태와 활동영역
1) 생태
우선, 폭력조직은 우연하게 한순간에 조직되지 않는다. 물론 때로는 교도소 동기생들이 모여서 폭력조직을 형성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조직을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대부분의 조직폭력은 상당한 시간을 두고 결성,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새로운 조직의 형성이 조직간의 이해와 조직내부의 반목과 갈등 등으로 인하여 쉽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이처럼 조직폭력은 오랜 기간에 걸쳐서 지속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조직원의 확보가 꾸준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조직활동 중에 사상자가 생길 수도 있고, 교도소에 수감될 수도 있으며, 형사 사법망을 피하기 위하여 때로는 조직원이 은신할 필요도 있는 등 조직이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 항상 새로운 얼굴들을 수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근래 조직폭력배들이 10대 청소년들을 포섭하는 과정에서 잘 밝혀지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자금을 필요로 한다. 물론 조직폭력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자금원은 그 형태가 다양할 수 있으나, 대부분은 조직원이 받아오는 상납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일본의 폭력단은 마약밀매, 유흥업경영, 도박장개장, 경마 등 다양한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을 보아 우리나라의 조직폭력도 장차 이와 유사한 형태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특정한 업소를 직접 경영하여 나오는 수익금을 조직의 자금으로 이용하기도 하며, 때로는 재력이 있는 사람을 조직의 자금책으로 영입하여 활용하기도 한다.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또 한 가지 요건은 위계질서의 확립이다. 이는 조직폭력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이를 위하여 폭력조직은 조직원의 전과에 따라 계급을 승진시켜주는 방법으로 계급체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이들의 승진을 좌우하는 戰功이란 다름 아닌 바로 실전에서 공을 세우는 것이고, 이 때문에 폭력조직간에는 항상 싸움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한편, 폭력조직에서는 행동대장까지만 중요시되고 있다. 이는 한 사람의 행동대장이 수많은 행동대원을 쉽게 거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조직원이 아니지만 친구나 선후배들과 어울려 다니는 非조직화된 폭력배들이 바로 행동대장들이 언제라도 필요할 때 불러다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들 중 실전경험을 통하여 검증된 사람은 조직원으로 편입시키고 반대로 이용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과감하게 퇴출시킴으로써 조직도 정비하고 조직원의 충성심도 유지시킬 수 있는 것이다.
2) 행동양식
한편, 조직폭력은 경우에 따라서 돌발적인 폭력의 행사가 있으나 대부분은 몇 가지 원칙에 따라 폭력이 사용된다고 한다. 우선, 다른 조직과 마찰이 생겼을 때 폭력이 동원된다. 다른 조직과의 마찰은 하부조직에서 생기거나 상부조직에서 생기거나 아니면 이권을 놓고 다툼이 생기며, 이 경우 상당한 규모의 폭력이 행사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직의 폭력이 행사되는 두 번째 경우는 이권에 청부 개입된 경우로서 조직의 힘으로 세를 과시하여도 청부받은 일이 해결되지 않을 때 폭력이 행사된다. 처음에는 피해자에게 접근하여 계속적으로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거나 조직원을 동원하여 주변에 도열시키는 등 협박을 하고, 그래도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 실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조직폭력이 행사되는 마지막 경우는 조직 내부에서 조직원 사이의 갈등이 생기거나 조직원으로부터 도전이 있을 때이다. 이는 하부조직에서 상부조직에 반기를 들거나 조직원 개인이나 일부 하부조직원이 이탈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의 폭력은 다시는 반기를 들지 못하고, 이탈을 시도하지 못하며, 보복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다른 어떤 경우보다 잔혹한 폭력이 행사된다.
