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 20일, 오전 일곱시.
녹우회 유병식 부회장을 선탑자로, 카페지기, 일지매, 바란골, 202 등은
익산을 향해 출발. 그곳에 둥지를 틀고 있는 드림분우회의
정기 분재학습을 엿보는 것이 목적입니다.
9시 30분, 익산 금마의 드림 아지트에 도착.
이미 드림의 회원님들은 작업 준비로 부산하십니다.
언제나 그러하듯 국내에 있는 회원은 전원 출석. 중국 출장 중인 카트리님만 빠졌답니다.
멀리 파주, 서울, 고창, 대전, 울산, 전주에서 달려온 사람들......
익산에 거주하는 분은 회장님 한 분 뿐이라네요.
하여간 드림 회원님들의 열정은 언제보다도 부럽기만 했습니다.
미쳐도 이 정도는 미쳐야 뭔가를 이룰 수 있을 것 아닌가요?
'녹우회 멤버들과 녹우회 카페 스터디 그룹의 열성분자들이 참관하였으니,
뭔가를 보여줍시다'라는 회장님의 멘트는 씨도 먹히지 않더군요.
드림 회원님들 이미 몸에 배인듯 각자의 역할로 수업준비를 마쳤습니다.
이날의 수업 주제는 일월성, 섬개야광, 향정목, 금로매 등 4개 수종의
소품분재용 소재 작수와 분올림이며, 강의와 시범은 울산의 박희정 원장께서
맡아 주셨습니다.
박희정 원장님은 드림분우회 회원들을 위해 한 달에 두 차례씩 실전 강의와
시범, 작업과정 감수는 물론, 회원들의 소재 고르는 안목을 증진하고
오랜 경험에서 터득한 수종별 특성에 맞는 배양 방식을 전수해 주신답니다.
명자의 수종 중 가장 인기 있는 일월성 작업부터 먼저 시작되었습니다.
뿌리혹병이 잘 발생하는 장미과의 일월성(명자)과 섬개야광나무는
가을 분갈이를 해야 합니다. 즉 지금이 분갈이의 적기가 아니라는 뜻이죠.
삽목해서 배양한 일월성은 그 곡이 예사롭지 않더군요. 아마도 어린 나무일 때
급곡을 넣었던 듯. 좁고 깊은 플라스틱 배양분에 담겨있던 열 두엇의 소재들을
빼내서 뿌리의 절반을 톱으로 잘라냈습니다. 볼케이노님이 작업하시는 데
어어, 하는 사이에 열 두엇의 작업을 끝내버렸습니다. 톱으로 톱질하는 것이 아니라
한방, 두방이면 내리치면 뿌리의 절반이 뚝 떨어져 나가더군요.
(그 통에 사진은 못찍었습니다.)
준비된 두엇의 소재가 작업대로 옮겨지고 박희정 원장님의 강의와 시범이 시작되었습니다.
앗, 그 순간 카페지기 당황... 우리 카페의 스터디 그룹 학습에서는 모든 과정을
기록하므로 카페지기의 촬영 진행에 따라 작업 스피드가 조절되는데...
홈그라운드가 아닌 드림의 학습은 끼어들 틈도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러면 피곤한~데~~~~"
사진에서 보듯 박원장님을 중심으로 둘러선 탓에 카페지가 카메라 들이 댈
구멍조차 없었습니다. 하여 회장님께 SOS를 쳤습니다.
'회장님, 저희들 학습에서는요, 카페지기가 카메라를 들이대면 '일단 멈춤'
모든 동작이 중단되고, 찰칵 소리가 나면 다시 작업이 이어진답니다'
이런... 별 반응이 없네....
(독자 여러분, 일부 작업과정 사진이 없는 것은 이러한 까닭이오니 양해해 주십시오. )
1.분에서 뽑아, 톱으로 절반 이상의 뿌리를 잘라낸 명자(일월성) 소재입니다.
2. 좀더 확대해서 찍었습니다. 주간의 곡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3. 뿌리의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치과 시술용 핀셋으로 근장 부위의 흙과 이물질들을
조심스럽게 제거합니다. 교육 목적상 표현은 이렇게 하지만 실제 작업은 불과
30초도 안 걸릴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휴~~~~
4. 먼저 주간과 상관없이 땅에서 솟아오른 줄기들을 제거합니다.
모든 땅가지들은 기부에서 바짝 잘라냅니다.
5. 땅가지를 제거한 후, 수형을 궁리해 봅니다. 이 소재는 좌측의 가지를 수심으로
이용할 수 있어 일단 현애형으로 낙점을 받습니다. 이 과정도 순식간에 이루어져
하마터면 사진을 놓칠 뻔 했습니다.
