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자전거 여행. 그 시작을 천안으로 잡았습니다. 천안이란 천하대안의 준말이라고 하지요. 즉, 하늘 아래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는 뜻입니다. 얼마나 살기 좋은지 보고 싶어서 이곳을 정했다고 하는 것은 뻥이구여... ㅋㅋㅋ
우선 이곳으로 잡은 이유는 수도권 전철의 최장거리 종점이라는 것이지요. 전철로 이렇게 멀리까지 갈 수 있다는 사실. 그 현장에 내가 있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서 단도리 신부와 저 빠다킹 신부는 이곳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새벽미사 끝나자마자 가기로 정했는데, 저희 본당에 초상이 나서 장례미사를 하고서 갈 수밖에 없었네요. 뭐... 시간이야 내면 되는 것이니까... 늦게 출발하면 늦게 오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마음을 갖고 저희는 10시 45분에 간석4동 성당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5분 뒤, 제일 가까운 간석역에 도착했지요. 거기서 독사진 한장씩. ㅋㅋㅋ
간석역에서 구로까지... 구로에서 환승하여 천안 급행열차를 타고 저희는 성환에 오후 1시에 도착했습니다. 전철 안에서 자전거 모습과 성환역이라는 증거물을 내어놓습니다. ㅋㅋㅋ
간단하게 싸온 도시락을 먹고(이 도시락은 우리 본당 청년이 싸 주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 너무 맛있었어), 힘차게 달리다보니... 이봉주로를 만나네요. 이름이 많이 낯익다 싶었는데... 우리들이 잘알고 있는 이봉주 선수가 살았던 마을옆에 있는 도로네요. 성공(?)하면 이런 것도 생기는구나...
우리의 첫 목적지인 천흥사지 당간지주에 2시경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찾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지도보고..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간신히 찾았네요. 참 재미있는 것은 동네사람들도 자기네 동네에 뭐가 있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지요. 등잔밑이 어두운건가? 참, 이 당간지주에 대해서 말씀드립니다.
당간지주란 당을 다는 깃대를 지탱하기 위하여 돌로 만든 기둥입니다. 당간은 사찰의 앞에 세우는 깃대로 절에서 기도나 법회가 있을 때 부처님의 공덕을 표시하고, 마귀를 내쫓는 의미를 띤 당이라는 깃발을 달기 위한 것입니다.
당간지주는 2기단 위에 서 있는데, 기단 주위에 새겨진 안상 조각이 우수합니다. 돌을 다룬 수법이나 전체적인 모양이 통일신라시대의 양식에서 퇴화한 모습을 갖고 있어, 고려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답니다. 특히 천흥사지에서 출토된 동종에 새겨진 글에 종이 1010년(고려 현종 원년)에 제작되었음을 밝혀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 당간지주도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합니다. 보물 제99호네요.
다음은 천흥사지 5층석탑입니다. 사실 이것 찾느라 아주 쑈를 했습니다. 분명히 300미터 전방이라고 했는데... 아무리 가도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혹시 3키로를 잘못봤나 싶어서... 또 한참갔지요. 고개도 몇개 넘고... 그런데 역시 300미터 전방이었습니다. 이정표가 제대로 안 되어 있어서 다른 곳으로 들어간 것이지요.
천흥사지 5층석탑에 대한 것 역시 말씀드려야겠지요?
탑은 부처님의 사리나 유품을 모시기 위하여 만들어진 건조물로 나중에는 절 배치상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 탑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5층 석탑으로 신라시대의 석탑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중 기단을 갖추었는데 하층 기단에는 안상이 각 면에 7구씩 새겨져 있습니다. 몸돌과 지붕돌은 각각 별개의 돌로 되어 있으나 1층의 몸돌과 지붕돌은 한 개로 되어 있고, 추녀 받침이 얇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지붕돌은 넓고 얇게 만들어졌고, 낙수면은 좁은 편이며, 경사각도 완만한 편입니다. 탑이 위로 올라가면서 좁아지는 비율이 작은 편입니다. 현재 상륜부는 얿어져서 원래 상태를 알 수 없다고 하네요.