그러나,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조직은 여러 가지 이유로 항상 전쟁, 즉 싸움을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이유가 없어도 일부러 다른 조직과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이는 싸움이 조직이 생존하고 유지되기 위한 전제이며 동시에 조직의 경제적 활로를 찾기 위해서도 그리고 조직을 주변 폭력세계에 알리거나 그 존재를 인식시키기 위해서 또는 조직원의 실전경험과 결속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3) 활동영역
폭력조직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이 먹고 살 만한 돈을 필요로 하며, 바로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 폭력조직의 활동영역인 것이다. 이러한 폭력조직의 활동영역도 시대와 상황에 따라 약간은 변하고 있다. 일례로 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유흥가 주변에서의 금품의 갈취 정도에 지나지 않던 것이, 최근 들어 그 활동영역이 확대되어 조직폭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가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들의 활동영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① 유흥가 주변에서의 갈취
폭력조직의 활동영역이 확대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그들의 활동이 가장 쉽고 많이 발견되는 곳은 역시 유흥접객업소 주변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들의 활동 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인 것은 유흥접객업소를 직접 운영하거나 무력으로 지배하는 것이다. 이들 유흥업소는 다중이 출입하고 많은 이권이 관계되며 취객의 통제도 쉽지 않는 등 사업의 성격상 아무나 경영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로 이들 폭력조직이 직접 경영하게 되거나 폭력조직을 고용하여 운영하게 된다. 즉, 폭력조직에서 직접 운영하는 경우는 그 두목을 정점으로 조직원들이 지배인이나 영업부장 등의 종업원으로 일하게 되고, 일반인이 경영하는 업소에서는 폭력조직이 개입하여 영업보호를 명분으로 이익을 배분하게 된다.
② 연예인 갈취
무도장 등 유흥접객업소에서 필요로 하는 여자 디스코 걸 등의 여자 종업원들의 공급권을 장악하여 그들의 출연료 등 수입을 착취하는 형태이다. 이를 위하여 폭력조직들은 소위 '프로덕션'이라는 것을 차려서 활동하게 된다. 자신들의 활동구역을 철저히 보호하며, 이의 침해시 철저하게 보복하여 자신들의 구역을 지키고 있다.
③ 주류 공급권의 장악
유흥업소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폭력조직 사이의 폭력이 행사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유흥업소에 대한 주류나 음료수, 또는 과일 등의 공급권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다. 즉, 폭력조직이 이들 업소에 대한 공급권을 독점함으로써 폭리를 취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급권의 독점은 폭력조직의 중요한 사업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주류제조업체가 직판할 수 없고 중간 도매상을 거쳐야만 하는 유통구조상 엄청난 이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폭력조직에서는 가능한 많은 업소에 주류 등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기 위하여 폭력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다.
④ 기타 활동영역
폭력조직이 손을 대기 쉬운 분야 중 하나는 도박장을 열어서 소위 '고리'를 뜯거나 도박자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 등의 행위로서, 이러한 돈을 회수하기 위해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한편, 폭력회사를 만들어 일반인의 사건해결 청부를 받아 그것을 해결하기 위하여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⑤ 새로운 영역
최근 들어 폭력조직이 공사입찰, 건축자재 공급 등의 분야까지 침투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부동산 투기에도 손을 뻗쳐 급매물로 나온 부동산을 폭력을 행사하여 싼값에 매수한 다음 제값에 팔아 넘기는 수법을 쓰고 있다. 실제로 폭력조직이 아파트 입주권을 헐값에 매수하여 되팔아 이익을 취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 폭력조직이 유흥업소 주변에서의 갈취 등 비교적 그 활동영역이 제한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그 활동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혀가고 있는 실정이다.
4. 조직폭력의 특성과 현대적 추이
1) 일반적 특성
비록 조직폭력이나 조직범죄에 대한 명확한 일관적 정의는 발견하기 어렵지만 조직폭력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는 조직범죄에 대한 속성이나 특성에 대한 지적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물론 이것은 조직범죄의 특성을 규정함으로써 일단의 범죄조직이나 집단이 조직범죄의 범주에 해당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다음은 미국의 애버딘스키Abadinsky 교수가 제시한 조직범죄의 특성들이다.
첫째, 조직범죄는 이념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정치적 목적을 지니고 이념적 이해관계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지 그들의 목표는 돈이나 권력이기 때문에 정치적 연관이나 참여는 자신들의 불법활동에 대한 면책을 얻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둘째, 조직범죄집단은 위계적hierachical이다. 조직범죄는 대부분 계급에 따라 철저하게 위계질서가 지켜지고 있다. 폭력조직을 보면 행동대원, 행동대장, 중간간부, 두목 등과 같은 계급을 가지고 있다.
셋째, 조직범죄의 구성원은 매우 배타적이고 제한적이다. 즉, 아무나 구성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의 자격을 갖추고 행동으로서 자신의 자격을 입증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제한적으로 구성원의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이는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수행능력뿐만 아니라 조직의 결집력과 이탈의 방지나 비밀의 보장 등을 위한 의리 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넷째, 조직범죄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간 영속적으로 존재하고 활동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다섯째, 조직범죄는 목표의 성취를 위한 수단으로서 많은 경우 폭력이 행사되고, 조직의 불법활동과 조직원을 보호하기 위하여 뇌물이 사용되고 있다.
