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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책 7권 82장,
1907년 3월 13일
어머니의 사후에 연옥을 면해 주시기를
예수님께 끊임없이 기도하며 매달리다
1. 대체로 전과 다름없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그분께서는 오신다고 해도 여전히 침묵을 지키실 뿐이다. 그런데 최근 며칠 동안은 그분께서 나타나셔서 나를 쓰다듬으시며 입맞춤을 주시곤 하였고, 와병 중인 내 엄마를 하늘로 데려가실 것임을 깨닫게 해 주셨다. 나는 그래서 그분께 이렇게 말씀드리곤 하였다.
2. “주님, 당신께서 제 엄마를 데려가시고자 하시니 그 전에 제가 먼저 엄마를 선물로 바쳐 올립니다. 먼저 바치지 않고 당신께서 데려가실 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하지만 제 선물을 보시고 당신께서도 보답으로 이 상급을 주시기를 바라오니, 엄마가 마땅히 받아야 할 연옥 고통을 제가 대신 받게 하셔서 연옥을 면해 주시고 바로 천국으로 데려가 주십시오.”
3. 그러면 복되신 예수님께서는 “딸아, 내게 맡겨라.” 하실 뿐이었다.
4. 나는 다시 그분께 간청하면서 “그러나, 제 감미로운 사랑이시여, 저 때문에 그토록 고생하며 많이도 우셨던 엄마가 연옥 고통을 받으시는 모습을 차마 볼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지금의 저를 몰아대며 앞으로 나아가도록 재촉하고 힘차게 하는 것은 몹시 크게 느껴지는 감사의 정입니다. 다른 모든 것에 대해서는 당신 좋으실 대로 처리하시되, 이것만은 - 오, 안됩니다, 저는 포기하지 못하겠습니다. 부디 저를 만족시켜 주십시오. 제 원을 들어주십시오.” 하였다.
5. 그러자 그분께서는 “사랑하는 얘야, 너무 끈질기게 졸라대지 말아라. 너는 정말 지칠 줄 모르는구나. 지칠 줄 모르고 졸라댐으로써 네 원대로 해 주지 않을 수 없게 하는구나.” 하셨다.
6. 하지만, 결정적인 확답을 주시려는 기색은 없었으므로 나는 다시 그분께 어린아이처럼 소리소리 지르고 울어대면서 연거푸 간청하고 또 간청했고, 시시각각 그분께서 수난 중에 겪으신 고통을 봉헌하고 이 고통을 내 어머니의 영혼에 적용하여 어머니가 정화되도록 - 정화되어 아름답게 되도록 함으로써 내가 바라는 바를 얻어 내고자 하였다. 그러니까 그분은 내 눈물을 닦아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7. “하지만, 사랑하는 얘야, 울지 말아라. 네가 알다시피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어떻게 네 원을 들어주지 않을 수 있겠느냐? 보아라, 네가 내 수난 고통을 끊임없이 바치면서 내가 너의 어머니를 위하여 겪었던 고통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 영혼은 지금 끝없는 바다 안에 있고, 이 바다에 의해 깨끗하게 씻어지고 아름답게 단장되고 부요하게 되면서 빛에 잠겨 있다. 또한, 내가 네 원을 들어준다는 확실한 표를 줄 터이니, 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 너는 불길에 휩싸여 온 몸이 타는 느낌이 들 것이다.”
8. 나는 기뻐하면서도 확신은 가지지 못한 상태로 있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 엄마를 바로 천국으로 데려가실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기 때문이었다.
7권-83,
1907년 5월 9일
부모의 잇따른 선종 전후의 이야기
1. 글을 쓰지 않는 지 수개월이 된 것 같다. 다시 필을 들자니 싫어 죽겠지만 오직 순명하기 위하여 시작하려고 한다. 오, 정말이지 너무 부담스럽다! 다만 내 사랑하올 예수님께 “제가 얼마나 더더욱 당신을 사랑하는지, 얼마나 제 사랑이 자랐는지 보십시오. 오로지 당신께 대한 사랑 때문에 이 희생을 치르고자 하고, 이 작업이 계속되는 한 당신을 더욱더 사랑한다고 말씀드릴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하고 말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시작하려는 것이다. 이처럼 예수님을 더욱더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순명에 요구되는 희생을 할 수 있는 힘이 솟는 듯하기 때문이다.”