탑의 조성시기는 이 곳에서 발굴된 천흥사 동종을 만든 시기와 같은 1010년(고려 현종 원년) 경으로 봅니다. 탑의 위치가 천흥사 당간지주로부터 약 300미터 떨어져 있어 당시 사찰의 규모가 매우 컸음을 짐작할 수가 있겠죠?
길을 잘못들어서 그럴까요? 우리는 점점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해외교민 중 연고지가 없거나 조국에 묻히기를 원하는 해외동포를 위한 국립묘원인 망향의 동산은 그냥 밖에서 사진만 찍고서 이동했습니다. 참고로 이곳에 KAL희생자 위령탑도 있습니다.
그리고 각원사로 향합니다. 이곳에 남북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만든 '청동대좌불' 이 유명하다고 해서지요. 그런데 산에 있습니다. 하긴 절이 도시에 있는 경우는 거의 없겠지요? 여기 다녀온 뒤, 저 다리에 쥐 났습니다. ㅠㅠ 저의 이 모습을 보고서... 단도리 신부가 말합니다. "저 허벅지도 쥐가 나는구나?" 힘들었지요... 저도 말했습니다. "다신 미니벨로 타고서는 절에 가지 말자. 절은 다 산에 있더라."
이제 오늘 여행의 마지막 코스... 천안에서 그렇게 유명하다는 호두과자 집을 향했습니다.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학화호두과자본포.
성환역에서 내려서 천안역까지... 전철로는 금방인데.. 자전거로는 거의 반나절이 걸리네요. 하지만 빠르다고 모든 것이 좋은 법은 아니지요. 오히려 느리게 감으로 인해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법입니다. 그런데도 빨리빨리만을 외치는 우리들은 아니었는지... 사실 아쉬운 점은 많았답니다. 천안 근처에 병천이 있더라구여. 그곳이 또.. 병천순대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순대 한 접시 먹고 오려고 했는데, 천안에서는 보이지 않네요. 또한 더울 때..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자고 했는데... 힘들 때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 가게. 따라서 생각만 하고 먹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런 또 먹는 이야기를... 이러니 살이 찌겠지요?
아무튼 저희는 이렇게 해서 집에 오후 6시 10분 쯤 도착했습니다. 총 들은 비용은 1인당 8,800원. 적은 비용으로도 재미있게 그리고 의미있게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던 오늘이었네요.
|
|
첫댓글 진짜 알짜배기 여행을 하셨네요...좋은 곳으로 정성스런 음식과 단짝 친구와...부럽습니다...^^* 유럽여행기보다 더 재밌게 봤습니다~~
신부님 덕분에 저도 좋은 여행했네요... 신부님들이 건강해 보이시니 좋으네요... *^^*
다혼이군요~ㅎㅎ 인천전철은 잔차갖구 타도 뭐라 안하나 부져? ㅎ 도시락 최곤데요~함께 할 벗이 있어서 좋았겠어요~ㅎㅎ 저는,와병중이라, 집구석 침대에서 꼼짝도 못하고 있눈뎅...ㅠ 얼렁 나아서 나두 잔차 타고 싶어용~ ㅠㅠ 군뎅..기능성?바지 안입고도 괜찮든가요? Goong-di~ㅋㅋ
신부님 불을 댕기시는 구만요~ㅋ 목포(녹동)~광주구간이랑, 서울~속초, 구간만 여행하면, 국토를 '네모'로 도는 코스가 대충~아귀가 맞게 되죠.. ㅋㅋ 그리고 나선, 틈틈히, 전국성지를 내사랑 빗자루호로 구석구석 댕겨볼라구요~ㅎ 여름쯤엔 , 대마도랑 오사카 가볼까 생각중이예요..ㅎㅎ 멋진 자전거 여행~! 신나는 자전거 인생~! ㅎ
찬미예수님 신부님 감사합니다. 신부님 덕분에 저도 좋은 여행했습니다. 신부님께서 너무 상세하게 올려주셔서 재미있게 보고 감상 하고 저 혼자 웃고 웃었습니다. 신부님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시기를 기도 올리겠습니다. 손명수 루치아 올림
신부님의 즐거운 자전거 여행..부러울뿐인 저는 그저 대리만족으로 땀흘리며 즐거운 모습 상상해 봅니다. 한 주간 스트레스 확 날려 보내셨겠네요. 알뜰히 사이좋은 신부님 두분 멋지십니다.^^
좋은 여행 되셨겠네요..그런데 복장 불량입니당...아무리 미니벨로라두...헬멧은 써주어야 안전해요....가까운 지역으로 이렇게 다닐 수있음 참 좋겠네요..