여섯째, 조직범죄는 전문화되고 분업화되어 있다. 행동대원이나 돈세탁 담당자, 대외로비 담당자, 살인 전문가 등 각자의 전문성에 따라 분업화되어 있다.
일곱째, 조직폭력은 대부분 자신들의 활동영역을 지키기 위해서 행사되고 있는데, 이는 조직범죄가 자기들의 영역에 대해서는 독점적 지위를 가지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는 주류공급권의 독점과 같이 독점을 통하여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며, 이러한 독점적 지위는 폭력의 행사나 위협 또는 뇌물 등을 통하여 유지되고 있다.
비단 일반적인 조직범죄뿐만 아니라 조직폭력과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는 미국의 갱gang도 마찬가지로 지역 또는 영역을 중심으로 조직되고 활동한다는 것이다. 이는 물론 이권과 관련된 것이겠지만 조직간 다툼이나 싸움이 빈번하다는 사실에서도 그들의 영역중시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조직폭력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明洞派다 東大門派다 또는 木浦派다 하는 등 대부분의 폭력조직이 지역을 중심으로 또는 연고로 조직되고 있음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한편, 조직범죄는 조직이 자신들만의 위계질서를 가지고 규칙과 규제에 의하여 통제된다. 물론, 이러한 특성은 비단 조직범죄집단만의 특성은 아니지만 더욱 철저하게 지켜지는 것이 불문율이다. 폭력조직이 얼마나 엄격한 규율을 가지고 있는가는 국내외의 모든 폭력조직에서 발견되고 있는 행동강령에서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마피아의 경우는 두목에게는 절대 복종할 것, 모든 일에 상호 협조할 것, 조직원의 신원을 밝히지 말 것, 조직내부의 일을 외부에 알리지 말 것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또는 이보다 더욱 철저한 행동강령을 조직원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곧 폭력조직의 응집력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예를 들어, 폭력조직의 조직원은 대부분 피로서 형제의 의를 맺는 평생의 동지이며, 한번 조직원은 평생 조직원이라는 조직생리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폭력조직이 강력한 집단응집력을 가지는 데는 조직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집단행동이 대부분 불법적이기 때문이다.
2) 한국 조직폭력의 특성
한국의 조직폭력도 위와 같은 외국의 조직범죄가 가지는 특성 외에 나름대로의 한국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우선, 한국의 조직폭력은 제1 공화국 시절의 정치깡패들처럼 조직의 생존과 확장을 위하여 폭력을 수단으로 정치적 하수인 역할을 수행하여 정치세력에 기생하는 등 정치권력과 유착된 경우가 많다. 이승만 정권에서 이정재의 동대문파가 정치지향적인 폭력조직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1987년 소위 용팔이파에 의한 통일민주당 창당 방해사건 등 비교적 최근까지도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유흥업소 주변에 기생하며, 보호나 자릿세를 명목으로 금품을 갈취하거나, 또는 불법한 채무채권관계에 개입하여 폭력으로 해결하고 수수료를 받기도 한다. 또한 기업과 연계하여 경쟁기업을 타도하거나 타기업의 인수나 합병에도 개입하며, 회사의 경영권 확보나 방어, 공사의 낙찰이나 노사분규의 해결에까지 해결사로 활동하게 된다.