6. 장차 수심으로 배양될 좌측의 가지를 혹가위를 이용하여 두 마디의 눈만 남기고
자릅니다. 이 과정부터 카페지기가 카메라를 들이대면 강의를 맡으신 박희정
원장께서 '스톱모션'을 취해 주셨습니다.
7. 좌측 가지를 잘라낸 후의 모습입니다.
8. 향후 현애 수형으로 만드는 것을 이해하기 쉽도록 정면을 잡아 보여줍니다.
9. 수형을 잡은 후 눈깜짝할 사이에 잎을 모두 따버렸습니다.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작업 과정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드림의 수업은
이처럼 잠시만 한 눈을 팔면 한 과정을 놓쳐 버립니다.
작업이 끝난 소재를 빼앗아 카페지기가 들고 제대로 촬영했습니다.
카페지기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일부 작업 과정이 빠졌기에 두 번째 소재의
작업을 다시 촬영해 보았습니다. 복습하는 셈 치고 다시 한 번 보실까요?
1. 첫번째 소재와 마찬가지로 주간에 다이내믹한 곡들이 이어지고...
첫번째 소재보다 정리해야할 가지들은 더 많아 보입니다.
사실은 카페지기가 이 놈을 골라서 미리 사진을 찍고 원장님께 작업을
요청했습니다.
2. 확대한 모습입니다. 어디가 잘려나갈지 예상이 되시지요?
3. 벼르고 지켜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핀셋으로 근장부 정리하는 과정을 또 놓쳤습니다.
모두 정리된 모습입니다. 땅에서 솟아난 가지가 보입니다.
4. 땅에서 솟아난 가지를 제거하고, 불필요하게 도장된 가지도 잘라냅니다.
아래 사진의 중앙부 아래를 보면 근장으로 부터 약 2센티 지점의 주간 하단에
서너 가닥의 뿌리가 제법 굵게 발달한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소재는 반 현애에 적합한 것으로 박원장님은 이 뿌리가 매우 가치있다 강조
했습니다. 이유는 이 부분부터 밑동 하단의 뿌리까지 길게 이어지는 근장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소품치고는 대단히 뛰어난 근장을
갖게 되는 것이죠. 아무 생각없이 잘라내면 낭패였을 것입니다.
시작은 작은 차이지만 결국은 엄청 큰 차이를 만들어 낼 테니까요.
5. 도장지를 잘라내고 잎을 따주는 모습입니다. 이와같이 기부를 바짝 잘라줍니다.
여기부터 박원장님과 호흡이 맞기 시작했습니다.
잎을 따주는 것은 감추어진 눈들이 트는 것을 촉진해 줍니다. 잎을 딸 때는 잎자루를
남겨줍니다.
6. 말끔이 정리된 모습입니다. 이 소재는 반현애가 적당하다고 했습니다.
일단 세워서 찍어 보았습니다. 어쩐지 어색합니다.
7. 이번에는 왼쪽으로 심하게 기울여 보았습니다. 이것도 짜임새가 부족합니다.
8. 역시 박희정 원장님이 지적했던대로 반현애의 맵시가 가장 뛰어납니다.
오른쪽의 가느다란 부간이 소품의 매력을 한껏 높여주는 중요한 구성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제1교시는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습니다.
게다가 소재의 가지 정리가 마무리되자
회원 한 분은 상처에 약을 바르고 다른 한 분은 화분의 망을 고정하고 철사를 꼽고,
다른 한 분이 바닥토를 넣어 옆으로 전해주면 마지막 회원이 소재를 앉힘과 동시에
흙을 채워 그야말로 순식간에 분올림 과정이 끝나 버리더군요.
고속 자동화 시스템 이었습니다.
* 작업에 열중하는 박희정 원장님... 시선 집중, 하나도 놓칠 수 없다는 표정의
통일로님과 5happy님.
2006년 3월 22일.
정리 : 녹우회 카페지기 zero.
첫댓글 zero님 감사합니다. 드림에서 해야할 일을 매번 이리 올려 주시니 송구스러워 몸 둘바를 모르겠네요...
너무 이쁘게 포장된 선물을 받는 기분이네요.고맙습니다.
학습에 초청 해주셔서 많은걸 배우고 왔습니다. 기회가 되면 또 뵙겠습니다.
아무리 급하고 바쁘더라도 하나 하나의 작업과정을 자료로 남기는건 분명 중요한 일인데 제로님께 도움 드리지 못했음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소중한 자료 정성스럽게 올려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잘 읽고 갑니다.