2. 그런데, 지난 일을 낱낱이 분명하게 다 기억할 수는 없기에 모든 일을 섞어서 한꺼번에 서술해 보겠거니와, 먼젓번에 이야기하다가 멈춘 데서부터 다시 시작하겠다. 그것은 내가 주님께 내 어머니를 바로 천국으로 데려가심으로써 연옥을 거치지 않게 해 주시기를 간청하고 있었던 시점이다.
3. 그 뒤, 그러니까 성 요셉 대축일인 3월 19일 아침, 내가 여느 때와 같은 상태로 있는 동안, 어머니는 이 현세에서 영원한 세계로 건너가셨다. 그리고 복되신 예수님께서는 나로 하여금 당신이 어머니를 데리고 가시는 모습을 보게 해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4. “내 딸아, 창조주가 자기 조물을 데려가는 중이다.”
5. 그 순간 나는 온몸이 안팎으로 불길에 휩싸이는 것을 느꼈다. 어찌나 강렬한 불길인지 내장이며 위장이며 나머지 모든 것이 다 타고 있는 느낌이었고, 뭔가를 먹으면 그것마저 불덩이로 바뀌는 바람에 삼킨 즉시 토해 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불을 그러나 나를 그처럼 활활 태우면서도 계속 살아 있게 하는 불이었다.
6. 그러니 영혼을 태우는 동안에도 계속 생명을 주는 연옥의 맹렬한 불이 어떤 것인지, 오, 너무나 잘 알 수 있어지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 불이 무슨 음식이나 물을 준다거나 죽음이나 생명을 주는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닌데 나는 그 상태에서 행복감을 맛보았다.
7. 그러나 예수님께서 어머니를 데려가시는 광경만 보여 주셨지 어디로 데려가시는 건지는 보여 주시지 않았다는 (생각이 떠오르자) 그 행복감이 줄어들고 말았고, 나의 고통에서 근심거리를 끌어내곤 하였다. 내 어머니가 연옥에 계신다면 바로 이 불타는 고통을 겪을 것이 아닌가 싶어서였다. 그러므로 그 며칠 나를 거의 떠나시지 않았던 복되신 예수님을 바라보고 울면서 이렇게 말씀드렸다.
8. “저의 감미로운 사랑이시여, 말씀 좀 해 주십시오. 제 어머니를 어디로 데려가셨습니까? 저희에게서 어머니를 데려가신 것을 제가 만족해하는 것은 당신께서 줄곧 함께 계셔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신께서 어머니와 함께 계시지 않는다면 저로선 견딜 수 없는 일이니, 제 원을 들어주실 때까지 계속 엉엉 울어댈 것입니다.”
9. 그분께서는 내가 우는 것을 보시며 재미있어 하시는 듯 하더니 나를 껴안고 떠받치며 눈물을 닦아 주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10. “딸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을 가라앉혀라. 네가 차분해지면 네 어머니를 보여 주마. 네 마음이 매우 기쁠 거다. 그 외에도 너는 네가 느낀 불로 미루어 내가 네 원대로 해 주리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11. 그럼에도 나는 특히 그분을 뵙곤 할 때마다 계속 울어댔다. 내 어머니가 지복을 누리시기에는 아직 뭔가 모자라는 점이 있다는 것을 내적으로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어머니의 부고를 받고 내 주변에 와 있었던 사람들은 내가 그토록 많이 울어대는 것을 보고 어머니의 죽음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하였고, 내가 하느님의 뜻에서 벗어나 있다는 생각도 하면서 거의 분개하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나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깊이 하느님 뜻의 이 영역 안에 잠겨 있었건마는! 그러나 나는 (지금도) 사람들의 비판에 호소할 마음이 없고 오직 하느님의 심판에만 호소할 따름이다. 사람들의 비판은 거짓이기 십상이지만 하느님께는 진실이 충만하기 때문이다.