최근 들어, 조직폭력이 건설업 분야에까지 그 세력을 확장하여, 입찰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하거나 공사대금을 갈취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한국의 조직폭력은 주로 자금이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하여 공갈, 협박, 갈취 등 간접적 폭력을 사용하거나 실제 직접적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주된 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3) 한국 조직폭력의 현대적 추이
한국의 조직폭력은 해방을 전후하여 결성되었던 지역 패거리들의 주먹다툼에 지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고도로 조직화된 범죄집단으로 변해가고 있다. 더불어 과거에는 폭력조직이 그 발생원인부터 의리와 명분을 강조하며 생계를 위하여 폭력을 행사하였던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결성되었으나, 현재는 생계형 조직폭력이 아니라 오히려 소비와 향락을 위하는 경우가 많아서 조직구성원들의 출신성분이 더 이상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서 폭력을 행사했던 것과는 달리 교육도 받을 만큼 받고 소외계층이 아닌 20∼30대 젊은이들로 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직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외국으로 진출하거나 외국의 범죄조직들과 연계하는 등 조직폭력의 국제화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최근의 폭력조직들은 과거 유흥업소 주변에서 기생하던 것과는 달리 현재는 합법을 가장한 또는 심지어 합법적인 사업체를 운영하며, 각종 위조행위와 신용카드범죄, 산업폐기물범죄 및 불법적인 臟器賣買 등에 이르기까지 그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인한 세계화의 영향으로 조직폭력도 국제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일본의 야쿠자, 홍콩의 삼합회, 러시아의 마피아 등이 국내의 폭력조직과 결탁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나라의 조직범죄에 견주어 그 규모나 자금 또는 활동영역이 아직은 비교가 안 될 정도지만 최근 상당한 변화를 겪고 있다. 종래 유흥업소나 연예인의 갈취, 도박장의 개장과 운영, 주류나 유류 공급의 독점, 영세업소나 노점상 등에 대한 갈취 등 폭력, 공갈, 사기행위 등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마약의 불법거래, 장기매매, 화물탈취, 민사개입폭력, 기업대상폭력, 노사분규나 종교분규의 개입, 인신매매, 산업폐기물의 불법투기 등에까지 활동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심부름회사와 같은 사설정보업에 관여하고, 돈세탁, 파이낸스나 투자컨설팅 등의 유사금융업에도 진출하고 있어서 조직폭력의 활동영역은 더욱 확장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폭력조직도 그 구성원의 성향이 변하고 있는데, 가장 큰 특징이 구성원의 年少化와 고학력화라고 할 수 있다. 경찰의 자료에 의하면, 최근 검거된 폭력조직원 2,855명 중 10∼20대가 전체의 74.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低연령화, 연소화 추세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폭력조직이 세를 불리기 위하여 중, 고등학생이나 가출 청소년 등을 조직원으로 가입시키는 사례에서 이를 알 수 있다. 또한 폭력조직 구성원들의 고학력화 추세도 경찰통계에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조직원 중 초등학교 학력 소지자의 비율이 점점 감소하는 반면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소지한 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3) 한국 조직폭력의 성장배경
그런데 이처럼 한국의 조직폭력이 근년에 들어오면서 성장하는 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조직폭력의 발생원인을 사회적 차별이나 경제적 불평등 등 사회적 소외의 산물로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주장은 이탈리아의 마피아가 경제적 불평등에서,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인종차별에서 폭력조직이 형성되었다는 지적에서도 쉽게 엿볼 수 있다.
아직은 우리나라의 조직폭력이 미국과 이탈리아의 마피아나 일본의 야쿠자 등을 조직이나 자금 또는 활동영역 면에서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나 차별이 미국, 일본, 이탈리아에 비해 심각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이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마찬가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호남지역의 폭력조직의 수와 조직원수는 물론이고 다른 지역의 폭력조직에서도 호남출신 조직원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사실이 바로 장기간 지속되어 온 지역간의 불균형과 불평등에서 찾고 있는 것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조직폭력의 성장이 우리 사회의 유흥향락산업의 성장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즉, 지역사회의 유흥, 향락업소나 퇴폐업소 등이 성장함에 따라 그만큼 조직폭력이 서식하여 활동할 수 있는 여지도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어떠한 조직도 조직의 리더십에 따라 성장과 몰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마련인데 조직폭력도 이 점에 있어서는 예외일 수가 없다. 자료에 의하면 폭력조직의 구성원 중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소지한 사람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이 또한 조직폭력의 성장에 기여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극히 한국적인 특수한 상황인지 모르지만, 조직폭력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의 하나는 바로 정치적 부패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의 조직폭력이 과거에서부터 정치활동에 간여해온 전례가 있으며, 지금도 조직폭력과 정치권의 결탁에 관한 언론보도를 심심찮게 듣고 있어서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5. 조직폭력에 대한 대책
1) 대응의 어려움
