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 소리에 이끌려 사직골 해장국 집에 모였습니다. 예전에는 종묘사당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쇠퇴해가는 중심가입니다. 청주 사범님들은 쫌 냄새를 피움니다. 사랑과 우정과 만남의 기쁨 등등 소문을 일부러 냅니다.
제 가슴이 슬픔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참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도 생생한 스승님의 눈빛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서로 상반된 느낌입니다. “너 머리 속에 무엇이 그리 가득하냐!” 측은히 내려 보시던 눈빛입니다. 또 한번은 마음의 문을 열고 뵙던 사랑의 눈빛입니다. “이로 와서 손 한번 잡자.”
또한 답답한 가슴이 노래하도록 격려를 해준 분이 두 분 계십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셨습니다. 그 한분이 유 사범님입니다. 내가 한참 어려울 때 바다처럼 받아 주셨습니다. 그래서 남들을 존중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분은 만O의 이 원장님입니다. 처음에는 ‘만O이’라고 들렸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만O’이었습니다. 그분들은 참 사랑스럽습니다. 마지막 떠나는 인사법은 고민거리입니다. 꼭 안아 주기 때문에 차에 얼른 올라타서 인사합니다. 지금도 종종 전화합니다. 국선 격간지도 보냅니다.
우리 국선도 사범님들은 한분 한분이 모두 훌륭하십니다. 법사교육을 받아 법명까지 받은 분도 계십니다. 사회적 경륜을 많이 쌓고 봉사하고자 몸담으신 분도 계십니다. 흰머리에 세월의 지혜가 눈빛에 담긴 인자한 사범님도 계십니다. 다른 단체에서 사범님들을 리드하던 분도 계십니다. 다양한 재능을 갖추셨습니다.
전주 비빕밥처럼 풋나물에 김치/고사리/산나물/된장/고추장 넣고 맛있게 비비기만 하면 됩니다. 또 다양한 색깔로 멋진 수채화를 그리면 됩니다. 서로 형제처럼 지내면 됩니다. 교육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모여 밥 먹고 같이 자고 그러다보면 정이 듭니다. 다들 준비가 되어 있어서 불씨하나만 누가 던지면 됩니다.
지혜로운 윤 사범님/ 천진난만 박 사범님/ 멋진 男 조 사범님/ 선비같은 조 사범님/ 대쪽선비 박 사범님/ 눈가 웃음 조 사범님...... 뇌리 속에 언뜻 그리움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물들은 낙엽이 바람에 날릴 때 만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