12. 어쨌든 어지신 예수님께서는 나를 비난하지 않으셨다. 비난은 커녕 도리어 측은해하셨고, 기운을 돋우어 주시려고 평소보다 더 자주 오셨으며, 내게 더 많이 울어야 할 동기를 제공하기도 하셨다. 사실, 그분께서 만약 오시지 않았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누구에게 간청의 눈물을 흘려야 했겠는가? 하기야, 그 사람들도 영 틀리진 않았다. 그들은 겉모습을 보고 판단했는데, 그 당시 내 꼴이 말이 아니었기 때문에 내게 분개를 느꼈다고 해도 조금도 이상할 일이 아닌 것이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후 어지신 예수님께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13. “딸아, 위로를 받아라. 이제 네 어머니가 어디에 있는지 말해 주겠다. 또 그곳을 너에게 보여 주겠다. 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후하여, 내가 지상 생활 동안 그녀의 선익을 위해서 얻어 둔 것과 행한 것과 참아 낸 것을 네가 끊임없이 바치며 겪었기 때문에, 그녀는 내 인성이 행한 것과 지금 누리고 있는 것에 참여하고 있다. 오로지 신성만이 그녀에게 감추어져 있지만 그것 역시 머지않아 밝히 나타나 보일 것이다.
14. 네가 겪은 불의 고통과 너의 기도가 그녀로 하여금 모든 사람이 받기 마련인 어떤 각고(覺苦)도 겪지 않게 하는 역할을 했다. 왜냐하면, 내 정의가 너에게서 이미 보속을 받은 관계로, 너희 두 사람 모두에게서 받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15. 내가 끝없이 무한한 공간 안에 있는 내 어머니를 본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 무한한 공간에는 많은 기쁨과 즐거움이 있었는데, 그것은 그만큼 많은 말과 생각과 탄식과 과업과 고통과 심장박동이..... 요컨대, 예수 그리스도의 지극히 거룩하신 인성이 내포하는 모든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거기가 복된 이들을 위한 둘째 천국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16. 하느님 신성의 낙원에 들어가려면 누구든지 이 그리스도 인성의 낙원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내 어머니가 어떤 연옥도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은 극소수의 사람에게만 한정된 매우 희귀한 특전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알게 된 바에 의하면, 고통 중에 있지 않고 오히려 기쁨 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어머니의 행복은 아직 완전하지 않고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17. 주님께서는 언제나 감사를 받으소서!
18. 그 뒤에도 12일간 계속 고통을 받고 나니 생명이 한 가닥 숨줄에만 가까스로 붙어 있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이 숨줄이 끊어지지 않도록 '순명'이 개입했으므로 나는 다시 정상 상태로 돌아왔다. 모르긴 몰라도 이 순명은 나를 지배하는 어떤 기이한 술법 같은 것이 있는 모양이니, 머지않아 주님께서 나를 데려가시려면 그 위력부터 꺾어야 하실 것 같다. 아무튼 순명이 가운데 끼어들어 나를 천국으로 건너가지 못하게 하니 기분이 좋을 턱이 없었다. 그런데 어지신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19. “딸아, 천상의 복된 이들은 그들의 뜻이 나의 뜻과 완전히 일치해 있으므로 내게 많은 영광을 준다. 그들의 삶이 바로 내 뜻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들과 나 사이에는 매우 깊이 일치된 조화가 있어서 그들의 숨과 호흡 방식과 동작과 기쁨이, 그들의 지복을 이루는 모든 것이 곧 내 뜻의 결과인 것이다.
20. 그러나, 너에게 분명히 말하지만, 아직 지상 나그네로 살고 있는 영혼이 내 뜻과 일치하여 여기에서 결코 벗어나는 일이 없으면 그의 삶도 천상적인 삶이어서 내가 같은 영광을 받게 된다.