조직폭력을 척결하기 위한 노력이 어려운 것은 조직폭력의 수사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선, 많은 주요사건이 사실은 피해자나 목격자의 신고와 그들의 진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지만, 조직폭력의 경우는 증인의 확보와 그들의 진술확보가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많은 정황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자신의 약점이 있거나 피해자나 목격자가 조직폭력의 보복이 두려워서 신고와 진술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조직폭력은 철저하게 위계질서를 가지고 있어서 범인을 검거하더라도 대부분 조직의 하수인이거나 행동대원일 경우 상급자로부터의 범행교사사실을 밝히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범죄사실이 밝혀지고 필요한 증거가 확보되더라도 조직폭력은 대부분 흉기 등으로 무장하는 경우가 많아서 수사기관에서 그들을 검거하기가 어렵다. 한편, 폭력조직이 폭력을 행사하더라도 조직폭력이 아니라 단순 폭력으로 가장하기 때문에 폭력행위의 배후조직에 대한 파악이 어렵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조직폭력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어서 더욱더 철저한 대응책이 강구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조직폭력은 범행의 계획이 치밀하고 은밀하며 조직도 비밀스럽기 때문에 조직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이들 조직은 거의 점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도 조직파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조직상부의 범죄까지도 행동대원 등 조직하부 구성원이 자신의 범행으로 위장하고, 자신의 범행을 조직이 아닌 개인의 우발적인 행동으로 주장하는 것도 조직폭력을 파악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그밖에, 폭력조직은 언제나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정치권, 관계, 언론계 등에 전방위 로비를 하는 등 폭넓은 비호세력을 갖고 있으며, 조직의 경제활동이 합법을 위장하고 있다는 것도 조직을 파악하기 곤란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직범죄의 수사에 있어서 도청, 범죄사실의 인식, 범죄예방, 그리고 범행을 조장하기 위한 잠입수사, 범행의사의 제공이나 범행기회의 제공을 위한 함정수사, 컴퓨터자료검색 등의 수사기법의 활용이 필요하며, 동시에 증인의 보호나 면책 등 여러 가지 제도적 보완이 요청되고 있으나, 이러한 수사기법이나 제도들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침해될 우려가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률적 제도의 미비 등으로 상당한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점도 조직폭력의 수사와 검거 및 처벌을 어렵게 하고 있다.
2) 가능한 사전예방 조치들
다른 모든 범죄도 마찬가지지만, 조직폭력의 근절을 위해서도 조직폭력의 사전예방이 우선되어야 한다. 조직폭력의 예방을 위해서는 먼저 폭력조직이 서식하기 쉬운 사회적 환경이 제거되거나 개선되어야 할 것이고, 한편으로는 조직폭력 범죄자들이 다시 조직에 복귀하여 재범하지 않도록 그들의 교화와 사회복귀에 힘써야 할 것이며, 더불어 장차 폭력조직에 가담하기 쉬운 청소년 불량 서클 등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먼저, 조직폭력에 가담하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폭력조직이 직면한 사회적 현실에 대한 반응이라는 즉, 사회적 소외나 사회적 기회의 불균형과 차등이라는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찾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그들을 주류사회로부터 소외시키는 그들이 직면한 바로 그 사회적 현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사회전체가 동원되어 그들에게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주어야 하며, 이는 모든 사회 구성원의 참여를 바탕으로 가능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폭력조직의 존립기반이 되고 있는 잠재적인 조직원, 자금원. 그리고 무기에 대해서 철저하게 단속하고 차단함으로써 폭력조직에 실질적인 위협을 가하고, 그로 인하여 폭력조직의 존립기반을 무력화함으로써 조직을 와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폭력조직의 棲息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폭력조직이 기생하기 좋은 유흥업소 주변을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으며, 조직원의 조달을 막기 위해서는 불량 청소년이나 학생 서클 등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고 이들에 대한 감시감독과 보호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며, 자금원의 차단을 위해서는 조직폭력이 축적한 자금을 몰수하거나 이들의 자금세탁을 방지하는 등의 노력이 요망된다.
조직범죄는 경제적인 이익의 추구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이를 붕괴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우선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수익을 몰수하는 것이다. 이는 이 제도를 이미 시행하고 있는 다른 나라에서 조직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아주 효과적인 방법임이 보고되고 있다. 조직범죄의 수익은 엄청난 규모이며, 이러한 수익은 대부분 돈세탁을 거쳐 합법 또는 불법적 사업에 다시 투자되고 있어 또다른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
이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70년대부터 범죄수익에 대한 몰수를 목적으로 다양한 법률을 제정하고 있는데, 미국의 규제약물법, 일본의 마약특례법, 영국의 약물거래범죄법, 그리고 마약 및 향정신성물질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UN협약 등과 같이 특정한 범죄에만 국한하여 그 수익을 몰수하거나, 독일 형법, 호주의 범죄수익에 관한 법률, 또는 몰수에 관한 유럽이사회협약과 같이 범죄일반에 대한 수익을 몰수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 나라도 이러한 추세에서 예외는 아니어서 특정범죄에 국한하는 마약류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특례법과 범죄일반에 대한 수익을 몰수하도록 규정하는 형법 제48조와 제49조를 두고 있다.
