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대전 유성의 한 호텔에서는 국내 1위 위스키 브랜드인 '윈저'의 신제품 발표회가 열렸습니다.
'2006년부터 국내 1위인 윈저가 업그레이드를 거쳐 해외로 나간다'는 게 주 내용이었습니다.
윈저의 수입·판매사인 디아지오코리아에 따르면 '업그레이드 윈저'는 영국 최고 수준의 증류소에서 만든 원액을 재료로 해
디아지오그룹 최고의 블렌더(blender·위스키 원액을 섞어 제품을 만드는 사람)가 품질 관리를 맡았습니다.
위조방지장치가 강화됐고, 병도 세계적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발표회에서 정작 최고의 화제는 윈저의 '품질'이 아닌 '용량'이었습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새 윈저를 소개하는 영상 발표 자료에 '가격 : 이전과 동일'이라고 적었고,
행사가 시작되자 회사 관계자가 직접 나와 "(새로운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이전과 같다"고 다시 못박았습니다.
하지만 발표가 끝나고 질의응답이 시작되면서 취재기자들이 용량에 대해 묻기 시작하자
그제야 디아지오코리아는 "17년산의 용량은 과거 500mL이던 '중형'은 450mL로,
350mL였던 '소형'은 330mL로 각각 줄었다"고 실토했습니다.
디아지오코리아측은 "출고가격이 동일한 경쟁 제품의 경우 이전부터 용량이 450mL와 330mL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윈저가 빼빼로냐"는 수군거림이 쏟아졌습니다.
'빼빼로'란 '롯데제과가 빼빼로의 값을 그대로 둔 채 용량을 줄여 왔다'는 내용의 최근 본지 보도를 일컫는 말입니다.
두 회사의 '꼼수'가 똑같다는 뜻이지요.
이날 공개된 윈저 신제품의 품질과 상품성은 해외시장 진출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회사측이 해외 진출에 앞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제품 수준에 걸맞은 '신뢰'를 얼마나 보여주고 있는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