아니 도리어 그런 영혼에게서 내가 더 많은 기쁨과 즐거움을 얻는다. 왜냐하면, 천상의 복된 이들은 아무런 희생을 치르지 않고 즐거움 가운데서 내게 영광을 주는 반면, 지상에서 순례 중인 영혼들은 희생을 치르면서 고통 가운데서 그렇게 하는데, 나는 희생이 있는 곳에서 더 많은 기쁨과 즐거움을 얻기 때문이다.
21. 그리고 내 의지 안에서 살고 있는 저 복된 이들도 아직 지상 나그네로서 내 뜻 안에서 살고 있는 영혼과 하나의 같은 생명을 이루기에, 그들 역시 내가 지상 나그네의 영혼에게서 얻는 기쁨에 함께 참여한다."
22. 또 한 번은 내 처지가 악마의 작용에 의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잠겨 있자, 어지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기억이 난다.
23. “딸아, 악마도 덕행에 대하여 말할 수 있지만 그는 이 말을 하는 동안 덕행 자체에 대한 반감과 혐오를 영혼 내부에 던져 넣는다. 그러므로 가련한 영혼은 갈등 속에 있게 되어 선을 실천할 힘이 없어진다.
24, 그 반면에 내가 말을 할 경우, 나는 진리이기에 나의 말은 생명이 충만하다. 메마른 말이 아니라 풍성한 열매를 맺는 말이다. 따라서 나는 말하는 동안 덕행에 대한 사랑을 불어넣어 바로 그 덕행이 영혼 안에 태어나게 한다. 사실, 진리는 힘이요 빛이며 지주이기에 진리의 인도를 받는 사람에게는 진리가 제2의 본성이 되는 것이다.”
25. 또 다른 이야기를 계속해 보면, 내 어머니의 죽음 이후 겨우 열흘쯤 되었을 무렵 내 아버지가 중병에 걸리신 일이다. 이때에도 주님께서 아버지 역시 세상을 떠날 것임을 알려 주셨다. 나는 아버지를 주님께 미리 선물로 바치면서 어머니를 위해서 했던 것과 같이 연옥을 거치시지 않게 해 달라는 탄원을 거듭거듭 드렸다.
26. 그러나 주님께서는 전보다 더 내키지 않는다는 기색이 역력하셨고,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으셨다. 나는 몹시 두려웠다. 아버지가 구원을 받지 못하실까 봐 두려운 것이 아니라 - 왜냐하면 주님께서 15년 쯤 전에 내 가족과 내게 속한 사람들 중에서는 한 사람도 멸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숙하게 약속해 주셨으니까 연옥 자체가 무척 두려운 것이었다.
27. 기도를 계속했지만 어지신 예수님께서는 거의 오시지 않았다. 다만 내 아버지가 임종하시는 날, 그러니까 몸져누우신 지 보름쯤 되는 날, 복되신 예수님께서 마치 축제 중이신 듯 흰옷을 입으시고 인자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나타나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28. “오늘 나는 네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다. 너에 대한 사랑으로, 나 자신을 심판자가 아니라 인자한 아버지로 보이게 하면서 두 팔을 벌리고 맞아들일 작정이다.”
29. 그래도 나는 연옥 운운하며 자꾸 졸라댔지만 그분은 들은 체하지 않으시고 모습을 감추셨다. 그런데 내 아버지의 죽음 이후에는 어머니의 경우와 달리 내게 새로운 고통이 전혀 없었다. 이 사실을 보고 나는 아버지가 연옥에 가셨다는 것을 알았다.
30. 기도하고 또 기도해도 예수님은 번쩍 나타나셨다가 사라지곤 하시면서 내게 입을 열 틈을 주시지 않았다. 더군다나 나는 소리내어 울 수도 없었다. 울음소리를 들어주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 내게서 자꾸 달아나시는 이상, 쳐다보며 울어댈 존재가 달리 있을 턱이 없지 않았겠는가? 흠숭하올 하느님의 심판이 그 나름대로 진행되나 보았다.