아주 적은 비용으로 여행 하시고 일거 양득입니다. 김밥& 유부초밥 만나 보이네요. 천안명물 호두과자 왔습니다. 기차여행 할때 홍익요원 이 외치던 소리 생각납니다.쉰님 잘다녀 오셨는지요?
기차와 자전거 여행..넘 행복합니다..
적은 비용으로, 두 다리로, 느리게~ 거북이가 얼마나 빠른지~^^ 자동차로 쌩쌩 달려 여행했을 때 보다, 자전거로 느리게 여행했을때가 성취감과 행복감이 더 크고, 평생 기억에 남는다는것을~ 하루하루는 언젠가 다시 꺼내어 볼 수 있는 기억속에 들어있는 행복임을~! 추억의 이름으로~ 신부님~ 여행기 너무 즐겁게 봤습니다~ 감솨!
두 신부님들 멋쪄멋쪄부러
8800원으로 정말 알찬 여행하셨네요, 김밥 덕분에 더 적은 비용으로,,ㅎㅎㅎ 축하드립니다,
와우~~ 힘드셨지만 알찬 하루셨네요~~^^ 살 많이 빠지셨을 듯~~ㅎㅎㅎ
멋있어요, 신부님. 저희도 같이 여행한 듯 행복합니다~
저의 고향 천안에 다녀오셨네요......부럽습니다 자전거 여행이라니요.....
첫째사진이 빠다신부님이세요??...처음뵙습니다....그리고 오~~통~통~신부님 .....저는 왕눈이알안경에 바람에 날려갈듯? 갸냘픈???~~~ㅎ.....멋~~짱~~이`~신부님 화이팅!~~~~
두번째 분 하늘색티에 빨간캡이 빠심이세요.. 첫째분은 절친하시다는 단도리신부님
신부님 너무 좋아요... 좋은사람들과 여행 하시는 모습도 좋고 부러워요.. 자전거 타고 싶어요..
신부님! 넘넘 부럽습니다~~.저는 운전은 무사고 이지만 자전거는 못타거든요...!
인천이 고향 입니다 역이름을 볼 때마다 아 ! 인천 자유공원 월미도 앞바다가 눈에 펼쳐집니다
늘 생각이 나는데 신부님 뵈면 성우 양지훈님과 어찌 그리 비슷할까 라는 생각이 자꾸 드네염.. 관계는 없으신거 맞죠 그리고 넘 이쁜척()하면서 사진 찍으시는 거 아니예용
처음 뵙게 되었네요... 사진이 넘 작아 얼굴은 확인 할 길 없지만....그리고 부럽네요..신부님 두분...그렇게 훌훌 자전거 여행도 친구랑 다니시구... 저도 계획을 세워야 겠어요....
여긴 논현동인데.. 신부님도 인천이시군요~~!! 왠지 더 반가워요~!!! 즐거운 여행 부럽습니다~!! ^^*
ㅎ....사진이 안 보이네요....기한이 지났나 봐요....ㅋ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