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신 선임기자] 미국의 중국 반도체 산업 규제 조치 발표를 앞두고 중국 주요 반도체
칩 장비 기업 미국인 임원들이 주식을 매각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美 반도체 규제 미리 알았나…주식 판 중국계 미국인 비난© 제공: 아시아경제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 31개 기업을 '미검증 리스트(Unverified List)'에 추가한 바 있다. 미검증 리스트는 미 당국이 최종 소비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없을 경우 발동되는 수출 규제다. 이번 규제는 중국 반도체 장비 업체를 정조준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CMP는 미국 규제에 앞서 주식을 매각한 미국인은 중국계 미국인이라고 덧붙였다. SCMP가 그러면서 중국 반도체 장비 업체 중웨이반도체(AMEC) 제럴드 인(중국명 인지야오) 회장을 대표적인 인물로 지목했다. 중국 베이징 출생인 인 회장은 인텔과 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AMAT) 등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에서 20년 넘게 일한 인물이다. 지난 2004년 미국 시민권을 얻은 인 회장은 2004년 중국으로 돌아와 AMEC를 세웠다. SCMP는 지난 7월 말 인 회장을 포함 미국 국적 임원 3명 등 임원 6명이 244만주의 주식을 3개월 내 매각할 계획이라고 증권거래소에 신고한 바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 발표 직후 AMEC 주가는 19%나 폭락했다. 이날 인 회장은 9월 말 기준 자신이 보유한 643만주 가운데 54만9500주를 7740만 위안(한화 150억6000만원)에 매각했다고 신고했다. SCMP는 인 회장이 2019년 상장된 이후 자신이 보유한 AMEC 지분을 단 한 번도 매각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SCMP는 인 회장을 포함 이 회사 임원들이 사전에 미국의 반도체 규제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증거는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AMEC 공시 자료를 인용, 제임스 양 웨이, 스티븐 리 톈샤오 등 고위 경영진 외에 미국인 직원들이 미국 규제 발표 전 3개월간 매각한 주식이 20만주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AMEC는 지난 18일 미국 시민권을 보유한 경영진이 정상적으로 회사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영신 선임기자 asch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