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서귀포에 부는 기증 바람…국제갤러리 김병수 컬렉션 | ||||||||||||||||||||||||||||||||||||||
| ||||||||||||||||||||||||||||||||||||||
조선시대 헌마공신 김만일 모범삼아 입지한 미술계 거물 기증 작품은 사랑과 헌신으로 사회환원한 시민 공공재산 서귀포에 퍼지는 예술의 기운
한 도시의 예술적 열정은 불처럼 번질 것이다. 콰트로첸토(1400년) 이후, 유럽의 르네상스가 그랬듯. 유럽의 남부 이탈리아 도시 피렌체를 시작으로 북부 플랑드르 지역까지 전 유럽을 휩쓴 문화예술의 흥성은 오늘날 유럽을 문화예술의 메카로 만들어 놓았다. 이 르네상스는 예술과 더불어 철학, 과학, 사상 등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유럽의 기운을 싹트게 했다. 호모에렉투스의 후손을 지배하던 신의 중세를 끝장내기 위해 새로운 호모사피엔스 후손들이 신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도 이 시기다. 이 호모사피엔스 등장 이래 인간의 생각은 사상으로 진화하여 문명을 발전시켰고, 그 문명은 동아시아 끝자락 서귀포에도 영향을 미쳤다. 예술, 어제는 밥 굶는 직업의 대명사가 되었던 이 말이 이제 새로운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모두가 어려운 시절에는 예술에 관심조차 없었는데 어려운 시절 사람들은 예술적 욕구를 키치나 라디오로 즐겼다. 생활이 나아지면서 판화, 전축, 영화, 소극장을 찾았고 점점 예술의 아우라를 즐기고자 예술 현장을 찾는 발걸음이 잦아졌다. 2013년 어제까지 우리의 예술적 관심은 계속 부상했다. 서귀포는 문화예술 도시를 정책적으로 지향하고 있다. 과거 황금 귤의 명성을 대신할 새로운 인문정신을 찾는다고나 할까. 서귀포는 예술적으로 입지 조건이 좋은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따뜻한 기후 조건으로 인해 최적의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서귀포는 예술가들이 이주해 오는 사례가 많아 그야말로 따뜻한 남쪽이라는 말에 상응하고 있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들과도 연관이 깊은 지역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정의현과 대정현은 원악유배지(遠惡流配地)로 이름이 높았는데 정의현에 정헌(貞軒) 조정철(趙貞喆)이, 대정현에 동계(桐溪) 정온(鄭蘊)과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등이 유배를 왔다. 서귀포는 예술적 모티프가 되는 말 문화의 본산(本山)이기도 하다. 조선 중기 헌마 공신 김만일은 어려운 조선 정부를 도운 인물로 유명하다. 오늘날 제주도가 말의 고장으로 이름 높은 것은 감목관 직을 세습한 경주 김씨 집안의 역사적인 치적(治積)에 다름 아니다. 한국전쟁기인 1951년에는 이중섭이 서귀포에 약 1년 가까이 피난살이 하면서 그림을 그려 이후 대표작들을 남기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 서예의 한 획을 그은 소암(素庵) 현중화(玄中和)를 비롯하여, 지난 6월 8일 타계한 황토 빛 폭풍의 화가 변시지 화백도 서귀포 출신이다. 또 20여 년 전 서귀포에 정착해 생활의 중도(中道)를 그려 유명한 이왈종 화백이 건립한 왈종미술관도 지난 5월 말 개관했다. 작년에 개관한 본태박물관도 육지 문화를 제주에 소개하는 문화 예술의 매개가 되고 있다. 예술 작품 기증, 아름다운 사회적 실천
공공 문화공간에 예술 작품을 기증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아름다운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서귀포 이중섭미술관을 탄생시킨 것도 기증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 데 지난 2003년 가나아트갤러리에서 66점, 다시 2004년 갤러리현대가 54점을 기증하면서 미술관의 시대를 열수 있었다. 지난 해 11월 1일 이중섭 화백의 미망인 이남덕(일본명 : 야마모토 마사코) 여사는 자신이 소장하던 이중섭 화백의 유일한 유품인 팔레트를 이중섭미술관에 기증하여 화제가 되었다. 사업가 문희중 사장 역시 올해 6월 소암기념관에 보물급의 간찰집과 소암 작품 등을 기증하면서 시민들과 예술을 공유하고자 하는 모범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기증문화의 확산은 분명 서귀포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국제갤러리 김병수 컬렉션은 기당미술관에 46점을 기증·기탁하여 고향 서귀포의 예술적 기반을 다지는데 이바지 했다. 2013년 9월 6일 서귀포시장과 김병수 국제갤러리 회장은 기증·기탁식을 가지고 전시를 개막하면서 바야흐로 국제갤러리의 서귀포 시대를 열었다. 김병수 회장은 인사말에서 "서귀포시 호근동이 할아버지 고향이기 때문에 호근동에서 가까운 기당미술관에 소장 작품을 기증·기탁하게 되었다. 