한편, 조직폭력의 자금원을 차단하여 조직을 와해시킬 수 있는 또다른 방안으로 조직의 불법자금을 세탁하지 못하도록 하는 돈세탁의 규제를 들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조직범죄로 얻어진 수익은 합법적, 비합법적 활동과 영역에 재투자되는데, 이때 자금의 추적을 어렵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하고 은폐하기 위하여 자금을 세탁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러한 자금세탁을 금지하고 처벌한다면 조직범죄에 대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고, 자금원을 고갈시킴으로써 조직범죄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다.
3) 철저한 사후대응 조치들
이러한 예방노력에도 불구하고 있을 수 있는 조직폭력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와 검거를 통한 사법적 대응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폭력조직의 두목이나 간부들을 검거하여 장기 격리시켜서 조직을 와해시킬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더불어, 이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하부조직원에 대해서도 중형을 선고하여 장기간 격리시킴으로써 다른 조직원에 대한 억제효과도 기대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폭력조직이 지속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조직의 응집력이며, 이러한 집단응집력은 조직원의 脫개인화deindividuation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조직폭력의 저지를 위해서는 바로 조직원의 탈개인화를 방지하고 동시에 탈개인화된 조직원을 개인화individuation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한 방안으로 일부에서는 조직원의 명단을 사회적으로 공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동시에 폭력조직의 특성 중의 하나가 비밀성이라는 점을 생각해서도 조직원의 신상공개는 일부 있을 수 있는 인권침해의 여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적 방안이 모색된다면 가치 있는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이들의 검거를 어렵게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폭력조직은 무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이런 점에서 무기에 대한 단속도 철저해야 할 것이며, 조직폭력에 대한 형사사법적 대응의 또다른 어려움의 하나였던 신고와 증언의 기피를 없애기 위해서는 피해자나 목격자 등 신고자에 대한 신분보장이 철저하게 제공되어야 하고, 더불어 조직폭력을 전담할 상설 전담기구가 경찰이나 검찰에 설치될 필요성이 있다.
한편, 국제화와 더불어 우려되고 있는 조직범죄의 무국경화나 국제화에 따른 국제형사사법공조도 한층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국제적 조직범죄가 더욱 심화되고 한국의 폭력조직들도 외국의 조직범죄와 연계하고 있는 경향이며, 이러한 추세로 인하여 국제간 마약거래, 폭력, 테러 등이 심화되고 있으나, 이러한 국제적 범죄행위는 개별국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이다. 더구나,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인한 국제교류의 증대는 이러한 범죄의 국제화를 더욱 부추길 것이기 때문에 더욱 국제형사사법공조의 필요성은 증대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논의되거나 실행되고 실행될 수 있거나 실행되어야 할 국제간 형사사법공조는 먼저 국가간 범죄인의 인도를 필두로, 조직범죄에 대한 수사와 증거확보 등에 있어서 국가간 협조라고 할 수 있는 형사사법공조와 체포한 조직범죄자에 대한 재판과 유죄가 확정된 조직범죄자에 대한 형집행과 관련하여 국가간 공조하는 형사절차의 이송과 형사판결집행의 공조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국제형사사법공조와 관련된 국가간 협정이나 조약의 체결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어서 이에 대한 앞으로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하여 폭력조직의 구성원들이 검거되더라도 이들에 대한 교화개선이 없다면 출소 후 또다시 폭력조직으로 복귀하게 됨으로 이를 막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교정기관에서의 효과적인 교화개선 노력과 출소자의 사회복귀를 도울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의 조성이 필요하다.
특히, 폭력조직의 생성이유가 금전적 이득이 강하며, 조직원은 대부분 성취욕구는 높으나 사회적으로 다중한계인구로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기회가 없다고 느끼고 폭력조직에 가담함으로써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사람들이라는 주장을 감안한다면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목표성취의 수단과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적절한 직업을 알선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조직원에 대한 교화개선과 더불어 이들에 대한 직업훈련과 알선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