31. 그리고 이틀간 내적 고통을 겪고 난 뒤 복되신 예수님을 잠시 뵙게 되어 내 아버지에 대해서 여쭈어 보고 있을 때, 아버지가 예수 그리스도의 어깨 뒤쪽에서 울음을 터뜨리며 도움을 간청하고 계신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 다음 그들은 모습을 감추었다.
32. 나는 따라서 온통 미어지는 마음으로 기도를 계속하였다. 마침내, 그로부터 엿새가 지난 날, 평소와 같은 상태로 있던 중 나 자신의 바깥으로 나가서 어느 성당 안에 있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거기에 연옥 영혼들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 주님께 내 아버지도 성당에 와서 정죄(淨罪)할 수 있게 해 주시기를 간청하였다.
33. 성당에 있는 영혼들은 집전 중인 미사와 기도에서, 더욱이 성사 안에 참으로 계신 예수님의 현존에서 계속 위안을 얻고 있음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그것이 그들에게는 계속적인 원기 회복제와도 같았다. 바로 그때 외관에 귀태(貴態)가 나는 내 아버지가 보였는데, 주님께서 나로 하여금 아버지를 감실 가까이로 모시게 하셨다. 그러므로 나는 마음이 덜 아픈 듯한 상태로 있게 되었다.
34. 또 어느 날은 복되신 예수님께서 오셔서 고통의 고귀한 가치를 깨닫게 해 주신 일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날 나는 그분께 다른 모든 사람도 고통에 내포된 선을 깨닫게 해 주시기를 청했다. 그러자 그분은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35. “딸아, 십자가는 가시가 있는 과일이다. 따끔따끔 찌르기 때문에 다루기 성가시지만 일단 그 가시투성이인 껍질을 벗겨 내면 귀하고 맛있는 속살이 나타난다. 그러나 오직 그 따끔따끔한 아픔을 견디는 참을성이 있는 사람만이 그 과일의 가치와 풍미의 비밀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36. 그리고 이 비밀을 발견하게 된 사람만이 그것을 애정 어린 눈길로 바라보며 열렬히 찾아 나서기도 한다. 가시에 찔리는 아픔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다. 반면에 다른 모든 사람은 그것을 마뜩찮은 눈길로 바라보며 업신여긴다.”
37. “하지만, 저의 다정하신 주님, 그 십자가 열매 안에 들어 있는 비밀이란 무엇입니까?”하고 내가 여쭙자 그분은 이렇게 답해 주셨다.
38. “그것은 영원한 지복의 비밀이다. 왜냐하면 십자가 열매 안에는 오직 천국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만 통용되는 작은 주화들이 많이 있어서, 영혼이 이로 인해 부유해지고 영원토록 복을 받기 때문이다.”
39. 그 외에도 어렴풋하게 기억나는 것들이 있으나 아직 내 마음속에 정돈이 되지 않은 듯 하니까 이쯤서 그치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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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35. 딸아, 십자가는 가시가 있는 과일이다. 따끔따끔 찌르기 때문에 다루기 성가시지만 일단 그 가시투성이인 껍질을 벗겨 내면 귀하고 맛있는 속살이 나타난다. 그러나 오직 그 따끔따끔한 아픔을 견디는 참을성이 있는 사람만이 그 과일의 가치와 풍미의 비밀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36. 그리고 이 비밀을 발견하게 된 사람만이 그것을 애정 어린 눈길로 바라보며 열렬히 찾아 나서기도 한다. 가시에 찔리는 아픔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다. 반면에 다른 모든 사람은 그것을 마뜩찮은 눈길로 바라보며 업신여긴다.
38. 그것은 영원한 지복의 비밀이다. 왜냐하면 십자가 열매 안에는 오직 천국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만 통용되는
작은 주화들이 많이 있어서, 영혼이 이로 인해 부유해지고 영원토록 복을 받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