내 고향 서귀포시 미술발전을 위해 여생을 바치겠다. 이번 작품 기증을 계기로 매년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미술전을 기획하겠다."고 밝힌 후 "내 고향 서귀포를 위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갤러리를 짓는 것이 바람이고, 여생을 서귀포의 미술 문화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에 화답해 서귀포시 한동주 시장은 축사에서 "김병수 회장이 힘들게 모은 작품 중 일부를 이제 고향 제주에 대한 사랑과 헌신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시민과 더불어 기쁘고 뜻 깊게 생각" 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기본적으로 한 지역의 미술발전은 다양한 형태로 전개될 수 있는 데 그것의 기본적인 구조는 미술가, 비평가(기획자), 갤러리 등 이들의 융합적 구조로 설명할 수 있다. 미술가는 작품 창작의 시원자로서 해당 지역, 혹은 타 지역에 살면서 독창적인 작업을 해야 하고, 비평가(기획자)는 창작된 작품의 해석을 통해 작품의 비전을 읽어냄으로써 대중과의 소통을 연결시킨다. 그리고 갤러리는 전시기획을 통해 유능한 작가를 발굴하고 전시·소개함으로써 미술시장의 중심에서 활약해야 한다. 앞으로 서귀포의 과제는 미술가, 비평가, 갤러리의 삼자 구도가 일상적으로 존속할 수 있는 마인드들을 배워야 하고 그런 구조를 만드는 레지던시 프로그램 운영, 비평의 정상화, 갤러리의 설립을 통해 궁극적으로 옥션의 운영, 아트 페어 유치, 제주 비엔날레 등의 미술 행사로 확장돼야 할 것이다. 현재 서귀포가 미술의 메카로서 유리한 것은 미술의 기반이 안정적으로 다져져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최근 국제갤러리가 서귀포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임으로써 서귀포는 르네상스를 여는 데 중요한 지원군을 확보한 셈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에이전시 국제갤러리 2012년 4월 5일 국제갤러리는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3관을 개관하면서 건축물 자체로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국제갤러리 3관의 건축 디자인은 브룩클린의 젊은 건축가 플로리안 아이덴버그를 주축으로 하는 건축설계사무소 SO-IL이 디자인한 것으로서 지난해 5월 미국의 유명 건축상(賞)인 AIA 뉴욕 디자인 어워드(New York Design Award)를 수상하였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주요 미술대학이자 현대미술관을 보유하고 있는 시카고 아트 인스티트튜는 최근 국제갤러리 3관의 디자인 컨셉과 작업 모델을 영구 소장하였다. 이는 세계적인 현대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미스 반 데어로에, 버트랜드 골드버그 등의 작품과 함께 소장되는 것이다. 국제갤러리는 1982년 개관 이래 국제적인 무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국내외 현대미술작가와 작품을 꾸준히 소개해오고 있다. 국제갤러리는 개관이래 30여년의 시간에 이르기까지 해외 굴지의 미술관, 갤러리, 큐레이터, 비평가와의 견실한 조직망을 통해서 수많은 전시와 다양한 활동을 해왔으며, 한국 작가의 작품을 널리 알리고 세계 주요 미술관에 소장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또 해외 유명 아트페어에 참가하여 이우환, 양혜규, 이기봉, 최재은, 김홍석, 정연두, 홍승혜, 우순옥, 문성식, 김기라 등 국내 작가들을 소개하는 선구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뿐만 아니라 루이스 부르주아, 빌 비올라, 애니쉬 카푸어, 데미안 허스트, 로니 혼, 조안 미첼, 알렉산더 칼더 등과 같은 명망 있는 해외 작가들과 안젤름 라일리, 에론 영, 세실리 브라운, 장-미셸 오또니엘 등과 같이 주목받는 젊은 층의 작가들의 작품을 국내에 선보이며 국제적인 미술의 흐름을 한국미술계에 소개하는 에이전시를 담당하고 있다. 이제 세계의 장벽은 없어지고 경쟁과 신뢰, 협력과 구축이라는 담론이 서귀포에 형성되고 있다. 꿈을 꾸지 않는 것보다 꿈을 꾸는 편이 나은 것은 희망이 보다 가깝기 때문이다. 준비 없는 미래는 결코 오지 않으며 가지 않는 길은 끝내 아쉬운 법이다. 중세 어둠이 있어서 빛이 밝았던 것이 바로 르네상스의 힘이었다. 미술평론가(예술학)
| ||||||||||||||||||||||||||||||||||||||
가운데 김병수 서울특별시종친회 명예회장 | ||||||||||||||||||||||||||||||||||||||
첫댓글 기증, 기부문화가 정착되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